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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12/20 03:13:03 |
Name |
Hyuneyo |
Subject |
[잡담]냉정과 열정사이 |
츠지 히토나리,에쿠니 카오리 지음에 냉정과 열정사이.
에쿠니 카오리가 먼저 글을 써서 츠지 히토나리에게 보내, 그것을 츠지 히토나리가 나머지 내용을 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부부 번역가인 양억관씨가 Blu를 번역, 부인인 김난주씨가 Rosso를 번역.
책으로 고작5번 DVD로3번 밖에 보진 않았지만 제게는 많은 공감과 생각을 느끼게 하는 그런 책과 영상이었습니다.
책을 처음접한 그 당시 04년 2월,같은해인 6월. 그리고 그후 생각날때 간간히 꺼내보는 그런 책입니다.
『과거밖에 없는 인생도 있다.
잊을 수 없는 시간만을 소중히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이 서글픈 일이라고만은 생각치 않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뒤쫓는 인생이라고 쓸데없는 인생은 아니다.
다들 미래만을 소리높여 외치치만, 나는 과거를 그냥 물처럼 흘려 보낼 수 없다.』
책 Blu에 명대사중 하나입니다.
최근에까지는 남자주인공의 저 대사를 무척 좋아했지만, 이제부터는 위 구절을 제일 싫어하려합니다.
그 이유는 저 또한 2년째 잊지못했던 한 여자로 인해 위 구절을 좋아했지만 오늘부터는 현실에 사랑의 충실하려합니다.
책속에 남자주인공 쥰세이는 여자주인공 아오이와 이별아닌 이별을 합니다.
임신을 하게 된 아오이는 쥰세이에게 임신사실을 말하기를 고민합니다.
어느날 쥰세이의 아버지와새어머니가 아오이를 찾아가 우연찮게 임신한 초음파사진을 발견하고 아이를 지우고 쥰세이와 헤어지라며 돈을 건네줍니다. 이 사실을 쥰세이에게 숨긴체 아오이는 유산이 되어버립니다.
쥰세이는 아오이가 임신한 사실을 말해주지 않고 모른채로, 멋대로 일을 처리했다고 아오이를 책망했던거죠. 오해를 하면서 화를 냅니다. 자신의 부모님을 만난것은 모르면서 말이죠.
그렇게 쥰세이의 자취방에서 서로 말싸움을 하다 홧김에 아오이에게 가버리라고 합니다.
그후 아오이는 사라져 버립니다. 아주 멀리 밀라노로..
헤어진 후 쥰세이는 아오이를 잊지못하고 살아갑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애인이 옆에 있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9년만에 재회합니다. 20살때 약속한 10년후 아오이생일에 피렌체 두오모대성당에서 만나기로한 약속으로 인해 말이죠.
현재 제게도 7개월째 접어드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대학3학년에 재학중이며 저보다 한살어린 그 친구는 누가봐도 마냥 어리기만 하고, 기대려고만하는.. 외관상으로는 몸매도 좋고 성숙해 보이나 실제로는 많이 여리며, 눈치도 많이없고, 아직 모르는게 많은.. 대체로 좋은 집안환경에 막내로 자라나서인지 귀여운 동생같은 여자친구입니다.
소문난칠공주에 미칠이와 환상의커플에 상실이 같은 캐릭터라고 말할수있겠네요.
서로 성격이든 뭐든 아주 많이 다르고, 트러블도 자주 일어나지만 그래도 저 하나밖에 없다며 저 하나만 사랑해주는 그 친구와 아직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년전 헤어진 여자가 있습니다.
03년 11월에 처음만나 04년12월 바로 오늘 헤어졌습니다. 아니 자정이 넘었으니 어제군요.
2년전 어제, 서로 퇴근후 만난 커피숍에서 첫 월급을 받았다며 속옷선물과 카드를 받고 미리크리스마스라는 말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 당시 재수생이었던 그녀는 잠시 공부와 하던 아르바이트를 접고 첫 직장을 다녔었습니다. 딸만 셋에 첫째로 자란 그녀는 현명하고, 어린나이에도 생활력이 강했습니다. 딸에 부탁을 잘들어주시는 아버님 밑에서 자라나 그런지.. 하고싶은 것은 꼭 해야하는 성격과 자존심이 무지세고, 독립심이 강한 그런 여자였습니다.
태어나 처음 사귀었던 여자는 아니지만, 그녀는 남자와 교제한게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사정으로 혼자 살고있던 저의 집과 그녀의 집은 버스로 네정거장, 다니던 지름길로 걸어가면 15분되는 거리였기에 서로 같이 살다시피 하며 1년이란 연애를 했습니다.
헤어지고 10개월 정도 후 친한친구놈에게 생각지도 못한말을 들었습니다.
2년전 그녀와 헤어질 당시 그녀는 임신을 했었다고 말해주더군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들었다는 말과함께요.
참고로 제 친한 친구놈의 여자친구가 그녀의 절친한 친구입니다.
그때에 저는 나름 생계에 치중하느라 능력보다 아주많이 좋은 직장에 우연찮게 취직해 일에 열중하며 그녀에게 무관심으로 행동했었습니다. 그녀를 만나는 횟수보다 직장상사들과 술마시러 다니고 가끔 생긴 시간과 여윳돈으로는 친구들과 놀기 바빴으며 매일같이 보던 그녀를 일주일에 한두번 보는것도 귀찮아했습니다. 오지말라고 피곤하다고 해도 기어코 집에 찾아온 그녀와 잠자리 외에는 귀찮아 했던 그런 이기적인 매우나쁜남자였습니다.저의 나쁜행동들과 툭하면 헤어지자고 말하던 저를 그녀는 매일울고 많이 힘들어 하면서도 저를 놓지못했던 그런 시기가 3개월이 되던 그때서야 그녀는 헤어지자는 말을 할수있게 됐습니다..
그렇게 나쁜남자가 그녀 곁에서 사라져 버린거죠. 임신 한 아이와 함께...
아직도 그녀집과 30분 안걸리는 곳에 살고있는데도 헤어진지 2년이란 시간동안 동네에서 마주친적은 한번에 불과했습니다. 헤어지고 3개월이 지났을 적에 친구와 한잔하러 들어간 호프집에서 계산하고 나가는 그녀와 마주쳤었지요. 잠시나마 서로를 갈구했지만 끝내는 서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지났쳤습니다.
그리고 또 10개월정도 지났을적 휴가나온 친구들과에 술자리에서 우연찮게 마주한적도 있었습니다.
2시간정도 그녀와 마주하는 술자리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힘들어지더군요.
몇일전에 친구놈에게 들은 위에 예기가 머릿속에서 맴돌아 그녀에게 말한 마디를 건네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2시간동안 술잔만 기울이며 말이죠.
그녀는 제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듯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더군요. 마치 알고 지낸지 얼마 안된 사람을 대하듯이..
그날의 계기로 그후 제가 몇번 전화를 했습니다. 잘지내냐며.. 가족들은 안녕하시냐느니..등등
술에 취한 새벽에는 익명으로 문자를 날려, 미안하다는 말 등등의 독백을 하곤 하였습니다. 익명이었지만서도 내심 존재를 알리고 싶었는지 번호4개를 찍은게 저의 생일번호라 누군인지를 확실히 알고있더군요.
그렇게 두번의 스치는 우연과 몇번의 일방적인 저의 연락이 있었을 뿐 그외에 만남과 연락은 없었습니다.
좀전에 집앞에 하나있는 실내포장마차에 오랜만에 갔습니다. 주인이모와 대화도 할겸 겸사겸사 말이죠. 취하지 않을정도에 소주를 마시고 일어나려는 찰라, 주인이모께서 물으시더군요.
- 아직 그 아가씨 만나니? 너도 그렇고 한참 뜸한거 보니 이제 안만나나보다?
- 에이~ 이모도 그때가 언젠데요. 헤여졌어요. 하하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일어났습니다. 개인적인 단골가게에다.. 그당시 그녀를 데리고도 자주 다녔던 술집이였습니다.
찬바람에 담배한개피를 물며 집으로 향하다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그녀집으로요. 전화보다는 가벼운 문자로 연락하였습니다.
- 잠깐볼수있을까?
- 왜?
그녀의 짧막한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 그냥 집에들어가다 근처 지나가는 길에 잠깐 봤으면 해서.
- 우리 잠깐 보는 그런 친한사이아니잖아.
답변을 받고 조금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꿋꿋이 문자를 보내 그때서야 승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그럼 집앞에 놀이터 있어, 와서 연락해.
고작 걸어서 20분거리에서 출발했기에 문자하는 도중에 이미 저는 도착해 놀이터에 앉아 문자를 받았습니다. 5분정도에 딜레이를 갖고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내 우리는 만났습니다. 그렇게 2년만에 정식으로 만남을 알리고 말이죠.
오랜만이라는 가벼운 그녀의 한마디에 저도 가볍게 인사했습니다.
- 잘지내? 그냥 지나가다가 들려봤어.
- .......
지금 서있는 놀이터가 그녀와 사귈때 공사가 중지되어 비가오던 날이면 항상 돌아가야 했고 흙탕물을 밟아야 했던 곳이라 혼자 잠시 옛생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항상 이 자리에서 빨리 놀이터가 생기길 바랬던 그때의 우리를 떠올리며 제가 말했습니다.
- 놀이터 좋다. 드디어 생겼네..하하..
- .....피식.
그녀는 그냥 가벼운 웃음으로 넘기더군요.
벤치에 앉아 조용한 기색이 흘렀습니다.
- 할말 있으면 해, 할말 있어서 온거 아니야?
그녀의 말에 썩 할말이 있어 온게 아니기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할말이 있다며 입을 열기 시작하더군요.
- 니가 왜 연락하는지 이해가 안가.. 우리 헤어진지 2년이나 됐잖아. 몇개월도 아니고 2년. 시간 참 많이 지났잖아. 연락하는 너나, 연락 받는 나도 그리 썩 좋지는 않은거 같아. 먼저 연락하는 너도 이해가 안가고.
그녀의 말에 저는 게속 침묵만 유지하다가 조심스럽게 한마디 던졌습니다.
- 뭐 좋은기억은 아니지만, 헤어진지 2년된거야 알지. 이해가 안간다라....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냥.. 혹시나 때문에 연락도 했던거야.
저의 말이 끝나자 마자 그녀가 받아치듯이 예기 합니다..
- 잘못 생각했어, 너나 나나 잘살고 있잖아? 뭐 지금은 남자친구가 없지만 최근에까지는 있었고, 너도 잘살고 있고 나도 잘살고 있잖아. 니가 생각하는 그런거 없어.
저를 달래듯이 말을 해주더군요.
그 순간 예전에 만날을 적에 좋고 나쁜것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 가더군요.
호흡을 가다듬고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 혹시, 나 만난거 후회해...?
- 아니, 그런생각 한적 없어.
다시 되뇌여 물었습니다.
- 단 한번이라도 나 알게 된 것에 후회한적 없어...?
- 없어. 그때 좋았잖아? (..피식), 너는 어땠는지 몰라도 나는 괜찮았어. 남자 처음 사귀어 본거라 내가 조금 서툴긴 했지만. 다들 그런 기억하나 두고 사는거 같던데? 그때는.. 행복했던거 같어.
좋은 기억으로 생각한다는 식으로 말해주더군요.
그녀의 말에 더이상 할말이 없어졌습니다.
저 또한 그때에 만남이 좋았습니다. 연애가 시작될 초기에 그 열정과 폐기.. 그리고 사랑. 하지만, 헤어질 3개월정도 시기에 그녀에게 보여준 저의 행동들이 후회로 가득할 뿐입니다. 뭐 언젠가는 그때에 만남처럼 그런 설레임,긴장감,두려움이 가득한 만남을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죠.
마지막으로 헤어진 후에 술먹고 행한 저의 몇가지 행동들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한때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무례하게 한 행동까지. 이미 헤어진 남자친구라 괜찮다고 기억도 못하고 있었다고 말하더군요.
그렇게 우리는 2년전 오늘, 커피숍에서 헤어졌을때와 똑같은 인사로 헤어진것 같습니다.
한참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그제서야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돌아오는길에 기분이 아이러니해 편의점에서 캔맥주4개를 사와 마셨습니다. 지금 마지막 한캔에 몇모금만을 남겨놓은 상태입니다. 맥주를 마시며 냉정과 열정사이를 다시금 펼쳐보았습니다.
책속 쥰세이에 엔딩은 이렇습니다.
9년만에 만난 아오이가 이미 밀라노행열차를 타고 떠나갔을때.
아오이를 잡지못한 갈망함에 순간 눈에들어온 역구내에 걸린 열차운행표를 봅니다.
이제 곧 출발하는 국제특급열차를 타면 아오이가 방금 전에 타고간 열차보다 10분 빨리 밀라노를 도착한다는 것을 알고 그 열차에 몸을 싣고 출발합니다. 아오이를 만나러 기대감을 듬뿍 갖고 끝이납니다.
과거 그녀의 생각으로 요근래 제 옆에서 저 하나만 사랑해주는 제 여자친구에게 소홀했던것에 미안함이드네요.
잊지못한 그녀 때문에 지금 제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게속이어 나가야 할지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그 생각을 정리하게 되네요.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 수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
그것은 열정이 부딪혀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현재는 점이 아니라, 영원히 게속되어 가는 것이라는 깨달음..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해야한다."
- 냉정과 열정사이Blu (Page254) -
p.s 필력이 딸려 두서없이 어지럽혀진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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