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뒷북성 글이지만 이대로 묻히기엔 너무 아쉬워서 허접한 리뷰나마 이렇게 올려봅니다..
사람들은 어디서 송병구의 강함을 찾고, 열광하는 걸까요??
전성기 시절 대테란전을 날렸던 삼대토스와 비교해봐도 딱히 어떤 특징이 드러나거나 우위에 서는 지점을 찾기가 좀 애매합니다.
물량의 선구자이며 컨트롤과 생산을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신의 왼손의 박정석.
상식을 깨는 예측불허의 전략과 운영의 강민.
일꾼정찰마저도 찌르기가 되는 집요하고 예리한 백병전 컨트롤과 견제의 박용욱.
송병구선수가 s급 프로토스(특히 테란전!!)라고는 하지만 뭔가가 특출나게 드러나는 강렬한 강점은 없습니다. 물량도 좋고, 컨트롤도 좋고, 운영도 좋고, ‘무결점의 총사령관’이라는 닉네임처럼 흠잡을 데가 없다는 게 특징이려면 특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타 프로토스, 다른 게이머들과 구분되는 송병구의 확연한 특징을 굳이 찾자면 ‘안정성’ 혹은 ‘안정감을 유지하는 능력’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에게 불안한 상황을 만들지 않고, 불리한 상황을 서서히 자신에게 다시 뺏어오는 그 힘. 그래서 송병구선수의 테란전은 그 양상이 뭔가 다릅니다. 전세를 확 뒤집는 것도 아니고 야금야금 갉아먹는 것도 아니지요. 팽팽하던 저울의 추가 조금씩 기울어져서 어느새 인가 무게중심이 완전히 쏠려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송병구 선수의 ‘공룡’이란 별명은 참 잘 어울립니다. 거대함과 무거움의 상징, 조그마한 알에서 깨서 어느새 한 입에 상대를 꿀꺽 삼켜버리는 그런 존재니까요. 그리고 이번 WCG 8강 박지수 전에서 이런 거대한 몸짓을 확인한 듯 싶습니다.
박지수 선수의 칭찬에 대해 “넌 우승했잖아~”라는 식의 부러움으로 채팅을 나누는 두 선수의 모습이 훈훈했습니다만 일단 경기는 시작합니다.
맵은 블루스톰 송병구 선수는 7시, 박지수 선수는 1시 어떤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채
후반을 도모하는 빌드로 갑니다. 송병구 선수는 쌩더블넥, 박지수 선수는 원팩 더블.
그리고 원질럿 원드라군 상황에서 박지수 선수 한기의 벌처로 좀 신을 냅니다. 그다지 큰
피해는 아니었지만 토스는 상당히 짜증나는 상황...
“드라군이 한바퀴 비~~잉 돌아오는 거 보세요 껄껄”
“사업되기 전의 드라군은 정말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납니다 ㅠㅠ”
한바퀴 빙 돌아오는 드라군의 훌륭한(?)인공지능을 가지고 만담을 펼치는 엄위원과 김위원..
정리됐다 싶으니까 후반 힘싸움을 위해 바로 미네랄멀티까지 가져가는 송병구 선수..
하지만, 타임 어태커란 별명값을 하듯이 정확한 타이밍에 병력을 끌고 나오는 박지수 선수..
미네랄 400을 넥서스 짓는데다 써버렸으니 저 러쉬를 감당할 병력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드라군 다섯기로 좀 “찌질거려보는(?)”송병구 선수. 그러나 이미 박지수 선수는 앞마당에
자리잡고 넥서스에 포격 개시!!! 송병구 선수 입장에선 별로 막을만한 방법이 안보이는데..
셔틀로 질럿떨구기를 해보지만 그마저도 벌처와 터렛에 무난히 막혀버리며..설상가상으로
도피를 하던 셔틀까지 터렛에 폭사합니다.
아주 무난히~~날아가는 앞마당...박카스 결승전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되는가...앞마당이
있긴 하지만 자원적 우위는 커녕 센터까지 뺏기면서 송병구 선수가 많이 불리해졌습니다.
리버로 견제를 해보려고 하지만 효과적인 터렛과 마인의 위치로 별다른 재미도 못보고
닭 쫒던 개 마냥 셔틀은 본진회귀합니다.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봐~”
중앙지역은 고스란히 박지수 선수한테 넘어갑니다. 이걸 뚫기에는 토스의 많은 피해가
감수되어야 하는 상황...이대로 반반싸움하면 토스한테 별로 승산이 안보입니다..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달려들어보는 송병구 선수...그러나 벌처가 이미 탱크
주위에서 대기 하고 있던 상황이라 질럿들만 많이 잃습니다..
확 줄어버린 송병구 선수의 인구수...질럿들을 너무 헌납했다고 질타하는 엄위원..
그러나 병력들이 중앙대치해 있는 빈틈을 타서 무사히 상륙한 리버!! 대박조짐이....
일꾼만 한부대 이상을 잡아주면서 박지수 선수의 자원에 타격을 주는 송병구표 리버!!
그러나 센터가 여전히 박지수 선수한테 잡혀 있는 상황이기에 역전이라고까지 할 만한
타격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박지수 선수가 조금 더 진출했을때 송병구 선수가 다시 한번 달려듭니다.
언덕 지형에서 피해를 최소하시키며 전진을 조금 늦추고 숨을 고릅니다.
탱크만 쏙 잡고 빠져버리는 송병구 선수..화끈한 맛은 없지만 불안함도 없습니다..
병력 충원후 다시 한번 중앙에서 맞붙는 두 선수!! 그러나 깜짝스러운 템플러의 출현으로
박지수 선수는 중앙전투의 승리를 100% 장담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 됩니다.
탱크에 직격으로 꽂힌건 그다지 많지 않지만 벌처와 탱크에 데미지를 입혀가며 송병구선수의
질럿 드라군이 차츰차츰 돌파를 시작합니다!!
으라차차차!!!
송병구 선수의 중앙돌파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하는 엄위원과 김위원...정말 신기하긴하더군요..
절대 못뚫을것 같던 테란의 벽을 저렇게 무너뜨리는 송병구 선수에게 감탄!!
인구수 급반전!!! 역공을 갈정도로 압승은 아니었지만 중앙에서 시간을 끌기에는 충분한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는 점차점차 송병구 선수에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캐리어 넘어가는 타이밍이 참....예술입니다 그려...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그러나 박지수
선수에게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타이밍에 올라가는 플릿 비콘!!
박지수 선수는 우선 중앙지역을 수복하기에 급급합니다..마인 심느라 바쁜 벌처들..
그리고 아직 마인이 매설되지 않은 윗지역을 한번 찌르는 송병구 선수!! 이러면서 동시에..
셔틀 질럿 떨구기로 아래쪽의 탱크들을 정리합니다..이제 슬슬 무결점 플레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ㅠㅠ
계단 아래 탱크까지만 치우고 병력 빼는 송병구 선수...해설자들의 목소리를 엿듣기라도하는
걸까요?? 필요한 플레이만 계속 해주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곁들여주는 게릴라까지...직접적인 일꾼 타격은 없었지만 테란의 정신을 산만하게
합니다...꼼꼼하게 저런 게릴라까지 하는 송병구 선수를 보면서 우수한 기본성능에다가
최고급 옵션까지 곁들인 고급 승용차를 타는 기분을 느꼈다면 너무 오바..??
그러면서 무난하게 12시 가져갑니다. 불안한데가 별로 없어보이는 송병구 선수.
그리고 중앙진출을 시도하는 박지수 선수와 다시 한번 중앙에서 교전을 펼칩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송병구 선수는 자신이 언덕에 있고 상대방의 병력은 평지에 있을때 중앙교전을 펼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번 싸워볼까!! 하고 전장의 주도권을 항상 자기가 갖고 있습니다...
한 대라도 덜 맞고 들어가는 송병구 선수의 병력...그리고 셔틀에서 내린 템플러!!!
이제 전용준 위원이 좋아하는 싸이오닉 찜질!!!을 감상해보시죠...
스톰 지지는 장면은 예쁘게 터지는(?) 장면이 많아서 뭐 하나를 버리기가 아깝더라구요..
이번 전투에서도 송병구 선수는 언덕. 박지수 선수는 평지 지형입니다.
냅다 크리티컬로 꽂혀버리는 스톰들...이번 컷은 좀 잔상이 있어서 안이쁘네요..
송병구 선수의 지상군 전투의 핵심은 “이긴다”가 아니라 “버틴다”였습니다.
그래서 치고 빠질 때를 정확히 알아서 최종병기 캐리어의 등장까지 훌륭하게 시간을 끌어주었습니다.
드디어 캐리어의 등장!! 것도 무려 5기!! 그분이 오셨다는 표현에 즐거워하는 엄위원...
여기다가 또 질럿 게릴라까지 해주면서 이래저래 박지수 선수를 괴롭게 하는 송병구 선수...
캐리어는 중앙의 터렛들과 병력들을 치워내고 있었습니다.
한편 중계진에서는“김정민 해설위원 입에서 침이...”라고 놀리는 전용준 캐스터와 이미지
관리를 위해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김위원.. 그리고 옆에서 껄껄대는 엄위원...
민망함은 감출 길이 없어라~ ㅠ.ㅠ
벌처가 질럿들을 정리하고 가니 성곽 위에 둥둥 떠있다가 템플러 한 마리 투척하는 셔틀..
그리고 스톰으로 일꾼들 솎아내주고...현란한 게릴라에 감탄 밖에 안나옵니다...캬~
앞마당을 맘껏 괴롭혀주는 송병구 선수..업은 잘되어 있지만 뒤늦게 골리앗을 모으는 바람에
박지수 선수가 캐리어 상대하는 데 애를 많이 먹습니다.
그리고 지상병력과 함께 대다수의 골탱부대를 괴멸시킵니다.. 멋진 장면이 있었지만 귀차니즘으로 패스;;;;
너무 모여버린 캐리어를 골리앗으로 상대하는데 벅차다는 걸 느끼고 박지수 선수 gg!
센터를 뺏긴(거기다 멀티도 살짝 뒤쳐진) 프로토스가 어떻게 캐리어까지 넘어가느냐..
중앙에서 진출을 저지하면서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멀티를 맞춰나가며 유두리 있게 캐리어로 넘어가는 그 흐름!! 거기에 전투, 생산, 게릴라 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고 모든걸필요할 때 해주는 송병구의 플레이는 너무나도 완벽했습니다. 정말 해설자들의 말처럼 이 경기는 많은 프로토스들이 보고 본받아야할 교과서적인 게임이자 프로토스의 모든 팁이 녹아있는 바이블이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냥 넘어가버린 것 같아서 명경기를 더 많은 분들이 감상하셨으면 어떨까..하는 바람에 리뷰를 적어봤습니다. 곧 있으면 인크루트 스타리그 16강이 시작하는데, 거기서도 좋은 모습 보여서 예전의 강력함을 다시 되찾아왔으면 좋겠군요!!
2위해도 좋으니 결승만 가다오 뱅구!!!(아니. 그건 좀 아닌가...)
뱀다리-처음으로 캡쳐이미지를 포함해서 리뷰를 해봤는데 정말 손이 많이 가네요..
일단 경기를 보면서 흐름의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해야 하고.. 중요한 부분을 캐치해야 하고.. 그 캐치한 장면장면에서 어떤 부분이
잘 나왔는지 일일이 다 가려내야 하고... 처음엔 재미로 했는데 나중엔 레포트 작성하는 기분이었습니다..ㅠㅠ
힘들어도 이런 명경기만 펼쳐준다면이야. 송병구 선수 한번 더 파이팅입니다. 이런 리뷰 많이 올릴 수 있게 우승을 향해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