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만 30년을 넘게 사람으로 살았지만 최근 느끼는 감정은 이게 참, 모호한 감정이더라고요. 짝사랑......... 이라긴 뭔가 좀 애매하고, 존재를 의식하고 있는? 정도의 표현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제3자 입장에선 '쯔쯧 지 혼자 모르네 어휴' 이런 반응 나올 수 있을 거 압니다. 근데 당사자가 그렇다니까 그냥 믿어주세요(?)
3. 역시 PGR 말고 이 아이디 안쓰니까 개인정보 또 뿌리자면(??) 제가 의식하고 있는 상대는 단기알바로 나가는 곳의 직원입니다. 전반적으로 사람 잘 챙겨주고 그러기는 하지만, 심지어 제가 의식을 하고 있음에도 제 쪽에서 일정 이상으로 다가가진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 사람이 직원 이전에 같은 단기알바였더라도 어쩔겁니까. 저 사람은 지금 직원이고 전 알바인데.
더구나 제가 이전 글에서도 몇 번 밝혔듯 성인ADHD를 가지고 있는 터라 스스로 '정상적'인 인간이 아닌 것을 상기시키려고 하는 편입니다.
4. 여하튼, 여간 일에 바빠돌아가는 사람이라 그런가 제가 현재 일하는 곳에서 약 한 달이 넘게 일하고 있음에도 저에 대한 정말 기본적인 신상정보는 알긴 아나 싶을 정도로 기억을 잘 못합니다. 당장 오늘도 특정 기계에 대해서 나중에 좀 배워놔요, 이런 식으로 얘길 들었는데 그거 2주 전에도 똑같이 얘기했거든요. 제가 한 답변도 같았습니다.
5. 뭐, 저만 기억하는 거겠죠. 참고로 제 이름도 모르고 있습니다. 애초에 관심이 있었다면, 진작 이름 뭐냐고 당사자인 저한테 물어봤겠지만 그랬던 적도 없고. 그런 사람이 일하러 나온 초반에 너무 쉽게 가벼운 스킨십 하는 거 보고 '뭐임? 대체 뭐임?' 했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본인도 자제하는지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스킨십 한다고 해서 기분이 좋다 나쁘다 그런 감정을 느낀 적도 없기도 하고, 어느 순간 저도 놀랄 정도로 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그게 갑자기 뚝 끊겨서 기분이 이상해져서 문제지. 아니, 그게 이 망할 문제의 발단인가..?
아니 근데 들어보세요 이름도 모르고 얼굴만 아는데 스킨십이 가능한가...? 제 상식으로는 좀 뭔가 이해가 안가긴 하거든요. 땀에 절어있는 앞머리는 대체 왜 쓰담하고 간건데? 것도 동성도 아니고 이성을?? 그리고 우산 없다고 제 우산 같이 쓰고 사내식당도 가고 그러나요? 예?? (급발진)
6. 흠흠, 죄송합니다. 어쨌든. 4번에서 말한 오늘 겪은 일 때문에, 아무리 제가 의식하고 있는 상대라 해도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서 화라도 내야 하나 싶었다가 생각해보니 결국 트러블 냈을 때 거기서 짤리는 건 저더라고요? 크크; 그래서 순식간에 짜게 식었습니다. 자기객관화가 여간 어렵다 해도 '좋아하면 안될 사람 좋아하는 짝사랑 코스프레라도 하고 싶은건가?'하며 머리를 식히며 퇴근하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죠.
7. 이게 참 웃긴 마음이더라고요? 관심종자의 마음인가 싶기도 한데, 관심 좀 달라고 하는 것도 이상한 겁니다. 왜냐면 단기알바 인원 중 일부 고정인원들(저 제외)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저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어떻게 보자면 평범하지 않은 저를 평범하게 받아들인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냥 관심이 없는 게 더 맞는 거 같고요. 그런 사람을 의식하는 제 입장만 우스울 뿐이고.
8. ADHD여서인지, 유독 어릴 때부터 잡념이 많았던 편인데 최근 한두달 간은 이 일 때문에 유독 좀 심했던 편입니다. 그리고 그 잡념을 전부 다 비켜나가는 그 사람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싶어서, 저도 어느정도는 셧다운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대가 없다면 실망도 하지 않으니. 평범한 사람이 저를 이해할 수 없듯, 저 또한 그 사람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두 달 좀 덜 본 사람을 혼자만의 망상으로 이해하려 들다니, 저도 참 오만합니다.
9. 그것과 별개로, 저는 이번주 수요일부터 다음주까지 논스톱으로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게 인생이라면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딱히 태어나고 싶진 않은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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