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9/08 11:19:03
Name 토마토7개
Subject 고달프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타국에서 스타보기..
밑에 글쓰신 분처럼 스타팬중에서 해외 거주 분들도 많으신 건 이미 알려진 사실. 저도 그중 하납니다.

저도 머나먼 미국에서 가족과 꾸역꾸역 살고 있습니다. 원래는 선릉역 근처에 살았죠. 무슨 말인지 아시죠? 지하철 한 정거장으로 코엑스. 경기있는 날이면 영화표 느즈막히 사놓고 메가스테이션에서 살았습니다. 미국에 오면서  '쩝..좋은 시절 다 갔다. 스타는 이제 컴터와 플레이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지..' 라고 생각 혹은 착각.

거의 일주일 내내 스타경기가 있는 요즘 저의 아침 일상은.. (문체상 경어체가 아니어도 양해바랍니다)
------------------------------------------------------------------------------------
아침 5시 반 : 졸려서 뒤집어 질 것 같지만 알람 소리때문에 눈을 뜬다. 생방송 VOD를 볼 것인가 꾹 참고 나중에 볼 것인가 잠시 갈등..70% 정도는 일어나고 30%는 다시 이불 속으로. 나중에 꼭 스포에 안 당하고 파포 먼저 안가고 '생방송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게 보리라 다짐한다.

아침 6시~9시: 비비적거리면서 일어난 탓에 주로 1경기 중반에 생방보기 시작. 1경기가 저저전이면 2경기부터 보게 된다..--; 2경기부터 보게되면 1경기 결과는 알 수 밖에 없다. 어김없이 ‘첫경기에도 **선수가 전략성 빌드로 승리했는데…’로 시작하는 멘트가 꼭 경기 도중 나온다.

중간에 하는 K모 통신, H모 상품권, K모 신발, 길고 반복되는 새로운 게임 광고/모바일 게임 광고들을 참아낸다. 졸린데 빨리 다음경기..다음경기.. 특히 2경기마다 하는 광고들이 길어서 고비다.

아..오늘도 테테전은 길기만 하다. 탱크 시즈 소리 듣다가 졸기 일쑤다. 걍 자고 나중에 VOD 올라오면 볼까..쩝..

응원하는 선수가 이기면 하루가 즐겁다. 반대로 지면 기분이 영 나빠진다. 응원하는 선수를 이긴 상대 선수가 자꾸 원망스럽다. 걍 잘껄..약간 후회한다... 특히 응원한 선수가 허무하게 실수해서 지면 아주 기분이 다운된다. '야..정말 저 선수는 내가 이 나이에, 미국에서, 새벽에, 유료 VOD로 봐가면서까지 응원하는 걸 알아야 해..아..좀..막상막하로 지기라도 해주지..흑...'

드물긴 하지만 가끔 VOD가 먹통이 된다. 혹은 소리만 나온다. ‘아..리버!..리버!!..리버!!!’ 높아가는 해설진 목소리에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를 외쳐본다. 광고할때는 참 안 끊기더만..꼭 중요할 때….불만도 있지만 유료 VOD가 지금은 유일한 방법이니 참는 수 밖에 없다.

가끔 잠이 확 달아나게 하는 경기를 발견한다. 기대도 안 했는데.. 순식간에 해당 선수 팬이 된다. 가장 최근에 이런 식으로 김택용 선수 팬이 되었다.

아침 9시 : 장기전이 많이 나와도 이시간 쯤이면 대충 경기들이 마무리된다. 각종 게시판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다. 역시..내가 잼나게 본 것은 다른 사람들도 잼나게 보는 구나..갑자기 동질감이 든다. ^^

아침에 못 일어난 날은 수업을 듣는 내내 갈등한다. 어차피 못 버틸 것이니 결과를 보자..그래도 그랬다가 대박 경기 놓치면 어쩔래..참아라..하지만 대부분 못 참는다. 가끔 주변에 누가 ‘야..너 어제 그 경기 봤어? *** 진짜 잘하던데?’ 해서 초를 치기도 한다. 여기에도 스타팬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스포를 말했다고 화를 내고 싶지만 너무 심한 광팬으로 볼까봐 ‘어..그래?’라고 대충 답해준다. 친구를 원망하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
요즘은 정말 경기가 거의 매일이다 보니 스타리그와 MSL 위주로 봅니다. 새벽에 생중계로 보는 것은요. 그래도 한국 방송 하나 안 나오는 곳에서 생중계가 어디냐고 방송사에 감사하다가 또 버벅거리면 원망하다가 합니다. 여기와서도 여전히 제 일상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타리그가 참 신기하죠?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지낼 때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아..이 글은 제 첫글이군요. PGR은 선수들도 자주 들러서 본다죠?
승패가 가장 중요하시겠지만 꼭 재미있는 경기를 부탁드려요.
스타의 파급효과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팬카페 회원수, 연봉, 대기업 스폰을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스타의 효과는 저 같은 사람입니다. --;
이역만리에 사는 이 게으른 30대를 새벽에 깨우고 졸린 눈을 비벼가며 경기를 유료방송으로 보게 만드는 것.
제가 응원하는 선수가 전승우승으로 골든 마우스 수십개를 얻어도 감동과 재미가 없으면 이렇게 못하지 않겠습니까? 그냥 나중에 결과보고 미소를 짓는 정도이겠죠..

임요환 선수 팬의 한 사람으로서 군입대 소식이 영 섭섭합니다.
그렇지만 스타의 재미와 감동은 여러 많은 선수들을 통해서 계속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다들 홧팅해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강호
06/09/08 11:45
수정 아이콘
음..저랑 같은 시차에서 사시는군요..=_= 어디사시나요 (__*)?
06/09/08 12:04
수정 아이콘
전 한국과 같은 시간대라 햄볶아요(?)
단지 결제가 어렵다는점.....제발 해외카드도 되게 해달라
벌처사랑
06/09/08 12:17
수정 아이콘
저도 글쓴분보단 햄볶은 사람인가효....
시차가 별로 안나서 매번 볼려고는 하는데 결제가 안되서.....;;
아는분 아이디 얻어서 재방 챙겨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도저히 속도가 안나와서...ㅠㅠ

이자리를 빌어서 거의 2년가까이 양대아이디를 빌려주시는 L모님께 감사드립니다.
횽님 사랑해요~언제 한국나가면 밥이라도^-^
이강호
06/09/08 12:20
수정 아이콘
하하 전 아프리카 되요 -_-v
토마토7개
06/09/08 12:22
수정 아이콘
/토마토7개 남편입니다.
와이프가 집에 일찍 가더니 장문의 글을 썼군요..
저희는 Atlanta에 살고 있습니다. 랩에서 아무리 밤늦게 퇴근해도 다음날 새벽이면 늘 해설진
목소리에 잠을깨지요. 일하랴,공부하랴 정신은 없지만 스타방송을 통해서 저희는 스트레스를
풀고 지냅니다.(엄청 받기도 하지만..)
식을줄만 알았던 스타의 열기가 미국에서도 조금씩(외국인들조차도) 다시관심을 받고있는것
같습니다. 랩의 한 중국인 친구는 바탕화면이 이윤열사진이고 같은 랩의 미국인친구 역시
자리에 스타를 깔아놓고 가끔 하더군요. 실제로 작년엔 (물론 CS학부생들의 행사였지만..)
학교에서 스타대회를 했더군요. 결승에서 한국학생이 미국학생한테 져서 말이 많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외국애들이 boxer,july,nada,yellow를 잘 아는것이 처음엔 무지 신기했었어요.
어쨌든, 외국에 나와서도 pgr에 마음데로 접속할수 있는것과 저희가 좋아하는 스타 방송을
VOD로 즐길수 있다는것..정말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
06/09/08 12:31
수정 아이콘
오옷...
저는 북경이예요.
사실 외국같지도 않네요;
거리도 가깝구요.
체크카드가 참 좋더군요. 인터넷으로 바로 결제가 가능하니..
유료생방도 볼수있고 다운받을 수 있기도 하고..
아프리카도 폭주시간대만 아니면 슬슬나오고..
지구 정반대에 계신 분들에 비하면 저는 뭐..^^
목동저그
06/09/08 12:53
수정 아이콘
부부가 모두 스타를 좋아하시는가 보네요ㅋ 부럽다는;;
이뿌니사과
06/09/08 13:24
수정 아이콘
저도 엄청 부럽....
Kay_kissme
06/09/08 13:46
수정 아이콘
해외사시는 분들끼리 클렌하나 만들까요?^^; 저도 미국 LA근처에 사는데 클렌이 5일 못들어 가니까 공중 분해됬다는....
06/09/08 14:26
수정 아이콘
저는 호주인데 한국이랑 시간대는 대략 비슷해서 다행입니다
다만 결제 방법이 없어서 아프리카에 의존할뿐...
ArL.ThE_RaInBoW
06/09/08 15:16
수정 아이콘
뉴질랜드에 살다가 호주에 왔습니다...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사는데 시차가 30분이라서 다행이지 말입니다..
이스트
06/09/08 15:35
수정 아이콘
호주 멜번 사는데 시간대는 비슷한데 인터넷이 느려서...후우...아프리카도 잘 안나오고...답이 없죠
ArL.ThE_RaInBoW
06/09/08 17:18
수정 아이콘
이스트// 저도 인터넷이 느려서.. 문자중계만 봅니다 -_-;;;

경기는 마지막 날에 모아서 한번에 보죠.. (용량제라서요)
토마토7개
06/09/08 19:21
수정 아이콘
아니..남편이 글을..(아줌마인거 안 밝힐라 그랬는데...--;)
저희는 유료 결제 때문에 한국통장에 몇만원을 늘 유지시키고 삽니다. 여기도 인터넷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숙사라 그런지 VOD볼 정도는 되더군요..
오늘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보고있는데..흑..성준님..
목동저그
06/09/09 01:58
수정 아이콘
박성준 선수 팬인신가요? 반갑네요... 성준 선수 좋아하는 여성분 찾기가^^;;
06/09/09 11:09
수정 아이콘
저는 뉴욕에서 보고 있습니다 orz
토마토7개
06/09/10 09:12
수정 아이콘
성준 선수. 부모님을 보니 꽤 외모도 괜찮으실 것 같은데 어케 조금만 체중 감량을...쿨럭. 아니 사실 지금도 다 괜찮아요. 다만 조지명식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그로 어떻게 해야 테란을 잡는지를' 좀 더 보여주시길..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522 뮤탈 견제 어떻게 막나요? [21] 노게잇더블넥5893 06/09/09 5893 0
25520 그리고 그의 꿈에 다시 탈 수 있길 [5] 한동욱최고V3931 06/09/09 3931 0
25519 사실, 편집적이고 불안한 증세를 보이는 팬 여기 있습니다.ㅠㅠ [11] 고만하자3932 06/09/09 3932 0
25518 안녕하세요^^ [8] Lavender3629 06/09/09 3629 0
25516 Pgr21 감사합니다. [9] 더블에스오지4311 06/09/09 4311 0
25514 임요환 선수의 행보. 대중의 반응. 갈림길에 선 팬? [20] 프프끄4530 06/09/08 4530 0
25512 포스트 임요환의 조건 [54] SEIJI6838 06/09/08 6838 0
25511 이제 선수들에게 남은 변수 - 온게임넷 스타리그 [12] Sohyeon3938 06/09/08 3938 0
25508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341] kama7798 06/09/08 7798 0
25506 [소설] 殲 - 9.반복 퉤퉤우엑우엑4170 06/09/08 4170 0
25503 [L.O.T.의 쉬어가기] 사랑이 소중한 이유 [8] Love.of.Tears.5107 06/09/08 5107 0
25501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10] Gentle3545 06/09/08 3545 0
25499 고달프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타국에서 스타보기.. [17] 토마토7개4263 06/09/08 4263 0
25498 [L.O.T.의 쉬어가기] 지금부터 영원까지... [4] Love.of.Tears.5506 06/09/08 5506 0
25497 (프로야구)치열한 우승과 4강 그리고 MVP싸움 [45] 서녀비3936 06/09/08 3936 0
25496 [sylent의 B급토크] '김택용'의 발견(수정#02) [47] sylent9198 06/09/08 9198 0
25495 미국에서..... [3] Means4027 06/09/08 4027 0
25494 [잡담]사랑이 이렇게나 힘들고 어려울지 몰랐습니다. [17] iloveus4060 06/09/08 4060 0
25493 [잡담] 왜 사귀고 , 왜 헤어지나요? [17] 코리아범4238 06/09/08 4238 0
25491 랜파티 피씨방을 구하고 있습니다 [78] 항즐이9573 06/09/04 9573 0
25490 이을용선수의 은퇴 [19] ilikerain4858 06/09/07 4858 0
25486 tossgirl, 여자와 싸우지 마세요... [7] 메카닉저그 혼5020 06/09/07 5020 0
25485 [L.O.T.의 쉬어가기] 눈물과 키스할 때.. [6] Love.of.Tears.5638 06/09/07 563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