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ld E-Sports Games 4강전
황태민(SK.zacard,O) vs 리 샤오펑(Yoliny.Sky,H)
그대.
혹시 패배를 보고서 절망하지 않았는가.
절망이 당연한지도 모를지어다.
허나, 그 절망이 당연하지 않음을 난 보여주리라.
나는 호드에게 꿈을 창조하는 전사.
최고의 오카시 전사요, 탁월한 영웅인 자카드다.
내 사전에 패배란 없으며,
만리장성을 넘어, 호드의 영광을 만천하에 알리리라.
항우가 망한 것이 금의환향때문이었다고?
허나, 난 지금 금의환향을 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자리다.
내 얼라이언스는 다른 얼라이언스와 다르다.
난 땅과 하늘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얼라이언스다.
시작이 지난 후, 지금까지.
내가 창조하는 새로운 얼라이언스와, 새로운 대륙의 기를 느껴라.
고향에 돌아가,
많은 이들의 환호 속에서 정상을 꿈꾸리라. 그 순간을 지켜보라.
◆ 맵순서
1경기 Nighthaven
2경기 Twisted Meadows
3경기 Maelstorm
4경기 Turtle Rock
5경기 Nighthaven
두 선수가 조우를 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황태민이 이겼고, 황태민은 WEG 2005 시즌 전체의 개막전 승자로 그 이름을 남겼습니다. 경기의 상세한 상황은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부연하자면, 황태민은 그 이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화려한 질주를 거듭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리 샤오펑 또한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써왔다는 점입니다.
둘은 그래서 4강이라는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그래서 서로 다시 조우합니다.
두 선수가 조우를 합니다.
휴먼과 오크의 대결.
5판 3선승으로 벌어지는 휴먼과 오크의 대결은 정말 보기가 힘든 경기입니다. 그만큼 아직 나오지 않은 경기의 양상도 많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상기시킵니다. 분명, 휴먼의 정석적인 선영웅은 아메이고, 많이 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크의 정석적인 선영웅은 파시어입니다. 그렇게 5판이 나올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맵이 각기 다른 문법의 소유가 있으며, 그 점은 경기에 어떤 변수로 작용을 할 것입니다. 단적으로 트메에서 휴먼이 자주 쓰는 나가씨의 변수도 있으며, 마엘스트롬이나 터틀락에서 오크가 파로를 쓴다고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맵의 다른 문법에 자신을 얼마나 맞출 수 있는가가 경기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런지요.
황태민은 지금까지 연승을 질주해 왔습니다. 리그는 달라도, 박세룡선수에게 두 번 진 적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휴먼에게 성장과 조합의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휴먼을 상대로 하는 오크의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가 WEG에서 6연승을 달리는 동안 보여준 모습은 상대에게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강제가 된 상대를 마음껏 요리한 것이 그였구요. 지금, 그는 또 다시 그러한 전술을 택해야 합니다. 물론, 정면으로 부딪혀도, 굴하지 않는 전투력의 화신의 모습을 보여주어도 좋습니다. 어떤 식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지금 필요한 것은 오크가 휴먼을 압도하는 바로 그 모습입니다.
리 샤오펑 선수가 가진 장점은 역시 전략의 폭이 크고, 순간적인 결단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한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전략의 폭이 크다는 점은 상대의 예측을 넓힌다는 뜻이고, 순간적인 결단은 필요한 순간에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는 전략적 재능을 뜻하는 것이겠지요. 맵에 맞추어 영웅을 변화시키고,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전략적인 틀을 확실히 가지고 나온다던가, 전투에서 강력한 힘을 발산해야만 합니다. 그는 분명, 황태민의 기세에 비해서는 많이 밀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4강은 한국에서 열립니다. 응원의 기세도 그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지요. 단 하나, 그는 그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나이트헤이븐, 황태민 선수는 이 맵에서 리 샤오펑의 전술을 읽고, 그에 대응을 하면서 이겼습니다. 제 1경기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알 것입니다. 오크가 정석적인 힘의 중시로 나올지, 블마를 이용한 견제로 나올지, 휴먼이 아메와 마킹을 이용한 조합으로 나올지, 혹은 스카이 특유의 빌드를 사용하면서, 경기를 지배해 나갈지. 1경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아직 많지 않은 경기 때문에 경기의 문법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라는 점은.... 그들의 승부를 가르는 장소가 1경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해 봅니다.
분명, 기세는 황태민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기세만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승부입니다.
리 샤오펑이 자신을 4강으로 이끈 그 역량 그대로 경기를 할 수 있다면, 중국 땅에 금의환향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태민이 지금까지 자신을 끌고 온 기세와 역량만 발휘한다면, 승부는 그에게로 다시 기울 수 있습니다.
단 한 순간의 교전, 컨트롤, 실수, 판단, 전략이 모든 것을 가르는 순간이 찾아갑니다.
2005년 2월 28일 월요일
코엑스 메가스튜디오 오후 6시.
천하를 울리는 호드의 용장과 금의환향을 꿈꾸는 얼라이언스의 지장이 자웅을 겨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