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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0/20 23:11:42
Name pErsOnA_Couple
Subject Use Your Illusion(Gun's N' Roses) - 亢龍有悔
모 사이트에 올린 내용을 살짝만 바꿔서 다시 올립니다. 흘러간 시대에 대한 넋두리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네요.
반말투는 넓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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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기타, 심장을 두드리는 드럼, 쇳소리 카랑카랑한 보컬, 육중한 리프, 프로그레시브 메탈, 라이트핸드 주법, 보컬들의 옥타브에 대한 실없는 논쟁, 어두컴컴한 음악 감상실에서 주구줄창 틀어대던 November rain 뮤직비디오, 곰팡내 술술 나는 연습실 한가운데에서 요즘 제일 잘나간다며 들려주던 extreme의 more than words 도입부,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가요팬들과 팝팬들에 대한 경멸.

헤비메탈이란 장르를 기억하는가? 80년대 말까지 전세계를 지배했으나 이제는 매니아들도 외면하는 공룡처럼 되어버린 장르. 그 공룡의 영광과 몰락의 경계선에 서있는 앨범이 바로 이 앨범, Use Your Illusion이다.
Guns N' Roses는 L.A Guns와 Hollywood Rose가 뭉쳐 만들어진 그룹이니, 이 앨범이 발매 2시간 만에 50만장이 팔려나갔느니, 빌보드 앨범차트 1,2위에 동시 진입했느니 하는 시시콜콜한 얘기는 네이버 지식검색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얘기이니 넘어가기로 하자.

아시다시피 이 앨범은 형식상으로는 더블앨범이지만, 판매고에 대한 걱정 때문에 따로따로 발매한 다소 특이한 케이스이다. 뭐, 둘 다 스매시 히트를 기록해버린 얘기는 이제 헤비메탈계의 전설로만 남아있다. Don't Cry나 November Rain 등의 히트 발라드가 수록되어있는 I이 대중들의 뇌리에 더 남아있을 것 같다. 그러다 헤비메탈 이것저것 좀 들어보게 되면 II의 장엄한 대곡과 다채로운 분위기에 더 귀가 쫑긋할 것이다. 그렇지만 마지막에는 I의 분열적이고도 공격적인 성향에 더 끌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 I가 공격적이고 자기 분열적이라면 II는 자기 성찰적이고, I가 화려하고도 일관된 성향이라면 II는 장엄하고 산만한 앨범이다. 또한 I가 의도적으로 화려한 편곡으로 흘러갔다면 II는 밴드의 기본이라 할 기타, 베이스, 드럼에 홍키통키 피아노만을 추가한 단촐한 악기 구성으로 밀고 나갔다. 여기에서 이 헤비메탈의 영광의 정점에 서 있었던 밴드의 아이러니함이 드러난다. 가장 검소하다 할 악기 구성으로 장엄한 대곡 위주의 앨범을 만들어냈고, 키보드에 현악, 코러스까지 도입한 편곡으로 공격적이면서 자기 분열적인 앨범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아이러니함은 밴드의 중심을 이루는 두 멤버, 액슬 로즈와 이지 스트래들린의 성향 차이에서 비롯된다.

밴드의 시작에서부터 함께했던 두 사람이지만, 음악적인 성향은 정반대라고 할 정도로 달랐다. 액슬은 밴드의 음악을 화려하게 치장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키보드를 멤버로 영입했고, 화려한 현악을 도입했으며, 여성 코러스를 삽입했다. 반면에 이지는 로큰롤에 기반한 간결하고 검소하면서도 충실하고 강렬한 하드 락을 원했다. 이 두 사람의 성향차이로 인해 두 개의 앨범으로 갈라지게 되었지만, 또한 서로 다른 성향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아이러니하고도 멋진 결과물을 낳게 된 것이다. 결국, 사람들의 뇌리에는 다른 어떤 곡들보다 Don't Cry나 November Rain이 남아있는걸 보면 액슬의 승리일지도 모른다.

(대개 사람들은 이지의 숨겨진 힘을 잘 모르고 슬래쉬의 후까시 만발의 기타만을 기억하는데.. 슬래쉬.. 프론트맨으로서 액슬과 더불어 분위기는 잡을지 모르나, 기타실력은 사실 별것이 없다. 이지가 없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러나, 음악이 연주실력만으로 이루어지던가. 그렇다면 미스터 빅이나 드림시어터가 최고겠지만, 듣다보면 또 그런것만도 아니다. November rain 뮤비에서 교회를 나와 홀로 기타를 뜯는 슬래쉬의 모습에 뻑가지 않을 강철심장은 세상에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스테디셀러 앨범들이 그렇듯, I에도 Don't Cry나 November Rain 외에도 숨어있는 명곡들이 많다. 일단 달리고 보자는 식의 무지막지한 분위기인 Right Next Door to Hell이나 고전적인 분위기의 블루스가 물씬 풍겨나는 Dust N' Bones같은 곡, 흥겨운 로큰롤 그 자체라 해도 무방할 Bad Obsession, 앨리스 쿠퍼를 초빙하여 제작한 사이키델릭한 The Garden과 이어지는 The Garden of Eden, I의 대미를 장식하는 10분여에 달하는 Coma등등 좋은 곡들이 사방에 포진해있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 이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Don't Cry나 November Rain, Live and Let Die같은 당대의 메가 히트곡들을 넘겨버린다는 사실.

II에서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유난히 대곡 성향적인 노래들이 많다. Civil War, Breakdown, Estranged같은 노래들은 대곡 지향적인 서사적 전개, 1~2분은 가볍게 채우는 기타솔로, 좋게 말하면 진중한 가사, 나쁘게 말하면 후까시 만발한 가사들로 가득 차 있다. Locomotive같은 곡은 헤비메탈의 리프에 훵키한 질감을 시도한 그루브 가득한 멋진 노래이고, Pretty Tied Up은 이지 스트래들린의 리듬감이 돋보이는 신나는 로큰롤이다. (다만 가사내용은 액슬의 SM적인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므로 굳이 가사를 해석하려고 하면 상처 입는다. 필자처럼.) 또한 터미네이터 2에 삽입되었던 화끈한 헤비메탈 곡, You Could be Mine이나 액슬 나름대로의 인더스트리얼이라 할 My World까지 화려하고도 마치 잡탕과도 같은 곡구성이다.

헤비메탈의 몰락을 예고하듯 건즈앤로지스는 이 앨범을 발매하고 액슬과 이지의 불화로 인해 와해분위기에 놓이게 된다. 밴드는 순식간에 흩어져갔고, 뒷마무리 식의 커버앨범 The Spaghetti Incident를 내놓고 해체나 다름없는 길을 걸어갔다. 간결함과 미니멀함, 서사적인 장엄함보다 주변의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더 좋아하는 현재의 대중음악 성향상 힙합이 당분간 대세일 듯 하고, 헤비메탈의 시대는 요원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대세가 아니면 또 어떤가. 이 더블앨범 아닌 더블앨범은 그 시대, 헤비메탈의 강렬한 리프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90년대의 탐미 주의적이고 서사적인 헤비메탈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빼놓지 말아야할 필청 앨범이기도 하다.

비틀즈의 앨범에 비교하면 극성팬들이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I은 Revolver에 가깝고 II는 White Album에 가깝다는 어설픈 비유로 잡설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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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ent...
06/10/20 23:20
수정 아이콘
제작년쯤에 Guns N' Roses에 미쳤었죠....미치게된 계기가 엠넷에서 건즈앤로지스 특집을해줬었는데 paradise city라는 노래뮤비가 나오더군요... 가요만 알았던 저의 음악인생에 한획을 그어주는 노래였습니다..
노래 추천을 하자면 Live and Let die / dead horse / you're crazy / my michelle / coma / bad apples / it's so easy 등등.. 많군요...
06/10/21 00:19
수정 아이콘
LA에서 시애틀로 록음악의 주류가 넘어갔고 그 얼터너티브가 커트코베인의 죽음과 함께 LA와 마찬가지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그 모든 흐름과, 그 모든 시대에 상관없이 좋은 음악은 결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죠. 그 어떤 장르이든, 그 어떤 멜로디이든간에요.

록음악의 흐름들을 살펴보면 정말 안타까운 순간들이 많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LA메틀부터 좋아했고 그 향수가 잊혀지지 않지만 그 달짝지근한 음색들은 노동자들이 신는 부츠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너바나를 대표하는 하나의 흐름에 밀려났고 그 흐름 또한 오랫동안 주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것들이 사그라드는 것은 커트코베인이 유서에서 말한 '불꽃같은' 퇴장이지만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것은 그 어떤 장르적인 것과 상관없이 좋은 음악은 언제나 좋은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직 이들을 그리워하고 이들 또한 우리의 기억을 잊지 않겠죠.

이 앨범은 물난리때 쓸려내려갔습니다. 다시 사야지,사야지 하면서도 밤이 지나면 사야 한다는 생각을 잊더군요. 이번엔 정말로 사야겠습니다.
Soulchild
06/10/21 00:5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근데 판매고가 걱정되서 따로따로 발매했다는건 제가 알고 있는 내용과는 다르군요.. 음반사에서 판매고가 걱정되어 더블앨범으로 내자고 했는데 밴드측에서 강력히! 주장해서 각각의 다른 앨범으로 발매를 했다고 들었거든요... 어쨌든 역사의 남을....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90년대 초반 반드시 들어야할 앨범이지요~!! 뭐니뭐니해도 1에서는 coma, 2에서는 Pretty tied up이 제 페이보릿~! 액슬의 모든것인 my world는 그 신음소리 때문에 한동안 학교에서도 회자되었지요
marchrabbit
06/10/21 01:08
수정 아이콘
ㅎ, 락에 입문할 때 들었던 추억의 음반들이군요. 라센반에는 1에서 두곡이나 잘려서 아쉬웠다는... right next door to hell, beck(?) off bitch, 둘다 좋은 곡인데요. 뭐, 그래도 저는 일루젼 앨범보다는 보다 야성적인 1집 Appetite For Destruction이 좋더군요. 얘네들의 매력은 화려함, 세련됨이라기 보다는 거칠음, 야성미 라고 할 수 있죠. 간만에 얘네 음악을 플레이어에 걸어야겠네요. ^^
ps: 라센에서 짤린 right next door to hell 이란 곡, 보컬인 액슬로즈 집에 옆집 아줌마가 찾아가 시끄럽다고 항의했답니다. 액슬로즈 사과하기는 커녕 들고있던 와인병으로 머리를 갈겼다나 뭐라나. 열받은 아줌마 당연히 소송을 걸었고 그 소송에 대한 액슬의 대응이 바로 right next door to hell 입니다. 옆집 꺼져라 이죠. 노래 중간에 "fuck you~" 라고 절규하는 액슬의 보컬이 참.....; (알고보면 액슬 좀팽이;;; 머틀리 크루랑 시비 붙었을 때 총 소지한 경비원 데리고 나갔다는;;;)
marchrabbit
06/10/21 01:13
수정 아이콘
Soulchild // 그 신음소리 말이죠;;; 건스동에서 읽은 기사인데 my world 인지 1집의 rocket queen 인지 몰라도(아마 후자일 것입니다) 그 신음소리 실제라고 하더군요. 액슬이 여자 데리고 와 일을 치루면서 녹음했다는 소문이;;; (메탈리카 load 커버도 나름 충격이었는데 이건 더...ㅋ)
샴페인슈퍼노
06/10/21 01:16
수정 아이콘
첨에 라센으로 샀다가 친구 씨디를 보던 중 "왜 니껀 16트랙이냐??" 라고 물으며 한참을 들여다 보니 2곡이 빠졌더군요,, 아... 다시 샀던 기억이..
건즈의 정규앨범을 뽑으라면 1집 Appetite For Destruction와 2집 유즈 유어 일루젼 인데 갠적으론 1집이 더 맘에 와 닿더군요.. 액슬의 파워풀한 보컬이 너무나도 그립네요..

근데 비틀즈 팬으로써 이해가 안가는게
I 은 리볼버, II 는 화이트에 비유 하시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네요,,
워낙 장르 자체가 틀려 한번도 생각해 보질 않아서 이해를 못하는 걸까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네요
NeverMind
06/10/21 01:25
수정 아이콘
서서히 사라지는 것보다 한꺼번에 불 타버리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정지환
06/10/21 01:54
수정 아이콘
신보가 올해 안에 나오는게 확정이 되었다더군요 ^^;;;
저도 간만에 청춘-_-을 되새기며 다시 들어봐야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먹자먹자~
06/10/21 03:10
수정 아이콘
Guns N' Roses 하도 오랫동안 버로우를 해서 한참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요즘 활동 하고 있더군요. 헝가리에서 인가 부터 공연시작한거 같더군요. 최근 5월 15일 뉴욕 에서 공연한 Hammerstern ballroom 공연 DVD를 봤는데 예전 멤버가 엑슬 말고는 다 빠져버려서 밴드음색이 굉장히 많이 바꼈더군요. 신보로 나온 Chinese Democracy 를 들어봤는데 예전의 육중함이 상당히 그립더군요. 흑 예전 멤버로 다시 결합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답니다.
Zakk Wylde
06/10/21 04:36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 건즈..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죠..
초~중학생일때 정말 좋아하던 그들을..못 잊어 아직도 그들 음악을 제일 많이 듣습니다.
액슬 로즈..한숨만 나옵니다..그 성질 머리 -_ -
이지의 탈퇴 이후에 건즈는 이렇게 될 운명이었죠..
이지 없이는 건즈도 없는건데..;;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2CD로 나올 앨범 이었지만 음반사의 반대로
각각 발매 되었습니다 2개월 정도의 텀을 두고..

저는 Civil War를 건즈 최고의 곡으로 꼽습니다..
Use 앨범은 어짜다 보니 3장씩이나 사버린..
메렁레피
06/10/21 05:59
수정 아이콘
저도 Civil War를 건즈 최고의 곡으로 꼽습니다....짤린 곡이 있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상아레코드 까지 가서 장당 15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I, II를 샀던게 기억 나네요...며칠내내 학교에서 D777에 담아서 계속 들었더랬죠..ㅋㄷ

또 노벰버 레인이나 돈 크라이 솔로 치겠다고 친구가 샀던 GNR스코어 북 빌려와서 쳐보던것도 기억나는군요...치기는 쉬운데...어찌나 맛이 안나던지...
Hell's Kitchen
06/10/21 08:55
수정 아이콘
Estranged 한곡만으로도 명반이라 부를 수 있음.
속삭이듯 울부짖는 액슬의 보컬에 이어 슬래쉬의 울부짖는 솔로로 이어지는 시작부분은 정말이지... ㅜㅠ
Grateful Days~
06/10/21 09:13
수정 아이콘
물론 Don't Cry와 November Rain이 너무나 좋긴하지만 앨범 전체적인면으론 Illusion ll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진짜 액슬과 이지없이는 GnR은 있을수없죠.
배째는 플레이
06/10/21 09:17
수정 아이콘
Civil War...저에게도 역시 최고의 곡..어제 라디오에서 건즈의 음악을 들었는데 후반부여서 노래 제목은 생각이 안나더군요..오늘 꼭 다시 들어봐야 겠네요..그나저나 최근 액슬 비쥬얼은...;;
액슬의 그 쫄바지와 성조기 패션도 무척이나 멋졌다고 기억되는데...
점박이멍멍이
06/10/21 11:04
수정 아이콘
이궁... Illusion2에 두곡이나 빠져 있었던거였군요 ㅠ.ㅠ 이제서야 처음 알았네요 ㅠ.ㅠ 저도 Civil war가 최고인듯.... 이곳저곳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곡은 welcom to the jungle인 듯해요....
Withinae
06/10/21 23:19
수정 아이콘
비내리는 새벽 2시에 하숙집방문을 열고, 엠프를 max로 November Rain과 시나위의 겨울비를 형들과 같이......
92년도 10월....형들 다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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