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은 e-sports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해가 될 것이다. 기존의 선수 vs 선수의 구도였던 프로게임리그가 팀 vs 팀이라는 개념으
로 확장되어가는 시작의 해이기 때문이다. 엠비씨게임은 이미 계몽사배 KPGA 팀리그를 시작한 상황이었고 이에 크게 뒤지지 않는 200
3년 3월. KTF의 후원을 받아 KTF EVER 프로리그가 출범하게 된다.
1. 참가 팀
예선은 당시 있었던 10개 팀(KTF, 한빛, 오리온, G.O, AMD, SOUL, P.O.S, 삼성, IS, KOR)이 현재 프로리그와 같은 방식인 1,2,4,5
경기 개인전. 3경기 팀플을 통하여 1:1로 맞붙어서 이긴 5개팀은 진출, 진 팀 중 상위 3명의 랭킹이 가장 높았던 한빛이 부전승으로 진
출하고 남은 4개팀이 다시 패자부활전을 거쳐, P.O.S와 SOUL을 제외한 8개팀이 출전하게 되었다. 당시 의외라면 SOUL의 탈락정도
였다.
2. 팀 전력
당시 우승후보는 KTF와 한빛이었다. KTF는 이윤열, 홍진호와 같은 슈퍼스타에 박신영, 한웅렬과 같은 중견급이 탄탄하게 받치고 있었
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빛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변길섭, 박정석, 강도경, 박경락과 같이 잘 하는 선수들이 즐비하였고 그 외에도 나
도현과 같은 신인들도 무럭무럭 커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물론 당시는 3판 2선승제.. 가 아닌 2:0으로 승부가 갈려도 3경기를 진행하
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많은 선수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중복 출전 금지 조항도 없었기에 박정석 선수와 같은 경우는 혼자서 팀 승리를
다 책임지고도 하였다.)
그 외의 플옵권 전력이라고 칭해지는 팀들은 동양, AMD, GO였다. 동양은 임요환선수가 있었지만 그 외의 선수들에 대한 실력이 검증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위권 실력이라고 일컬어지지는 않았으며 AMD는 장브라더스의 팀플을 무기로 하여 베르트랑, 기욤, 조정현, 그
리고 장브라더스 스스로도 개인전이 다른팀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GO는
물론 딱 두드러지는 S급 선수는 없었지만 이재훈, 김정민, 최인규와 같은 탄탄한 전력에 김근백, 서지훈, 강민 등과 같은 떠오르는 별들
이 많았기 때문에 이 팀의 잠재성을 높이 사 플옵권 전력이라고 칭해졌다.(물론 뒤에 나오는 3팀보다는 강하기 때문에 이 팀이 여기에
분류되었다고 봐도 옳다.)
그리고 하위권 전력으로 일컬어지는 팀은 삼성, KOR, IS였다. 이 3팀의 공통점은 딱히 뚜렷한 스타플레이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이었고(그나마 KOR에서는 주진철, 전태규. IS에서는 김현진, 성학승과 같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삼성에서는 그나마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3팀이 6강안에 들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하리라고 예상되었다.
3. 리그 방식, 맵
리그 방식은 8개팀이 일단 풀리그를 치룬 뒤, 상위 6개팀이 2R에 진출. 다시한번 6개팀이 풀리그를 치뤄 1,2R 합산 성적 순 1위가 결승
직행, 2위가 플옵 직행, 3,4위가 준플옵을 치루는 방식이었다. 엔트리는 경기시작 30분 전에 발표였으며 3경기를 치루어서 많이 이긴 팀
이 승리를 거두는 것이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2:0 상황이라도 승점계산에 용이하기 위하여 3경기를 무조건 치루었다. 1,3경기가 개
인전이었고 2경기가 팀플이었다. 방송일은 매주 토요일이었으며 매 방송일에 2경기. 즉 단일경기로는 6경기가 치뤄졌다.
맵은 올림푸스 스타리그 2003에서 쓰이는 맵들(신 개마고원, 기요틴, 노스텔지아, 네오 비프로스트)이 쓰였으며 팀플맵은 헌터를 변형
한 딥퍼플을 또 변형한 헌트리스와 정말 예전 맵인 네오 정글 스토리가 쓰였다.
4. 리그 진행 상황, 결과
1R는 위에서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만은 않았다. 일단 결과는 다음과 같다.
★최종성적 (다승→승점→승자승 순)
1위 KTF 6승 1패(승 vsAMD[2:1],동양[2:1],KOR[3:0],G.O[2:1],삼성 칸[2:1],IS[2:1] / 패 vs한빛[1:2] / 승점 14)
2위 동양 5승 2패(승 vsKOR[2:1],AMD[2:1],한빛[2:1],IS[3:0],삼성 칸[3:0] / 패 vsKTF[1:2],G.O[0:3] / 승점 13)
3위 G.O 4승 3패(승 vsIS[2:1],한빛[2:1],AMD[2:1],동양[3:0] / 패 vs삼성 칸[0:3],KTF[1:2],KOR[1:2] / 승점 11)
4위 한빛 4승 3패(승 vs삼성 칸[2:1],IS[2:1],AMD[2:1],KTF[2:1] / 패 vsG.O[1:2],동양[1:2],KOR[1:2] / 승점 11)
5위 AMD 3승 4패(승 vsIS[2:1],KOR[2:1],삼성 칸[2:1] / 패 vsKTF[1:2],동양[1:2],한빛[1:2],G.O[1:2] / 승점 10)
6위 IS 2승 5패(승 vs삼성 칸[3:0],KOR[2:1] / 패 vsG.O[1:2],AMD[1:2],한빛[1:2],동양[0:3],KTF[1:2] / 승점 9)
7위 삼성 칸 2승 5패(승 vsKOR[2:1],G.O[3:0] / 패 vs한빛[1:2],IS[0:3],KTF[1:2],AMD[1:2],동양[0:3] / 승점 8)
8위 KOR 2승 5패(승 vsG.O[2:1],한빛[2:1] / 패 vs동양[1:2],삼성 칸[1:2],KTF[0:3],AMD[1:2],IS[1:2] / 승점 8)
KTF는 6승 1패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보여주며 1위를 하였고, 뜻밖에도 동양이 이창훈 선수의 예상외의 팀플레이 선전과 임요환 선수
의 각성을 통하여 2위를 차지하였다. 3위는 GO였고, 4위가 한빛이었던 것이 조금 의외였는데 강도경/박정석이라는 강한 조합을 발견
하였으나 그 외의 개인전이 생각외로 부진하였던 것이 그 원인이 되었다.(실제로 한빛은 3:0 승리나 3:0 패배가 단 한번도 없다.) 5위
는 예상과 같은 AMD였지만 AMD는 장브라더스의 몰락(4전 4패)가 생각외의 암초로 작용하였다.(대신 장진남/조정현 이라는 조합을
발견하긴 하였다.) 그리고 3팀의 진흙탕 싸움의 승자는 결국 승점 단 1점 차이로 IS가 차지하였다.
2R에서의 순위는 특별한 일이 없는한 1R의 순위가 확정되는 것 같이 보였다. 하지만, 2R에서는 결과가 조금 달라지게 된다.
★중간성적(다승→승점→승자승 순)
1위 한빛 9승 3패(승 vs동양[2:1],AMD[3:0],KTF[3:0],IS[3:0],G.O[3:0] / 승점 25 / 25승 11패)→결승 진출
(1R 4승 3패 - 승 vs삼성 칸[2:1],IS[2:1],AMD[2:1],KTF[2:1] / 패 vsG.O[1:2],동양[1:2],KOR[1:2])
2위 동양 8승 4패(승 vsAMD[3:0],G.O[3:0],KTF[2:1] / 패 vs한빛[1:2],IS[1:2] / 승점 23 / 23승 13패)→플레이오프 진출
(1R 5승 2패 - 승 vsKOR[2:1],AMD[2:1],한빛[2:1],IS[3:0],삼성 칸[3:0] / 패 vsKTF[1:2],G.O[0:3])
3위 KTF 8승 4패(승 vsIS[2:1],AMD[2:1] / 패 vsG.O[1:2],한빛[0:3],동양[1:2] / 승점 20 / 20승 16패)→준플레이오프 진출
(1R 6승 1패 - 승 vsAMD[2:1],동양[2:1],KOR[3:0],G.O[2:1],삼성 칸[2:1],IS[2:1] / 패 vs한빛[1:2])
4위 G.O 7승 5패(승 vsKTF[2:1],IS[2:1],AMD[3:0] / 패 vs동양[0:3],한빛[0:3] / 승점 18 / 18승 18패)→준플레이오프 진출
(1R 4승 3패 - 승 vsIS[2:1],한빛[2:1],AMD[2:1],동양[3:0] / 패 vs삼성 칸[0:3],KTF[1:2],KOR[1:2])
5위 IS 4승 8패(승 vs동양[2:1],AMD[3:0] / 패 vsKTF[1:2],G.O[1:2],한빛[0:3] / 승점 16 / 16승 20패)
(1R 2승 5패 - 승 vs삼성 칸[3:0],KOR[2:1] / 패 vsG.O[1:2],AMD[1:2],한빛[1:2],동양[0:3],KTF[1:2])
6위 AMD 3승 9패(패 vs동양[0:3],한빛[0:3],G.O[0:3],IS[0:3],KTF[1:2] / 승점 11 / 11승 25패)
(1R 3승 4패 - 승 vsIS[2:1],KOR[2:1],삼성 칸[2:1] / 패 vsKTF[1:2],동양[1:2],한빛[1:2],G.O[1:2])
일단 KTF의 몰락이 눈에 띤다. KTF는 IS와 AMD를 잡아내고 나머지 팀에게 전패하면서 결국 승점 3점차이로 동양에게 플레이오프 진
출권을 내 주게 된다. 반면 한빛은 1R에서의 부진을 딛고 2R 팀플과 팀이 전승을 기록하면서 결승전에 직행하게 된다. 동양은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2R 5승에 빛나는 '최연성'의 발견으로 2위를 차지하게 되고 GO가 4위를 차지하게 된다. AMD는 장브라더스
의 부활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됨으로 인해서 2R에서 승점 단 1점만을 기록한 채 쓸쓸히 리그를 마감하게 된다. IS는 2R에서는
나름 선전하였으나 1R에서의 성적이 그들의 발목을 너무 심하게 잡아버렸다.
준플레이오프는 KTF와 GO의 경기였다. KTF는 이윤열 선수를 엔트리에 내보내지 않는 초강수(!)를 두면서도 GO를 3:0으로 잡아내게
된다. 참고로 엔트리는 다음과 같다.
1경기 신 개마고원
성준모(Z, KTF) VS 서지훈(T, G.O)......성준모 승
2경기 The Huntress
송병석/홍진호(P/rT, KTF) VS 강 민/이재훈(P/Z, G.O)......송병석/홍진호 승
3경기 Guillotine
홍진호(Z, KTF) VS 김근백(Z, G.O)......홍진호 승
4경기 네오정글스토리
강민, 박태민(GO) VS 송병석, 김갑용(KTF)
5차전 노스탤지아
강민 VS 김정민 (GO, KTF)
GO로서는 1경기는 서지훈 선수의 뼈아픈 실책, 2경기는 불운으로 인하여 경기를 너무 쉽게 내줬다는 아쉬움이 드는 경기였다.
플레이오프는 동양과 KTF의 경기였는데 엔트리와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경기 신 개마고원
임요환(T, 동양) VS 홍진호(Z, KTF)......임요환 승
2경기 The Huntress
박용욱/이창훈(P/Z, 동양) VS 송병석/홍진호(P/rP, KTF)......송병석/홍진호 승
3경기 Guillotine
최연성(T, 동양) VS 성준모(Z, KTF)......최연성 승
4경기 Neo Jungle Story
박용욱/이창훈(P/Z, 동양) VS 김정민/홍진호(T/Z, KTF)......박용욱/이창훈 승
3승 1패 동양 결승 진출
아쉬운 점은 5경기에서 KTF의 준비된 카드는 이윤열 선수였다. 하지만, 너무 빨리 끝나버린 탓에 그 카드를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끝나버렸다.(결승전과 플레이오프 나머지 엔트리가 있으신 분은 제보 바랍니다. 알테어님 자료에는 그 부분은 없군요.)
결승전은 올스타전을 치루고 다음주에 치뤄질 예정이었으나 폭우 관계로 1주 연기. 그 다음주도 폭우가 내렸지만 결국 강행하였다. 엔
트리와 결과는 다음과 같다.
1경기 Neo Bifrost
변길섭(T, 한빛) VS 임요환(T, 동양)......임요환 승
2경기 The Huntress
강도경/박정석(Z/P, 한빛) VS 이창훈/최연성(Z/T, 동양)......강도경/박정석 승
3경기 Guillotine
박정석(P, 한빛) VS 이창훈(Z, 동양)......이창훈 승
4경기 Neo Jungle Story
강도경/박정석(Z/P, 한빛) VS 이창훈/임요환(Z/T, 동양)......이창훈/임요환 승
5경기 신 개마고원
나도현(T, 한빛) VS 박용욱(P, 동양)......박용욱 승
4승 1패 동양 Orions 승리
비록 결과는 일방적이었지만 경기 자체는 재밌었다. 1경기는 임요환 선수의 기습전략. 3경기 중립 동물의 눈물나는 디펜스. 4경기에서
의 예상을 뒤엎은 승리. 결국 한빛은 박경락이라는 카드를 제대로 활용도 못해보고 첫 프로리그의 우승을 동양에게 내 주고 말았다.
5. 의미
일단 최초라는 것 이상의 의미가 가장 크다. 온게임넷에서 치룬 첫번째 팀단위 리그였고, 방송에서 팀플을 원없이 본 첫번째 리그이기
도 하다. 그리고 우승팀 동양의 입장에서는 임요환의 원맨팀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물론 가장 큰 수확은 최연성이다.)
p.s) 통합챔피언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 여태까지 있었던 프로리그를 한번 훑어나 보자라는 취지로 쓴 글입니다. 이렇게
써 보니 과거의 향수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 같네요. 다음에는 네오위즈 피망컵 프로리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