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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5/16 08:16:05 |
Name |
[秋] AKi |
Subject |
박찬수의 트라우마 |
2인자...
지긋지긋할지도 모르는 호칭이다.
그 어떤 2인자도 이 부담감을 떨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상황을 즐겨버리는 듯한 누군가도 있지만....
박찬수는 저그전으로 빛을 본 저그다.
분명 박찬수의 저그전은 놀라운 성적이다 70%대의 성적을 유지할수 있는 저그는 흔치 않다.
근데 문제는 같은 시대에 이제동이라는 괴물이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
동족전 80%
그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성적.
그뿐만 아니라 역사상 처음으로 빌드가 갈리면 게임이 결정난다는 저저전의 법칙을 무시해버린 저그가 등장했다.
12풀과 12해처리가 싸우면 12해처리가 좋고,
9풀과 12풀이 싸우면 12풀이 좋고,
9풀과 12해처리가 싸우면 9풀이 좋다.
근데 이제동은 이 법칙을 싹 다 무시해버렸다.
빌드가 안되면 운영과 멀티 테스킹으로,
빌드에서 이기면 공격적인 성향으로 상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그 어떤 저그도 이제동이 세운 저기록을 넘지 못하면 저그 1인자로써의 등극은 꿈도 꿀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박찬수에게 붙은 수식은 2인자다.
분명 박찬수는 이제동의 연승에 제동을 건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제동은 그런 실수는 다시는 없다는 듯이 박찬수를 상대로, 빌드싸움에서 져놓고도 운영으로 MSL 16강에서 그를 제압했다.
그 후로 상대전적은 멀리멀리 벌어지기만 했고....
박찬수에게 이제동은 넘을수 없는 벽과 같은 기분일지도 모르겠다.
박찬수는 분명 뛰어난 저그임엔 틀림 없다.
스타리그 4강 2번, WCG우승, MSL우승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다.
박찬수의 저 성적까지 오르는 과정엔 이제동의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그팬들은 아직도 이제동을 1인자라고, 저그는 원탑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제동에 묻힌 그의 이름..
분명 MSL을 우승했다.
6룡중의 한명인 허영무를 잡고...
그가 그렇게 약하다던 토스전을 결국은 보완을 해서 결국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는데...
누구 하나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이 없다.
1인자 박찬수라고....
때마침 반대리그에서는 택뱅리쌍의 둘, 그것도 가장 본좌 후보에 가깝다는 이제동과 김택용이 올라왔기에...
김택용이 김빠진 패배를 당한것은 아쉽지만,
그즈음 온게임넷 4강을 준비하면서 플레이오프까지 준비하던 이제동은...
플레이오프에서 이영호,박지수,박찬수가 버티는 KTF를 올킬 해버리는 괴력을 발휘했고...
4강에선 조일장마저 셧아웃 시키며 팬들은 온통 이제동이 과연 CJ전에서도 올킬을 할것인가에만 열중했다.
3킬로 공식전 9연승. 그것도 프로리그 플레이오프+개인 4강+프로리그 결승전에서....
일반 리그에서 세운 기록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결국 결승에서 저그가 테란을 역스윕 시키는 드라마까지 만들어버렸고, 팬들은 이제동을 연호했고,
그리고 박찬수는 다시 묻혔다... 몇일전 세운 자신의 기록 조차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제동에 대한 트라우마...
우승자인데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 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테란 변길섭, 20% 승률의 토스전을 가지고도 토너먼트에 운에 따라 토스를 안만나고 우승한 한동욱
그나마 박성균은 요즘 부진에 비하면 우승했을 당시는 주목받았지만..
또다시 프로리그엔 배틀로얄이라는 희대의 저그맵이 등장했다.
저저전이 지긋지긋하게 나타나고 있고, 이제동은 자기 세상 만났다는 듯이 승률올리기에 한창이다.
근데 박찬수는?
패배, 패배, 그리고 또 패배...
김태형해설이 말했다. 박찬수는 저저전에서 저글링 활용이 일품인데 맵의 특성상 그것으로 승기를 잡을수 없는 박찬수를 왜 이곳에 활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나역시 생각은 같다.
아무리 맵이 종족에게 안좋아도, 박찬수 정도면 다른 종족을 상대로도 충분히 승을 거둘수 있는 저근데...
그의 활용은 안타깝기만 하다.
박찬수는 이제동 같은 만능형 저그가 아니다.
그만의 스타일이 자리 잡은 저그이다.
보다 공격적이고, 운영보다 힘이고 뛰어난 판단력과 과감함으로 기세가 중요한 저그이다.
이제동은 난전에 능하면서도 그 누구도 따라할수 없는 멀티테스킹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때론 여우같은 운영을 보여주기도 하고,
틀에 얽메이지 않고 5드론, 2해처리, 3해처리, 초반의 저글링 압박, 아무도 안쓴다는 퀸, 사장되었다던 저럴, 최고수준의 뮤탈,
디파일러의 동시다발적인 플레이그 다크스웜, 난데없는 폭탄 드랍까지...
박찬수는 이제동이 아니다.
박찬수가 패배할때의 모습을 보면 초반에 준비한 빌드가 무너지고, 자기 뜻대로 안되면 활로를 찾지 못하다 지는 경우가 많다.
이제동은 초반에 무너져도 말도안되는 뮤탈로 역전한 송병구와의 결승 2경기, 순간적 기지로 럴커를 활용한 박성균과의 MSL 4강 2경기.
로키에선 기동력을 활용한 속도 난전으로 제압한 이영호와의 4강 3경기.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힘들다는 저그로 역전승을 곧잘 해내는게 이제동이다.
하지만 박찬수는 그렇지 않다.
그 기세를 잡고, 한번 몰아 붙이면 지는걸 거의 본적이 없는게 박찬수이다.
혼자 신내다 지는 저그는 많지만, 박찬수가 신이나면 그것은 곧 승리다.
기세를 타는 저그이라는 것이다.
근데 우승자 징크스
아무래도 좋다
벌써 1승 6패..
이제동은 같은 맵에서 저만치 달아나고 있는데... 자신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 어떤 다른 종족의 선수보다 박찬수에게 부담은 이제동이다.
스타일에 맞지 않아, 되도 않는 배틀로얄에서 헛물을 키고 있고,
저저전의 고승률을 바탕으로 커온 저그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종족전에서 연패.
자신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며 넘어서야할 만한 목표는 저만치 달아나고 있고,
신인들은 자신의 자리를 치고 올라오고 있고, 분명 자신감이 땅에 떨어질만하다.
이영호를 제압할만한 몇안되는 저그중에 한명으로 분명 테란전도 잘하지만,
허영무, 송병구를 꺽고 우승하며 토스전도 입증했다고 생각했는데...
무너진 저저전, 오늘 보여준 참담한 테란전,
악순환의 고리일지도...
이제동은 김택용과 계속 명승부를 만들어 내고 있고, 자신은 이젠 같은 팀이라 싸울 기회가 줄어든, 이영호와도 명경기를 주고 받는다.
개인리그는 우승했으면서 프로리그엔 도움이 안된다는 부담감이 들기도 할테고,
KTF의 우승의 대한 열망은 분명 박찬수의 부진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지도 모른다.
쌓이고 쌓인 누적된 부담감과 우승해도 1인자로 인정 받지 못하는 허탈감은 분명 자신을 다스리는데 어려울 것이다.
분명 KTF의 코치진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박찬수는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서는 자신과 싸움에서 승리해야한다.
노력.
이제동은 경기에서 이기고도 쉽게 이기면 억울하다고 한다.
억울할 만큼 연습을 한다고 한다.
박찬수에게 재능이 없는건 아니다. 그랬으면 MSL우승은 이루지 못했겠지...
나 역시 이제동의 열열한 팬이다.
하지만 저그팬으로 시원시원하고 힘 있던 박찬수의 모습도 좋아한다.
하드보일드한 저그로...
어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자신을 넘어서지 못하면 평생 이제동을 넘어설 수 없을것이다.
대전제를 잊지 말도록.
힘내라 박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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