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프런트의 시대.
2006, 많은 이들의 회고 속에 이 장면이 빠진 것은 조금 놀라웠다.
2006년 2월, SK와의 숙명의 대결에서 다시 패배한 KTF의 선택은 놀라웠다.
그들은 정수영 감독을 퇴진시키고, 이준호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한 것이다.
E-Sports 역사에서 유래가 없는 감독 경질이었고, 그 파장은 단순한 한 명의 감독 교체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이준호 대행 체제도 전기리그 PO에서 MBC에게 당한 0:4 완패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새로운 감독이 임명이 되면서 끝이 난다.
김철 감독 체제의 등장.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팬텍 EX도 팀의 감독이 바뀐다.
송호창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새로운 감독이 임명이 되었고, 그 사람의 이름은 성제명이다. 전 POS 감독도 역임했던 그가 임명이 되었던 것은 이제 프로팀의 감독도 얼마든지 교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간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이제는 현실화가 되어간다.
그것이 바로 이 장면을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간 E-Sports는 업무의 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팀의 감독이 구단주이자, 에이전트이자, 스케줄 관리를 담당하는 등, 다양하고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창단의 효과라고 할 수 있는 프런트의 등장은 바로 이런 점에서 감독에게 감독의 권한만을 주고, 그 일에 전념하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리고, 감독이 팀의 운영에서 감독 고유의 권한만 가지게 되었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프런트의 힘이 점차 강화가 되는 상황으로 변하게 되었다. 전에 책임을 져도 되지 않는 감독은 이제는 책임을 지는 고용자의 입장으로 변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프런트의 위상 강화이다. 앞에서 본 감독의 해임은 바로 이 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프런트의 팀의 살림을 책임진다. 그리고 선수들의 스케줄도 관리한다. 기타 팀의 모든 잡다한 영역의 뒷바라지를 하는 존재이다. 즉, 살림꾼이며, 팀의 흐름을 누구보다 꿰뚫을 수 있는 존재이다. 이런 존재들이 점점 그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여타 스포츠처럼, 그들은 선수들의 통제를 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질 수 있게 된다.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지만, 프런트의 강화는 분명 그간 E-Sports의 힘의 구조에 또 다른 힘의 세력의 등장을 말한다.
점차 프런트의 힘은 커질 것이다.
그리고 대중도 프런트를 인식한다.
프런트에 대한 인터뷰, 그리고 SKT의 개인전 참가 논란에서 불거진 프런트의 이름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006년.
그것은 창단과 함께 등장한 프런트의 시대를 예고했다.
두 감독의 교체와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된 프런트들은, 이제 프런트라는 자리를 E-Sports에서 주목해야 하는 자리로 변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아직 이 판에 익숙하지 않을 뿐, 돈과 운영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존재다.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2) - 창단, 그리고 과제들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1) - 성명석의 징계 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