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4/12/16 23:18:50 |
Name |
THE LAKE |
Subject |
[후기]나른한 오후... 사이다를 건넨 남자 - 강민 |
1.Intro...
수요일 오후.
지난 주말에 충전한 에너지는 이미 소진되버린 오후.
다가 올 주말에 희망을 맡기기엔 너무 이른 수요일 오후.
그런 수요일 오후엔 느슨한 햇볕을 맞으며 커피 한잔을 들어보아도 뾰족한 수가 되지는 못한다.
정신이 혼미할만큼 나른한 수요일 오후였다...
2.나른한 수요일 오후
이런 날은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고싶다.
신나는 음악에 귀를 맡기고 거리의 풍경속에 눈을 맡긴채 버스에 몸을 의지하며 종점까지 가고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두팔벌려 기다리고 있는 그런 버스종점까지 가고싶은 나른한 수요일 오후였다.
3.사이다 한잔
집으로 돌아 와 우연히 마신 사이다 한잔.
물이겠지......
..................
컵 주위의 물방울이 아직 다 떨어지지 않은 정수기 앞에 놓여진 그 컵 속엔 당연히 물이 들어있을꺼라 생각했다.
사이다였다. 차갑고 달콤한 사이다.
예상치 못한 사이다의 짜릿한 공격에 괜시리 기분까지 좋아졌다.
어느새 나른한 수요일 오후가 기분좋은 수요일 저녁으로 바껴가고 있었다.
비록 순간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사이다의 그 맛이 마치 사랑하는 여인의 키스라도 되는듯이 달콤했다.
4.사이다를 건넨 남자
역시 강민이었다.
역시 날라였다.
챌린지리그 탈락과 마이너로의 추락등 여러가지 좋지않은 소식들만 접하고 있을 그의 팬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한잔을 건네주었다. 미지근한 물 한잔만 받아도 기분좋은 팬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라니..
아찔하게 달콤했다.
마치..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사랑했던 사람의 그 향기처럼.
비록 순간이라 해도 달콤하고 행복했다.
날라가 건네준 사이다는 달콤하고 날 행복하게 만들었다.
5.오감의 한계
시각(눈) 후각(코) 미각(혀) 청각(귀) 피부감각.
이 다섯가지에 의지해 사람은 살아간다. 하지만 가끔씩 이것을 벗어나는 무언가를 느낄때가 있다.
육감(六感). 여섯번째 감각이다.
오감에만 의지한채 경기를 풀어나간 세이퍼가 동물적인 육감을 소지한 날라를 이기긴 역부족인듯 보였다.
오감으로 상대를 제압하길 마음 먹었다면 끊임없이 만져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컵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 물이 아닌 사이다라는 것을 빨리 눈치채야 했을 것이다.
6.단 한잔
하이테크 유닛으로 상대와 균형을 맞추는 것은 어떤 의미로써는 위험한 외줄타기와 같다.
테크의 선택은 언제나 변수를 두기는 하지만 상대방의 맞춰가는 플레이엔 때때로 허를 찔리기도 한다.
리버와 히드라의 위험한 외줄타기. 각자가 잡은 줄이 더 단단하다고 믿는 수 밖엔 없다.
하이템플러 드랍은 저그의 외줄을 끊어버리는 예리한 칼날과 같았다.
어쩌면 이미 세이퍼의 감각은 날라가 건네준 사이다 한잔에 마비되어 스스로 줄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SKY 프로리그 3Round KTF VS SAMSUNG 1경기 - Nal_rA 승.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3줄요약 -
날라의 화려한 부활을 기다리며 이 글을 씁니다.
웬지 강민선수와 재훈선수의 스타일이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저와 함께 보낼 여성분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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