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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7/25 18:57:41 |
Name |
볼텍스 |
Subject |
[소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던 한 소년 이야기 - 0 |
*이 소설의 절반은 픽션입니다.
이곳은 삼성동 코엑스.
들어가서 조금 가다보면 '반디 엔 루니스'라는 서점이 있다. 그곳의 신간 코너에 서서 열
심히 독서를 해대는 한 소년이 있었다. 서점 주인이 본다면 참으로 통탄할 광경이다.
'뭐.. 사주고 싶긴 하지만 이런 작은 책 하나에 만원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지'
수필집 한권을 30분만에 해치운 소년은 다음 목표로 향했다.
'돈쓰기 싫어서 서서읽는게 버릇이 됐다니까.. 뭐 덕분에 언어영역에서 많은 도움이 되
긴 했지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잡지들이 있는곳으로 향한다.
다음 목표는.. Es-Force.
'언어영역 30분 남기고 90점 넘는게 뭐가 신기하다고 사람을 괴물취급하고 말야.. 자기들
이 느린거지'
이런저런 생각을 해대면서 20분동안 Es-Force의 모든 기사를 정독한다.
'쳇쳇.. 임요환 예전엔 할때마다 이기더만 요즘은 맨날 얻어터지고 다니기나 하고..'
서점에서의 용무를 다 마친 소년은 서점을 나선다. 물론 나오는길에 책을 한권 산다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서점을 나선 소년의 눈에 익숙치 않은 광경이 들어왔다.
'응? 저기 왜 불이 꺼져있지?'
세중 게임월드. MSL과 서바이버등 엠비씨게임의 거의 모든 경기가 열리는곳.
'아무도 없네... 왠일이지..?'
불현듯 방음벽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여기서... 서지훈이, 임요환이, 전상욱이, 강민이, 박용욱이, 마재윤이, 박성준이... 그 많
은 프로게이머들이 경기를 했었지.. 내가 뒤에서 지켜본 경기들도 꽤 되고..'
천천히 걷다보니 금새 방음벽 앞까지 도착했다.
'프로게이머의 게임을 뒤에서 지켜볼수 있었다니.. 이런 스튜디오가 있는줄 알았다면 더
일찍부터 다녔을텐데.'
방음벽으로 가로막힌 세계. 겨우 유리 한겹으로 분리되어있지만 자신과는 철저히 다른
세계.
이리저리 둘러보고 정말로 아무도 없는지를 확인한다.
'아무도 없는데... 앉아볼까.. 저기 앉아서 박용욱이 박정석에게 대역전승을 거뒀었지..'
문을 열어본다. 잠겨있지 않다. 소리도 나지않고 쉽게 열린다.
'한걸음만 내딛으면.....'
"깔깔 그러니까 그애가 어제..."
흠칫. 놀란 소년은 반사적으로 발을 뒤로 뺐다. 뒤돌아본후 자신과는 상관없는 사람임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놀래라'
다시 방음벽 안쪽을 돌아본 소년은 왠지 경기장이 지금 들어서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한참을 멍하니 서있던 소년의 입가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
피식.
그렇군.
'아직은 아닌거군... 그래.... 반칙은 쓰면 안된다는건가..'
뚜벅뚜벅. 그대로 돌아서서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입가에는 예의 그 건방진 미소를
그대로 띈채.
.......언젠가는 자신이 들어가기 싫어도 들어가야만 할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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