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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2/13 17:35:23
Name 전준우
Subject [일반] [주누의 워킹홀리데이 경험기] 1.할 줄 아는 게 없는데..
모든 것은 진리의 케바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 경험으로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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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장 큰 걸림돌? 이었던 부모님의 승낙이 떨어졌다.
그러나.. 어머니의 한마디.

"니 할 줄 아는 거 하나도 없다 아이가. 가서 어느 미친x가 니한테 일을 주노. 일이 그래 쉽게 되는 건 줄 아나."

그랬었다. 스물 좀 넘게 살아오면서 해 본 일이라고는 고작 어릴적 옆집이 공장이었기에 가능했던 박스접기 및 전사기 붙이기 알바.
대학 새내기 시절 밥값이라도 벌어보겠다고 했었던 학교 구내식당 설거지. 그리고 국가근로라는 미명하에 은근 높은 시급을 받았던 교내 도서관 알바.

어릴 적 부터 부모님은 "니가 40이 되어도 내 아들임" 이라는 모토 하에 날 키우셨고, 나는 언제나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기. 그러나 받아먹으니깐 편하네... 하.."라는 마음속의 고민과 싸우며 자랐다.

그러고보니, 친구들은 다 하는 알바도 못하게 하셨고, 단지 공부만 하게 하셨었다.
부모님 명을 거역한 건 단 하나, 대학 선택과 입학이었을까. 그래서, 다른 길로 돌아서려 했을 때 부모님은 말없이 비행기 티켓을 선사하셨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그것부터 찾아서 일을 진행해야 했다.


------
음.. 먼저 워킹 홀리데이를 알아봤다.
뭐 어쩌구 저쩌구 많은데, 내가 이해한 것은 이렇다. "1년동안 그 나라에 가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여행도 할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는. 그런 비자."

여담이지만, 워홀 7개월차에 나는 이 비자의 위대함을 느꼈었다. 맘만 먹으면 웬만한 제약 없이 많은 것 들을 할 수 있는 비자였으니.

현재 워홀이 체결되어있는 나라... 우와.. 11개였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 대만, 홍콩.

음.. 좋아! 아일랜드로 정했다!

왜냐.. 나는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데다.. 이전에 공부하고 싶었던 학교가 웨일즈에 있었다.. 그래.. 영국이잖아. 지리상으로 가깝잖아!
영어 쓰겠지.. 그래 여기 좋겠다. 뭔가 있어보인다. 크크.

그러나.. 몇차례 검색 끝에 포기했다... 일 구하기 어렵댄다. 한인도 많이 없댄다. 치안도 영 아니랜다. 날씨가 그지같대!

그러면.. 일본? 일어를 모른다.. 2년을 배웠는데 이타다끼마스 밖에 모른다..
프랑스 제외. 독일 제외. 스웨덴? 덴마크? 대만? 홍콩? 여긴 아닌 거 같았다.

남은 건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뭔가 약한 나라 같아서 제외.. 뭐 주관적인 의견이니까;

캐나다! 오 여기 좀 멋있다!
찾아보니 비자를 발급받는데 뭐가 막 복잡해보인다.. 시기도 있고.. 어디 뭐 신청도 하고.
무지 복잡해 보인다.

안되겠다. 모든 걸 제외하니 남은 건 호주.
남들 다 하는 건 하고 싶지 않은데, 이것저것 다 따져보면 여기가 "제일 편한 거 같다".
뭐야 이 자가모순은.... 불쌍한 중생같으니라구... 흑..ㅠ

그래. 호주를 가 보자.
비자? 비자를 받아야 하는구나.
호주 이민성.. 어떻게 받지? 인터넷 검색하니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 되어있는 블로그들, 유학원 사이트들이 많았다.(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 받기 치시면 상세하게 설명되어 나옵니다.)
따라서 잘 클릭.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단다? 서울로 클릭. 신촌 세브란스였던걸로 기억한다.
돈을 넣어야 해? 당시 237000원 정도를 넣었던 걸로 기억.

일주일 정도 후, 신촌에 올라갔다. 뭐 비자 신청하고 나면 뜨는 화면이 있는데, 그걸 뽑아야 했었는데 인쇄를 못해갔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세브란스 병원 수위실? 관리실? 같은 곳에서 인쇄를 해 주셨다.

신체검사는 초간단. 워킹 가는 사람들이 참 많이 기다리고 있다. 엑스레이를 하나 찍으면 그것으로 끝.

일주일? 정도 후에 메일이 왔다.
비자승인 메일. 어느덧 실감나는 출발.. 은 개뿔.. 전자문서 하나로 모든 게 완료되리라는 건 기대도 안했었다.

이제. 할 줄 아는 걸 찾아야지.

가서 일을 어떻게 구할까. 또 부모님은 영어를 먼저 배우길 원하시니.. 아들 영어실력 무지 못믿으시니..;
학원도 찾아봐야 하나? 두개 다 같이 정해지는 데가 없을까?

그리고 찾아본 곳이 시드니의 셀*라는 곳. 본다이 비치. 그러니깐 해변 옆에 있단다.+_+
바리스타 과정이 4주간 있었던 걸로 기억. 커피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들으니깐 늘겠지~?
해변가에서 휴식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커피 만드는 걸 배우면서~ 일을 찾고 거기서 정착하면 되겠다!!

그리고는 입학을 뭐 해보려니깐 막막...

이 때쯤 부모님이 오셨다.
"잘되가나?"
"시드니에 뭐 바리스타 과정 하는데가 있다 카는데 거기 가볼라꼬요"
"그 입학은 우째 하는데"
"그거를 잘 모르겠네요..;;"

"아들아. 니가 시간이 남아도니깐 그런 거 찾아보고 하는 것도 좋은데, 그것만 잘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깐 그걸로 돈 벌고 남들 입학시키주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 사람을 좀 찾아봐라"

아..
그래서 유학원을 찾아봤다. 내가 찾은 사이트는 유학**라는 사이트.
전화해서, 강남 사무실에서 만날 약속을 잡고 찾아갔다.

가서 다짜고짜 셀* 가려고 한다고 하니. 이 대리라는 사람, 나를 말린다.
그리고는 커피 과정이 있는 학교 여러 개를 보여준다.

이것저것 살펴보는데, 내게 말을 건다.

"주누씨 영어 잘하세요? 셀*는 커피과정만 있어서 기본영어가 되지 못하면 수업을 듣는게 무의미할 수가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GE과정(General English/그냥 영어회화 과정?) 8주 있고~ 3주간 커피랑 빵이랑 칵테일이랑 배우고 자격증 따는 이 학원 어때요?"

아. 그때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사회생활도 못해본, 아직은 대학생끼가 남아있는 대학 중퇴자 아닌가.

그런데 문제는 학원생활이 3개월이 되는만큼, 돈도 늘어나고, 생활비도 늘어날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나는 내 영어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하고 듣는 거 알아먹고 하는데는 지장 없었다고!

그러나 내 영어 실력을 믿지 못한 그녀의 압박과 부모님의 영어에 대한 열정.. 정확하게는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아들에 대한 열정.. 은
결국 이 학원을 등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착도시는 그렇게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확실히 편하긴 했다. 비행기표도 알아서 해주고, 공항에서 누군가가 픽업을 나올 것이며, 살 곳은 메**라는 아파트. 2인 1실 쉐어고, 주당 135불. 시티 안에 있어서 대강 시세는 그정도 한다더라.


결국 정해진 건.
브리즈번에서 생활할거고. 첫 숙소는 쉐어 아파트. 브리즈번에 토요일날 도착해 다음 주 월요일부터 바로 수업 시작, 8주간 영어수업 후 3주간 직업교육.


할 줄 아는 게 없었던 주누,
결국 뭔가 이상한 망?테크를 타면서 결국 커피만드는 기술을 습득하기로 결정헀고, 궁극적인 목표는 커피숍에 취직하는 것.


주누의 워킹홀리데이 경험기 - 1.할 줄 아는 게 없는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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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사람 사는 데는 자는 곳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쉐어로 갔는데요, 쉐어는 보통 집에서 남는 방을 집주인또는 렌트마스터가 다시 렌트를 해주는 형태입니다.

제가 갔던 아파트는 마스터룸(안방)에 남녀 커플 한쌍, 거실에(거실쉐어라 부릅니다.) 마스터(집을 렌트한 사람)인 누나 1명, 세컨룸(안방말고 좀 작은 방)에 저랑 제 룸메 이렇게 총 5명이 살았던 집이었습니다. 아참, 수영장도 있고 사우나도 있고 한데, 그냥 조그마한 풀과 작은 한증막이 있는거라, 별다른 메리트는 없었습니다. 헬스장도 마찬가지였구요. 아파트는 보통 다 있고, 거주민들은 공짜입니다.

뭐, 한국의 친구들한테. "나 수영장 딸리고 헬스장 딸리고 사우나 딸린 아파트에서 살아". 이러면 좀 있어보이긴 합니다만..;

쉐어는 말 그대로 집을 나눠쓰는거라, 마스터의 성격에 따라 분위기는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제약도 없고, 단체생활 같은 게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들 자기 살기 바쁘니까요. 저는 한인쉐어였습니다.

또 다른 주거는 홈스테이가 있는데, 보통은 호주인과 같이 삽니다. 쉐어랑 다른 점은 가족의 일원으로 살다 보니 규칙이 있고, 또한 식사가 일정 정도 제공되다 보니 가격이 비쌉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가정집은 시티에서 좀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교통의 문제도 있구요.

마지막으로 임시주거는 단기 쉐어를 이용하거나, 백팩커라는 유스호스텔 같은 단체 기숙사를 이용합니다. 백팩커들은 여행자들의 숙소기 때문에 당연! 외국인들이 많고, 각 백팩커마다 가격과 시설의 위생이 천차만별이니, 검색을 좀 많이 하셔야 될겁니다.


그나저나 오래간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깐 뭔가가 되게 맘에 안드네요. 흐흐.
여튼! 다음시간에는 출국 준비와 도착한 초기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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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탄생
12/02/13 17:57
수정 아이콘
뼈가 되고 살이되는것 같군요. 워홀 준비차에 잘 읽고 있습니다
버틸수가없다
12/02/13 18:10
수정 아이콘
음 한가지 궁금한게 영어를 할줄아는 사람이 워홀을 가면 일만 하다 올수있나요?
사상최악
12/02/13 18:14
수정 아이콘
저도 막 기대가 되는 연재글이네요. 외국 생활 어려워보이는데 다들 잘 하더라고요.
쌍갈매기
12/02/13 19:14
수정 아이콘
잼있네요~ 다음 편 기대할게요.
주진우기자
12/02/13 20:29
수정 아이콘
아우 점점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시나브로
12/02/13 23:45
수정 아이콘
수필체는 정말 탁월한 선택입니다 크크.

수필체는 읽기 편하고 더 흥미로우며 집중이 잘 된다.
12/02/14 00:16
수정 아이콘
오오오 재미있어요.. 흥미진진!
다반향초
12/02/14 00:31
수정 아이콘
정말 다음편 기대합니다 흐흐
12/02/14 09:44
수정 아이콘
오오오오 좋습니다. 저도 준비중에 있습니다!
껀후이
12/02/14 09:56
수정 아이콘
엇!! 저도 호주 워홀 7월쯤 준비중인데, 완전 대박 글이에요 기대기대!!!

전 영어회화는 사실, 영문과라 외국인 교수도 많이 상대해야 하고(성적...ㅠ)
해서 그럭저럭 하는데 호주 억양이 또 따로 있대서 좀 걱정되긴 하네요!
아무튼 가서 일만 할건데 농장, 호텔 뭐 그런 일이 많더라고요
돈은 많이 벌긴 하던데, 일 구하는게 가장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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