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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2/09 10:27:46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기다리던 부활 11집에 기대어.
(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부활의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20여년이 넘게 우직하게 '락'이라는 장르를 지켜온 부활의 음악은 락이라는 서양의

장르와 서정성이라는 한국의 감성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한국형 락' 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왔으며, 부활의 앨범을 한번도 사지 않았던 사람일지라도 그들의

히트곡을 한 두곡쯤은 악보없이 흥얼거릴 수 있을정도로 대중성을 갖춘 밴드이기도 하다.

한편, 공연 이외의 방송 출연은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극성스런 소녀팬층은 없는 편이며,

이런 약점을 그들의 음악성으로 보충하면서 그들은 한 길을 걸어왔다.

서론이 길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앨범은 그간의 앨범에 비하면 그다지

큰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지난 10집 '서정'에서 부활은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데뷔 20년이 넘은 '아저씨 밴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어린 보컬 정동하를 영입하고

코디며 음악등을 전반적으로 젊게 새 무장하여 어린 팬층을 확보하였으며 꼭 잊지

말아야 할 음악성도 빠짐없이 챙김으로써 매니아들의 음악이 아닌 대중락 밴드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한 앨범이 된 것이다.

지난 앨범, 나는 완전히 그들의 의도대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추억이면' 으로 앨범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슬픔을 이기는 기도`를 들으며

'lonely night'을 회상하며 몰입을 하게 되었으며 그 후에 숨겨진 명곡인 'imagine' 과

'노을' 을 통해 서정성의 끝을 맛 볼 수 있었고, '시간'이라는 오래 들을수록 감탄할

만한 곡을 발견할 수 있었다. 조피디와 조승우의 '회상 Ⅲ' 와 '작은 너에게' 는

의외성을 안겨주어 귀를 즐겁게 함으로써 10집을 보다 오래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11집은? 글쎄올시다 라는게 내 생각이다. 아직 10집만큼 오래 듣지는

않았기에 단정 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 앨범이 지난 앨범만큼 나에게 기쁨을

안겨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 만큼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듯 하다. 1년이란 시간은

서정성을 무기로 하는 리더이자 곡의 책임자인 김태원에게 조금 부족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지난 앨범으로 어느정도의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생각인지,

곡의 대부분이 덜 통속적인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른바 `킬링 라인`이라

불리는 꽃히는 구절이 아직 내게는 없다. 뻔하지 않다는 것은 앨범을 오래 들을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앨범의 초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단점이기도 하다. 또

격정적인 멜로디가 앨범 전체에 부족하기 때문에 칼칼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정동하와는 궁합이 잘 맞는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례적으로 장기계약을 한

정동하지만 이번 앨범엔 왠지 따뜻한 정단이나 이성욱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든다.


물론, 요즘같이 드럼이며 기타며 디지털로 찍어대며 모델같은 고등학생들이

예쁘게 춤추며 벙긋하는 세상에 나오는 앨범중에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으나,

'부활'이라는 이름에 비하면 완성도가 높지 않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감히 정말로

감히 김태원이 '이번 앨범에 최선을 대해서 작업을 했다' 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나는 듣고 또 들어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면,  다음 앨범을 나는 기다릴 것이다.



20주년 콘서트 때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기 때문에.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음악을 했던 그들이기에.

한국음악사에 길이 남을 밴드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싶기 때문에.

정동하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뤄질지 궁금하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생각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을 시간에도 연주를 하고 있을 그들이기에.



무엇보다, 그들은 '부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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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julia
06/12/09 11:05
수정 아이콘
짜고 맵고 달디 단 음식을 자주 섭취할수록 미각은 변해갑니다.

어렸을적 느꼈던 정말 맛있던 눈깔사탕의 단맛.
김장담구는 어머님옆에서 눈물흘리면서 먹었던 김치 한조각의 매운맛.
그런것처럼.. 옛날이 오히려 더 풋풋하고 아름다웠을수도 있지요..

변해버린 제 미각에 부활의 노래는 이제 더이상 제 어렸을때 느낌을 주지는 않아서.. 제가 참 밉기도 합니다..
버관위_스타워
06/12/09 11:13
수정 아이콘
저도 부활 팬인데 반갑습니다.
이번 앨범은 10개트랙이 다 좋긴한데 10집에 비해선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네요. 지난 앨범도 역대 앨범중 가장 서정적이라고 했으면서 이번 11집도 인터뷰 도중 역대 가장 서정적인 음반이라고..
갈수록 서정적으로 가는것 같아 좀 그렇군요
밴드 답게 쿵쾅거리고 때려 부숴줘야 맛이 있는데 말이죠.
물론 이런 음악을 덕분에 부활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많아서 부활팬으로서는 반갑긴 한데 너무 발라드로만 채워저있어서 부활을 락 그룹이 아닌 발라드 그룹으로 착각하는 일이 있지 않을지 걱정이네요
적어도 9집때까지는 타이틀은 발라드 곡이었을지는 몰라도 수록곡들은 김태원의 실험적인 곡들이있었는데 말이죠.
이도훈
06/12/09 12:22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 앨범 중에 친구야 너는아니와 close your eyes가 제일 좋더군요...사랑도 좋구요...으흐흐...정동하의 허스키하면서도 깨끗한 목소리가 너무 좋군요~~저는 개인적으로 10집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
06/12/09 20:26
수정 아이콘
오옷 부활 이번 앨범 아직 사지는 않았지만 타이틀 곡 들어보니까 나름대로 대중성도 있고 좋은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동하씨 부활 보컬로서 참 어울리는듯..
여기로와
06/12/10 00:39
수정 아이콘
저는 블랙홀이 더 좋지요. 실제로 라이브보고 더 좋아졌구요. 물런 부활도 좋아합니다. 이번 앨범들어봐야겠네요.
I have returned
06/12/10 01:08
수정 아이콘
타이틀곡 '사랑'만 들어봤습니다
음.. 안타깝게도 클라이막스 부분이 귀에 딱 꽂히질 않는군요
명곡이란게 쉽게 나오질 않으니 명곡이겠습니다만 '사랑할수록' 이나 '네버엔딩스토리' 처럼 수백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명곡이 한번 더 나와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Juventus FC
06/12/10 14:11
수정 아이콘
부활 7집 매니아 있으십니까?
여담이지만 부활 7집은 정말 명반.. 그외 박완규 보컬의 5집이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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