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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6/27 18:33:41 |
Name |
설탕가루인형 |
Fil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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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2 |
메시.jpg (0 Byte), Download : 108 |
Subject |
[설탕의 다른듯 닮은] 신상문과 메시 |
(편의상 존칭을 생략합니다. 양해바랍니다. 모든 전적 및 기록은 와이고수에서 찾았습니다)
스포츠를 보면서 응원하는 팀이 있다는 것, 그것은 그 팀으로 인해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기쁨과 즐거움은, 비슷한 말 같지만 또 다른 말이기도 하다.
기쁨은 승리로만 얻어질 수 있지만, 내용이 좋았다면 즐거움은 패배로도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은 하이트 스파키즈와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그들의 승리와 패배에 집착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의 승리는 나의 기쁨의 정도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그들의 게임은 나에게 있어 꽤나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다.
그것은 바로, 소년같이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 게임을 장악하는 두 명의 플레이어 덕분이다.
1. 시작
☆ 신상문
하이트 스파키즈는 예전에 어떤 종족의 팀이었습니까? 라고 묻었을 때, 사람들은 자신들이 스타를 보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대답을 할 것이다. '저그' 라고 대답한다면 교촌형제의 리즈시절을 떠올리면서 대답한 사람일 것이고
'테란'이라고 대답한다면 욱브라더스를 떠올렸을 것이며 '프로토스'라고 대답한다면 전태규를 떠올린 사람일 것이다.
욱브라더스의 부진 이후 하이트 스파키즈를 먹여살린 1등공신은 교촌형제였으나, 이후 스파키즈의 부흥을 이끌 씨앗은
부진한 욱브라더스의 정신과 함께 오롯이 자라고 있었다. 마치 은퇴한 최연성의 아우라가 티원을 감싸듯이.
신상문은 06년 데뷔를 지나 가능성을 보인 07년을 거쳐 08년에 결국 포텐을 터뜨리게 된다.
그 이전까지의 신상문은 재기발랄, 블링블링, 뭐 이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 리오넬 메시(이하 메시)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 이야기지만, 메시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앓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하며 자라는 남미에서도 그의 재능은 꽤나 독보적이었으나
그는 11세에 의사로부터 축구를 계속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게 된다.
게다가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매달 80만원 가량의 치료비가 들어갔기 때문에 당시 경제위기를
겪던 아르헨티나의 클럽들은 그를 외면했고 그의 가능성을 눈여겨봤던 아르헨 최고의 구단인
리버 플레이트마저도 결국엔 그를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의 공개 트라이얼을 통과한 그의 재능을 알아본 바르샤는
그에게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고, 스페인 도착 당시 144cm에 불과했던 메시는
169cm까지 자라게 된다. 그러나 그의 키가 자란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은, 그의 재능은 키보다 훨씬
큰 폭으로 자랐다는 것이다. 06-07시즌 당초 지울리의 백업정도로 여겼던 메시의 눈부신 성장은
지울리의 엉덩이를 벤치를 달구는 용도로 쓰이는 정도로 만들어버리기에 이르렀다.
2. 소년이여, 신화가 되라
☆ 신상문
욱브라더스의 선전으로 KOR과 그 팬들에게는 짜릿한 감동으로, KTF와 그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눈물로 기억되던
2005 스카이 프로리그 3라운드 이후 메인 스폰을 잡지 못한 KOR은 점점 하위권으로 쳐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후, 온게임넷 스파키즈로 이름을 바꾼 팀은 간신히 4위를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정상을 꿈꾸게 된다.
스파키즈는 전력상 우세로 여겨졌던 STX 소울과 SK텔레콤 T1을 연파하고 마침내 광안리에 이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상문은 6월11일 대 고석현전을 시작으로 8월 9일 프로리그 결승 1차전까지 A매치 전승을 기록하며
팬들에게 '미라클 보이'라는 그의 외모와 썩 잘 어울리는 별명을 얻게 된다.
(참고로 공식전을 제외하더라도 이 기간동안에는 이제동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신상문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결승전은 이성은의 주먹밥과 빠삐놈 세레모니로 기억되고 말았지만, 팬들은 깨달았다.
"이제 스파키즈의 에이스는 신상문" 이라는 것을. 그리고 미라클 보이의 신화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 메시
05-06시즌을 챔피언으로 보낸 바르샤는 하이버리의 왕, 앙리를 영입하며 앙리-지뉴-에투-메시로 이어지는
이른바 '판타스틱 4'를 구축하면서 모든 팀의 부러움과 공포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앙리의 적응문제와 데쿠의 노쇠화, 백업 플레이어의 문제, 에투의 부상,
결정적으로 팀의 에이스 마법사 지뉴의 급격한 폼 저하로 인해 2시즌 연속으로 하얀 유니폼의 선수들이
리그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영원히 팀을 떠날것 같지 않던 호나우지뉴가 AC밀란으로 이적하고(내 레플리카 ㅠㅠ) 펩 과르디올라(이하 펩)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아름다웠던 라이카르트 시대는 저물고야 말았다.
라이카르트의 시대는 곧 호나우지뉴의 시대, 이제 펩의 시대는 바로 메시의 시대였다.
바르샤의 중심축은 이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3. 플레이 스타일
☆ 신상문
이윤열, 한동욱, 신희승....수많은 포스트 임요환들이 있었으나 결국 그가 될 수 없었던 것처럼
신상문 역시 박서가 될수는 없다. 그러나, 신상문이 임요환과 가장 닮았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의 경기는 시종일관 짜릿하고 흥미진진하며, 기발하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신상문의 경기가 가장 재미있는 건 아무래도 저그전이다. 여러가지 연습을 통해 그가 내린 결론, 바로 2스타레이스다.
대 저그전 2스타 레이스. 햐....빌드의 이름만 들어도 왠지 낭만이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것 같다.
임요환, 이윤열 등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들만 사용했던 바로 그 빌드.
신상문은 여기에 정명훈류(라고 쓰고 최연성류라고 읽는다) 벌쳐 플레이를 조합하면서 극강의
2스타 레이스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대저그전 2스타 레이스는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손이 무지하게 많이 가는
플레이다. 벌쳐로 눈치를 잘 봐야하고, 히드라에 잡혀도 안되며, 스컬지에 격추당하면 더더욱 안되고, 6~10무탈
타이밍을 버텨야 한다. 바이오닉으로 무사히 넘겨야 하며 짤짤이로 일꾼도 잡아줘야 한다.
중간에 한 블럭만 잘못 맞춰도 우수수 무너져버린다. 외줄타기 곡예비행인 셈이다.
MB와 신상문의 2스타 레이스의 공통점은?
알고도 못막는다.
상대가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질 노릇이기는 마찬가지다.
심지어 지난 스타리그에서는 투신의 향기가 나는 조일장을 박서의 향기가 나는 몰래 팩토리로 두들기며
나를 감동시켰다.
하이트 스파키즈의 팬이 아닌 나도 감동해버린 이 미라클 보이를 스파키즈 팬들은 얼마나 예쁠까?
★ 메시
기본적인 하드웨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카카와 호날두보다 순속에서는 메시가 밀릴수밖에 없다.
그러나, 메시에게는 전방위 드리블이 있다. 그의 작은키를 이용한 순간적이고 유연한 방향전환은
카카와 호날두의 바디웨이브 이후 폭발적인 직선 드리블 만큼이나 위협적이다.
메시는 왼발잡이로, 크로스가 아닌 연계플레이와 지공을 활용한 바르샤의 전술에서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오른쪽 포워드다. 펩이 추구하는 미들-포워드간의 유기적인 공간확보와 토탈사커에서 그라운드의 사령관은
샤비지만 돌격대장은 결국 메시다. 오른쪽에서부터 가운데로 치고 들어오면서 동료와 공을 주고 받으면서 들어오면서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홀리는 사이 전쟁을 마무리지을 에투와 앙리가 득점을 올리는 장면은 바르샤의 공식과 같다.
라이카르트 시대에 왼쪽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던 호나우지뉴는 공격에 있어서 모든 것이 가능한 말도 안되는
옵션을 지닌 선수였다. 호나우지뉴는 돌파, 패싱, 킥, 슈팅을 하는데 있어 공간과 타이밍을 거의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던
이 시대의 진정한 마법사였다. 메시는 돌파를 제외한 부분에서 전성기의 호나우지뉴보다 앞서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그러나 메시는 조금더 동료지향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며 수비가담이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호날두가 살아날수록 반대편이 약해졌던 맨유와는 달리 메시가 살아날수록 반대편도 살아나는 바르샤의 강력함은
앙리의 부활을 이끌었다. 바르샤와 메시의 팬들이 괜히 그를 메시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펩의 팀에서 에투와 앙리는 다른 선수가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메시는 대체불가능의 선수다.
4. 약점
☆ 신상문
요즘 스타판에서 쫌 한다는 선수들에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 산의 이름은 택뱅리쌍이다.
먼저 뱅일 넘어야 하고, 소년가장을 넘어야 하며, 최종적으로 택동을 넘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현재 이 산을 등반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선수는 정명훈, 신상문, 김정우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사실 지난 MSL에서 이영호와 붙게되었을 때,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싶던 맘이 앞서던 게 사실이다.
신상문의 비도술(飛刀術)은 정말로 날카롭지만 이영호가 휘두르는 도법의 묵직함은 토스전과 테란전에
더욱 적합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상문은 이영호를 밀봉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영호와 송병구와는 대등한 전적을 보이나 김택용에게는 1승 3패, 이제동에게는 5패를 기록하고 있는
신상문은 이들을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비교적 낮은 승률을 보이는 프로토스전의 개선도 시급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개적으로' 택뱅리쌍과 겨루기 위해서는 개인전 트로피가 반드시 필요하다.
★ 메시
사실 메시의 단점은 기복과 부상에 있었다. '있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번시즌 들어 기복과 부상이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훈련방식이 자유방임에 가까웠던 라이카르트 시대에 비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펩의 훈련방식이 메시에게는 잘 맞는 모양이다. 물론, 펩이 그 어떤 선수보다도 메시의 체력과 컨디션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메시는 이미 리그 우승과 컵대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모조리 쓸어담았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월드컵과 개인 수상(발롱도흐, FIFA올해의 선수상 등)뿐이다.
5. 미래
☆ 신상문
신상문의 현재는 06~07의 메시와 같다. 이전의 에이스였던 찬스박은 이적했고, 명수박은 더 높이 날지 못하고
약간 꺾인 기세다. 이제 스파키즈는 신상문의 팀, 그가 얼마만큼 더 성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메시는 이전의 에이스와 비슷한 정도의 기량과 무게감을 가진 선수로 성장하며 바르샤의 트레블을 이룩해냈다.
신상문이 택뱅리쌍급으로 성장하여 다시 한번 팀에 우승트로피를 안기고 자신 역시 개인리그 챔피언이 되어
본좌논쟁에 합류할 수 있을지, 아니면 본좌가 되지 못하고 향수로 기억되는 준본좌에 머물게 될지,
한 팀의 에이스급으로 남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심지어 게임도 재미있지 않은가?
★ 메시
정점을 찍은 선수가 다음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은 2가지 뿐이다. 내려오거나, 빨리 내려오거나.
파울로 말디니, 라이언 긱스, 델 피에로같읕 선수들은 산 정상에 올라가서 바둑을 두면서 도무지 내려올 생각을
않았던 선수들이다.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베론과 같은 선수들은 너무 빨리 내려와버렸다.
이제 막 정상을 올라간 메시가 정상의 아름다움에 취해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수 있을지, 아니면
피곤하고 놀고 싶어서 빨리 산을 내려올지, 우린 모른다. 어쩌면 본인도 모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메시가 비교적 오랫동안 정상에 머물러 있었으면 한다. 그의 전방위 드리블을 계속해서 보고 싶기 때문에.
꼭 키작은 남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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