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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11 23:15
저는 외할머니밖에 안계시는데 요즘에 다리가 아프셔서 걷지를 못하십니다.. 그래서 동네병원까지 업어서 다니고 있어요.. 혼자가면 10분도 안걸리는데.. 업어서 가니까 힘들더군요..^0^ 19년 생이시니까.. 아흔을 바라보고 계시죠.. 어렸을때 부터 외할머니께서 저와 제 동생을 키우다 싶이 하셨으니까 정도 많이 들었어요.. 예전에 할머니한테 대학교 갈때까지만 살아계세요 좋은 대학갈께요.. 이런게 얼마 안된게 같은데.. 대학교 들어갔을때는 좋은 직장 다닐께요.. 그때까지 살아계세요..그랬었는데 이제는 결혼해서 첫아이 날때까지만 살아계셨으면... 문뜩 이런생각이 들곤해요.. 친할머니, 큰어머니 돌아가실때도 별로 안친해서였을까요 눈물이 나오지 않던데.. 외할머니 돌아가시면.. 휴~~ 감당이 안될꺼 같아요.. 오래오래 사세요..
06/09/11 23:20
어릴 때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을 느끼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solo me님도 월급 더 받고 싶은거 다 할머니께 잘해드리고 싶어서 그런거죠? 전 외할머니가 대학교 때 돌아가셨는데 가끔 꿈 속에서 뵙습니다. 10년이 되었네요 지금 살아계셨다면 여든여덟이시네...
06/09/11 23:21
어머니들 할머님들 마음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조금 욕심부리셔서 당신들을 조금 더 챙기셨음 하는데 말이에요 ㅠㅠ
06/09/11 23:28
저도 할아버지 생각 많이 하죠..중학교때 돌아 가셨는데..가끔씩 할아버지가 저한테 해준신거 생각하면 너무 그립다는. 그떄는 너무 당연하다고만 생각한게 너무...
가끔씩 생각나는게..저희 할아버지가 집에서 돌아 가셨죠..주무시면서 돌아 가셨는데..잠결에...할아버지 방에서 할아버지가 신음소리를 내는것을 들었는데.. 왜 그때 일어나서 할아버지한테 안가봤는게.지금도 후회되내요..제가 그때 일어나서 할아버지에게 갔다면..그렇게 보내지는 않았을것 같았는데..
06/09/11 23:52
저는 위 분들과 참 다른게...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모두 제가 5살 이전에 모조리리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ㅜ.ㅜ 그런 고로 기억이 전혀 없어서 정이고 뭐고 느껴 보질 못했군요... 거기다가 부모님들께서도 일찍 돌아가셔서 인생이 독고다이 인생이지요... 게다가! 할아버지 외아들! 아버지 외아들! 이셨습니다... -_-... 결론적으로 우리집안 핏줄은 저랑 제 남동생밖에 안 남았습니다... 올해도 추석이 다가오는데 딸랑 둘이서 모여 차례지낼 일을 생각하니 한숨이 나오는군요... ㅜ.ㅜ 왜 이런 얘기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하소연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
모두들 잘 하시고 계신 것 같지만 살아 계실 때 정말정말 효도하세요-_-/~ 제 생각 하시면서... 오늘도 저랑 제 동생은 서로의 명의 앞으로 보험 들어 놓고 열심히 집안(이랄 것도 없지만)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06/09/12 00:40
전 할머니가 젊은 편이었습니다. 집안 사정 때문에 저와 동생을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키워주신 분이죠. 저와 나이 차이가 겨우 36살 정도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16세때 아버지를 출산하셨고 아버지는 열아홉에 저를 가졌다고 술만 들이키면 말씀하시곤 했어요. 친척분이 하시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셨는데 저와 함께 가면 단골 아주머니들이 '아드님이 다 자랐네요'라고 말씀들을 하시곤 했습니다. 할머니가 젊은 것이 저는 좋았습니다. 성격이 화통하셔서 친구들도 많으셨었죠.
스무살이 되던 해에, 영화관에서 영사기를 손질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찾아오셨습니다. 황달이 있어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분이 '췌장암'이라는 것을 알려주셨다는군요. 할머니한테 차마 알리지 못하고 저에게 의논하러 오신 것이었습니다. 저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병원에 가니 의사분이 무표정한 얼굴로 '열어봐야 압니다'라고 하시더라구요. 수술이 끝나고 간호사로 일하던 친구가 나와 저를 보고 놀라더라구요. 마취과장님이 저와 친분이 있었는데 그 분도 제 할머니였는줄은 몰랐었던 모양입니다. 저를 보며 침묵하시다가 '휴, 그런거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을 짓고 계셨습니다. 6개월 판정을 받은 할머니는 오히려 더 담담하셨습니다. 죽음을 차를 젓는 것처럼 이야기하셨어요. 그 담담함이 오히려 가슴이 아파, 집에 돌아와 이불 뒤집어쓰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새해가 되고 저와 함께 그 미용실에 가셨습니다. 풍채가 좋으시던 분이었는데 어느새 앙상해져 있었어요. 의자에 앉아 수건을 두르면서 갑자기 말씀하셨습니다. '난 정월을 넘기지 못해' 머리를 손질하시던 친척분도, 저도 아무 말 할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날이 저와 함께 머리카락을 손질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할머니 손을 잡고 처음 발을 들였는데 스물한살의 첫달에 마지막으로 그곳을 나섰습니다. 얼마후 거짓말처럼 눈을 감으셨어요. 임종의 순간은 아무렇지 않게 흘러갑니다. 아버지와 고모가 통곡을 하는 것이 마치 꿈같았습니다. 이상하게 저는 눈물을 흘리지 못했습니다. 장례를 치루며 관을 땅속에 내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대학 문을 밟는 것과 증손주를 안아보는 것이 꿈이었던 분이었습니다. 대학에 뜻이 없던 저는 영화관에서 영사원으로 일했고 경험을 쌓아 차후 야간대를 나와 자격증을 따려는 생각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3개월간 미친듯이 공부해서 겨우 수능을 치루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결국 제 합격증을 만져보지 못하게 됩니다. 저는 할머니한테 사랑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일생에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그것뿐입니다. 저는 선택한 것이 잘못되어도 저의 선택을 믿었고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할머니께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것, 할머니의 작은 바램을 들어주지 못한것, 지금 생각해도 가끔 후회하며 밤을 설치곤 합니다. 모두들 하기 어려운 말이 있더라도 힘을 내서 해보세요. 바램이 있으신지 물어보고 그 바램을 위해 노력해보셨으면 합니다.
06/09/12 01:00
저도 외할머니가 요새 몸이 많이 안좋아 지셨습니다.
Solo_me님과 시퐁님의 글을 읽고나서 느끼는게 많네요. 이번 주말에는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댁에 다녀와야겠네요.
06/09/12 03:21
눈물이 나왔습니다.
부모님이 저 어릴때부터 맞벌이를 하셔서 고등학교때까지 외할머니께서 저를 키워주셨습니다. 얼마전부터 혼자 사시는데요.. 먼 곳도 아닙니다. 버스타고 20분거리? 스물넷; 나름대로 고민많은때라 그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얼마전 입원하셨었는데 겨우 한번 찾아뵙고(지금은 퇴원) 어머니는 할머니좀 자주 찾아봬라 하시지만;; 알면서도 왠지 이것저것 핑계에 미루기만 했던.. 얼마전 정말 몸이 많이 안좋으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연락 한 번, 찾아가뵙지도 않은 전. 이제부터라도 잘 해드려야죠...항상 마음만 이럽니다. 잘 해드려야지 하면서도 다른 어떤 상황이 있으면 뒷전이 되는... 나쁜놈입니다.
06/09/12 04:03
제가 틀니를 해드린다고 한 건 제 대학과가 치기공과여서였습니다.. ^^;; 지금 도착해서 할머니가 싸주신 고구마 놓고 들어오니 좋은 리플들이 많이올라왔네요.. 치대였다면 더 좋았을걸 고등학교때 펑펑 놀았더니.... 하여간 모두들 살아계시면 자주자주 찾아뵈세요~ 전 도착햇다고 전화드려야겠네요^^
06/09/12 19:26
ㅠㅠ 할머니 너무 보고 싶습니다... 우리 할머니도 오래오래 사셔서.. 좋은것도 많이 먹게 해드리고 좋은것도 많이 보여드리고 좋은것도 많이 입혀드리고 싶은데... ㅠ 아 공부해야겠네요 ! 힘냅시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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