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9/05/22 14:58:23
Name DEICIDE
Subject 잘 다녀오세요, TheMarine.

(질레트 스타리그 16강, vs 변은종 선수. 설레는 마음으로 만들어갔던 첫 치어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TheMarine.

그 때, 정말 열심히도 응원했더랬습니다.
코엑스 메가웹의 앉기도 불편한 둥그런 의자에 다닥 다닥 붙어앉아서,
KT 왕중왕전에서 하루에 2승을 올리는 그 위풍당당함에 열광했고,
안타깝게 패배하며 입맛을 다시는 어두운 얼굴에 같이 속상해했죠.
마치 아이돌 가수를 쫓아다니는 열성 소녀팬들처럼.
그렇게 철없을 정도로 열심히 응원했더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민망한 기분도 들지만, 그렇다고 창피한 일은 아니지요.
그만큼 즐거웠던 시간이었으니...

왜 그렇게 열심히 응원했냐고 하면, 그 이유를 쉽게 대답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TheMarine 이 그렇게도 싫어했던 별명. "눈물의 테란" 이 한 몫 했다는건 인정해야겠네요.
당시에 모든 것을 한 손에 쥐어버린 황제와 대비하여,
TheMarine 에게 붙여진 '눈물의 테란', '귀족 테란' 이라는 별명은 일종의 울분 같은 것을 담고 있었습니다.
제게, 그 때의 TheMarine 은 절대자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라이벌이었고
그 눈물이라는 말 깨끗이 씻어내고 활짝 웃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렇게 열심히 응원했던 것 같습니다.



(온게임넷 베스트 치어풀 이벤트, 주장원 선발 치어풀)


해설자 김정민

군대에 가 있던 동안, TheMarine 이 은퇴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 이 순간까지, 저는 그를 부르는 호칭이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김정민 해설' 이라고 당연히 불러야 하지만, 괴이하게도 제 마음은 아무래도 내키지가 않고,
'김정민 선수' 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아직도 저에게는 그것이 너무 익숙하고 편안해서요.

그 어려운 결정을 했던 본인의 마음이 누구보다 고민되었으리라는 사실을 어림짐작으로라도 알기에,
그 섭섭함과 서운함, 안타까움을 꼭꼭 숨겨두었다가,
그 누구와 비교해도 당당히 인정받는 훌륭한 해설자로 우뚝 선, 지금에서야 조심스레 꺼내어 봅니다.
그 때는 참, 속상했어요.

그 이후로도 저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있습니다.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특정 선수에게 조금 더 애정을 가져 보기도 하지만
그 누구도 TheMarine 을 응원했던 것처럼 간절함과 애틋함을 가지진 못합니다.
그런 마음이 또 다시 누군가에게 옮겨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제는 '진심으로 응원하는 선수가 승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 이 추억 속의 일로 사라져 버렸지만
그렇다고 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해설자 김정민'을 볼 때,
해설자로서 끊임없이 노력하며, 항상 최선을 다 하는 그 열정적인 모습.
그것이 선수 때의 TheMarine 을 응원했던 이유였으니까요.
그 때 TheMarine 을 응원했던 이유들이, 단순히 만들어낸 허상이나 껍데기를 응원했던 것이 아니라
진짜 응원할 만한 모습을 응원했다는 사실에, 정말로 다행이고,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우주배 MBC 게임 스타리그 vs 박정석 선수. 마지막 오프 치어풀.)

군인 김정민

소식을 듣고, 아주 오랜만에 저의 '본진' 인 다음카페 마린동에 들렀습니다.
"미안해요"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시다니...;;
하지만 여전히 팬들이 놀랄까, 안심시키려는 그 마음씀씀이 그대로 느껴지는 고마운 글이었습니다.

5월 26일 충청북도 증평 37사단으로 입대하신다고 하시더군요.
남들보다 조금 늦게 가는 군대여서 부담스러움도 있으시겠지만
이미 충분히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법들을 몸소 배우셨을 테니
군대 쯤이야... 오히려 잠시 쉬다 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이죠.

그 이후의 일이라면야 좀 더 생각거리가 많은 일일 수도 있겠지만,
벌써부터 그때 걱정을 하기에는 너무 피곤하잖아요?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나 하나, 차근 차근 풀어 내었던 경험 그대로,
앞으로 주어질 모든 일도 너끈히 성공하시리라 믿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금방입니다.

마지막으로, 옛 추억을 생각하며...


.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정영훈
09/05/22 15:05
수정 아이콘
잘다녀오세요 라는 제목보고 당황했습니다
김정민해설 정말 좋은데 그 해설을 인제 못듣는다니 많이 아쉽네요.
잘다녀오세요~ ㅠㅠ
09/05/22 15:09
수정 아이콘
먼저 잘다녀오세요!!
김정민해설위원은 잘 하시고 돌아오실꺼예요. 성품도 바르시고 ...성격도 좋으시니..고참들도 잘해주실 것같네요.
다만...얼굴이 너무 곱상하신게..불안하지만...........비누를..조심하세요..
09/05/22 15:10
수정 아이콘
DEICIDE님의 명작 '그들이 오다' 의 사실상의 주인공도 김정민 선수였죠

이참에 다시 한 번 꺼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strike1004
09/05/22 15:12
수정 아이콘
37사단이면 증편에 있는덴가요??
군대있을때 거기 출신 후임들이 편했다고 하던데
몸건강히 잘갔다오세요..
09/05/22 15:15
수정 아이콘
정말 임요환 선수와 같이 좋아했던 선순데 ...

예전에 정말 친구가 저에게 한말이 있습니다 .

"니가 스타를 보고 재미를 느낄려면 임요환의 경기를 보고, 니가 테란을 제대로 배울려면 김정민의 경기를 봐라."

해설로 변하셔서도 정말 좋은 모습보여주셨는데 많이 안타깝네요 ..
꾹참고한방
09/05/22 15:23
수정 아이콘
잘 다녀오세요!
최고의 해설을 2년간 못 보고 듣게 된다니 이거 참.... (ㅠㅠ)

잘 하시겠지만, 너무 열심히 하지도 말고, 너무 요령을 피지도 마세요. 둘 다 피곤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중간만 하시면 됩니다.

2년후에 꼭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철순
09/05/22 15:24
수정 아이콘
잘다녀오세요~ 2년후에도 이실력 녹슬지 않길~
리콜한방
09/05/22 15:42
수정 아이콘
센게임배때의 화려한 부활,
IBM팀리그때의 뜨거운 눈물......

전 아직도 김정민 형님이 해설이란게 잘 와닿지 않습니다.

꼭 잘 다녀오세요.
ICaRuStoTheSkY
09/05/22 15:43
수정 아이콘
선수때부터 쭉 팬이었던 정민선수!!!
해설로써도 좋은 모습 정말 보기 좋았는데 입대라니...
앞으로 스타 무슨 낙으로 봐야할지 걱정입니다.
제대 하시고 꼭 다시 얼굴 보여주시길 ^^

DEICIDE 님 치어풀 보니 옛날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네요
그때 정말 좋았는데...
Spectrum..
09/05/22 16:0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아했던 선수였는데.. 동갑이라서 더 애착이 갔는지도.. 공군을 가지 못해서 자주는 못보겠지만, 그래도 김정민 해설 잘 갔다오시길..2년 그까잇거 금방 간답니다!
오셔서도 더 좋은 해설 부탁드려요~
암흑객비수
09/05/22 17:01
수정 아이콘
엉엉...ㅠ
잘 다녀오세요..
안소희킹왕짱
09/05/22 17:02
수정 아이콘
더마린..ㅠㅠ
공군으로 갔으면 참 좋았을텐데~
가장 좋아하는 프로게이머이자 해설이었습니다. 2년동안 군생활 열심히 하시고 돌아오세요~
아흑..ㅠㅠ
No.1정민,
09/05/22 17:04
수정 아이콘
이 치어플 다 본인이 만드신건가요? 첫번째 치어플을 가장 인상깊게, 가장 좋아하는 치어풀인데. 흑

제가 스타크래프트에 열광하게 했던 선수가 김정민 선수인데... 제 닉네임을 보면 알듯이 저에겐 최고의 프로게이머이자 해설자 입니다.

2년뒤에 좋은 모습으로 뵐수 있었으면 하네요. 잘 다녀오세요.!
09/05/22 17:08
수정 아이콘
No.1정민,님// 네, 그렇습니다. 어줍잖은 포토샵 실력으로 낑낑거리면서 만들어서는
인쇄집 가서 출력하고... 우드락 붙이고... 고이 고이 들고가서 정민이형 컴퓨터 옆에 내려놓고 오던...
크으~ 그 철없이 순진했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인상깊으셨다니 감사합니다.
09/05/22 17:09
수정 아이콘
DEICIDE님이 혹시 전에 Flying marine님이신가요?.. 김정민 선수 사랑으로 유명하셨던 그분..
09/05/22 17:15
수정 아이콘
S2)Is(님// PGR 에서는 꾸준히 DEICIDE 라는 닉네임을 썼고, 마린동에서는 '삼순이' 라는 닉네임을 썼었답니다~
플라잉마린님은 다른 분이세요.
테페리안
09/05/22 17:23
수정 아이콘
명해설이 떠나네요 @_@ 김동준 해설 빈자리도 큰데 김정민 해설까지....
09/05/22 17:49
수정 아이콘
저도 오랜 TheMarine의 팬으로써 아쉬움이 너무 크네요.
군 제대후 참석했던 까페 정모에서 몇년만에 봤는데도 절 알아봐 준 고마운 분, 또 따스한 형..ㅠㅠ
늦은 군생활이지만 몸 건강히 잘 갔다 왔으면 좋겠습니다.
EX_SilnetKilleR
09/05/22 18:09
수정 아이콘
한때 김정민식 조이기에 현기증을 느끼며 로템에서 토스로 테란을 이기기는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을 혼자 내렸던 적이 있더랬죠.
제 추억 중 많은 부분을 만들어 준 TheMarine.감사합니다.

무사히 군생활 마치세요..^_^;

p.s 제가 지금 괴산에서 군생활중인데..증평이시라니 허허;
Ex-sports
09/05/22 18:41
수정 아이콘
kbk대회에서 우승했을때 처음 봤던게 기억나네요. 우승하자마자 그 기쁨을 누릴 시간도 없이 웬 기자 한 분 (지금 생각해 보면 스포츠 조선의 기자였던 것 같습니다.)분한테 끌려가서 인터뷰 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그 이후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렀네요. 김정민 해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요..... 군 생활 잘 하시길 바랍니다.
marchrabbit
09/05/22 19:50
수정 아이콘
첫해설에서 드론수 체크해서 심리전 분석해주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때 엄청 경악해서 그다음부터는 해설자들의 해설을 유심히 듣게 되더군요.
군 생활 잘 하시고 다시금 명해설로 복귀하시길 바랍니다.

ps : 제가 37 훈련소, 67 자대 테크를 탔는데, 그 훈련소 확실히 편한 곳에 속합니다(물론 당사자들은 꿈의 53사를 얘기하며 죽을려고 했지만요 ^^;).
히로317
09/05/22 21:07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도 김정민 선수가 LG IBM 팀리그에서 김성제 선수의 캐리어에 무너지면서 임요환 선수(이건 제 예상)와의 대장 전을 못한게 너무도 아쉽습니다.

건강하게 다녀와요~~ The Marine..
개념은?
09/05/22 22:47
수정 아이콘
기다릴께요 The Marine>.!!
09/05/22 22:57
수정 아이콘
해변김 사진을 보니 스갤 르네상스 시절 '내 호흡은 멈췄다' 라고 바꾼 짤방이 생각나네요.
김정민해설 2년후에 다시 돌아와서 더욱 완숙한 해설을 보여주시길~!!
우유맛사탕
09/05/23 00:03
수정 아이콘
오랫동안 보지 못할 생각하니 아쉽네요.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SarAng_nAmoO
09/05/23 01:00
수정 아이콘
저역시도 LG IBM 팀리그가 가장 인사깊었던것 같습니다
김성제선수에게 질거라고는 생각 안했었었죠...(선수 비하발언이 아니라 그때의 포스를 생각해볼때)
이건 역올킬이다 라고 생각하고 다음선수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고나서 너무나 속상해했었는데...김정민선수의 눈물을 보고나니 저도 눈물이 찔끔...(친구들과 함께 보고 있어서...;)
혼자 봤다면 눈물흘렸을거예요..
몸건강히 잘 다녀오시구요
사...사.....좋아합니다
체념토스
09/05/23 03:10
수정 아이콘
김정민 해설 어디가나요?
가지마세요.. 흑

건강하세요!
09/05/23 20:07
수정 아이콘
2002년도 TheMedic 으로 방송에 응원문구까지 남기고
아직도 선수시절 싸인 보관하고 있습니다 김정민 해설님
몸 건강이 잘 다녀오세요!
09/05/23 21:56
수정 아이콘
잘다녀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09/05/23 23:41
수정 아이콘
오늘 현장에 가지못하고 티비로만 지켜봐서 많이 아쉽네요. 김정민 해설이 눈물을 흘릴때 저도 같이 눈물을 훔쳤습니다.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2년이란 시간이 긴 기다림이 되겠지만 묵묵히 팬으로서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겠습니다.
플레이아데스
09/05/24 19:43
수정 아이콘
그들이 오다 생각나서 더 짠하네요ㅠㅠ 잘 다녀오세요. 2년동안 많이 그리울거예요.
산들 바람
09/05/28 20:41
수정 아이콘
건강히 잘 다녀오시길 바라겠습니다. 기다릴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783 TG 삼보 인텔 클래식 2008 Season 3 32강 3주차 (2) [109] 토호신기4487 09/05/24 4487 0
37782 TG 삼보 인텔 클래식 2008 Season 3 32강 3주차 [419] 토호신기5754 09/05/24 5754 0
37781 오늘의 프로리그-화승vs삼성/공군vsMBCgame [312] SKY925250 09/05/24 5250 0
37779 데스티네이션 테프전에 대해 [9] Paul Gilbert5933 09/05/24 5933 3
37778 오늘의 프로리그-SKTvsKTF/CJvsSTX(2) [206] SKY925822 09/05/23 5822 0
37777 오늘의 프로리그-SKTvsKTF/CJvsSTX [348] SKY925257 09/05/23 5257 0
37776 혁명가 김택용의 대기록 작성 D-day, 과연 가능할 것인가. [46] 우리결국했어10300 09/05/23 10300 2
37775 '스크롤의 압박이 거대한' 스타크래프트 II 시연회 참가 후기 [26] The xian10427 09/05/22 10427 3
37774 박카스 2009 스타리그 36강 F조 [152] SKY924856 09/05/22 4856 0
37773 잘 다녀오세요, TheMarine. [32] DEICIDE6402 09/05/22 6402 4
37772 어제 시연회한 스타2에 대해서!! [26] 마빠이7073 09/05/22 7073 0
37771 애인과 헤어지는 기분이네요. 꼭 돌아오세요, 그래 주실 거죠? [15] 거품5379 09/05/22 5379 0
37770 온게임넷 김정민 해설, 5월 26일 현역 입대 [85] vendettaz8316 09/05/22 8316 1
37769 역대 e스포츠대상 부문별 수상자/수상팀/수상작 [8] 개념은나의것5465 09/05/22 5465 0
37768 아발론 2009 MSL 서바이버 토너먼트 와일드카드전 [135] 제리드7080 09/05/21 7080 0
37766 신한은행 프로리그 4라운드 7주차 엔트리. [59] lovewhiteyou6076 09/05/21 6076 0
37765 테란과 저그, 마재윤 이후. [23] 김연우15285 09/05/21 15285 14
37763 박카스 스타리그 2009 36강 E조 [94] SKY924902 09/05/20 4902 0
37762 오늘 스파키즈와 히어로 첫경기에 대해 얘기 좀 해봐야 하지 않나요? [63] firstwheel6938 09/05/20 6938 1
37761 오늘의 프로리그 - 웅진vs공군 // 하이트vsMBCgame [147] 귀공자5201 09/05/20 5201 0
37760 반가운 얼굴들. [8] .JunE.7053 09/05/19 7053 0
37758 오늘의 프로리그-위메이드vsCJ/EstrovsSKT [274] SKY926327 09/05/19 6327 0
37757 훼손당할 이제동 [44] 삭제됨11424 09/05/19 11424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