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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1/08 10:08:53 |
Name |
정용욱 |
Subject |
이 맛에 스타 본다.. |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삼성 라이온스와의 대구 3연전을 스윕한다면
삼성 팬들은 속이 쓰릴지 모르지만 프로야구 판 전체는 들끓게 될 것이다.
비유가 완전히 틀렸지만.. 아무튼..
어느 스포츠나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뻔한 스토리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당위성이란 건 대중이 느끼는 재미와는 별로 상관 없는 것이다.
난 우매한 대중이기에 그저 재미있으면 장땡이다.
아마 어제 결승전이 다들 예상한 대로 경기결과가 나왔으면 나 역시 뭐 그럼그렇지 하고 말았을 것인데..
지략으로 강팀의 아픈 곳을 제대로 찌르는 엠겜의 승부수는 짜릿함 그 자체였다.
정공법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CJ 팬의 이야기이고
개인전은 우리가 최강이삼 하며 자위하는 팬도 있겠지만 그것이 큰 경기에서도 유효하지는 않음이 어제 반증되었다.
반박할 여지도 없는 말 그대로 짜릿한 명승부..
얼마 전에 스타리그에서 T22 : Z3이라는 극악의 밸런스를 가졌던 롱기누스에서 두 저그의 분전.
노스포닝 3해처리로 이후 바로 2가스 멀티를 먹는 식성으로 보기좋게 이재호를 눌러버린 마재윤의 발상도 기발했지만
본진에서 5해처리까지 쭉쭉 올리고 미칠듯한 순환력으로 경기를 지배한 삼성 박성준까지
널리 인정된 불리함을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그 맛.. 정말 이 맛에 중독된 사람들 덕에
스타크래프트 판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며
토할 듯한 물량을 바탕으로 한 테란 유저가 말 그대로 복제되듯 양산되고 있던 판에
신예임에도 전략으로 승부하는 멋진 신예가 3승으로 다른 유저들을 누르고 16강에 안착했다.
이스트로라는 전통적인 개인전 약체팀의 신인이라는 점과 그가 살짜쿵 잘 생긴 축에 속한다는 사실까지
앞으로 새로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확률이 상당히 높은 새로운 스타일의 유저의 출연으로 개인적으로 상당히 들떠 있던 차에
일주일 사이에 이 판에 많은 활력소가 흘러들어온 것 같다.
하지만 그런 활력소들은 그냥 굴러들어온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열심히 길을 만들어 놨기에 시나브로 흘러들어온 것들이다.
협회가 살짜쿵 정신차려서 이런 호재들을 잘 살리면서 프로리그 스폰서 문제 및 개인리그와의 조화 등 현안의 해결에 있어
판 전체를 즐기는 사람 입장에 서서 어찌하면 더 큰 흥미를 이어갈 수 있는가를 반영하여 주고,
스타크래프트 판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양대 방송사는 이제 좀 멀쩡한 컴퓨터에 적당한 말빨만 있으면 아무나 다 하는 옵저버 방송에서 벗어나
방송사답게, 그리고 선두주자답게 진일보한 화면 제공 등을 통해 양질의 컨텐츠를 개발하고
팬들은 단순히 떠들고 태클거는 것에서 벗어나 좀 더 성숙한 팬 문화를 만드는 데 각자 앞다투어 나아가는 자세를 보인다면
각종 호재로 더욱 넓어진 물꼬를 더 확장시킴으로서 저변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야 나같이 우매한 대중도 계속해서 이 맛에 중독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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