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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3/06 21:35:54 |
Name |
자리양보 |
Subject |
[응원글공모] 내가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 |
나는 프로토스 유저입니다.
물밀듯 몰려오는 히드라부대의 머리위로 벼락같은 스톰이 떨어질 때,
달아나는 scv의 꽁무니를 쫓아가던 스캐럽이 기어이 그들을 초토화시킬 때,
누구보다 기뻐하는 나는 뼛속까지 프로토스 플레이어의 팬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을 좋아했었나 봅니다.
내가 이 바닥을 알았을 때, 온통 사람들이 외치던 단 하나의 이름 "강 민".
그가 있어서 지오를 좋아했었나 봅니다.
나는 승부욕이 강한 선수가 좋습니다.
패배 후에는 끝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승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 수 있는,
나는 그런 선수가 좋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을 좋아했었나 봅니다.
마이큐브 결승전에서 킹덤에게 3:1로 패배한 후 무서운 표정의 날라가 말하기를,
"오늘의 패배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한게임배 조지명식에서 4번시드의 고러쉬가 초짜를 지목한 후 그렇게 자신만만한 태도로 말하기를,
"지금 저그전을 가장 잘하는 선수가 조용호선수 같아서, 제가 최고라는 것을 보여드리려구요."
그렇게 승부욕 넘치는 두 남자가 있어서,
그들이 있어서 지오를 좋아했었나 봅니다.
날라는 없어요.
고러쉬도 없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아직도 난 이곳에 남아 당신들과 함께 하고 있네요.
이젠 누구에게도 내가 당신들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없습니다.
좋아한다는 게 이런건가 봐요.
이유를 찾기전에,
스스로를 이해시키기전에,
마음이 먼저 가는 일인가봐요.
그냥,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건가봐요.
나는 프로토스 유저입니다.
영롱한 옵저버가 밝히는 테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드라군이,
성큰밭을 향해 돌진하는 우직한 질럿들이,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나는 뼛속까지 프로토스 플레이어의 팬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을 좋아하나 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침묵의 틀에 갖혀있지만,
모두가 원할 때 세계의 정상에 우뚝 선 '포유'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지오를 좋아하나 봅니다.
나는 승부욕이 강한 선수가 좋습니다.
패배 후에는 불이라도 삼킬 듯이 타오르는 인광을 뿜고,
승리 후에는 너무도 당연하게 자신의 승리를 받아들이는,
나는 그런 선수가 좋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을 좋아하나 봅니다.
피망배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팀의 우승이 결정된 후, 자신의 천적 나다에게 개인전을 패한 제로스가 예의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기를,
"팀이 이겨서 기쁘구요. 선수로서의 명예는 다음 기회에 꼭 회복하겠습니다."
신한은행배 조지명식에서 약한 테란의 논란에 빠진 아이리스가 분노하며 말하기를,
"...경기에서 만나면 본때를 보여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승부욕 넘치는 두 남자가 있어서,
그들이 있어서 지오를 좋아하나 봅니다.
사실 모르겠어요.
그들이 또다시 이곳을 떠나가도,
난 여전히 지오를 좋아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봐요.
이유가 없는 건가 봐요.
그냥....
나는 지오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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