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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3/05 15:26:30 |
Name |
Love.of.Tears. |
Subject |
[L.O.T.의 쉬어가기] 난 진짜 e-Sports를 원한다!!! |
이스포츠 [E(←Electronic]-sports]
[명사]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따위를 통해서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을 통틀어 이르는 말.
0.
지난 1999년부터 pko를 시작으로 우리만의 문화는 시작되었다.
그야말로 우리만의 문화.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일궈낸 붐이며 파란이었다.
초기엔 '우리만'이라는 성격이 너무 강해 매니아 만을 위한 컨텐츠였다.
옛부터 노래나 연기 등을 하는 이들을 '딴따라'라고 통칭하여 부르곤 하며 혀를 차고 한숨을 내쉬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았 듯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게임은 그저 어린아이의 문화이며 철없는 신선 노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e-Sports의 탄생은 객관적으로 보면 어느 게임 개발 회사가 만들어 낸 창조물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떠뜨려 세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까지 이르러 이룩하게 된 산업이기에 솔직히 말하면 누구의 노력이랄 것도 없긴 하겠다.
1.
pc방에서 죽돌이로 지내왔던 '겜따라'들은 마침내 professional이란 명찰을 달고 하나 둘 진보해갔다.
허나 말이 한단계 진보이지 막상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 뒤 본인들은 무엇부터 해야할지 막막했을 일이다.
비교가 안되는 비유이긴 하나 마치 애굽 사람들이 모세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광야를 40년간 헤메인 것과 같은 느낌... 그런 거랄까?
막상 오른 가슴 한 켠에 보기 좋은 말로 "PRO"라고 달아두긴 했지만 그들의 하루는 연습 그리고 연습. 그리고 라면 세개로 삼시 세끼를
때우던 때가 그 때였다.
2.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임요환 김정민 최인규 기욤등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하며 e-Sports의 부흥기를 맞았던 그 때.
사실 그 때만해도 스폰이 활발하게 이뤄질 때도 아니었고 이전보다 시간은 흘렀지만 선수들에겐 그다지 넉넉했던 시기도 아니었다.
다만 그들의 도전의지와 열정이 불타올랐기에 아무도 그들이 가는 길에 방해물도 될 수 없었으며 만류할 수도 없었다. 정말 프로였으니
3.
2005년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서서히 있었지만 이 산업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일었다.
축구황제 펠레가, 코트의 무법자 조던이 영원히 왕좌에 머무를 수 없듯이 이 바닥 또한 마찬가지였다.
컨트롤 보다는 물량이 중심을 이루고 전략 전술 보다는 기본기 싸움이 대세를 이루었다. 그러다보니 그 이전 세대 게이머들은
고배의 쓴 잔을 삼켰고 저마다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정말이지 강한자만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했다.
전략게임이라기 보다 마치 마우스로 하는 프로레슬링과 같다고 해도 무방할까?
4.
언제부터인지 프로리그와 팀리그의 대결 구도에서 팀리그는 낙방하고 프로리그만이 살아남게 됐다.
프로리그의 덩치는 테크노 골리앗만해졌고 그러다보니 맵이란 녀석도 통합이 되었다. 선수들의 경기 능력 향상 때문이란다.
이제 바야흐로 '스타크'제국이 건립됐다.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주일 내내 '스타'를 하다니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프로리그 재밌다. 하지만, 이게 진짜 경사일까? 양 방송사의 일주일간 생방송으로만 중계되는 것만 봐도 70경기 조금 못 미친다.
맵도 같은데다 그렇게 주야로 전파를 타는데 게이머들이나 시청자들이나 열의가 샘솟을지 모를 일이다.
5.
숙소도 커지고 선수들의 식사균형도 나아지고 연습 환경 모든 것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회 규모도 커질 대로 커져 상금도 어마어마한 수치를 육박하고 선수들의 몸값은 날로 치솟는다.
이러한 풍족함 속에 상주하는 e-Sports, 그런데 왠지 난 불안감이 엄습한다.
6.
부진했던 선수들이 잇단 은퇴하고 부상으로 은퇴한다. 부상으로 인한 은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아직 희망이 남은 선수들이
제 풀에 꺾여 은퇴하고 만다. 물론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야 많겠지만 본인이 왜 게임을 하는지 다시 한 번 상기했으면 한다.
비록 초심으로 돌아가진 못 할지라도 당신들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남았음을 기억하라. 그대들은 올드로 묻히긴 아직 이르다.
가슴의 열정을 심고 땀을 뿌리며 승리를 경작하라. 그래야 살아남을 것이다.
7.
공군의 해체설이 나도는 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여러가지 사안을 고려해야하며 대 놓고 말해 긍정보다는 부정의 그늘이
지는 게 사실일 듯 하다. 그러나 부탁하고 싶은 것은 해체를 재검토하라는 것이다. 공군 게임단의 창설 이유를 생각하고 그 의도가
정녕 '임요환'이라는 아이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창출 때문이었다면 가감없이 해체하라. 하지만 그 뒷 세대들의 행보를
우려한다면 그대로를 유지하라. 젊은이의 날개를 꺾지는 마라.
8.
케스파. 팬으로서 바람이라 보잘 것 없을지 모르나 그러할지라도 적어내려간다. 무엇이 오늘날의 e-Sports를 일궜고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알았으면 한다. 선수와 그리고 팬이 공존하기에 성공한 것이다. 진정한 검객은 칼을 아무렇게나 휘두르지 않는다.
선수에게나 팬에게 더이상은 실망을 선물하진 말기를...
난 아직은 선수가 아니다. 팬이면서 알지 못하는 점도 많으면서 바람만 남겨둔거 같아 씁쓸하다.
9.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e-Sports는 그저 지나가는 이벤트와 같거나 한낮 바람결에 지나가는 봄과 같은 것이라고.
난 이 말이 듣기 싫다. 인정하지 싫다. 아니 인정하지 못한다. 처음엔 우리만의 문화로 시작했던 이 판을
그렇게 어렵게 가꿔 온 이 판을 그리 조용히 흘러보내고 싶지 않다.
다시 한 번 처음으로 돌아가자
난 철없는 아이들이 부모님을 속썩이는 오락 경연대회로 남길 원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난 진짜 e-Sports를 원한다!!!
Written by Love.of.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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