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8/02/04 05:22:09
Name 으음
Subject 눈을 떠버린 Flash, 다시한번 성장하다.
어제 MSL에서 제일 놀랐던것은,


이제동의 빌드운을 뒤집어버리는 자신감 넘치는 저저전도 아니요,


박성균의 노스캔 플레이도 아닌,

이영호의 넓어져 버린 시야.


사실 그전까지의 이영호의 테테전은 약점투성이였다.


뭐랄까,


나이 어린 선수답게 머리 회전이 빨랐던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스타리그 데뷔전때 히치하이커에서 이재호의 배럭을 부숴서 강제로 팩을 늘리게 하고 병력생산을 소홀하게 만드는 그 실낱같은 타이밍을,


앞마당 드랍으로 물고늘어져 기어이 승리했다는 전적이 있다는것이 바로 그증거.


그러나 임요환,박지수랑의 파이썬 경기에서 이영호의 테테전중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드러났다.


하나는 좁은 시야,

그리고 또하나는 난전시의 집중력, 즉 멀티태스킹이라는 부분.

사실상 그때의 테테전의 이영호는 눈을 반쯤 감은채 싸웠던 느낌이 강했다.


그랬던 이영호가, 갑자기 확 눈을 떠버렸다.

눈을 뜰 조짐은 이미 이재호랑의 파이썬 경기에서 보였다.

이재호의 몰래멀티가 활성화 직전, 그 실낱같은 타이밍을 칼같이 잡아내어 물고늘어져서 난전을 유도했으며,

그렇게 벌어진 난전에서도,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커녕, 오히려 전보다 더욱더 집중력있고, 활기찬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해갔다.

그리고 이번에 벌어진 진영수랑의 로키 2,

치명적인 약점중 나머지 하나를 완벽하게 고쳐버리고, 오히려 장점화 시키며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드디어 눈을 떠버린 자신의 모습을, 만천하에 알린것이다.



진영수가 들고나온 운영은 염보성이 이재호를 상대로 조디악에서 보여줬던 운영과 흡사했다.


노드랍쉽, 그러니까 드랍쉽을 아예 생략한채 먼저 멀티를 가져가며, 터렛을 사방에 둘러쳐서 드랍쉽을 보유한 상대의 기동력,그리고 동선과 내릴 위치를 제한, 궁극적으로 자원전에서 앞서나가는 형식.


하지만, 이영호는 그때 염보성을 상대했던 이재호랑은 달랐다.

절대 드랍쉽을 무리하게 쓰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이 갖추게 된 넓어진 시야,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

초중반까지의 드랍쉽은 시위성일뿐, 그저 왔다갔다,왔다갔다만 하면서 멀티만 늘리고 점점 쌓아가기만 하니,

위축된 진영수는 터렛에 좀더 자원을 낭비할수밖에 없었고,  

후반, 그러니까 서로가 11시랑 5시를 가져간 상황에서, 중립지역이라 볼수있는 6시랑 12시의 의미가 더 강조되는 시점,

그때부터 이영호의 시야적인 측면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쌓아놓은 드랍쉽을 통한 몇수 더 빠른 기동력으로 진영수의 12시쪽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으며,

그런 계속되는 드랍쉽 액션으로 진영수가 12시쪽에만 온 신경을 쓰는사이에 6시쪽 병력을 밀어내고 자신이 먼저 그땅을 가져가버렸다.


뒤늦게 드랍쉽을 따라간 진영수는 6시쪽의 존재를 늦게 알아차리고 자신도 기동력을 발휘해보지만,

이미 이영호의 드랍쉽은 진영수의 뒤를 밟고 있었다.

결국 계속되는 손해로 인해 자신이 가져가야했던 12시쪽마저 내주는 악재가 겹쳤으며, 11시가 밀려버리는 순간 경기는 이미 진영수의 완패로 종결된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중반부터 이미 진영수는 이영호의 넓어져버린 시야라는 무기에 갇혀버린것이였다.

사실 진영수의 테테전도 그리 시야가 넓은것은 아니다, 그 시야를 메워주는 전투력, 그리고 교전시 세세한 컨트롤이 있었기 때문에 테테전에서 고승률을 냈던것,


그러나 이번경기에서 이영호는 자신에게 새롭게 생겨난 장점으로 상대의 단점을 압박해들어왔으며,

상대의 장점마저 발휘될 여지도 주지 않았다.

불과 4개월전의 그 이영호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으로 진영수를 제압하며 8강에서 이제동과의 빅매치를 성사시키게 되었다.

사실 난 현 테테전에서 가장 넓은 시야를 보여주는게 박성균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성은,안상원과의 경기에서 증명된것처럼, 박성균의 시야는 정말 경악할정도로 넓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보여진 이영호의 판을 읽는 시야 역시, 그런 박성균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어보인다.

만약 이 둘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니 두선수 옛날에 같은팀이였다지?


아무튼 이번경기에서의 이영호는 테테전의 묘에 완벽히 눈을 떠버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장속도만큼은 우주최강이라는것을 입증하면서 말이다.

과연 이제동과의 경기에서는 어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를 놀라게 만들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 아닌가. 흐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택용스칸
08/02/04 05:45
수정 아이콘
정말 광속이었죠. 테테전의 이영호란. 송병구 선수와 할 때 플토전도 수준급이었고 저그전은 워낙 특출난걸로 알고 있던 선수였고요.
이영호선수 08-09년 안에 우승은 할 것 같은 선수란 느낌이 확 옵니다. 약점이 무슨 전이었지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안날 정도네요.
송병구 선수가 그 때 정말 의아스러운 물량만 아니었어도 타이밍상 한 칸 앞에서 시즈 박아야 했던것도 맞고 말이죠.
08/02/04 05:48
수정 아이콘
만약 이영호 선수가 위메이드에 그냥 남아있었다면?
엄청난 테란 라인업이네요...
택용스칸
08/02/04 06:00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위메이드에 있었더라면..; 곰TV MSL S4 오른쪽 4라인은 3위메이드테란 + 1저그 이제동이겠네요 ..
하지만 지금은 명실한 KTF의 에이스이니.. KTF가 투자 하나는 정말 잘했네요.
태엽시계불태
08/02/04 06:35
수정 아이콘
이영호선수가 송병구선수랑 겜할때 치명적인 실수 했던건 하템잡느냐고 마인을 못깐 점이죠.
마인을 다 깔고 하템을 잡으려고 했어도 그리 늦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택용스칸
08/02/04 06:38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하템 잡을 때는 탱크 다 풀고 한 칸 전진하려고 했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질럿이랑 드라랑 오니까 그 중 제일 잘 한 하템 잡은 플레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슬픈눈물★
08/02/04 07:08
수정 아이콘
예전에 스팀팩에서였던가..이윤열 선수가 얘기했죠..
손놀림을 보면 우승할 수 있는 선수인가 아닌가 알수 있다 했는데..
이영호 선수는 우승할 수 있는 손놀림을 가졌다고...
정말 이렇게 어린 선수가 실력도 실력이지만 어쩌면 그리도 침착한지-_-;;
나이 20대 후반이 되어가는 저도 겜상에서 당황할 때가 많은데;;;
08/02/04 07:13
수정 아이콘
송병구선수와 블루스톰경기는 참 아쉬운.. 잘 긴장하지도 않는 이영호 선수인데
중반부터 무엇에 말렸는지 경기후 표정이나 인터뷰에서 말하는 거 보면 참 안타까웠다는
그리고 이젠 성장한 저그전도 보고 싶네요.
애플보요
08/02/04 07:22
수정 아이콘
깨달음을 얻은 이영호

이번 시즌 제가 생각하는 우승후보 1순위 입니다.
얼굴벙커
08/02/04 09:12
수정 아이콘
이선수가 무서운점이 다른선수들의 전략을 스폰지처럼 잘 흡수한다는 점입니다. 레이스,탱크전략에 한번 패배한이후로 더욱더 완벽한
레이스,탱크로 이기고 김성기선수의 저그전 메카닉을 더욱더 완벽한 메카닉으로 가다듬었죠.
송병구라는 천적이 존재하지만 이선수의 기세로 볼때 곧 뛰어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히로317
08/02/04 18:54
수정 아이콘
KTF와 이영호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MSL 4시즌과 박카스 스타리그 중 하나는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둑에서도 그러하듯이 기세가 한창 좋을 때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또다시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기회가 영영 오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이영호 선수가 이 글을 본다면 꼭 이 말을 가슴속에 새기고 독한 마음과 눈빛으로 우승까지 내달렸으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860 연봉조정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 [18] 매콤한맛4887 08/02/05 4887 0
33859 이번 MSL 서바이버 예선의 주목할점과 바라는 점. [17] 삼삼한Stay5346 08/02/05 5346 0
33858 [프로리그의 발자취] (2) - 네오위즈 피망 프로리그 [23] 彌親男4737 08/02/04 4737 2
33857 iMBC 아마게임대회 이야기 - 관람기, 이벤트전, 그리고 소녀시대 [18] The xian6194 08/02/04 6194 0
33856 SK텔레콤 T1 이번 예선 결과. (본선 진출자 완료.) [26] 바베6852 08/02/04 6852 0
33855 2008.02.04일자 PP랭킹 [11] 프렐루드4044 08/02/04 4044 0
33854 [의견수렴] 중복 아이디 사용에 대해 ... [57] 메딕아빠4890 08/02/04 4890 2
33853 테란의 발전 가능성 제시 [20] aura5609 08/02/04 5609 0
33852 서바이버 토너먼트 예선 진행 중입니다(완료) [197] The xian10412 08/02/04 10412 0
33851 [L.O.T.의 쉬어가기] BoxeR에게 하는 부탁 [6] Love.of.Tears.5261 08/02/04 5261 3
33850 라이벌 배틀은 이어져야만 한다 [16] 점쟁이4556 08/02/04 4556 0
33849 카오스 런처를 통한 배틀넷의 재발견 [23] Akira6546 08/02/04 6546 0
33848 과연 누가 양산형 게이머일까? [10] Yes4965 08/02/04 4965 0
33847 [공지] 자음어 필터링 적용 및 사이트 변경 사항 안내. [13] anistar4548 08/02/04 4548 2
33846 5대 본좌 후보 3명의 총전적 및 현재까지 실적. [69] 택용스칸8655 08/02/04 8655 0
33845 역대 프로게이머 본좌별 총전적및 승률 [25] 전설의황제6546 08/02/04 6546 0
33844 저그는 이제 엘리트 종족이다. [10] 지수냥~♬5473 08/02/04 5473 0
33843 눈을 떠버린 Flash, 다시한번 성장하다. [10] 으음5142 08/02/04 5142 0
33842 옮긴 글) "조용호 대 마재윤 - tide was high" [32] Judas Pain10511 08/02/04 10511 45
33841 옮긴 글) "저저전 개괄" [17] Judas Pain7953 08/02/04 7953 19
33840 왕이여 일어나세요. [8] 사랑과우정5427 08/02/04 5427 2
33839 [프로리그의 발자취] (1) - KTF EVER 프로리그 [15] 彌親男4603 08/02/03 4603 0
33836 MSL식 토너먼트 vs 스타리그식 토너먼트 [25] S@iNT5654 08/02/03 565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