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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6/05 20:13:02
Name The xian
File #1 1212558471_1.jpg (203.7 KB), Download : 15
Subject 친애하는 동생 NaDa에게 보내는, 영원히 다시 품을 수 없는 소망 한 가지.


[사진출처 : 포모스]
* 형이 동생에게 말하는 편지와 같이. 편한 말투로 씁니다. 이윤열 선수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고 그럴 의도도 없습니다.


친애하는 동생 NaDa에게

지난 목요일에 이기고, 기복이 점점 줄어 가고 있다고 했을 때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한편 불안했다.
왜냐하면 내가 보는 NaDa의 모습은 컨디션이 좋다고 해서 경기를 반드시 잘 하는 선수가 아니고.
컨디션이 나쁘다고 해서 경기를 못 하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어.

오히려 컨디션이 좋으면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 이상하게 비틀거리다가 지는 모습들을 종종 보았고.
컨디션이 나쁜 상태에서는 '이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한 한 점의 수가 잘 먹혀들어 이겨내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지.
그래서 불안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랐고, 현실이 된 순간 나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비수를 심장에 얻어맞아 아픔도 느끼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았다면 이런 기분일까?
그렇지만...... 그걸로 죽을 일도 없고 죽을 필요도 이유도 없었어.

그렇게, 어제, 오늘, 칼로 베인 듯한 상흔이 세 번 남았지만... 많은 상흔들 중에 세 개였을 뿐이니 걱정 안 해도 돼.


NaDa의 가슴에 육백이십육개의 훈장이 달려 있지만, NaDa의 몸엔 삼백칠십일 개의 상처가 남아 있듯이,
나의 마음엔 육백이십육개의 꽃이 피어 있지만 삼백칠십일 개의 쓴 뿌리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꽃이 주는 향기와 아름다움도, 쓴 뿌리가 주는 미어짐과 고통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일이야.
마치 NaDa가 육백이십육개의 훈장이과 삼백칠십일 개의 상처를 모두 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626승 371패. 3경기 남았네... 그렇지??


아마 영원히 다시 품을 수 없는 소망 하나만 마지막으로 말할게.


1000경기째는. 이겨줘.

인간의 인생이란 한계가 있는 법이야.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E-Sport도 한계가 있는 법이야.
NaDa의 생명력이 영원하다 한들 2000경기가 있을 때까지 이 판이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고,
NaDa도 군대를 가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언젠가는 선수 생활에서 마음과 몸이 떠나야 할 때도 있을 것은 사실이잖아?

개인리그 탈락해도 좋아. 프로리그 져도 좋아. 내가 NaDa를 응원하는 것은 NaDa가 이기는 존재라서가 아니거든.
나는 NaDa를 처음부터 봐 왔고, 이기는 모습도 봐 왔고 지는 모습도 봐 왔고 우승할 때도 봤고 PC방 예선 떨어질 때도 봤어.
그 세월 동안 NaDa는 모자를 뒤집어쓴 어린아이에서, 어느덧 이 척박한 E-Sport 판에서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고
그런 NaDa를 지켜보며 나는 세월 속에 늙어 왔지만 내 영혼을 울리는 NaDa라는 이가 있었기에 세월의 흐름이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럼에 감사하고 있다.
그렇기에 무례를 무릅쓰고 영원히 다시 품을 수 없는 소망을 감히 말한다. 1000경기째는 이겨줘.


물론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해도 내가 실망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NaDa가 이긴다 해도 지금 이상의 응원을 보내주지는 않을 것이지만,
나는 NaDa가 진다 해도 지금 이하의 응원을 보내주는 일 역시 없을 것이니.

그리고 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부담을 가지다가 경기를 그르친다면, 그것만큼 나에게 있어 악몽은 없으니,
그런 것으로 부담 가질 일은 없었으면......좋겠다.(고 이 못난 형인지 아저씨인지가 부담 백배로 주고 있네.-_-;; 에휴......)


내 얼어버린 마음 속에 있는 불 같은 생명의 정수가 꿈틀거리는 한 순간의 희로애락이 이는 것까지야 어쩔 수 없겠지만.
NaDa의 팬으로서 누릴 수 있는 자랑스러움은 이미 과분하게, 넘치도록 누렸고, 지금 나는 NaDa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NaDa의 패배든 NaDa의 승리이든 그저 지켜보는 일 하나밖에 없는 것 같아.


마지막으로 한마디.

NaDa여. 끝까지 달려줄 것이라 믿는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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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저그왕
08/06/05 20:38
수정 아이콘
천재라는 멋진 관용어구 별명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이윤열 선수에게 이제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려 하시는군요.
그것은 곧 xian님의 마음이 어느정도(천재)이윤열에게서 떠났다는 것이고 그렇다는 것은 이제 이윤열도 인간이 되어가는구나라는 것..
그것은 곧 다 큰 어른이 되었다라는 의미도 될까요?
아무튼! 아직 이윤열 선수 탈락 안했습니다. 이런 감상에 젖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사실!

(제가 이곳에서 적는 글들이 다 그렇듯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고 그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돋울 만한 요소들을 가미시켰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양해를 드릴께요. 평소 님의 이윤열 선수 사랑을 보아왔던 1인이기에 이윤열 선수 관련 발언은 최대한 조심스러운..^^)
08/06/05 20:59
수정 아이콘
1000 경기 째는 꼭 스타리그에서 하길 바랍니다.
진리탐구자
08/06/05 21:01
수정 아이콘
힘내, 지지마
힘내, 지지마
힘내, 지지마
힘내, 지지마
힘내, 지지마
stylist루나
08/06/05 21:02
수정 아이콘
으아...이제 드디어 1000경기에 3경기만 앞두고 있는 상황인가요..
그 누가 1000경기를 이룰 수 있을까요?
솔직히 이제 곧 스타2도 나온다는데..유일무이 하지 않을까 싶네요..
지치지 않는 열정과!~! 지독한 근성..
언제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METALLICA
08/06/05 21:04
수정 아이콘
힘내라 이윤열 !!!!!
눈사람
08/06/05 21:15
수정 아이콘
윤열 선수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기운내길!!
언제나처럼 내일 경기도 기대할게요!!
화이팅!!!
Proteus 2000
08/06/05 21:20
수정 아이콘
휴... 오늘 진 모양이네요... 내일은 꼭 이기길...
리켈메
08/06/05 21:31
수정 아이콘
오늘 이영호vs박성균을 보니 과거 최연성vs이윤열의 양상을 보는것같아 마음이 아프군요... ><;;
구아르 디올라
08/06/05 21:34
수정 아이콘
오늘따라 The xian님의 글이 슬퍼보이는군요 ㅜㅜ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나다여 영원하라!!!"
아폴론
08/06/05 21:37
수정 아이콘
오늘따라 The xian님의 글이 더 슬퍼보이는군요..

멋진 선수와 멋진 팬입니다... 다시 일어서야죠! nada~ 더불어 시안님도 힘내시길,,
랄프로렌
08/06/05 21:55
수정 아이콘
테란의 마지막은 이윤열일 것이라 믿는다, 포기하지마
낭만토스
08/06/05 22:01
수정 아이콘
요즘은 프로리그가 동시에 하기 때문에

엠겜과 온겜을 실시간으로 돌려서 봅니다.

따라서 '이쯤 하면 승부가 났다' '가망이 없다' 라고 판단되면 바로 다른방송사로 돌리곤 하는데요.

임요환선수와 함께 이윤열선수의 경기는 gg가 나오기 전까지 뭔가를 기다리게 합니다.

아까 진영수선수와의 경기에서도 밀봉양상으로 갈때 다른 선수같았으면 벌써 채널 돌렸지만(이번엔 돌릴때가 없으니 경기가 끝났음을 받아들이겠지만)

'그래도 이윤열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멈출수가 없더군요.

힘내주길
레몬과자
08/06/05 22:20
수정 아이콘
xian님의 응원을 담고 NaDa 는 그 소망을 꼭 이루어 주리라 믿어봅니다.
혹 좋지않은 결과가 나온다 해도 저는 괜찮습니다.
1000번째 경기까지 오는 동안 그는 충분히 저를 행복하게 해주었고, 1001번째 1002번째도 모두 NaDa의 경기이기에
같은 마음으로 승리를 바라고 그렇게 지금까지처럼 함께 가면 될꺼라는 생각이 들어요.
천재를넘어
08/06/05 23:06
수정 아이콘
MSL과 스타리그를 동시에 올라가기는 정말 힘든듯.. 삼신기 시절을 제외하고는 이윤열 선수 양대 리그에서 4강 을 동시에 간적은 거의 없는것 같은데.. 그리고 양대리그 동시에 못한적도 몇번 없는데요. 이왕 이렇게 된거 스타리그는 꼭 8강 가기를 기원합니다. 이윤열 화이팅!
ICaRuStoTheSkY
08/06/05 23:46
수정 아이콘
NaDa여 그대야말로 진정한 전설이 되길 바래
솔직히 다른팀 응원하지만
너만은 마음속 깊은곳에서 응원하고 있어
수많은 게이머가 지쳐 쓰려져도 넌 언제나 그자리에 있었잖아 안그래?
08/06/06 00:07
수정 아이콘
이길수 있다. 지지 않아!
이길수 있다. 지지 않아!
이길수 있다. 지지 않아!
이길수 있다. 지지 않아!
08/06/06 00:09
수정 아이콘
이번엔 8강갈 것 같았는데 정말 아쉬웠어요.
스타리그 힘들겠지만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다치 미츠루
08/06/06 02:13
수정 아이콘
뭐,, 우리는 별수없는 팬이니까...

윤열군,,, 힘내~~^^
unfinished
08/06/06 03:09
수정 아이콘
저는 30이 넘어서도 윤열군의 노력하는 모습에 자극을받고
삶에 위안도 받고 본받기도 합니다.
가끔 궁금합니다.
저 사람은 누구에게서 삶에 고취를 얻고 노력을 하고 갈망을 할까?
한 게임 한 게임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습니다.
받은만큼 돌려 드리겠습니다.
편안히 아주 편안히
있어 주세요.
08/06/06 08:21
수정 아이콘
비록 어제의 msl에서 패배를 맛보았지만..
오늘은 달라질겁니다
기필코 승리를 따내여 기쁨을 ...
나하나로충분
08/06/06 09:06
수정 아이콘
나다의 패배가 정말 아쉽지만 그래도 다음을 기대 할수 있어
나다의 팬으로서 그저 감사할 따름 입니다.
다시한번 비상할 나다를 지켜 봤으면 좋겟네요.
산들바람-
08/06/06 09:24
수정 아이콘
이번에도 늘 그랬듯 지켜보겠습니다.
NaDa 화이팅!

진리탐구자님/ 히까리 :D
08/06/06 11:55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의 626승 371패는 배넷으로치면 6260승 371패정도는 될 것 같네요. 조금 더 힘냅시다 얄 선수.
08/06/06 12:32
수정 아이콘
임선수가 본진이지만, 멀티는 올드 선수 빠입니다...

지금 임선수가 부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올드들의 수장겪으로 열심히 분발하고 있는 이윤열 선수...^^

항상 임선수만 만나면 심리전의 달인들 답게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해서 고마워 하고 있습니다..

신인들이야 피지컬, 운영, 컨트롤에서 다 올드들을 능가하지만,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겨내기에 올드들에 환호하고,

지금 그 수장겪에 있는 이윤열 선수가 하앙 분발해주면 좋겠다는 마음 간직하고 있습니다.
시르에
08/06/06 13:47
수정 아이콘
왠지 글이 슬프네요 ㅠㅠ

이윤열 선수 화이팅!
08/06/06 14:12
수정 아이콘
전 아직 이윤열 선수를 놓아주지 못하겠네요...
힘든줄 알지만 더 열심히 해주길..
라이디스
08/06/06 14:15
수정 아이콘
이윤열이기에 믿습니다. 1000번째 경기, 그리고 스타리그 통산 100승.. 비록 MSL을 떨어졌지만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1000/100을 이번 시즌에 이룰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NaDa 힘내요! 이윤열 믿습니다!
jinhosama
08/06/06 14:43
수정 아이콘
1000번째 경기상대는 정해졌나요?
물론 이겼으면 좋겟네요.....
08/06/14 16:40
수정 아이콘
방금 경기보고 이 글이 바로 생각나더군요.
축하합니다.. 이윤열선수.. 역시 당신이라는 소리밖에 안나오네요.
Xian님께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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