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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3/28 21:22:50
Name 브랜드뉴
Subject 이제동,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본좌로드에는 항상 '마' 가 끼나봅니다.

불과 한 두달 전만 해도 김택용의 기세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였습니다. 라이벌이라 평가받던 송병구마저 프프전 연승으로 이겨내고
스타리그 와카전 부터 11연승 이었던가요. 프로리그에서도 지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프로토스 최초의 올킬까지..

이 선수를 누가 막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곰티비 클래식 우승자매치에서 이제동에게 무너진 것을 기점으로 서서히 하락세의 기미가
보이더니, 준플에서 고강민에게 무너지고 4강전에서 팀메이트 정명훈에게 마져 셧아웃 당하며 화제의 중심에서 빗겨났습니다.

김택용이 주춤하는동안 이제동이 무섭게 달립니다. 어느덧 10연승을 훌찍 넘어버린 공식전. 역대 최강의 동족전을 무기로 라이벌들인
택백리쌍을 밟으며 소리없이 제 1선으로 나섰습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잡으먹을듯한 눈빛, 그리고 무서운 집념으로 한치의 방심도
하지않는 '위닝머신' 같았습니다.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플옵에서의 KTF올킬.. 저는 이순간 이선수가 수년이나 공석으로 있는
5대본좌, 아마도 스타크래프트 마지막 본좌가 될 수 있을거라 확신했습니다.

김택용 선수의 경우 기량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과거 위대한 선수들과 비교하면 그들 특유의 독기와 집념에서 2% 부족함을 느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선수는 9:1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방심하는 법이 없습니다. 심지어 이기고 나서도 기쁨을 자제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합니다. 오늘 올킬을 하고 스타리그를 우승한다면 화룡점정을 찍을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CJ팬이자 이제동 팬의 입장으로, 오늘 경기는 누구하나 시원하게 응원 할 수 없었던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이제동이 잘 했으면 했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팀단위리그 결승까지 올라간 CJ의 패배도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믿을만한 카드라고 생각했던
변형태의 패배이후 저는 이런 기분을 언제 느껴봤었더라 하는 데쟈뷰를 느꼈습니다. 곰곰히 기억을 되돌려 생각해 보니 그것은
마재윤이 양일에 걸쳐 4강전을 치루던 그때의 그 기분 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아.. 나는 지금 5대본좌의 탄생을 눈으로 지켜보고 있구나'

한치의 의심도 하지않았습니다. 이정도의 기량을 가진 선수를 CJ에서 아니 전팀을 통틀어도 과연 누가 막을수 있을까. 그랬기에 3경기
마재윤의 패배에도 무덤덤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용은 다 그렸습니다. 마지막 눈에 붓 한번만 대면 그려진 용이 실체가 되어
하늘로 비상하리라 믿었습니다.

5드론..

러시아워가 부담스러웠을까요?

얼마 뒤 열릴 결승전이 신경쓰였을까요?

지난 3경기로 지쳐서 조금은 쉽게 마무리 짓고 싶었을까요?

포스트 시즌에 한번도 나오지 못했던 팀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을까요?

마재윤이 그랬듯 한번쯤 5드론으로 화제를 만들고 싶었을까요?



5드론이 무난하게 막히고 전진하는 생머린부대에 메딕 파이어뱃이 합류할 시점에 저는 '마' 가 낀다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왜 모두들 한걸음을 내 딪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앞에는 무엇이 있기에 그토록 뛰어난 선수들이 감히 더 나아갈 수
없는 것일까요?

이제동을 이긴 조병세는 거침이 없었고 회심의 카드였던 7경기 구성훈까지 명승부끝에 제압하며 결국 드라마를 써 내었습니다.
이제동의 3킬은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고, 모두를 두렵게 심지어 경외감까지 들게 만들던 그 선수는 거침없던 행보에 잠시 쉼표를
찍었습니다.


오늘 패배했을지라도 이제동의 기량을 의심하는 이는 단언하건데 없을것입니다.  
뒤에 열릴 결승전의 승리도 그의 몫이 되리라 조심스레 점쳐 봅니다.

하지만 임이최마 라인의 계보를 잇는 필요조건은 실력만이 아니고, 그외에 분위기라던가 운이라던가 그리고 드라마를 쓸 수 있는
주변 여건들이 필요합니다. 4강전 3:0 완승 그리고 플레이오프, 결승전 연속 올킬 이후 스타리그 우승은 다수가 납득 할 수 있는
스토리 였다는 점에서 오늘의 패배는 많이 아쉽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그의 스토리가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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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28 21:24
수정 아이콘
MSL 결승,위너스 결승,그리고 바투배 결승.


박찬수,CJ,이제동선수의 우승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이제동선수는 모르긴 몰라도 오늘의 경기를 충분히 약으로 삼을 선수입니다. 아직 그 이야기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만약에 이제동선수가 우승한다면 위너스리그 결승결과가 저한테는 가장 윈윈인듯 ㅠㅠ
09/03/28 21:26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이제동 선수의 발걸음은 언제나 본좌에서 반보가 모자라네요.
CJ팬이지만, 저그의 구세주 라는 이름. 아직까지도 공석인 본좌의 이름. 이제동선수를 가장 응원했는데 .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09/03/28 21:27
수정 아이콘
확실히 스타리그 4강 3:0 셧아웃, 포스트시즌과 결승의 선봉 2연속 올킬, 바투스타리그 우승으로 이어지는 포스 콤보라면 모두가 납득할만한 포스였죠.
오늘 3:0상황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본좌 포스를 느꼈구요. 그래서인지 4경기의 5드론 선택은 약간 아쉽네요.
3킬을 하고도 분이 안풀린 이제동선수의 표정으로 봐서는, 오늘 숙소에 바로 돌아가자마자 스타리그 결승 연습에 매진할듯 싶습니다.
산들 바람
09/03/28 21:28
수정 아이콘
팀이 지는 순간 3킬도 의미가 없어졌다. 지금 패배 반드시 배로 복수하겠다.
이제동선수의 인터뷰가 떴네요. 이래서 이제동선수에게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다음번에 꼭 복수하길 바라며 3킬에 아쉽게 그쳤지만 충분히 놀라운 경기력이였다고 박수치고 싶네요.
위너스리그 결승전에서 1승도 못하고 지는 선수가 허다한데, 비록 올킬을 못했지만 3킬도 잘한거니까요.
바투스타리그 결승에 매진해 꼭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동 화이팅!
밑힌자
09/03/28 21:28
수정 아이콘
이제동은 공식전 13연승을 두번이나 찍으면서... 자신의 기록을 깨지 못하게 하려는 박태민 선수의 압박을 넘어서지 못하는군요. 크크;
09/03/28 21:30
수정 아이콘
밑힌자님// 그것보다 연승 2위기록인 황본좌님...... 응? 이제동선수의 공식전 13연승이 아마 공식전 최다연승 3위기록으로 알아요.
킹이바
09/03/28 21:31
수정 아이콘
슈슈님// 근데 상식적으로.. 포스트시즌과 "결승"에서 2연속 올킬을 시도한다는것 자체가 상식 밖의 일이죠.. 덜덜
09/03/28 21:31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로 더 불타오른다면... 말만 들어도 후덜덜하군요-_-;

오늘도 5드론의 선택이 애석할뿐, 이제동선수만큼 큰 위압감을 뿜어낸 선수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밑힌자
09/03/28 21:34
수정 아이콘
SKY92님// 윽... 깜박했습니다 - _-; 15 - 14 - 13... 참 기록 깨기 힘든 것 같습니다. 크크;
Legend0fProToss
09/03/28 21:36
수정 아이콘
지금도 포스는 본좌포스죠... 4경기도 질때 그냥 졌구나하는 정도였으니... 뭐 팀이져서 이런느낌인거죠
09/03/28 21:3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참 대단한게 오늘 3승이후에 1패를 했을뿐인데도 체감상 느껴지는게 그 1패가 굉장히 크네요. 최근에 이제동선수가 굉장하긴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09/03/28 21:40
수정 아이콘
글의 주제와는 별 상관없지만;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프로토스 최초의 올킬은 김구현선수입니다 ㅠㅠ 같은 날 이제동선수의 역올킬이 있어서 묻혀버린 비운의 올킬...;;
브랜드뉴
09/03/28 21:44
수정 아이콘
소디님// 앗 그렇네요. 말씀을 듣고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수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구현선수 지못미 ㅠㅠ
09/03/28 21:46
수정 아이콘
포스엔 변화가 없다고 봅니다. 09년 이제동선수 공식전 승률이 제가 알기로 70프로 이상인것으로 알고있습니다;
YounHa_v
09/03/28 21:46
수정 아이콘
14전에서 13승 1패
오버마인드
09/03/28 21:50
수정 아이콘
세번이기고 한번 졌는데 아쉬운 얘기가 많이 나온다는건....
좋게 받아들여야겠죠 ^^

얼마후에 있을 결승이 참 기대가 됩니다
이이우우
09/03/28 22:00
수정 아이콘
아직은 드라마를 쓸때가 아닌가보죠 흑흑
다음시즌에 더 멋진 드라마를 쓰길바랍니당
어차피 본좌소리들으려면 다음시즌에도 우승을 해서 4회우승을 채워야 할테니까요
09/03/28 22:0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같은 팀원들 생각 해서 5드론 한 거 같네요.
王天君
09/03/28 22:04
수정 아이콘
정말 아쉽습니다.확실히 연승이라는 것은, 포스라는 것은 카드를 가지고 로열스트레이트 플래쉬를 만드는 기분입니다. 패가 하나만 색이 달라도, 혹은 순서가 어긋나도 그 최강의 패는 단번에 어그러지고 말죠. 오늘 올킬을 했었다면 전무후무한 역사 하나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아무튼 해줄만큼 충분히, 아니 분에 넘칠만큼 이제동 선수는 제몫을 해주었습니다. 이번 위너스리그에서의 활약이 이제동 선수의 이름값을 더욱 높여주었고 자기가 얼마나 강한선수인지를 충분히 증명했으니까요. 앞으로도 다른 선수들은 이제동을 만나면 다른 어떤 선수보다도 긴장해야 할겁니다. 하마터면 두팀을 연속으로, 그것도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무너트릴뻔한 선수이면서 올킬만 세번을 한 선수이니까요.

마지막, 용의 눈동자에 점을 찍지 못했음에 이를 가는 그 승부욕이 멋집니다. 다음에는 승천하는 용을 완성시키시길.
Nothing better than
09/03/28 22:35
수정 아이콘
예전 이윤열 선수가 머신이란 말을 들을때가 있었는데, 이제동선수를 보면 인간이긴 한데 인간성을 버리고 아드레날린주사를 맞으면서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싸움꾼으로 보입니다. 정말 봐주는게 없죠.

오늘 패배한 한경기는 비록 한경기지만, 글쓴이 말대로 본좌로드를 내달리다가 삐긋하여 탈선한 상황입니다. 물론 결승지점까지 김택용선수가 다시 앞선것은 아니지만, 오늘 이기고 온겜 결승만 먹는다면 (그것도 압도적으로) 비록 메이저대회 승수가 1회 모자르더라도 본좌 결승라인을 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말 아쉬운 패배였죠. (팀의 패배와 이제동을 이긴 상대가 역올킬까지 기록했으니..)

어쨋든 이제동 선수의 무서운 점은 슬럼프가 길지 않을뿐더러 계속 노력한다는 점. 모든 선수들이 이런 마인드를 배워야 할 듯...

p.s. 정명훈 선수는 임,최와 메카닉 최종빌드를 연구하지 않으면 안될듯...
AerospaceEng.
09/03/28 22:51
수정 아이콘
최근 보여준 포스는 정말 본좌포스였습니다.
나는나
09/03/28 23:04
수정 아이콘
결승전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동선수를 열심히 응원했던 터라 굉장히 안타까웠는데요. 특히 4경기가 너무 아쉬웠죠.
그런데 방송에는 나갔는지 모르겠는데, 현장 전광판에(4경기 전에 엔트리 발표 전인가 후인가 가물가물하지만)
이제동선수가 부스에서 나와서 조정웅 감독과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잠깐 잡혔는데 조정웅 감독의 입모양이 제가 보기에
'져도 돼, 괜찮아(or그냥해)'였었습니다.(물론 제가 잘못봤을 수도 있지만요..)

아무튼 그 입모양 보고 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긴 했지만..설마 5드론 할 줄은...
여태까지 기사들을 볼 때 4,5라운드에 중점을 두고 있고 프로토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고 한 걸보면
5드론이 통하면 그냥 이기는거고, 지면 프로토스를 시험해보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무튼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제 몫을 충분히 다했고, 정말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검은별
09/03/28 23:48
수정 아이콘
지난주 올킬, 금요일 3:0 셧아웃, 오늘 3킬 이제동 선수 충분히 잘했습니다.
넫벧ㅡ,ㅡ
09/03/29 00:03
수정 아이콘
이제동 선수는 전율을 안겨주었습니다. 비록 4경기가 아쉬웠을지언정, 그경기아 아쉽게 된것은 나머지 화승 선수들의 책임이 너무나 크게 느껴지네요. cj의 주축선수를 전부 이겨준 이제동선수인데... 오늘의 화승은, 이제동 원맨팀이란것을 만천하에 알린꼴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동선수의 2경기는 강민해설의 할루리콜이후 최고의 전율을 안겨준 경기였네요. 변형태선수급의 테란을 상대로, 전략이 읽히고, 막히면 지는 전략을 결국 성공으로 이끄는 이제동 선수를 보면서 놀라고 놀랄 따름이었습니다. 이제동선수.. 그는 현재 최고의 본좌후보이자, 어쩌면 본좌보다 더 높은 명칭을 붙여주어야 할 선수일것 같습니다.
밑힌자
09/03/29 00:18
수정 아이콘
오늘 이제동 선수는 김구현 선수의 아픔을 이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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