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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11/17 11:12:57 |
Name |
[NC]...TesTER |
Subject |
[픽션]raDIO StaR ⑦ |
11. 2009년 7월의 어느 날
사람이 나이를 들수록 시간의 흐름을 더욱 더 빠르게 느껴진다고 어느 정신 나간 누군가가 이야기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말 만큼은 분명 진실이었다. 정말 정광석화와 같은 말처럼 시간은 내가 한 살을 더 먹으면 10년은 지나가 버리는 듯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박서의 재대 만큼이나 엘러의 재대는 가난한 저그의 폭풍 공격을 그리워하던 이 판의 많은 팬들을 기대했고, 다시 한번 임진록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회자 되었다. 그러나 박서도 그랬지만 엘러는 더 이상의 그의 모습을 보여 줄 수 가 없었을 것이다. 입대 전에도 이미 그의 쇠락은 그래도 언젠가는 우승 한번 하겠지 라는 팬들의 끈임 없는 기도와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의 새로운 3해처리 스타일과 운영의 묘라는 저그의 대세를 받아들이지 못했으니 말이다. 엘러가 속해 있는 KTF 또한 많은 쇠락을 맛보았다. 최하위권의 충격도 잠시 그 이후 4위 안에도 들지 못한 KTF는 팀 해체라는 괴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어쨌든 과거 이 판의 전성기때의 두 아이콘이 귀환했으니. 이 판의 르네상스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능성은 가지게 되었다. 다만 두 선수의 실력이 문제였으니…
2008년 프로리그 시즌부터 늘어난 경기 수와 그에 따른 개인리그 경기수의 감소는 이 판을 죽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그 결과는 미미했다. 프로리그의 수 많은 경기들은 늘 비슷해 보였고, 개인리그 마져도 그 틀을 벗어나질 못했다. 르네상스를 위해 도입된 2부리그는 팀 해체설, 경기력 저하, 방송 시청률 감소로 존폐의 위기에까지 쳐해지게 되었다. 협회에 있는 친구 말에 의하면 이러다가 이 판이 부서져 버릴 것 같다는 엄살 아닌 엄살을 내 놓기도 했다. 아마도 2부리그는 2010년도 쯤에는 없어질 듯 하다. 그리고 몇몇 프로리그 팀 또한 그 위기가 걱정이 아닌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 팀 이야기를 해보면 내년이 되면 NoWind는 다시 학생의 신분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그가 날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 였기에.. 설령 이 약속이 없었다 하더라도 난 그를 놔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작년 시즌 최 하위에서 올 시즌 역시 최하위. 물론 승수는 지난 해 보단 조금씩 늘고 있지만, 우리 팀은 아직도 팀 1승을 못 거둔 상태였다. 2번의 경기를 에결까지 가는 상황에서 져서 안타까움은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 판에 대한 나의 희망의 정도가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WGM과 NoWind는 너무 나도 자신의 몫 이상을 해줬지만, 그것만으론 이 판에 버티기엔 역부족이었다. 특별한 지원과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팀을 운영하기는 나로서도 그 끝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나마 제너시스라는 그룹의 지원으로 그 버팀을 질기게 연장해봤지만, 이제 그 마져도 끝나 버렸으니…. 그래도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나 자신의 문제였을 것이다.
언제부터 이 판은 이렇게 쇠락하기 시작했는가? 도대체 문제가 무엇이였단 말인가? 박서와 엘러의 군입대? 게임 퀄리티의 저하? 이젠 더 이상 나올게 없어서? 프로리그 경기 수가 많아져서? 팬들의 관심이 점점 사라져서? 뭐 위 이유들이 다 복합적으로 어울러져서 그랬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왜 이정도 까지 왔을까라는 것에 대해선 답을 찾을 수 없었다.
12. 2009년을 마무리하며…
이 판의 2009년은 잊어서는 안될 해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박서와 엘러는 더 이상 개인리그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피방예선에서의 줄줄이 탈락….탈락의 의미 보단 게임의 퀄리티의 문제였다. 어느 누가 보아도 다시 원래의 그들의 모습으로 돌아 올수 없는 걸로 이제는 누구나 인정했다. 가끔씩 프로리그 팀플에 나와 반갑게 그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게 그들의 전부였다. 수퍼파이터 측에서도 임진록 이벤트 매치를 만들 의미조차 찾질 못했고, 만들어봤자 분노의 팬들에게 더욱더 기름을 쏟아 붓는 효과만 가지고 올 뿐이었을 것이다.
협회는 공식적으로 2010년 시즌부터 프로리그의 2부리그를 없애겠다는 일방적 통보를 날려왔다. 늘 그렇듯…아무런 협의와 여론 형성 없이 일방적이었다. 물론 2부리그 팀들은 우리 팀을 포함해 사전 통보를 받아 그 준비를 할 시간은 있었지만,,,팬들에게는 협회에 대한 마지막 남은 신의까지 져버리게 된다. 팬택의 팀 포기는 1부리그의 와해를 가져오게 되었고, 그 팬택의 팀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은 나타나질 않았다. 나다의 군 입대가 졀정적이었으리라..
우리팀 이야기를 해보자면…선수들은 각자의 자리로 갔다. NoWind는 학생의 신분으로..WGM은 프로팀 연습생으로…나머진 각자 집으로….
난 지하 아니 반지상이란 말로 하고싶다. 방 구석 의자에 앉아 멍하니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었다. 머리통 한 구석이 비어있으며, 마치 뭐라도 생각하면 안 될 것처럼 억지로라도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었다. 협회 친구 소개로 SKT1의 코치자리도, 선수단 모임을 가지려는 노력도 나에겐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박서와 엘러와 함께 술한잔 할 수 있는 사이가 된건 순전히 협회 친구놈의 덕이었으니…그 둘과의 만남이 내년에 나의 모습에 큰 변화를 일으킬 줄은 그때까지만 해도 전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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