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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15 22:21
송병구선수 세경기 모두 상대는 안티캐리어빌드만 할것이다라고 단정을 지어놓고 플레이를 하더군요.
블루스톰에서 앞마당까지 탱크세기가 올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던것도 그렇고, 카트리나 정찰없이 노게잇 더블넥을 하는것도 그렇고, 트로이 엎어지면 코닿는 거리인 세로방향에서 상대는 타이밍조이기를 준비하는데 트리플을 하는것도 그렇고...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송병구선수가 작년 후반기 즈음해서 기량상승이 멈춰버린 느낌을 받았기에, 이번 기회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08/03/15 22:25
글쓴분이 죄송할것 까지야.. --;
어차피 준비는 송병구선수가 했고 결과역시 송병구선수가 가져가는 것입니다. 팬심 이상으로 자책하시는것같아 좀 보기 안타깝네요.
08/03/15 22:26
이영호의 후반이 근래들어 너무 강력하니 초반 전략까지는 미처 안배를 해두지 못한듯도 싶네요. 빠른 정찰등 약간의 손해를 보면서 초반을 대비하다보면 운영싸움에 불리하다는 생각을 했을수도 있구요.
농구에서 극강의 득점력을 갖춘 선수가 극강의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더블팀 수비를 함부로 하기가 어려운것처럼 말이죠.
08/03/15 22:34
그런데 굳이 누군가가 말을 하지 않더라도 선수들 사이에서 이미 해법이 나왔을 텐데요. 다만 그것을 결승전 관련 인터뷰에서야 비로소 "해법을 찾았다" 라고 말하는 것을 팬이 아는 것과, 이미 팬 중의 누군가가 분석해서 커뮤니티에 미리 알려진 것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제는 송병구 선수 본인이죠. 이영호 선수가 쓴 전략, 대부분이 몇년 전에 테란들이 굉장히 많이 쓰던 전략이었는데요. 다만 그것을 그 때와 다른 피지컬로 구사할 뿐이죠. 뭐, 좀 다듬어진 부분도 있겠습니다만, 모두가 안티 캐리어라고 생각하는 상황과, 이영호 선수의 연습을 도와준 송병구 선수의 상황, 김택용-송병구로 이어지는 플토 10연전을 모두 안티 캐리어 빌드를 구사한 상황, 경기 전 인터뷰 심리전 등이 모두 합쳐져서 머릿속을 밀어버렸을 뿐이죠. 솔직히 3경기 그 상황이 되면 "아, 이제 3-3업 가겠구나" 라고 열에 아홉은 생각할 것 같네요. 그걸 또 역으로 노린 이영호 선수도 대단하고요.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세번 연속 가위를 낸 것 정도가 임요환의 삼연벙이라면, 이영호의 이번 결승은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그야말로 고도의 수싸움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또 다시 결승에서 이런 다전제 승부가 나오려면 김택용, 송병구에 준하는 플토 두명을 상대로 다전제에서 피터지게 이긴 뒤에 결승에서 비로소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니까요. 이건 정말 완벽하게 진겁니다. 임요환이 쓰는 벙커링은 막힐 확률이 높죠. 그런데 박성균이 쓰는 벙커링은 발컨만 안나오면 통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건 컨트롤의 문제,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 성향의 문제죠. 이영호는 그 "선수의 성향" 을 김택용-송병구 를 4강과 결승에서 각각 꺾으며 완벽하게 "후반-안티 캐리어"로 바꿔버렸습니다.
08/03/15 22:43
arq.Gstar님// 특정선수를 응원하는 팬은 아닙니다. 저는 잘하는 선수 편이죠.
그러나 약 한달정도의 송병구, 김택용과 이영호 사이에 있었던 경기들과 그에 대한 커뮤니티들의 수많은 격론들, 그리고 이영호 선수의 빌드에 대한 제 스스로의 감탄까지 어우러져 정말로 이번 결승은 진지하게 기다려 왔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3:0...예상했던 상황들은 하나도 나오지 않은, 정말로 머릿속이 하애지는 결과... 경기를 보는내내 저는 이영호 선수에게 완전히 당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제 기분이 이정도인데 송병구 선수 본인은 어땠을지...짐작조차 할수없고, 해서 너무 미안합니다...
08/03/15 22:45
휀 라디엔트 님//책임지세요..ㅠ.ㅠ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패배의 원인은 송병구선수가 가지고 있었고,승리의 요인은 이영호선수가 가진 것일 뿐입니다.
08/03/15 22:58
1경기 초반 3탱크랑 마린이랑 벌처 이끌고 나갈때 트리플 가는가 보다 했습니다.근데 쭉 나갑니다.'어라? 드라군에 다 죽을건데..'
그냥 중앙 미리 조이는 거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상대 앞마당 옆에 자리잡는 허를 찌르는 수. 2경기는 결승에서 설마..그것도 자신이 잘해왔던 카트리나에서..그 빌드를 안써?에이...설마? 3경기는 서로 앞마당 먹는거 보고 이제 안티캐리어 나오겠구나 싶었는데..아머리가 안 올라가고 팩토리가 쭉 올라가 버리는 장면. 벌처로 마인심으면서 뒤에서 탱크랑 마린이 공격하고 드라군은 어쩔 수 없이 마인 제거하면서 뒤로 빼다가 결국... 그동안 봐온 심리전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08/03/15 23:21
원래 이영호 선수는 카드가 하나뿐인 선수가 아니죠. 정형화된 플레이만 하는선수가 아닙니다.
그때는 빡빡한 일정이 겹쳐 9연전 모두 쭉 그냥 자신이 연습때 가장 안정적이고 승률이 좋았던 안티캐리어 빌드를 썼을지 모르지만.. 영악한(?)이영호선수가 결승전에도 정말로 같은 빌드를 쓸거라고 송병구선수는 순진하게 생각한걸까요? 이영호선수는 예전부터 초반 전략을 곧잘 구사하곤 했습니다. 대 김택용전 몬티홀에서의 가스를 이용한 미네랄 뚫기로 빠른 마린 러시를 성공시키기도 하고 상대가 빠른 더블넥을 하면 주저 않고 scv다수 마린 끌고 나와 경기를 끝내버리는 과감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대 플토 9연전에서의 장기전 선호형 업그레이드 위주 탄탄한 운영은 단순히 이영호선수가 가진 수많은 단면중 하나일뿐입니다. 글쓴 분께서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안티캐리어 빌드에 너무 집착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때의 계속된 다전제 승리는 단순히 이영호선수의 역량이 뛰어나서이지 그 빌드를 다른 선수가 썼다면 그정도로 강력하진 못했을겁니다. 송병구선수의 패배를 자신의 책임으로 자책하는것은 너무 앞서나가시는 거 같습니다. 책임이 있다면 송병구 선수 본인이겠죠. 연습량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어떻게 연습을 하느냐가 더중요한거죠 개인리그 결승이건 프로리그 포스트 시즌 이건 보면 항상 하던대로 경기양상이 흘러간적은 거의 없지 않습니까..안타깝지만 너무 정석에만 얽매여 안일한 플레이를 하려고 한 송병구 선수의 잘못이 큽니다. 더불어 아직 고 1 나이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노련하고 수싸움에 능한 이영호선수가 더욱 빛나보이더군요. 오늘 경기를 보고나니 문득 김택용선수였으면..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안정적인 테란전 운영은 확실히 송병구 선수보다 떨어지지만 무언가 새로운 플레이를 기대하게 만드는건 김택용선수니까요.
08/03/15 23:22
송병구 선수가 못한거죠. 뻔히 약점이 있는 빌드를 5게임 전부 준비해왔을리가 있겠습니까?
송병구 선수의 플레이는 마치 변형태 선수와 3연속 2팩에 밀린 스타리그 4강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상대는 무조건 원팩 더블'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했다면 지금은 '상대는 무조건 캐리어를 대비할 것이다' 라는 생각만 했던거 같어라고요. 송병구 선수의 플레이의 유연성이 전체적인 틀속에서는 없어보이더군요. 이영호 선수는 판을 잘 짜왔고, 송병구는 전체적인 판을 무시한체 세세한 부분만 신경써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08/03/15 23:24
이영호 선수가 정말 무서운게 실력뿐 아니라 상대의 심리를 적절히 이용하는게 정말 일품이고
이제 고1의 나이라 엄청난 실력 성장이 예상되네요. 송병구 선수는 정말 안타깝네요. 준비한 안티 케리어 빌드는 한 차례도 사용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송병구 선수가 우는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던 -_- 데뷔 4년차인 프로게이머이지만 아직 송병구 선수는 21살 어린 선수라 심리적인 영향 또한 심할듯.
08/03/15 23:25
그래도 3경기는 두 선수 머릿속에 안티캐리어 빌드는 없었을 것입니다.
세로 방향이면 지오메트리와 맞먹는 짧은 러쉬 거리 후반으로 갈수록 플토에게 좋아지는 트로이란 맵.. 테란이 팩토리 늘려 타이밍 잡고 나오는게 제일 좋은 전략인데 한가하게 안티캐리어 빌드를 쓸 상황이 아니었죠. 송병구 선수도 속았다기 보다는 트리플 가져갈때 테란의 진출을 대비하고 있었지만.. 막상 테란이 나왔을때 이전 경기에 맘이 흐트러져서 교전 컨트롤에 실수가 있었던 것도 같고 아니면 멀티와 게이트를 동시에 늘리는 타이밍에 탱크 세기로 탁 치고 나오는 이영호 선수의 타이밍이 기가 막혔던 것이겠죠.
08/03/15 23:35
이영호가 토스전 9연승인가 하던 시절 토스전 강하다는 인식이 약해진게 한 것이 송병구 였다면 이번에 12연승을 하면서 이영호 토스전 최고란 소리 나오도록 도와준게 또 송병구이기도 하네요...
08/03/15 23:57
최근 대플토 12연전
연습량이 부족했던 초반 9경기 컨셉: 상대가 뭐하든 간에 일단 막고 3-3업 메카닉물량 연습량을 충분히 늘릴 수 있었던 이번 결승: 상대 빌드를 시뮬레이션하여 그것에 맞는 최적 빌드를 날카롭게 다듬음 완벽하군요
08/03/15 23:59
경기를 안보고 기사만 봤는데 이건 뭐....
예전에 원아웃이라는 만화에 이런 말이 나오죠. 나는 흰색 카드냐 검은 색 카드냐 고민할 때, 상대방은 넉살좋게 회색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딱 그거 같습니다. 송병구 선수가 캐리어를 사용하는냐 아비터+지상군 위주 선택에서 고심하고 있을 때 이영호 선수는 전략적인 초반 찌르기 카드 내놓기....
08/03/16 00:52
송병구 선수는 너무 체제 선택에 있어서 둔합니다. 그렇게 우직해서는 프로리그나 WCG, 개인리그 8강 정도까지는 괜찮은 성적을 낼 수 있지만 결승이나 4강에서는 상대가 현란하게 변신한다는 것을 전혀 염두해 두지 않습니다. 콩변뱅이라는 놀림을 당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됩니다. 결국 변해야 삽니다.
08/03/16 11:03
저는 다른 의미로 송병구 선수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지금까지 프로토스가 우승할 때 김동수-박정석-강민-오영종-김택용 선수에게로
플토팬들의 기원이 대동단결되었었죠. 왜냐 그들이 플토의 영웅 계보를 이어가면서 군소 종족의 자존심을 지켜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3혁명 이후 플토가 주류세력이 되었고 그사이 아마 저처럼 본진은 프로토스지만 이제동의 엄청난 포스와 이영호의 믿을 수 없는 발전에 매료되어 살짝 바람 핀 팬들도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사실 저는 플토 이외에 지금까지 다른 종족을 응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제동 선수와 이영호 선수는 정말 끌리는 마음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번 스타리그 결승과 이번 결승을 보면서 사실 마음속으로 저그와 테란이 우승하고 싶은 맘이 있었습니다. 또 그들이 우승해서 좋았구요. 하지만 어제 결승에서 송병구 선수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참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저에게도 전해져 오더군요. 저처럼 방황하신 플토팬 여러분들의 마음이 다시 하나로 대동단결 될 때 우리 프로토스 선수들이 최고의 자리에 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08/03/16 15:47
천재스타크래프터님// 보름달님// 본문에도 언급하였듯이 '안티캐리어빌드'란 말를 커뮤니티상에서 처음 꺼낸것이 저입니다.
이후 곳곳에서 사용되고 결승전 중계때도 언급되는 것을 보며 내 생각들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결승전 3경기동안 안티캐리어빌드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죠. 중계진까지 언급할정도로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던 빌드라면 송병구선수 또한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너무 그 빌드에 연연한 나머지 어제와 같은 다소 맥빠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책임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심각한 의미로 받아들이셨다면 죄송합니다.
08/03/16 21:47
해설자들도 같이 심리전을 걸어주었죠.
안티캐리어빌드를 언급하면서 이걸 깨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는 식으로 몰아갔으니까요. 만약 '안티캐리어빌드' 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면 지금과 경기결과가 달라졌을까요?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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