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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2/27 22:06:26
Name 티티
Subject [일반] <ZM> 아스날 5 : 2 토트넘. 아스날의 화려한 컴백.



토트넘이 2:0으로 먼저 앞서나갔으나 완벽하게 무너지며 5골을 실점하고 말았다.

아르센 벵거는 적절하게 4백을 구성하고 로시츠키를 램지 대신 기용해 그의 롤을 맡겼다. 그리고 베나윤은 왼쪽에서 선발 출장했다.

해리 레드납은 사하와 아데바요르로 투톱을 구성하고, 반더바르트와 레논을 벤치에 앉혔다. 크란차르의 선발 기용은 다소 의외였다.

이 경기는 엄청난 오픈 게임이자 엄청난 골이 나온 북런던 더비였다. 양쪽 4백 모두 경기력이 좋지 못했으며, 특히 토트넘은 잠깐 2:0으로 앞서나가긴 했지만 경기를 컨트롤하는 것에 완전히 실패했다.

이 경기의 4가지 메인 테마를 살펴보자.


(1) 토트넘의 다이렉트 플레이


이 경기는 클래식한 4-3-3과 4-4-2의 대결이었다. 4-3-3은 4-4-2에 비해 미드필드에 한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점유율을 가져가기 쉽다. 그러나 4-4-2는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이용해 전방으로 공을 보내 다이렉트한 공격을 전개해나갈 수 있다.

토트넘은 초반에 빠르게 사하와 아데바요르에게 공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했다. 사하와 아데바요르는 아스날의 센터백을 괴롭히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토트넘의 공격은 이렇게 단순히 설명할 성질의 것만은 아니었다. 투톱이 넓게 벌려주기도 하고 아래로 내려오기도 하면서 아스날의 센터백을 끌고가면 그 공간을 미드필더들이 2선 침투하는 공격 형태도 전개되었다. 카일 워커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베르마엘렌을 끌고 가 첫골에 기여했다. 두 번째 골에서는 가레스 베일이 기습적으로 공간 침투를 감행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아데바요르가 왼쪽에서 플레이한 것은 흥미로웠는데, 아데바요르는 코시엘니를 끌어내 코시엘니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그랬듯이 코시엘니는 절대 전진해 수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보통 전진해 압박하는 역할을 베르마엘렌에게 맡겨두고, 그의 뒤를 커버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코시엘니의 이런 성향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의 문제점은 커버링을 할 만한 수비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토트넘의 투톱은 아스날의 센터백들과 2:2 대치상황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아스날의 양 풀백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하면서, 아스날은 커버링을 할 수비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양 풀백들도 공간을 내주는 바람에 역습에 극도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스날은 보통 4백을 수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에미레이츠 원정에서 상대팀이 투톱을 사용한 것은 단 한 번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한 팀은 풀햄이었고, 토트넘은 이번에 투톱을 사용한 것이다. 풀럼 역시 아스날의 수비에 큰 부담을 안겨줬으며 결국 1:1로 비기긴 했지만, 잠시 1:0으로 앞서가기도 했다. 그러나 최소 그 날은 주루가 오른쪽 풀백으로 나서 수비적인 위치 선정을 가져가며 커버링에 힘쓰긴 했다. (맨유 역시 투톱을 사용했으나, 이 경기에서는 알렉스 송이 루니를 마크하며 센터백들은 웰벡을 상대로 숫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2) 아스날의 좋았던 패스 플레이


아스날은 올 시즌 넓게 포진하여 다이렉트한 플레이를 주로 선택해왔는데, 공격의 대부분을 양 윙의 찬스 메이킹에 의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베나윤은 왼쪽에서 가운데로 침투하면서 로시츠키가 아무런 수비 부담 없이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는 몇 시즌 전의 아스날을 보는 것 같았다. 이 둘은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활동했는데, 이 둘은 반 페르시나 아르테타와 삼각형을 형성하며 좋은 숏패스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리고 아스날은 미드필드에서 한 명의 숫적 우위가 있었다, 레드납이 아데바요르와 사하에게 수비시 물러날 것을 주문하긴 했지만 이들이 완전히 미드필더 싸움에 가담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스날은 이 숫적 우위를 잘 이용했다. 사하가 송에게 달라붙으면, 송은 전진해서 삼각형을 형성했고, 사하는 자연스럽게 아르테타에게 달라붙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엄청나게 어려운 플레이도 아니지만, 전형적인 센터 포워드인 사하에게는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벤치에 있던 저메인 데포는 지난 몇 년간 이 플레이에 굉장히 익숙해져있긴 했다.


(3) 토트넘의 경기 지배력 상실


토트넘은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지만 2:0으로 무난히 앞서나갔다. 에미레이츠 원정에서 2:0으로 앞서나가는 것은 엄청난 성과인데, 이 때부터 토트넘은 아스날에게 거센 압박을 받으며 슬슬 경기의 지배력을 잃기 시작했다. 로시츠키와 반 페르시는 사냐가 한골 따라붙기 전에 좋은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앞서 언급했던 풀백의 전진으로 인한 아스날의 수비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택이 아스날의 공격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공격을 할 때는 물론이고 수비를 할 때도 경기를 지배하는 방법은 있다. 공을 점유하며 템포를 늦추면서 경기를 지배할 수 있고, 뒤로 물러나 수비하면서 상대의 압박을 자연스럽게 받아내며 경기를 지배할 수도 있다. 토트넘은 둘다 제대로 하지 못했다. 중앙 숫자 싸움에서 밀려 공을 점유하지도 못했고, 모드리치마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며 패스 성공률이 82%로 떨어졌다. (그의 평균 성공률은 88%였다.)

더 놀라운 것은 토트넘의 수비 역시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전 아스날과의 홈경기에서는 토트넘이 4명 라인을 두 개 만들어 좋은 수비를 보여줬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양 윙의 수비가 좋지 못했고, 스트라이커가 아스날의 미드필더를 쫓아 내려가는 것에도 부작용이 있었다.





(4) 아스날의 반격


하프타임 이후 레드납은 4-1-4-1로 시스템을 변경했다. 반더바르트를 크란차르 대신 오른쪽에 배치하는 교체도 있었지만, 정말 중요했던 것은 사하를 빼고 산드로를 투입한 결정이었다. 토트넘은 넓게 퍼지지 못하며 중앙으로 몰리며 자신들의 강점인 윙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했고 슬슬 경기가 꼬이게 되었다. 레드납이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며 공의 점유에 집중하려했는지, 아니면 그대로 다이렉트 플레이를 유지하려 했는지는 알 수 없을 정도로 토트넘의 플레이는 밋밋했다.

레드납의 의도가 어떤 것이었건 토트넘은 아스날의 압박에 취약해지기 시작했다. 토트넘이 전방에 무려 6명을 공격에 가담시켰을 때 로시츠키는 골을 성공시켰다. 산드로는 그가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못했으며, 파커 또한 너무 전진한 결과 아스날은 세 번째 골 상황에서 5:4라는 숫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테오 월콧 역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에 월콧은 부진했지만, 후반에 월콧은 엄청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토트넘이 깊게 수비라인을 내렸을 때는 월콧이 별 힘을 못 썼지만 토트넘이 수비라인을 올리면서 월콧은 그 공간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오프사이드 트랩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월콧은 두 번의 찬스를 마무리지을 엄청난 주력을 갖고 있었다.


결론


엄청난 오픈 게임이었기 때문에 얼핏 봐서는 경기가 흘러간 흐름에 대한 어떠한 논리도 발견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 경기는 명백히 전술적으로 논리적인 흐름이 존재했다. 전반에는 아스날의 센터백과 토트넘의 투톱이 2:2로 숫적인 동률을 이루며 아스날이 실점할 수밖에 없었지만, 점차 미드필드에서의 숫적 우위를 이용하여 압박을 가한 것이다.

그리고 레드납의 하프 타임 교체는 지난 시즌의 경기와는 달리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으며, 토트넘의 후반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라인을 올린 것에 반해 수비적인 짜임새도 없었고, 교체 이후 어떻게 공격할 지에 대한 대책도 없었다.




뱀다리1)


미치겠네요. 기숙사 돌아와보니 피지알이 유해사이트라고 막혀있습니다 ㅠㅠ
컴퓨터 켜면 가장 먼저 틀어놓는 사이트가 피지알인데..
자꾸 우회프로그램 켜서 들어와야되니 답답해 죽겠네요.
어휴.. 이건 진정한 멘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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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7 22:09
수정 아이콘
굉장히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경기였습니다..
소녀시대김태연
12/02/27 22:14
수정 아이콘
스날팬으로써 간만에스날다웠던경기
사냐와송의 제대로올라가는크로스를 한경기에서보다니..ㅠ [m]
사티레브
12/02/27 22:20
수정 아이콘
티티님 진짜 쫄깃하게 보셨을듯
근데 이 경기 보고 기억나는 단어는 쪼다뿐 ...
미카에르
12/02/27 22:26
수정 아이콘
아스날 팬으로서 정말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 했더랬죠
9th_Avenue
12/02/27 22:30
수정 아이콘
리버풀 팬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경기였습니다.
처음에 2:0까지는 내심 좋아했는데.. 그 뒤에 웃음기가 가셨어요.. 쩝;
12/02/27 22:42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하자면 아스날답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투지 만땅....-_-
아무리 더비였다지만 아스날이 이렇게 선불맞은 멧돼지마냥 거칠게 맞싸움을 펼쳤던 경기가 없었어요.
심판이 마이크 딘(좋게 말하면 잘 안부는 심판, 나쁘게 말하면 눈뜬 봉사;;)인 것까지 겹쳐서 최고의 효과.
로시츠키는 하얗게 불태우고 등부상(-_-)이라더군요 ㅠㅠ 길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파커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고, 킹이 부상기미가 또 보이는터라....다음경기 맨유전에서 잡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에 아스날이나 첼시가 이길 경우 겨우 4점차....챔스티켓 진흙탕싸움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Robin Van Persie
12/02/27 22:47
수정 아이콘
역시 더비라는 버프가 생겨서 그런건지...

아니... 솔직히 이렇게 죽어라 뛰어댕기고 몸싸움하는 경기를 얼마만에 본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쭉 이어졌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돌아갈지는 미지수이고...

얘들아 이렇게 좀 열심히 뛰어봐라!!!
Wizard_Slayer
12/02/27 22:48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어제는 해축을 왜보는지 이해가되는 날이었습니다. 종합선물세트였죠
북런던 더비의 역전승
맨꾸역의 긱스옹 스콜스옹
레알의 호날두 뒤통수샷
리버풀의 안습 경기력이지만 끝내 5년만의 우승
하나하나 깨알같았는데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라니...
12/02/27 23:05
수정 아이콘
아 2년 연속 리그컵 이변이 일어나길 바랬는데.......
12/02/27 23:44
수정 아이콘
평소에도 이렇게 좀 뛰어 봐라 ㅡㅡ;
아키아빠윌셔
12/02/27 23:55
수정 아이콘
이렇게 이 악물고 악착같이 뛰는 모습 얼마만에 본건지 참...
벵감독의 격노가 통한 건지, 더비 버프인지는 모르겠지만 반갑기도 하고 좋네요.

그나저나 아스날 총주급 상황도 공개가 되고 회계 발표도 했군요. 흠.
리저브는 죄다 1K, 최고 주급 로빈 90k, 리얼 최고주급 벵감독 135k 등등
12/02/28 09:29
수정 아이콘
다른의미론 정말 '올시즌' 아스날답지 않은 경기력이었습니다 크크크크
이대로 4위로 시즌 마감하면 벵꾸역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꺼에요 정말 ( -_-)
웃으며안녕
12/02/28 10:45
수정 아이콘
아스날이 잘하기도 했지만 토트넘이 너무 이상했죠..
에미레이츠에서 2:0으로 앞서고 있는 팀의 전술이 아니였다고 생각될 정도로
월컷은 수비라인 뒷공간만 없으면 막기 쉬운 선수이며 원정에서 2골차로 이기고 있으면 선수비 후역습으로 갔어야 됐다고 생각되는데
왜 이렇게 수비라인을 올렸는지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였던거 같긴한데 상대는 그래도 아스날이고 홈팀인데요.
OneRepublic
12/02/28 10:53
수정 아이콘
에코토가 생각보다 잘하긴 했는데 얘가 너무 튀어나오니까 월콧때문에 베일은 묶이고, 그 와중에 월콧은 골 넣고...
확실히, 월콧은 존재만으로 상대팀에게 아주 압박을 줄수 있는 선수죠. 전반의 기회를 넣었으면, 거의 같은 위치에서
3골 넣을수 있었을만큼 어떻게 할지 보여도 막기 힘든 선수죠. 확실히 오른족에서 파포쪽으로 쑤셔넣는 결정력은 좋은듯

전반에 관중들 야유때문인지 플레이가 많이 위축되다가, 결정적인 찬스때 로빈에게 패스하는 등 실수가 보였는데요.
월콧이 최근에 부진하다보니 자기가 할수 있을때도 로빈에게 많이 의지하더군요. 이번에 2골 넣은 것으로 자신감 좀
찾았 것 같네요. 월콧은 분명 한방이 있는 선수지 계속 잘할수 있는 위치가 아닌데 말이죠.

뭐, 로빈의 원더골은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고 로시츠키는 0708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 유리몸으로 다시 돌아가나... 싶기도 하구요-_-;; 뭐, 다행히 램지가 복귀하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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