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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7/25 11:01:50 |
Name |
퉤퉤우엑우엑 |
Subject |
[소설] My Team-3 |
이 이야기는 완전한 픽션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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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은 철의 장막.
스타팅 포인트에 따라 전략이 정해지다시피 하는 철의 장막에서, 그들이 어떤 위치를 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성의 위치는 11시 저그, 동규의 위치는 1시 테란이었다.
상대는 5시에 박상익의 저그가, 7시에는 김선묵의 프로토스가 자리잡고 있다.
'이길 수 있을까...'
단순하게 우리 팀이 이길 수 있을까 생각했다. 여기서 이겨서 내가 에이스 결정전에 나갈 수 있을지, 나간다면 또 이길 수 있을지.
잠깐,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다고? 내가? 내가 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던가?
...
...
......
아니, 없다. 우리팀이 이길 수 있을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적조차 없다. 그러면 내가 변한거라고 해도 괜찮은가.
...
우선 그런 생각보다 경기에 집중하자. 약속은 약속대로 또 지켜야 하니까.
이미 빌드는 한번 훑고 지나 갔는지 옵저버가 각각의 본진을 유심히 보지 않아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려 파악했지만, 성은 박상익과 같이 앞마당을 확보하고 레어테크를 타고 있었다. 동규는 5시가 저그라는 걸 정찰했는지 바이오닉 병력이 나오고 있고, 김선묵은 본진엔 투게이트가 있는 상태에서 앞마당을 확보하려 한다. 테크는 아둔과 스타게이트.
'평범한 경기와 많이 다르지 않...'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성이 히드라덴을 올리기 시작했다. 레어가 완성되기 전에 스파이어가 아닌 히드라덴.
상대편에 이미 저그가 있는 상태에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경기를 보는 사람 모두가 했겠지. 거기에 레어까지 올린다는 건...
"김성 선수, 설마 럴커를 준비하나요!?"
"럴커라... 물론 같은 대륙에 프로토스가 있기는 합니다만, 박상익 선수의 뮤탈이 가만있지는 않을텐데요. 게다가 럴커로 저 방어라인을 뚫는 것보단 조이기에 치중하는 것에 가깝죠. 그렇게 조이는 새에 김성 선수의 본진은 초토화 돼버릴 수 있습니다."
해설자들.
물론 도박적인 전략이긴 해도,
만약 히드라 덴을 간 선수가-
홍진호라면,
조용호라면,
마재윤이라면,
박성준이라면...
'일단 두고 봐야 알겠죠'라는 말을 할테지.
하아. 뭐 이런것에 잘못된 점이 있다고 제기해봐야 오히려 내가 더 이상한 놈으로 낙인 찍히겠지만.
그런 쓸모없는 것보다 지금은 경기에 집중할때다.
성은 앞마당에서 가스를 꽤 일찍 채취하기 시작한 듯 보인다. 스파이어 테크의 박상익보다 조금 일찍 익스트랙터에 드론을 붙이기 시작했으니까(얼핏 보긴했지만)
저렇게 하면 당연히 럴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떙히드라에게 많은 가스가 필요없으니까. 투쳄버를 돌린다면 몰라도. 거기에 지금같은 3해처리 상태라면 더더욱.
성의 히드라 덴은 레어와 거의 동시에 완성된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레어가 완성된 박상익은 그때야 스파이어를 올린다.
저그에만 집중하던 옵저버가 테란으로 갔을 때, 앞마당 확보 후 떠 있는 드랍쉽과 앞마당에 있는 탱크나 메딕따위의 병력을 볼 수 있었다. 프로토스는 앞마당에 4기의 포토가 있는 것을 보았다. 지상군은 얼마 되지 않는다.
성의 히드라가 모여간다. 3해처리에서 점점 모여간다. 하지만, 모두가 예상한 럴커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어째서지...? 그렇다면 왜 그 많은 가스가 필요했고 어디에 사용한 거지...? 만약 이게...
이렇게 되면-특히 우리 같은 팀의 선수들이 이렇게 한다면-사람들은 '실수'라고 생각할거야. 그 전제조건으로 파스칼이라는 전기리그 전패의 팀이 하는 경기니까.
하지만 최소한 우리 9명은 실수가 아니라고 믿는다. 그래, 그거 하나면 충분해. 빨리 네가 준비한 전략을 써보라고. 널 무시했던 사람들이 놀라도록.
성의 히드라가 상당수 모였다. 한부대는 족히 넘는 것 같아 보였을 때, 진출한다. 프로토스의 병력만으로 싸울 수 있는 수가 아니다. 하지만 박상익의 뮤탈(동규를 견제하던)이 합세한다면 밀릴지도 몰라. 여기서 또 한번 왜 히드라를 갔는가에 대해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뮤탈에 그리 약한 히드라를.
"어어, 저 드랍쉽은 뭐죠...?"
"하하, 저거 설마 탱크인가요?"
엄재경해설이 반 농담조로 말한다.
하지만, 그건 농담조가 되어서는 안되는 말투였다는 걸 드랍쉽이 프로토스 앞마당에 도착하고서야 알게된다. 탱크가 하나내린다.
그리고 거기에서 또 하나의 반전-이랄까-으로, 메딕이 한기 두기 내리기 시작해 4기가 되는 걸 모두가 본다.
순간 정적.
해설자들이 모두 웃는다.
"아하하하..."
"탱크까진 예상했어도 메딕은 예상하지 못했네요."
"히드라 메딕조합을 보게 된다니, 꿈만 같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말을 하든 동규와 성은 신경쓰지 않는(신경 쓴다면 경기는 무효가 될지도)다. 처음부터 짜온 전략인듯 플레이 한다.
탱크는 시즈모드. 프로토스의 포토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프로토스의 병력은 이젠 두부대 가량이 된 히드라를 상대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하지만...'
미니맵에, 붉은 점이 날아온다. 박상익의 뮤탈이겠지. 적지 않은 숫자다. 열기는 되는 듯 보인다.
모두 박상익이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벌써 몇번째 뒤집힌다.
동규의 한방병력은 진출하기 시작했다. 탱크 한기와 메딕4기를 내주더라도 이미 앞마당을 확보한 상태에서 진출할 타이밍으로는 충분하다. 스팀팩까지 먹고 빠른 속도로 저그의 앞마당에 도착해, 드랍쉽에 태워 기동력을 보완한 탱크를 내리고 시즈모드. 이번엔 탱크가 성큰을 공격한다.
박상익은 당황한 듯 보였다. 뮤탈이 잠시 중앙에 멈춰있었다. 판단.
"박상익 선수,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본진을 지킬것이냐, 아군을 살릴것이냐 갈림길이죠."
박상익의 뮤탈은 이내 결정을 내린다.
히드라에게로. 동시에 발업된 질럿과 아칸한기가 나온다. 질럿은 한부대가 좀 안되는 숫자.
덥친다.
프로토스의 병력이 먼저 맞긴 했지만 어느 정도는 동시에 덥쳤다. 이때는 성이 판단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여겨야 겠지.
성의 판단, 그것은 판단이라고 하기도 힘들정도로 단호했다. 아칸은 탱크의 한방과 히드라의 일점사로 순식간에 파괴. 거기에 성의 히드라는 질럿을 때리지 않는다.
뮤탈만을 공격한다. 그렇지. 뮤탈만 줄여 놓으면 박상익은 동규의 병력에 속절없이 밀릴 수밖에 없다. 질럿병력이야 성큰 방어라인에 나오는 히드라로도 방어 가능하다. 여차하면 럴커를 찍어도-럴커 업이라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괜찮고.
히드라는 전멸했다. 하지만, 뮤탈도 같이 전멸했다. 메딕이라는 유닛의 힘이 여기서 발휘했던건지, 질럿은 메딕의 바리케이트에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점과 힐이라는 점이 컸다.
어떻게 보면 여기서부터 경기는 거의 끝났다. 박상익은 테란의 병력을 막을 방법이 없다. 팀을 위해 그저 버텨줄 뿐이다.
GG.
경기는, 기록에 남을 Pascal의 승리로 끝났다. 기록에 남을 이유는 경기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다.
파스칼이라는 팀의 팀플에서의 승리. 그것만으로 충분히 기록에 남을 이유가 되고도 남았다.
4경기에는 다른 사람들의 말로 의율이 형이 나갔고, 그걸 졌다는 것밖에 모른다. 4경기를 할때, 내 머릿속은 그 경기에 대한 생각이 아니었다.
에이스 결정전. 그것의 생각 뿐이었다.
그 동안 에이스 결정전은 모조리 졌고, 이번에도 져버리면 세번이나 팀의 승리를 내가 망쳐놓은 꼴이 된다. 부담갖지 말라고 지금도 듣고 있지만 빈말일뿐. 부담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조금 다른 이유로도, 내가 져버리면 우리팀은...
"규준아, 안나가냐?"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아, 그래. 지금은 감상에나 빠져있을 때가 아니지.
"지금 나가요."
자리에서 일어나고 걸어나간다. 머릿속은 복잡하다. 수많은 여러가지 생각들로 인해서.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하나로 통일 됨을 느꼈다. 머릿속의 생각은, '승리'라는 단어 하나로 일축되기에 충분했다.
오늘도 밴으로 향해 걷는다.
이번에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3경기는 솔직히 운이 좋았던 것 뿐이야..."),
몇명은 기지개를 펴면서.
조금 다른 점이라면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인원이 한명정도 늘었다는 것 뿐이다. 어떤 이유로인지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그 '어떤 이유'를 구태여 들자면,
그 사람이 팀의 기대에 오늘로 3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랄까.
오늘 밤에는 택시가 아닌 밴에 올라 탄다.
p.s4부작으로 완결입니다. 이번 3부가 상당히 짧은 만큼, 4부에선 긴 내용으로 뵙겠습니다.
파스칼이 앞으로 프로리그를 어떻게 할지는 정해져 있지만 바라신다면 바꿔볼 의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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