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15 02:05:54
Name 그러려니
Subject 그래서 너희들은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느냐.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시작된 사람들의 설전.
단 한번도 그 설전에 함께 할 수 없었다.
피끓는 뜻에 동참하기엔 나는 이미 세상을 너무 알고 있고,
그러나 그 알고 있는 세상을 근거해 나불거리기는 내 안에 있는 뭔가가 끝까지 용납하질 않았다.

그것과 오늘의 일이 연장선상의 일이더냐.
아니 연장선 상인지 아닌지 그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언제 내가 너희 위에 있는 것들 마음 속에 두며 너희들 봤었더냐.
저들 마음대로 굴리는 꼴들 보며 하나 소용도 없는 복잡한 생각들 고민들 잊은지 이미 오래다.

오늘도 사람들의 설전을 몇시간 넘게 그저 쳐다보기만 했다.
화도 나지 않는다.
다 그렇고 그런 모습들.

잠자리에 들어도 눈이 말똥하니, 뭐라도 다시 경기를 청할 수 밖에.

영종이와 상욱이가 눈에 들어온다.
오호라 지난 4강전이로구나.
경기 시작전 클로즈업 되는 저 유리상자 속의 두 아이들.
오늘따라 저 두 아이들의 눈빛이 왜 이리 맑게 보이는지.
도대체 저 아이들은, 그리고 그 많은 또 다른 아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주책맞게 코끝마저 시큼해 온다.

그래, 너희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마음이 많이 아프지는 않은지.
힘이 많이 들지는 않은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체계를 갖추려는 모습에,
과연 맞는 옷인지 아닌지 따져 보지도 못하는 사이 그럭저럭의 옷들을 입게 되는 너희들을 보며
여태까지의 어떤 일들을,
오늘의 일을,
내일의 또 어떤 일들을 어쩌면 짐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큰 신경 쓰지 않는다.
그네들이 무슨 일을 하건. 뭘 더 어떻게 하건.
그저 너희들의 경기 하나하나를 이 두 눈에 담아낼 뿐이다.
항상 앞이 어떻게 될지 한치도 먼저 보지 못하고 달려온 이 판이기에,
뒤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청사진과 같은 대안은 더더군다나 쉽지 않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저 그렇게 저렇게 달려가고 있는 너희들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만 있을 뿐.
그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더냐.
미안하구나.
현실에 치여 어떤게 최선일까 차분히 생각할 여가도 없고,
대안도 없는 비판, 말뿐으로 잘돼야 한다 두리뭉실 떠들기는 더 못할 짓이다.

협회니..
방송사니..
소속사니..
뭐니..
내 안중에 그들은 없다.
도대체 너희들에 대한 속생각이 뭔지 제대로된 절차를 밟아 언제 보여준 적이 있더냐.
언제 자발적으로 제대로된 의사소통 한번 해 준적이 있더냐.
되는대로 질러버리고 대충 마무리 지은게 어디 한두번의 일이더냐.
맨날 일 터져봤자 우리끼리 골 터지고 마음 상하기 밖에 더 했느냐.
그런 그들의 이런 저런 짓거리 때문에 니들 경기가 재미없어진다고?
두고 보자고?
돌아선다고?
웃기지 마라.
너희들 이외의 되먹지 않은 짓거리들 때문에 시들해져버릴 열정이었다면 애초부터,
그 나이에 너희들 모습에 매료되지도 않았을 거다.
사느라 바빠 2년간이나 보지도 듣지도 못하다가 다시 너희를 찾은 일도 없었을 거다.

뭐 어쨌다는 거냐?
현실이 그렇다면,
그래, 그렇게 가라.
늘 그랬듯 조용히 지켜보마.
이렇게 저렇게 가는게 너희들의 현실이라면,
그래 그 현실과 함께 너희들 지켜보마.
그렇게 지켜보마.
그네들이 무슨 생각인지.
어떤 계획인지.
개인리그인지 프로리그인지 나발인지.
그딴 것 관심없다.
어떻게 끌고 가건
어떤 모습이 되건
너희들이 저 유리상자 안에서 모니터 바라보며 키보드질 마우스질 하는 한,
늘 같은 모습으로 너희들 지켜보마.

그리고 그네들에게 처음 회의와 의심을 가졌던 그날 내가 스스로에게 했던 그 약속,
그네들이 끝가는 곳이 어디인지만큼 또한 내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 보련다.



그렇게 가라.

너희들의 잘못이 아니란 걸.
너희들도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는 모를 것이란 걸.
너희들도 다 좋아서 그렇게 달리고만 있는게 아니란 걸.
안다.
그래도 크게 마음 상하지 말고.
아파하지 말고.
너희들만 지켜보는 사람들을 믿고
그렇게 가라.
맑은 눈으로 그렇게 가라.

.
.
.



그렇게 가야하는 너희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무슨 생각 하고 있느냐.

.
.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Eye of Beholder
06/11/15 02:07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선수들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군][임]
06/11/15 02:13
수정 아이콘
가슴이 뭉클합니다
아띠~~또져따
06/11/15 02:16
수정 아이콘
어째 근거는 없지만, 선수들이 제일 큰 희생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뜩 선수 생명도 짧은데 말이죠...
바라기
06/11/15 02:20
수정 아이콘
글쎄요.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좋아할 것 같은데요.
팬이나 방송사에는 어떨지 몰라도 선수입장에선 확실히 반길만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주장인 박용욱선수도 이전부터 그런 주장을 해왔지 않습니까.
선수들이 싫어할 것이란 막연한 추측을 근거로 주장을 하는 것은 무리로 보입니다.
Eye of Beholder
06/11/15 02:23
수정 아이콘
고인규 선수가 양대리거가 얼마나 되고 싶었는지, MSL 진출후 인터뷰를 보시면 그런 생각은 안드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지금이야 어쩔수 없이 따라 가는 거지만, SK에서도 일부 선수들의 반발 같은것도 있었다고 언급을 했었죠. 그냥 이적요구를 하는 당당한 선수가 일부라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제로벨은내ideal
06/11/15 02:25
수정 아이콘
스갤에서 gg후 토크에 성학승선수 방출됐다는 얘기가 나왔다는데 보신 분..?
다주거써
06/11/15 02:27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계약기간 아직 남아있는데, 본인이 자진해서 공군입대 결정했다던데.. 방출이라뇨?? 정말 뜬금없습니다...
君臨天下
06/11/15 02:27
수정 아이콘
스갤에서 나온 정보는 믿을만한 것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물론 간혹 엄청난 것들이 나오긴 했지만요.
다주거써
06/11/15 02:28
수정 아이콘
앗, 그리고 윗 리플과는 상관없지만, 사실...프로리그 확대는,
개인리그에 못올라간 선수들이나.. 팀플 선수들이나..
전 선수입장에서 봤을 때는 더 좋아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아직 스타리그 우승으로 스타플레이어를 꿈꾸는 선수들에게는
제외지만요.-_-;;
그러려니
06/11/15 02:35
수정 아이콘
바라기님//
주장하고 싶은 것 없습니다.
나라는 사람이 그동안 느껴왔던 소소한 생각과 감정일 뿐이니까요.
꼭 오늘 일만을 두고 느낀 것도 아니고.. 꼭 프로리그냐 개인리그냐에만 한정지은 생각도 아닙니다.
그저 사람들의 많고 많은 생각들 중 있을 수 있는 하나라고만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
06/11/15 02:37
수정 아이콘
지지후토크는 성준모 기자가 진행하는 프로입니다. 알고나 말씀하시는건지?
바라기
06/11/15 02:39
수정 아이콘
그러려니님//
죄송합니다. 대상이 분명치 않았네요.
제 위에 댓글을 달았던 몇몇분께 쓴 댓글이었습니다.
제로벨은내ideal
06/11/15 02:41
수정 아이콘
ㅅㅅ님//예, 알고 말하는 겁니다.
06/11/15 02:43
수정 아이콘
제로벨님께 말씀드린 거 아니예요. 군림천하님한테 말한겁니다. 보지도 않으시고 스갤에 대해서 저런식으로 말씀하시는 분한테 말한겁니다.
06/11/15 02:54
수정 아이콘
ㅅㅅ님//그럼 스갤에 믿을 만한 정보가 넘쳐 흐르나요?
Eye of Beholder
06/11/15 02:59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스겔에 대해서는 모르겠고, 오늘 방송된 gg후 토크에 관한 이야기들이 일치하는거 같아서 없는 이야기를 하는거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못봐서 모릅니다만.
06/11/15 03:04
수정 아이콘
방출얘기는 했는데..딱짤라 방출이라고는 말하지않았습니다.
그냥 성학승선수의 입지가 어중간했다.
팀에서도 성학승선수를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고합니다.
방출얘기도 나왔다고하고요,성학승선수가 군대가는것을 택했다고했습니다.
성준모기자가 sk관계자도 아니니, 별생각없이 들었습니다.
06/11/15 03:14
수정 아이콘
바라기// 박용욱 선수의 생각은 프로리그 팀 모두 그렇게 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습니다. 물론, 티원팀의 이번 결정에 박용욱 선수의 의견이 반영 됐을 거 같긴 하지만, 분명히 티원팀만 적용시키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려니// 선수들의 머리속은 복잡하겠죠.
그러려니
06/11/15 03:59
수정 아이콘
바라기님//
아 그러셨군요;;
죄송하긴요 뭘-_-;
KTF MAGIC
06/11/15 09:59
수정 아이콘
박용욱 선수 말한마디 해서 여기저기 등판 무쟈게 하네요
혹사가 염려됩니다
G.s)TimeleSs
06/11/15 10:10
수정 아이콘
T1갤눈팅하다 본것데요. 일단 성학승선수에 대해서는 프런트에서는 다른팀으로 이적시키거나 군입대를 생각했는데, 성학승선수 본인이 공군입대를 자청했다고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099 어제 서바이버 예선에 대한 잡담입니다~~ [11] 김광훈3732 06/11/15 3732 0
27098 [펌] SKT T1의 예선 불참에 따른 외국 반응(번역글입니다) [17] 스타대왕10780 06/11/15 10780 0
27096 쓰지 맙시다. 읽어줍시다. [19] 信主NISSI3698 06/11/15 3698 0
27095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써봅니다.. [1] DJNIKE3855 06/11/15 3855 0
27093 그래서 너희들은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느냐. [21] 그러려니3587 06/11/15 3587 0
27092 SK T1의 의중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 [76] 연아짱5105 06/11/15 5105 0
27090 t1이 아닌 SK telecom의 선택(?) [28] 뷁원4328 06/11/15 4328 0
27088 오늘 조형근 선수를 보고, 임요환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졌습니다. [18] 다주거써4426 06/11/15 4426 0
27087 SKT1 선수들.. 그래도 화이팅 입니다.. [11] 삭제됨3705 06/11/15 3705 0
27086 [잡담] 관련 팩트 + 입장 + 잡소리 [27] ijett4228 06/11/15 4228 0
27085 이번 SK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다른 팀들도 같은 방향을 간다면.. [16] 내스탈대로3751 06/11/15 3751 0
27083 SK Telecom T1의 선택, 협회 그리고 서바이버예선............... [3] 닉넴바꿨다ㅋ3725 06/11/15 3725 0
27082 SK T1의 개인리그 선택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38] 김호철4386 06/11/15 4386 0
27081 개인리그 통합은 어떻습니까. [21] 도마뱀3737 06/11/15 3737 0
27080 SK의 입장 [12] 그래서그대는3753 06/11/14 3753 0
27079 SKT1의 이번 사건의 문제점들. [77] 나의입장3829 06/11/14 3829 0
27077 [K, m, c의 험악한 대화] 험악한 뒷담화 2 [3] Ntka4437 06/11/14 4437 0
27076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41] The xian3722 06/11/14 3722 0
27075 sk의 입장표명이 나왔군요 [383] 夢想家8447 06/11/14 8447 0
27073 서바이버리그 결과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6] Sohyeon3998 06/11/14 3998 0
27072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서른다섯번째 이야기> [15] 창이♡3977 06/11/14 3977 0
27071 MBC게임 서바이버 예선 최종결과입니다. [19] 부들부들4904 06/11/14 4904 0
27070 내일 하는 듀얼예선....... [31] SKY923973 06/11/14 397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