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지알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만이 존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마재윤을 신봉하는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싫어하는자'

2006년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누구냐? 라고 했을때 마재윤을 꼽지 않는 사람은
드물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반적인 프로게이머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도 그 포스가 현재진행형이며 또한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현존하는 최상의 실력을 갖춘 최고의 프로게이머니까 모든 사람이
마재윤 선수를 좋아해야 하는건가요?
그렇지 않다는 사실쯤은 누구나 알고계시리라 믿습니다.
마재윤선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법이지요.
어떤 프로게이머를 좋아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실력과 정비례하는것은 아니니까요.

그럼 왜 피지알에는 마재윤을 신봉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만 남아있을까요.
아니, 정말로 신봉하지 않으면 싫어하는 사람일까요?

전 저그유저이며, 동시에 극도의 테란 증오 플레이어이며 동시에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팬입니다. 이건 좀 혼란스럽죠?
누구나 그럴거라고 믿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팬이면서도 동시에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만 보면 분통이 터지는 분들이 계실것이고 본인은 프로토스 유저이면서도
박성준선수의 신들린 무탈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시는 분들 분명히 계실겁니다.

한 사람이 한 가지 특성만을 가지고 태어나서 그 특성만을 유지하고 산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세상이 될까요. 다행히 세상에 태어난 인간에게는 다양성이라는 것이
부여되어 있고, 그에 따라 어떤 일관성을 가진 인간이라도 서로 상반되는 두 개의
면을 지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마재윤 선수를 '그냥 프로게이머' 로 인식하고 있는 제 눈에는
마재윤 선수의 팬들에 매번 저를 극도의 테란빠에 저그 안티에 마재윤 안티로 몰아가시는게
자꾸만 보입니다. 억울합니다. 전 저그 유저에 테란 안티라니까요?

피지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분명히 마재윤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이도저도 아닌 사람도 있을겁니다. 마재윤 선수의 골수팬들이 극도로 싫어하시는
악질 마재윤 안티도 분명히 존재하겠지요.

그렇지만 마재윤 선수를 조금 덜 신봉한다고 해서
마재윤 선수의 업적에 조금 의문을 가진다고 해서
마재윤 선수의 경기가 다른 경기보다 조금 덜 재밌다고 해서

그게 전부다 악질 마재윤 안티는 아닙니다.

잘하는 선수는 좋아하지만 지나친 독주를 견제할수도 있고,
아직 더 업적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할수도 있고
다른 선수의 경기들이 조금 더 재미있다고 느낄수도 있는겁니다.

그게 전부다 악질 마재윤 안티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심정을 조금 토로한다고 해서
마재윤 선수가 그동안 쌓아놓은 업적이 몽땅 휘리릭 사라지는것은 아닙니다.

이해해 주세요.
여러분이 마재윤 선수를 좋아하고 신봉하는 마음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은 모든 사람들을 같은 부류로 몰아세우시는 순간
우리는 별 수 없이 악질 마재윤 안티의 누명을 뒤집어써야 합니다.

슬픈 이야기지만 누명이 계속되면 그건 진실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구요.

이해해 주세요.
저도 마재윤 선수 싫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홍진호 선수가 더 좋구요.
그렇다고 악질 마재윤 안티에 테란 마니아는 아닙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