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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10 01:20:28
Name swflying
Subject 부지런해야 게임도 잘한다(부제: 우정호의 다크아콘)
우정호vs박재혁 in 단장의 능선 경기를 보고 나서 쓰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우정호 선수의 게임은 정말 토스 빠 입장에서는
십년묵은 체증이 가시는 듯한, 너무나 시원한 게임이었습니다.

한동한 뮤짤로 토스의 한방병력 진출시에 하템만 쏙쏙 골라 먹는
토스의 한방을 너무나 무력하게 만들고 보는 토스 빠입장에서는
화병나서 뒷목잡게 하는 그러한 모습들이 많이 보여졌었죠.

토스가 저그전에 믿을건 하템화력이 조합된 한방뿐인데
그 하템의 화력을 잃어 한방마저 사라진다면 무엇을 믿고
토스는 저그를 상대해야하는가?
육룡이 있던 시기에 한동안 토스가 저그 공포증을 완전히 극복한 것인가 하는
기쁨도 잠시, 어느새 토스는 다시한번 저그를 두려워해야만 하는 신세로 전락했었습니다.

뮤짤의 하템저격 사건 이후로
토스들은 너무나 머리가 아파졌고
많은 이들은 해법은 이것이다 이것이다 등등 내놓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 pgr에서도 큰 화두로 등장한 것이
다크아콘의 사용이었죠.
자원의 낭비가 될 수가 있으며
하템 전에 다크아콘을 뽑는 다는 것은 타이밍상 히드라 웨이브를 막기 힘들게 할 수도 있다.
등의 여러가지 반론들도 많았습니다.

선수들 역시 다크아콘을 시도하는 소수의 선수(그중 우정호선수도 포함되었었죠) 가 있었지만
기존의 플레이에
커세어 다수or 하템 숨겨놓기 및 초반부터 드라군 다수확보로인한 보호등을 선택한 선수들이
오히려 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상 후자가 훨씬 간단한 작업입니다.
커세어와 드라군은 어택을 시켜주기만하면 뮤탈을 잡아주는 유닛들이기 떄문이죠.
그리고 기존의 빌드를 조금만 수정하면 손이나 머리에 쥐가 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다크아콘이 쓰기 힘든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스타역사상 다크아콘은 자원 4개이상 먹은 극후반아니면 등장하지않은 유닛이었고
그만큼 앞마당만 먹고 다크아콘 뽑는 최적화 빌드가 없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다크아콘을 뽑음으로 인한 컨트롤 스트레스입니다.
어쩌면 귀차니즘으로도 표현할 수 있겠는데요. 원래전혀 다루지않은 유닛을 뽑음으로 인해
부대지정을 따로해야하며 마엘스톰의 단축키마저 모르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안쓰이는 마법이기 때문에
연습도 무던히 해야합니다.
또한 뮤탈이 저격할 방향마저 예상하고 진출시 다크아콘을 배치해주어야하죠

그런데 오늘 우정호 선수는 다크아콘 최적화를 한 듯하더군요.
그 귀찮은 작업을 모두 연습을 통해서 최적화가 되도록 최고의 컨디션에서
손이 익은 대로 사용할수 있도록 무던히도 연습한 듯합니다.

그 결과 하이템플러의 스톰개발 먼저해서 히드라 웨이브에 대한 위험성을 줄였으며
다크아콘도 최적화 타이밍에 뽑아 진출할 시에는 이미 마엘스톰이 한방 조금 이어서 한방더 나갈 수 있는
빌드였습니다.

그리고 뮤탈이 달려들었을 때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마엘스톰 적중.

제가 한마디로 느낀점은 이 선수 귀차니즘이 없다. 부지런하다. 였습니다.
지금까지 우정호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봤을 때 더욱 그런점이 느껴집니다.
이 선수 후반전을 즐겨하는데 참 부지런합니다.
사실 매사를 귀찮아하는 저같은 사람은 저그가 대놓고 방어하는데도 귀찮아서 혹은
성질뻗쳐서 성큰밭에 꼴아박기 일수입니다.

예전에 마재윤선수가 마본좌 시절일 때 참 부지런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디파일러를 오버로드에 태워 보호하기, 스컬지와 오버로드 곳곳에 배치, 귀찮은 와중에서도
중간중간 스탑럴커 등등)
그런 마재윤선수의 부지런함이 그를 본좌로 만드는데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전 믿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우정호선수는 앞으로 좀 더 클 수 있는 재목이아닌가 싶습니다.

제목을 저렇게 지어서 억지로 부지런함을 강조하는 글로 마무리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오늘 우정호 선수의 다크아칸 정말 뷰리풀 했습니다!
간만에 보는 제 베스트에 남는 명경기였습니다.
(이 맛에 10년 째 스타하나 봅니다. 아~ 스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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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엔리케
09/11/10 01:29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게시판에서 실현에 대해서 논쟁이 되었던 부분이 곧바로 경기에서 그것도 완벽하게 보여지니까 정말 신기하고 놀랍고 재밌기도 하네요.
09/11/10 01:29
수정 아이콘
확실히 오늘 우정호선수를 보니까 잠자던 포텐이 완벽히 터진거 같더군요..
전시즌까지의 활약만 해도 아직은 이제 막 떠오르는 프로토스 신예정도로 생각됬엇는데
이제는 정상급 토스들과 어깨를 견줄만할 정도인거 같습니다.
우정호선수를 보면서 생각하는게 참 겁이없다(좋은 뜻으로..;;)라는 생각입니다.
한번 두려움을 떨쳐버리니 플레이에서 확실히 자신감이 넘쳐보여서 실제 게임상에서도 발휘되는거같습니다.
흔히말하는 입스타도 간혹 선보이니 말이죠(빠른 옵저버 속업, 마엘스톰,싸이오닉스톰으로 뭉친 뮤탈 몰살).
유연성 있는 플레이가 확실히 눈에 띕니다.. 정말 겁없는 신예(중고라고해야되나요 흐흐;;)입니다 큭큭
09/11/10 01:43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PGR인가? 포모스인가? 오늘 우정호 선수가 쓴 빌드와 똑같은 빌드에 운영법을 본적이 있는데..
질럿 압박같은 정찰에 이어 커세어 3기 드라군모으고 스톰업 직후 마엘업 옵저버 뿌리기 다크 2기합체 마나차면 진출까지
정말 그 글보고 우정호 선수가 했나 할정도더군요.
당분간 또 입스타들이 불타올랐으면 좋겠네요.
09/11/10 01:44
수정 아이콘
지난시즌 5라운드 KT-하이트 경기를 보러갔는데,
그때가 바로 단장의 능선에서 김상욱 선수를 상대로 대박경기를 했던 날이죠

그때 "와 우정호 움직임이 꼼꼼하고 부지런한게 연습이 정말 잘 되어있는거 같다. 요즘 잘하는 이유가 있구나" 는 느낌을 받았어요

연습을 정말 많이 하는 선수인것 같아요
물론 잘하는 선수 중 연습 게을리 하는 선수가 있겠습니까만,
이 선수는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계속 넘어서는 느낌이랄까요...
이녜스타
09/11/10 02:08
수정 아이콘
예전 우필패 모드일때 레퀴엠에서 공군의 김환중 선수에게 무난히 밀리는거 보고 보고 진짜 답이 없다 라고 느꼈는데 정말 많이 변한거 같습니다.
사실 그당시에도 연습실본좌 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기는 했지만요. 이제 개인리그만 올라가면 강력한 로열로더 후보가 될거 같습니다.
블랙독
09/11/10 02:22
수정 아이콘
예전에 마엘스톰 활용 얘기 나올때
"프로게이머들이 안했을리가 없다"
라는 말들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는데 (그랬지만 저도 그런얘기를 했었죠 ^^;;)

그런데 이렇게 입스타가 실현되는거 보면 입스타는 영원해야 할것 같습니다.
몽정가
09/11/10 02:24
수정 아이콘
입스타를 직접 눈으로 보는 전율이란...
pullbbang
09/11/10 02:48
수정 아이콘
다크아칸 입스타가 나오기전부터 우정호 선수는 다크아칸 활용을 잘 보여줬었죠.
(단장의 능선 vs 김상욱 전,vs 차명환 전)
그 뒤로도 꾸준히 다크아칸 뽑는 빌드를 선보였었는데..
결국은 최적화 시켜서 빛을 보네요.

이렇게 저렇게 다크아칸 써가며 별다른 효과가 없거나 실패도 있었지만
게이머 본인이 많은 연구끝에 완성시키고 마는 모습을 보니 참 대단합니다.
이름을 붙이자면 비수류와는 다른 바이올렛류 라고 불러야 할까요 :)
BonJwaLoaD
09/11/10 03:02
수정 아이콘
인간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네요..!!
권보아
09/11/10 03:47
수정 아이콘
사실 우정호의 정확한 마엘스트롬의 비결은 정찰에 있다고 봅니다.

능선쪽에 계속 배치되어있던 옵저버와 부지런히 돌아다니던 커세어로 뮤탈의 위치를 계속 실시간으로 확인했고

하템 저격 타이밍을 정확히 알았기 때문에 성공할수있었다고 봅니다.
벙어리
09/11/10 07:56
수정 아이콘
요새 우정호선수 다크아칸 사용빌드를 보면서 강민해설 선수시절의 수비형토스와 비슷한 느낌을 받네요..
ShadowChaser
09/11/10 07:58
수정 아이콘
우정호 선수 이름을 보면.. 매직 저그 임정호가 생각난다능...;
헤나투
09/11/10 08:43
수정 아이콘
확실히 부지런한거 같더군요^^
그리고 초반 발업질럿 몇기의 운영이 정말 대박인거 같습니다. 적절하게 압박을 하면서 상대가 조이러 올때 시간도 끌어주고...
정말 퍼펙트한 경기였습니다
09/11/10 08:46
수정 아이콘
케텝에서 강민선수의 후계자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만한 선수가 바로 이 선수군요!
벙어리
09/11/10 09:22
수정 아이콘
이제 저그의 차례군요, 아마 패러사이트가 낫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이는 셔틀 아케이드나 할루시네이션(이것까지 업 할 시간이 있다면;)으로 대처가 가능해 보이네요.. 물론 토스에겐 그만큼 다크아칸에 손을 더 써야하지만요.
09/11/10 10:41
수정 아이콘
다크아콘에 대한 얘기 나올때마다 제일 이해 안가는 부분이..
컨트롤이 힘들다 라고 하시는분들이 있는데요
다크아콘 컨트롤이 뭐가 힘들죠? 따로부대지정을 할필요는 전혀 없구요
하이템플러처럼 그냥 질럿 드라군이랑 묶어서 부대지정한다음에 데리고 다니다가 필요할때 클릭해서 "e"혹은 "f"누르고 원하는데 클릭..
이게 끝입니다. 하이템플러에 비해 하나도 힘들게 없죠 오히려 속도도 빠르고 체력도 좋아서 들 섬세하게 컨트롤 해줘도 되지않나요?
ArcanumToss
09/11/10 10:47
수정 아이콘
마엘스트롬이 뮤탈의 하템 스나이핑에 대한 해법이 된다는 데에는 동의는 해 왔지만 안정적 승률의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합니다.
다크아콘이 내내 실패하다가 어제 한 번 대박을 터뜨렸을 뿐이니까요.
마엘이라는 마법의 성격 자체가 잘 쓰면 대박 못 쓰면 쪽박이기 때문이죠.
사실 마엘에 대한 대비로 저그 입장에서는 굳이 퀸까지 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뮤탈 낚시만 해도 되니까요.
뮤탈 3기만 뭉쳐서 스나이핑하려는 몸짓만 보여줘도 구별이 어려워 마엘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투자되는 마나는 마엘스트롬의 마나 100, 하템의 스톰 마나 75 또는 150입니다.
마엘이 두 방이 있다고 해도 한 번만 더 낚시를 하면 됩니다.

물론 다크아콘의 불안정성은 곧 뮤탈의 불안정성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승률을 보장하던 저그의 카드에 의문을 품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마엘의 성공률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어제 한 번의 성과로는 부족합니다.
물론 저그가 어제의 일로 겁을 먹는다면 그동안의 마엘의 성공률과는 무관하게 뮤탈 대신 러커와 저글링을 그만큼 더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더 커지긴 합니다.

어쨌든 일단은 기쁜 마음을 추스르고 마엘스트롬을 쓰는 방법을 더 다듬어야 할 때라는 생각입니다.
라구요
09/11/10 18:04
수정 아이콘
케텝선수들은 참 부지런하죠.....귀찮은 컨트롤도 열심히 해주기로 정평이 나있음.....
개인적으론 배병우선수가 일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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