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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12/02 02:12:39 |
Name |
초코라즈베리 |
Subject |
그래도 그대들이 있어 기분이 좋은 밤입니다. |
이윤열 선수를 응원하며 경기를 볼때마다 항상 심하게 긴장하고
그결과에 따라 기분이 붕 뜨거나 혹은 푹 가라앉아 지지리 궁상을 떨거나 그래왔는데,
오늘경기...이상하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차분한게 골든마우스 이후 뇌가 터져버린건지
긴휴식뒤 부활하며 메이져 무대로 다시 올라온 윤열선수와 함께 새로 태어난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단지 윤열선수 팬이지만 마재윤선수의 3:1 승 스코어를 예상했던 탓일까요.
윤열선수의 전성기 시절은 물론이고 최연성 선수 시절,지금현재 재윤선수가 정점으로 올라오는 그 과정동안에도
끊이지 않는 숱한 본좌논쟁을 신경쓰지도 않았거니와 하릴없다고 느꼈더랬습니다.
그런 소모성 논쟁을 왜 하는지 알수가 없었죠. 인정을 한다는것 -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때문에요.
누구나 응원하는 선수는 마음속에 따로 있어도 내가 응원하는 선수의 실력에 대해서는 팬들 스스로 냉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윤열선수를 데뷔하던 순간부터 늘 아끼며 그 성장과 절정,또한 추락까지 함께해온 아줌마팬에 불과하긴 하지만
지금의 재윤선수는 윤열선수를 이기기에 충분한 실력과 기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처럼 경기를 편하게 시청했던 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늘 경기를 지고나면 정찰만 좀더 꼼꼼히 했으면!,오늘 컨트롤 왜저래...상대선수 너무 잘하는거 아냐 윤열이가 이정도했는데...등등
여러가지 심기불편한 감정들을 억누르며 마치 내가 한 경기를 모니터링하듯
사이트를 다니며 누리꾼들의 글을보고 머리속에서 수없이 리플레이를 돌리곤했죠.
매니아 고수분들의 분석글을 보며 아 그랬었구나 하며 많이 배우기도 하고 그건 아닌것 같은데 라고 괜히 억울해하기도했고...
그래도 인간의 마음이란게 간사한지라 오늘도 지고나서의 그 감정이 사뭇 지나칠까봐 노심초사했는데 왜이렇게 기분이 좋을까요...미쳤나봅니다.
윤열선수를 오랫동안 따라다닌 수식어이지만 내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지않았던 프리스타일,프리스타일....오늘은 좀 묘한 기분이 드네요.
윤열선수를 성장시킨건 승부에 대한 열망과 게임에서의 '고집','독기' 라고 생각해왔고 더이상의 성장을 방해하는것도 그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바로 오늘 경기에서 그 고집에 실망도 하고 동시에 또 감탄을 했습니다.
뭔가 앞뒤가 안맞는말 같지만 고집을 부리면서 더없이 자유로워 보였다고 할까요.
경기의 승패를떠나 팬으로서는 2%부족한 경기력이었다고 느끼면서도 오늘의 윤열선수는 나조차도 알수없는 새로운 감동을 주었습니다.
어쩌면 경기후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더이상은 소년에서 머무르지 않을것같은 모습에 기쁘고,아쉽기도하고...
이런 종잡을수 없는 묘한기분이 여느날과 매한가지로 평범하게 끝나가는 제 일상의 마무리를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다던 말,흔한말이지만 개인적으론 좋더군요.인정하는 그대가 좋습니다...상대를 인정해야 배울게 있는법이니까요.
재윤,윤열선수 오늘 열심히 잘해주었구요,
왠지 재윤선수도 최연성 선수처럼 미워할수 없는 강한 맞수(천적?)가 될것같아 앞으로의 행보를 주시하게 될것 같네요.
평범한 일상에 여러가지 희노애락과 감동을 주는 선수들....모두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풋풋한 그 젊음들이 만들어내는 이 모든 드라마를 사랑합니다^^
더불어 본인은 늘 최강이기를 꿈꿀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내겐 변함없는 최고의 선수로 계속 자리할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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