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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9/03 23:35:48 |
Name |
DNA Killer |
Subject |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 기초체력평가를 다녀와서 |
어제 3.5Km의 우주인 선발 기초체력평가가 있었습니다.
PGR에서도 지원한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후기입니다.
<1> 올림픽 공원으로 가는 길
아... 일주일간의 노력('같이가줘~')은 물거품이 되고 올림픽공원으로 가는 길은 혼자
이노무 친구들은 자기는 안뛴다고 혼자서 머하냐머 같이 가주길 거부하더군요 ㅠ.ㅠ 설마 내 인간성?!
뛰는 시각은 5시 이지만 등록을 해야하기 때문에 4시정도에 도착하도록 출발했습니다.
잠실역을 거쳐서 몽촌토성역으로...
7000명이 뛰는 예정이기에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모이는 장소로 가는 길에는 저와 같은 목적의
사람들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에서 눈에 띈 것은 반바지를 입은 사람들과 카메라가방을 든 여성분, 그리고 뇌성마비인 듯 불편하게 걸으시는 장애인분. 뛰러가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반바지더군요)
<2> 집결 및 등록, 기록용 칩 수령등
올림픽공원역이 아닌 몽촌토성역에서 내렸기에 모이는 장소인 88광장까지는 조금 걸어야 했습니다.
넓은 잔디 광장이더군요.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등록은 줄을 서는 것 없이
바로 할 수 있었죠. 등록 천막 옆에서는 몇몇 카메라들이 지원자들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 나도 하고 싶은데... 눈에 띄지 않는 모습이어서 그럴까요?
사실... 지원자 사이에 두면 저 꽤나 눈에 띕니다.
군청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거든요.
등록을 하고 번호에 해당하는 대기조에 앉아서 둘러보니 역시 90% 이상이 반바지였습니다.
한명 면바지를 입은 분도 보였지만 나머지 긴바지도 운동복이었고, 청바지는 저 혼자인 듯
제가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지 않는 주의라.. 집밖 반경 100m 이내에서만 반바지 입습니다.
혹시라도 뉴스에 청바지 입고 뛰는 사람이 있었다면 바로 접니다. ㅡㅡ;
<3> 사전행사 (몸풀이체조, 유의사항 전달 등)
광장의 무대에서는 치어팀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등록하고 자리에 오니 사라졌습니다)
덕성여대였는지 성신여대였는지 리비스(리리스?)치어팀이었습니다.
뛰기전에 몸을 풀기위한 전문강사의 리드로 체조를 했습니다.
4,5시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어쨌든 계절은 가을인데도 햇볕은 생각보다 뜨거웠습니다.
<4> 공식행사 (개회선언, 축사 등)
무대 옆에 귀빈 및 기자석 천막이 있었습니다.
개회는 과기부 부총리께서 하셨는지 확실히 기억이 안나네요. 그 외 항우연분등 7,8분이 나오셨습니다.
개회사에서 인상적이었던 말씀은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인생에서 잘 못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도전하지 못해서 후회하는 것이 더 많다
저도 처음에 우주인 선발을 보면서 ‘영어만 아니면 신청하는건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우주인 선발에 지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축사등이 끝나고 배번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대표, 고령자 대표, 최연소 지원자, 주부(이건 조금 불확실합니다만) 대표, 회사원 대표등
7,8명이 무대에 나와 1~7,8번까지의 번호를 받았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께서는 인류의 달착륙 장면을 보셨었겠죠?
모두 각각의 꿈과 목표가 있었기에 이렇게 도전을 한 것이겠죠.
<5> 출발준비 (이동 및 정렬)
인터넷 접수를 통해 기초체력테스트를 받게 된 사람은 3만 6천명 중 1만명.
그 중 서울은 7천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참가한 사람들은 1,2천명정도 되어보였습니다.
후에 기사를 보니 2천5여명정도 라는 군요. 전국적으로도 3천명을 조금 넘는 정도였습니다.
1000단위의 배번으로 나뉜 조 순서대로 시작했습니다.
0~1000번 지원자가 시작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치어팀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레이스가 잔뜩 달린 긴팔을 입고 나온 치어팀. 리더분이 더워서 망토를 벗었다고 하네요.
그 날씨에 망토까지... 수고하신 치어팀에게 박수를~~
그분들은 박수를 먹고 사신다는군요.
제가 출발할 즈음에는 해도 기울기 시작하고 구름을 예쁜 빨간색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시암선셋이 이런 색을 말하는 걸까요?
후광이 비치는 구름. 그림자진 구름의 주위를 신비롭게 비추는 햇빛과 구름 위의 작은 틈으로 쏟아지는
광선들... 아름다운 하늘 풍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디카가 없는게 한입니다. 핸폰도 카메라가 없는지라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구름과 햇빛이었습니다.
<6> 기초체력평가(3.5Km 달리기) 진행
드디어 저의 조 차례가 되었습니다. 수백명이다 보니 같은 조라고 해도 조금씩 조금씩 출발했습니다.
관계자 분들이 일반적인 성인은 15분이면 뛸 수 있는 거리니까 여유가 있다고, 기록경기가 아니고
시간 내에 들어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드디어 출발신호와 함께 테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다행히 예상보다 버겁지는 않았습니다. 테스트를 대비해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외곽으로 해서
15바퀴정도 뛰는 연습을 했었습니다. 거리를 가늠하기가 힘들어서 200m 정도라고 일단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뛰는데 한바퀴 1분30초 정도의 페이스였죠.
그래서 이거 그렇게 쉽지 않겠는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1Km 를 지났을때 시계를 보니 4,5분 정도? ‘어라? 생각보다 충분하겠는걸?’
제가 뛰던 그룹을 한명 한명 앞지르고 결국 15분에 통과했습니다. 페이스를 조절해서 여유있게 올수도
있었지만 연습 때의 페이스 이상을 유지하고, 또... 일단 뛰는거 열심히 뛰어야죠.
<7> 평가장 정리 및 종료
가방을 보관했던 곳에 가서 찾고 스피드 칩을 반납하고 바나나 하나와 게토레이 한 캔
그리고 기념 수건을 받았습니다.
광장 주변은 배번을 담았던 비닐과 종이컵들로 꽤나 지저분해져 있었습니다.
진행하면서 지원자들에게 나눠준 물품(물공급을 위한 종이컵, 배번, 배번을 담았던 비닐,
보관용 비닐백등)들이 천막을 중심으로 (광장 중심은 버려질 만한 장소가 아니니까요) 널려있었습니다.
저는 방관하는 양심이기에 (아주 가끔 행동하는 양심일때도 있습니다만... 아마도 ㅠ.ㅠ)
‘음... 진행요원들이 힘들겠군’하는 생각만하고 광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열심히 달렸기에 숨도 차고 나눠준 것도 먹을 겸 벤치에 앉아 먹었습니다.
뒤쪽 벤치에는 한 부부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남편분이 지원을 하셨던 것 같은데 부인께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은 청바지 입고 뛰더라. 힘들텐데. 뛸 때 옷이 중요하잖아”라면서
대화를 하고 계셨습니다.
^^;;; 네... 전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아줌마, 그게 저에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나, 수줍은? 성격인지라
그냥 부스럭 거리며 벤치의 쓰레기를 집어 들고 일어섰습니다.
<8> 올림픽 공원을 빠져나오면서
확실히 청바지를 입으면 반바지보다는 힘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얇은 청바지가 다 빨래더미 속에 있어서 그냥 입던걸 입었는데
반바지입고 연습할 때처럼 가볍지는 않더군요.
(연습한 초등학교는 집에서 100m 가 넘었지만 ‘밤’에 친구랑 운동하기에 반바지 입습니다)
다시 올림픽 공원을 거슬러 몽촌토성역으로 가는 길
이제 마지막 조도 다 뛴 것 같고 아무도 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진행요원 분들도 철수 하시는 것 같고.
그런데! 아직 한명이 있었습니다.
1번을 잘 보신 분들은 예상하셨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다리를 절으면서 결코 뛴다고 할 수 없는, 힘겹게 걸어서 진행요원의 안내를 받으며
아직 테스트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시는 분
제가 역에 나오면서 지나쳤던 장애인 분도 바로 이 우주인선발대회에 지원하셨던 겁니다.
그 분도 자신이 절대 우주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겠죠.
무엇이 그 분이 이런 도전을 하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장애가 천성이었든지, 삶속에서 얻은 거였는지 모르지만 우주를 향한 꿈이 있었겠죠.
돌아오면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그래 정말 후회하는 것은 내가 못했던 일이 아니야.
스스로 포기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야 라구요.
저도 필기를 통한 300명에도 뽑힐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도전해봅니다.
세월이 흘러서 꿈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냐고 물으면 적어도 한마디는 대답할 수 있으니까요.
PS1 꿈이 조금 꿈꾸는 듯 하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2/3 이상이 인터넷 신청을 하고 뛰러오지 않은 것은 좀 너무한 생각이 드네요.
그냥 장난이었던 겁니까?! ㅡㅡ; 물론 사정상 참가 할 수 없었던 분도 있겠지만요.
혹시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 위한 관계자의 음모?!
끝나고 잠깐 친구를 만났는데 농담으로 이미 내정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설마... ^^;
PS2 스피드칩이 고장이 아니라면 필기전형(영어/종합상식)이 다음주 일요일에 있습니다.
그런데 왜 영어시험이 TEPS 인거야 ㅠ.ㅠ
도전도전 하지만... '어차피 안될거 괜히 땀빼가며 시간낭비할거 있나?' 라던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아~ 아니야 그래도 역시 도전하는데에도 의미가 있으니까...
우주인 선발 대회 기초체력평가 세부일정
오후 1:00~4:30 집결 및 등록, 기록용 칩 수령 등
오후 4:30~4:45 사전행사 (몸풀이체조, 유의사항 전달 등) 전문강사진행
오후 4:45~4:55 공식행사 (개회선언, 축사 등)
오후 4:55~5:00 출발준비 (이동 및 정렬)
오후 5:00~6:00 기초체력평가(3.5.km 달리기) 진행
오후 6:00~7:00 평가장 정리 및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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