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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12/31 18:17:35 |
Name |
반전 |
Subject |
[후기] 2004.12.31, Premier 리그 챔피언쉽, 박태민 vs 홍진호. |
2004 Primier 2차 리그 챔피언쉽, 박태민 vs 홍진호 1경기, in Nostalgia.
기세에 밀렸다.
어제 MSL 경기 결과까지 보고 난 다음에, 지금 최강자가 누구냐,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수가 누구냐를 꼽는다면 역시 박태민과 이윤열을 꼽을 것이다. 그리고 홍진호 역시 다른 생각을 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박태민을 이기려면 더 많은 개스를 채취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라는 생각으로 오늘홍진호 선수는 노스텔지아에서 고전적인 전술인, 그래서 쉽게 기억해내긴 힘들었을 몰래 개스 멀티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 한 수는 최적화를 뛰어넘는 과감수이긴 했지만, 2해처리 저글링 스커지와 2해처리 저글링 무탈로 갈라졌을 때, 스커지 쪽이 오히려 앞마당이 늦는다면 몰래해처리라는 것이 공식처럼 나오는 저그대 저그전에서, 다소 행운이 따르기를 바랬던 것은 무리가 아니었을까.
스커지를 간 쪽이 오히려 앞마당 타이밍이 늦다는 건 반드시 숨겨 지은 해처리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박태민은 그것을 찾아내어 최적의 병력으로 공격을 했고, 그래서 홍진호는 빈집털이도 포기한채 개스를 더 채취한 대신 병력 생산 기지인 해처리를 하나 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순간 그 개스를 돌릴 수 있는 것은 공중병력. 정확한 개스 채취량까지는 알 수 없었기에 '비긴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순간 홍진호 선수의 무탈이 박태민 선수의 앞마당을 덮쳐 우위를 점할 때, 사실 나는 홍진호 선수의 승리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본진 라바에서 기막힌 타이밍에 튀어나온 스커지가 결국 잔여 무탈을 모두 제거하며 홍진호 선수의 러쉬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엔 해처리가 많은 박태민 선수에게 저글링 수에서도 밀리고, 특성상 다수가 모이기 전엔 스커지에 약한 무탈 또한 더 이상 제공권을 노려볼 수 없었다. 그리고 곧
홍진호 선수의 GG 선언으로 1경기는 마무리된다.
2004 Primier 2차 리그 챔피언쉽, 박태민 vs 홍진호 1경기, in Nostalgia,
이해할 수 없는 홍진호 선수의 선택.
1경기를 관람한 후, 홍진호 선수는 같은 맵을 쓰는 3경기에선 가장 안정적인 선택을 가져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2경기는 준비했던 전략을 그대로 내놓을 것이다. 그리고 홍진호 선수는 개스를 선호하는 빌드를 가져갔다.
하지만 레퀴엠은 역언덕이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저글링으로 입구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사실상 12시 3시라는 가까운 위치, 미네랄 중시와 개스 중시의 초반 빌드의 갈림을 보고, 나는 박태민 선수가 저글링으로 입구를 뚫어 이길 것이라 내다보았고, 그것은 허무할 정도로 완벽히 맞아들어갔다.
스타팅 포인트가 멀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홍진호 선수가 스타팅을 고려한 전략을 세웠다면 9시에 오버로드를 날리며 3시 드론 정찰을 가거나 혹은 6시에 빠른 정찰을 빨리 보내 확인을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홍진호 선수는 그런 액션을 보이지 않았고, 나는 이 전략 자체에 다소 의문을 가진다.
물론 레퀴엠은 중반 이후 섬맵의 양상을 가진다. 하지만 동시에 홍진호 선수가 수비 이후 넉넉한 공중군 체제를 생각했던 맵이, 또한 역언덕형이라는 특성을 가지는 레퀴엠이었다는 점은 아무래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따 다음 경기 보고 마저 붙여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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