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공군
작년 프링글스 MSL Season2의 결승이 공군 교육사령부에서 열린 것은 하나의 상징이었다. 마재윤과 심소명이 벌인 결승전의 경기 내용에 관해서는 그렇게 긴 말을 할 필요는 없지만, 공군 소속이 된 프로게이머의 등장과, 당시 훈련병의 신분이었던 임요환을 찾기 위한 노력에서는 공군이라는 존재가 E-Sports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였다.
현 시점에서 공군에 입대한 게이머는 총 다섯명이다.
강도경, 최인규, 조형근, 임요환, 성학승.
3월에 공군에서 발표한 프로게이머 특기로 시작한 입대의 노력은 강도경, 최인규, 조형근의 입대로 일단 결실을 보았고, 10월에는 E-Sports의 대표 아이콘인 임요환의 입단으로 그 결실을 보았다. 11월, 성학승의 입대까지 이루어지며, 일단 2006년의 공군 입대는 일단락되었다.
공군은 분명 이미지 확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선택을 하였다고 보여지고, 아울러 워 게임이라는 영역의 테스트 인원을 위해서 이런 선택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프로게임단을 만들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일종의 '덤'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즉, 리그에 전념하면서 참가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Airforce Challenge E-Sports, ACE라는 팀명까지 만든 것을 보면, 적어도 공군이 단순하게 E-Sports를 생각하는 것은 아님은 확실하다.
장진수, 조정현과 같은 선수는 현재 육군 복무 중이다.
최진우나, 김완철, 정재호 같은 선수는 육군 만기 제대 후, 게임계 복귀를 노렸지만 그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최진우와 김완철은 도전에서 실패한 후, 리그에서 사라졌고, 정재호에 관한 구체적인 소식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김완철과 정재호가 입대 직전에 온게임넷 듀얼에서 아쉽게 3위로 탈락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지닌 선수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2년의 공백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조형근의 성공은 그런 점에서 주목해야 하는데, 그는 분명 험난한 PC방 예선을 뚫었다.
아쉽게 스타리그 본선에 오르는데는 실패했지만, 그는 공군에서 충분히 관리를 한다면, 군대가 게이머의 무덤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임요환, 성학승과 같은 다른 게이머들의 성적에도 관심이 가는 이유이며, 그간 게이머들의 숨겨진 암초였던 군대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군 문제를 미루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입대 후에도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공군의 의미는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조형근은 작년에 가능성의 일면을 보여주었다.
스타리그 게이머에 아직은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공군의 이 정책이 잘 유지된다면, 분명 지속가능한 E-Sports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2006년의 공군은 E-Sports에게는 한 축복이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7) - 슈퍼파이트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6) - 국제화의 위기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5) - 노재욱과 류경현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4) - 개인리그 vs 프로리그(?)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3) - 프런트의 시대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2) - 창단, 그리고 과제들
개인적으로 꼽은 2006 E-Sports 10대 사건(1) - 성명석의 징계 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