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9/07 02:36:43 |
Name |
허풍저그 |
Subject |
[패러디픽션] 울지마 얼지마 부활할거야 |
-김정민, 메이저 전대회 탈락 후유증·심리 불안으로 부진…체력·정신력 나아져 재기 가능-
올해로 프로게이머 3년차인 김정민(20, GO팀)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데뷔 이후 처음 찾아온 메이저 전대회 탈락으로 SKY2002 온게임넷 8강전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쉬어야 하고 지금까지의 성적도 부진과 불운이 겹치며 2002년 올해 6승12패에 승률 35.5%(7월 8일 현재)으로 고전하고 있다. 과연 김정민의 부진 원인은 무엇이며, 이 위기를 딛고 재기할 수 있을까.
프로게이머에 도전한 이래 본인의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약간의 행운이 따라주던 김정민이였지만, 올 시즌은 개막이 되기 전부터 영 딴판이었다. KPGA 1차리그의 아쉬운 8강 탈락으로 절치부심했던 KPGA 2차리그마저 16강 탈락을 해 귀족테란 김정민에게 슬럼프 시기가 온 것이라 짐작케 했다. 프로게이머의 슬럼프는 좀처럼 그 회복 상태와 시기를 알기 어렵다.
-승부에 대한 집착과 조급함이 화 불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이저 대회 예선 탈락 경험이 전혀 없던 김정민은 KPGA 3차리그 본선진출에 실패하여 결국 7월 초순까지 메이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복귀 역시 너무 조급했다. 팀에서는 복귀 전에 이벤트 경기나 소규모 오프라인 대회 등에서 한두 게임 뛰면서 감각을 되찾고 몸 상태를 점검하기를 원했으나, 김정민은 곧바로 복귀를 자청했다. 그리고 7월19일 2002 SKY 온게임넷 스타리그 2주차 경기에서의 승을 시작으로 무난히 16강 진출을 했으나 8강전에서 계속 부진했다.
사실 김정민의 부진에는 메이저 대회 본선진출 실패의 후유증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작년 시즌 손목 통증에도 불구하고 눈물의 테란이라는 닉네임을 떨쳐 버리기 위해 김정민은 무리한 일정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3년을 하루같이 고생한 것이 사실은 메이져 대회 우승이라는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에도 제주 KBK 대회에서 우승과 온게임넷 스타리그 3위 등 비교적 호성적을 거두며 KPGA와 PGR21에서 랭킹 2위를 마크하는데 성공했지만 몸 상태는 많이 나빠졌다. 특히 2002년 KT배 온게임넷 왕중왕전에서 승승장구하다가 갑작스런 손목 통증으로 대회를 그르친 후 휴식을 취하지 못해 상체의 힘이 약해지는 원인이 되었다.
심리 요인도 컸다. GO팀 사장님의 특급 예우를 받아 안정적인 게이머 생활을 약속받고 팀 에이스의 중책을 맡은 김정민은 보은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무언가 보여주어야 하는데 부상까지 당했으니 더욱 서두를 수밖에 없었고,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몸 상태가 100%도 아니고, 상체 힘 부족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자 가장 먼저 마우스 속도가 떨어졌다.
초당 5번을 넘나들던 게임화면 바뀜이 빨라야 3번, 느릴 때는 2번을 밑돌 정도로 느껴졌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지자,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흔들렸다. 자기 컨트롤에 자신이 없어지면서 소극적인 전략으로 일관해 본진 플레이가 이어졌다. 그리고 위기에서 폭탄드랍이나 깜짝캐리어를 쉽게 허용해 무너졌다. 이런 일들이 악순환되면서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년간 매년 평균 3번 이상의 메이저 대회 진출은 절대 우연일 수 없다. 임요환 선수와 함께 테란의 태두로 추앙받던 1.07시절만 보고 김정민에게 늘 메이저 대회 호성적을 기대할 수 없듯이, 전반기의 모습만으로 김정민을 평가할 수도 없다. 바닥을 친 이상, 다시 떠오를 일만 남았다.
-게임 밸런스·템포 마우스 스크롤 속도 좋아져-
6월 초부터 다시 시작한 손목 마사지도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두 게임에서 김정민은 특유의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정민은 최근 들어 어둡고 우울하던 모습을 많이 떨쳤다. 간간이 웃음을 보이며, 예전보다 동료 및 팬들과 잘 어울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아직 유닛 컨트롤이 흔들리고 있지만, 게임 밸런스와 템포를 찾아가고 있어 훨씬 좋아질 가능성은 아주 높다. 손목 마사지로 상체에도 점점 힘이 붙어 마우스의 움직임이 확연히 좋아지고 있다. 스피드를 다시 예전 수준으로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1초당 4번의 화면 스크롤에 정확한 클릭이 뒤따르면 충분히 최고급 프로게이머들을 요리할 수 있는 스피드다.
그렇다고 꼭 재기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아직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김정민은 팬들에게 전반기보다 후반기를 기대하라고 말하고 싶은지 모른다. 지난 3년간 오로지 위만 쳐다보며 전력 질주를 해온 김정민이다. 그리고 안정적인 팀을 구했으니 지친 심신을 달랠 휴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팀을 옮긴 선수들이 대부분 첫해에는 부진한 시즌을 보내는데, 다 이유가 있다.
또한 김정민은 GO팀 적응이 덜 된 상태다. 전반기 중반에 한 달 가까이 쉬고, 몸도 정상이 안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해 부진을 거듭하다 보니 적응보다는 살아 남기에 급급해 왔다.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탈락하고 아직은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한 마당에 김정민은 시드배정을 받지 못하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치열한 예선에서 수많은 동료 게이머들과 대결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결국 후반기에는 전반기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정민이 올해의 전반기를 팀 적응과 휴식의 기회로 삼아 후반기부터 ‘정석테란, 언터쳐블 테란'의 위용을 다시 떨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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