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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1/18 17:59:06
Name 피터피터
Subject 재밌는 팀리그 - 감독들의 전략과 선수들의 작전 수행능력
오늘 팀리그는 팀리그가 가질 수 있는 지루함과 함께 뒤로 갈수록 뜨거워질수 있는 흥미진진함을 동시에 보여준 하루네요.

CJ와 MBC 그리고 온게임넷과 웅진.

CJ와 MBC는 어제의 열기와는 달리 상당히 지루한 양상의 경기들이 쏟아지면서 솔직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제가 엠히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엠히는 정말 엉망이었다고 밖에 할말이 없더군요.

박지호는 선봉으로 나왔지만, 솔직히 그가 선봉타입인지도 잘모르겠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엠히는 플토라인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플토들이 연패를 쌓아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왜 전략적 핵으로 사용해야 할 단 한장의 플토카드를 선발로 내놓았는지부터 좀 의문이었고요. (김재훈은 현재 페이스라면 스나이핑용 플토로 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죠. 이런 선수를 차라리 김승현 선수처럼 선봉으로 썼으면 모를까 박지호를 선봉으로 내놓으면서 분위기를 바꿀수 있는 전략적 카드를 미리 소모한것은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 이후 등장한 이재호, 김동현... 이 선수들은 나름 좋은 스나이핑 카드였고 감독이 시기절적하게 뽑아든 전략적 카드가 맞기는 하지만, 문제는 선수들의 작전실행능력이었죠. 두선수 모두 거의 잡았다고 생각되는 경기를 너무 안일하고 어이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다 경기를 망쳐버렸습니다. 이재호선수는 메두사라는 맵에서 아직 완벽하게 적응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알고 있는 리콜을 때릴때마다 맞는 다는 것이 너무 보기 안스럽더군요. 김동현선수는 너무 지나친 자신감이 화를 부른 경우겠죠. 큰 그림은 잘 짜왔지만, 오늘은 왜 그렇게 성급하게 게임을 마무리할려고 들었는지 잘모르겠더군요. 아마 뒷경기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경기를 빨리 마무리하고 싶다는 욕심이 그의 냉정하고 유연한 플토전 강점을 날려버리고 오히려 초짜같은 저플전을 펼치게 만들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어쨌든 감독이 좋은 시기에 좋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선수들이 그것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경기가 얼마나 꼬일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 할 것입니다. 야구로 치자면 무사 1,2루에서 감독이 쉬운 번트를 지시했는데 그것을 타자가 투수정면으로 번트를 하는 바람에 바로 2아웃상황이 나온 경우라고 해야할까요 하여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쩔수 없이 등장한 에이스 염보성. 그것을 스나이핑 하는 다크, 아비터 빌드... 지금까지 나온 경기들로 보자면 최종적으로 등장하는 대장들은 첫경기를 어쩔수 없이 단단하고 안정된 플레이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기고 있는 쪽에서는 승부를 마감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구사하죠. 어제 박찬수선수가 그렇고 오늘 진영화 선수도 그렇고 김승현 선수도 과감한 경기운영으로 4경기를 거의 다 손에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마무리가 좋지 않아서 올킬에 실패했죠.

즉 감독들은 선수기용과 함께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을 함께 선수에게 지시한다고 봐야할 것 같고, 선수들이 얼마만큼 그 지시된 전략을 잘 수행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팀리그의 성적이 결정되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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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와 MBC가 지루한 경기였다면, 반대로 온게임넷과 웅진은 그야말로 대박이 터진 경기였죠.

역시 기세를 탄 선수는 이름값에 상관없이 얼마나 무서워질수 있는지를 김승현선수가 잘 보여주었고, 그것을 적절한 시기에 끊어주지 못하면 한선수가 3경기를 가져가는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것이 오늘로서 증명된 것 같습니다.

선수들의 기본기가 전체적으로 좋아졌기때문에 심리적 안정만 찾으면 연습실에서의 실력이 실제 경기장에서도 발현되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스나이핑에 나서는 선수는 무난한 운영보다는 확실한 전략과 작전을 가지고 상대를 맞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에이스 카드를 내놓는 시기는 흐름보다는 어쩌면 뒤에 배치된 맵을 잘 분석해서 내놓는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껴지고 선수들은 자신이 자신있는 맵에서 어떤 운영을 할것인지 미리미리 구상을 해놓는것이 앞으로 경기에서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신상문선수가 올킬 위기의 순간에 기지를 발휘하여 드랍쉽을 이용한 벌쳐 흔들기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장면이었고 그후로 청풍명월에서 시전한 투스타 레이스가 정말 임팩트 있게 느껴졌습니다.

청풍명월에서는 대각으로 그렇게 테란과 저그가 나오면 저그가 배째는 플레이를 할경우, 테란이 바이오닉으로 저그를 잡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맵입니다. 그런 맵에서 불리한 지형적 위치를 투스타 레이스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팀리그라는 시스템에서 선수가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작전수행능력이 얼마나 감독이 작전을 짜고 엔트리를 꾸리는데 도움이 될지 상상이 되더군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에이스결정전... 이재균 감독이 콜로세움을 윤용태라는 대장 캐릭터를 위해 끝까지 남겨둔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제 김가을 감독은 메두사에 송병구를 저그상대로 내놓으면서 팀의 에이스가 상대 선수의 기세에 휩쓸려 떠내려간 반면, 오늘 윤용태는 순간 순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결국 끝까지 맵의 특성을 잘살려 플토의 자원력으로 테란의 힘과 스피드를 무력화 시키더군요.

감독이 카드를 내놓는 순서, 그리고 그곳에서 수행되는 작전들... 선수들의 작전수행능력등 이번 팀리는 기존의 리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모습들이 경기를 치루면 치룰수록 쏟아지고 있어서 팀경기를 좋아하는 일인으로서 정말 리그가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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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용스칸
09/01/18 18:01
수정 아이콘
안준영 선수가 제대로 스나이핑을 했었어야죠. 결국 신상문 선수가 더 돋보이긴 했지만 말이죠.
택용스칸
09/01/18 18:03
수정 아이콘
엠히 팬으로서 오늘 엠히는 정말 아쉬움 그 자체였습니다.. 끊을 수 있을 때 끊지 못하고 말이죠.
피터피터
09/01/18 18:04
수정 아이콘
택용스칸님// 오늘까지의 경기만 보자면 이상할 정도로 스나이핑의 성공률이 떨어지는 모습이죠. 그동안 너무 준비된 맵에서 준비된 플레이를 하는 것에 익숙한 선수들이 스나이핑 모드에서 유연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다고 해야할까요? 리그가 진행되면 스나이핑의 적중률은 점점 높아질것 같긴한데.. 요즘 팀리그는 스나이핑 모드보다는 기세가 팀의 승패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네요.
라이시륜
09/01/18 18:23
수정 아이콘
오늘 윤용태 선수와 신상문 선수의 경기로 봤을 때, 맵 구성이 조금 더 복잡해서 견제 플레이 하기 더 용이한 맵이었다면 정말 큰일 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ㅡ
그러나 역시 윤용태 선수도 맵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맞아도 맞아도 '그냥 맞나보다~'하다가 한방싸움으로 이겨내는 모습 멋졌습니다!
어흥 어흥
09/01/18 18:47
수정 아이콘
스나이핑보다 그냥 잘하는 선수는 계속 이기는 모습이였죠. 3킬이상도 꾀나 나오고요 박찬수선수 올킬에 최연성 박승현 진영화 신상문 3킬. 사실 감독의 역할이 이전프로리그 방식보다는 좀 커질지 모르지만 여전히 아주 미약하리라봅니다.
팔세토의귀신
09/01/18 20:02
수정 아이콘
점점 감독의 역량이 필요해지는 시기가 올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의 웅진의 승리도 만약..
5전제 승부였다면.. 저는 질 수도 있지 않았나 라고 생각합니다..
김승현이라는 선봉도..
안준영이라는 스나이퍼도 모두 감독의 머리에서 나오는 겁니다..
예전 주훈감독의 이런 역량이 참 대단해보였고.. 또 하나의 프로리그를 보는 재미였는데..

이런 재미가 하나 추가되었다는 점은 좋아보입니다..
최종병기영호
09/01/18 20:18
수정 아이콘
4경기 밖에 치루지 않았지만 하위권팀이 상위권 팀을 많이 잡아서 그런지 더 재밌네요.
3킬이상은 매 경기 나왔구요. 그리고 3라운드에서 공군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
학교빡세!
09/01/18 21:02
수정 아이콘
팀리그가 한창일때 고등학생이라 제대로 못봤었는데 요즘에 보니까 참 재밋어요...장단점이 있어보이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기대되네요
카디널스310
09/01/18 22:55
수정 아이콘
7경기 신상문선수가 윤용태 선수를 이겼다면 그야말로 대박이었죠. 역대 최초 역올킬! 비방송에서도 한번인가밖에없는
09/01/19 01:24
수정 아이콘
팀리그제를 현 3라운드만 하는체제로 하거나,

아니면 2, 4라운드체제로 바뀌면 좋을듯합니다.

솔직히 팀배틀이 훨씬 재밌네요.. 매일매일 결승전보는듯한 기분.. 물론 해설자분들은 매우 노곤해지시겠지만..
모범시민
09/01/19 02:34
수정 아이콘
솔직히 선수 해설자분들이 노곤해지는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직업입니다 팬들을 위해서 더 나은모습 보이기 위해서는 노곤해지도록 일을 해야죠 그게 당연한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프로리그보다 더욱 긴박감이 넘칠 수 있는 방법인 팀리그를 여지껏 왜 케스파는 애써 무시하려 해왔는지도 저는 이해하기 힘듭니다만

이제라도 잠시뿐일지라도 시행하고 있는 것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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