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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05 17:41:34
Name 비내리는숲
Subject [일반] 운전면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에 굉장히 공포에 질려 쓴 글에 댓글로 조언과 격려 해 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방학 기간이라 전문학원이 미어터졌습니다. 그래서 기능 합격을 하고도 2주나 지나야 교육과 시험을 치룰 수 있었습니다.
기능 시험 보기 전에 굉장히 무섭다고 글을 올렸었는데 결국 기능 시험은 쉽게 합격했습니다.
요즘은 대략 50미터의 거리만 이동하면 되고 굴절코스 어쩌구 하는 것들은 모두 없어졌으며
가장 기본적인 조작법과 돌발 상황에서의 대처만 잘 하면 기능은 쉽게 합격입니다.
상향등과 하향등 키고 끄기, 와이퍼 작동, 기어변속하기(주차된 상태에서), 방향 지시등 켰다 끄기, 출발하기, 돌발상황에서
정지후 비상등 켜기가 나왔으며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조작이라 안전벨트나 차선만 주의하면 쉽게 합격하겠더군요.
솔직히 아주 재능이 없지 않고서야 기능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문제는 도로주행이었는데요, 기존과는 달리 6시간의 교육만 의무적으로 받고 시험을 치룰 수가 있게 되어
강사분들도 걱정하시더군요. 제가 다니던 학원이 코스도 비교적 어렵지 않고 전문학원이라 합격 자체는 수월하나
그 상태에서 면허증을 발급받고 도로로 나가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운전에 대한 공포가 심해서 사실 조금 더 교육 받고 싶었습니다. 떨어질 것을 걱정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강사분이 일단 시험은 치루어보라, 추가 교육을 받는 상황이 오더라도 시험은 치루라고 하셔서 시험은 봤습니다.

도로주행 첫 연수때 차선 이탈을 상당히 걱정했었는데 기능교육때 교육해주신 강사분의 우려와는 달리
(도로 연수도 그 분이 담당하셨습니다)
차선 이탈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회전 좌회전도 무난하게 해냈고 급커브길도 쉽게 통과했습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저 마저도 이게 현실인가 싶어 강사분께 몇번 '저 잘하고 있나요'라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강사분이 기능 교육땐 굉장히 걱정했었는데 의외로 잘한다고 칭찬하시더군요.
기어변속과 방향 지시등에서 문제가 있었고 2차선 이상의 차선에서 가끔 차선 두개를 독차지하는 만행을 저지르긴 했지만
6시간 교육동안 어느 정도는 보완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스로 운전이 상당히 미숙하다고 생각했고 추가 교육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실제로 시험때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시험관이 안전운전을 염두에 둔다면 왠만하면 붙여주겠다, 실격 사유만 조심하라라고
안심시켜주셨고 시동 한번 꺼먹은 것을 제외하곤 실제로 저는 실수한 게 없었습니다. 방향 지시등도 제대로 켰고
기어도 제대로 변속했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했으며 신호등때 유연하게 대처하기보다 규범대로 일단 속도를 줄이면서 서행했습니다.
그야말로 '안전, 안전이 중요해'라고 계속 외면서 갔습니다. 전날 코스 동영상을 30번은 넘게 본 것도 큰 도움이 되었구요.

면허 관련 카페를 돌아보니 전부 강사가 불친절하다, 화를 심하게 내더라, 시험관의 기준이 모두 틀리다며
울먹거리는 글이 많이 올라왔었는데 저는 정말로 운이 좋았습니다.
우선 강사가 무지하게 친절했습니다. 한숨을 몇 번 쉬긴 했지만 실수해도 화를 내기보다 긴장을 풀어주는데 주력해주셨고
목소리가 높아진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겁을 덜 먹게 되고 여유가 생기며 시야가 넓어지더군요.
호통을 치거나 했으면 분명 주눅이 들어 공포에 떨며 운전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초보자가 운전할 때 가장 큰 적은 긴장이다. 긴장하면 닥친 상황에만 급급해 헤메다 사고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때와 비교하니 굉장히 공감이 되더라구요.

한 명의 강사가 기능부터 도로까지 1:1로 맡아준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강사가 중간에 바뀌었다면 저는 굉장히 놀랐을 겁니다.
그리고 운전전문학원이라 그런지 6시간의 도로 주행 연수 중 2시간을 시험 당일에 배치해준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험관이 부드럽게 말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운전 중 잘하고 있다면서 칭찬해주셨는데
그게 정말 잘해서 그런게 아니라 긴장을 풀어주려고 그러는 것 같더군요. 동승한 사람한테도 계속 그러니 말이죠.
네이버 모 카페에서 본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클러치에 대해 굉장히 미숙했었는데 원리를 알고 나니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관련 카페 가 보면 시험관에 대한 불만과 강사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습니다.
어떤 전문학원은 추가 원서비 받으려고 일부러 시험에 떨어트리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굉장히 많더군요.
저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밖에 볼 수가 없네요.

어찌되었든간에 제 인생에 가장 큰 공포였던 운전면허증을 따게 되었습니다. 정말 산불때문에 불구덩이 피해 철조망 잡고
절벽쪽으로 뛰어내려가며 뒤에서 고폭탄과 탄약 실어놓은 지프차가 터지는 소리 들으며 절벽에서 뛰어내릴때도
이렇게 무서워하진 않았었고, 스트레스로 인해 잠도 못자고 밤에 호흡곤란 증세까지 일으켰었는데 무사히 따게 되서 다행입니다.
저는 나름 굉장히 많은 시험을 봤다고 자부하는데 이렇게 뿌듯한건 처음이네요.
첫날 기능 교육 받고 공포에 질려 길거리에 지나는 수많은 차들을 바라보며
'아니 세상에 저 많은 사람들이 전부 운전 잘 하고 잘만 다니는데 난 왜 이러나'라며 좌절감에 휩싸여
하염없이 지나는 차 바라만 보던것 생각하니 웃기기도 하구요.

지난번 조언해주신 분들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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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05 17:47
수정 아이콘
흐흐 축하드립니다.
안전운전 하세요~
케이크류
11/08/05 17:48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안전운행 하시길!
shadowtaki
11/08/05 17:54
수정 아이콘
운전면허 따신 것 축하드리고 안전운전 하세요~
11/08/05 17:55
수정 아이콘
어느학원인지 제가 다 다니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저도 바뀌고 직후에 언넝 땄는데 강사는 한번 알려주고 화만내고 못하면 "이래서 어떻게 운전할래?" 쏘아 부치기나 하고
(옛날이긴 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따실때 대놓고 뇌물을 요구했다고 하더라구요. 화장품 하나 사주니까 그때부턴 초 친절모드... 에효
그리고 전문학원은 합격율이 홍보용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실격사유만 아니면 왠만하면 합격시켜 줍니다.
처음 시험볼때 시작하자마자 코스이탈을 해서 실격;;;;하긴 했지만 두번째 볼때는 점수 채점도 안하고 시험관이 지적만 계속 하고 합격했네요
안전운전하시길 빕니다(저도 빨리 연수를 받아야하는데;;;)
대경성
11/08/05 17:57
수정 아이콘
저희 손님중엔 도로만 5번떨어진...쿨럭...아직도 도전모드인데...
Go_TheMarine
11/08/05 17:59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제 슬슬 운전면허를 따야하는데 걱정이네요;;;
나이가 서른인데...쩝....
(원래 계획은 운전면허따면 바로 차를 사자 이거였거든요..)

올해 안으로 따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친구들 보면 너무 쉽게 잘 하는데..
11/08/05 18:01
수정 아이콘
올해 2월1일자로 면허증 발급받았는데... 기능교육받을때 강사 4분이서 가르쳐주셨어요.......
결국은 자기맘에드는 강사 만나야 운전도 잘배워집니다. 기능교육 4시간받으니까 다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나머지 11시간은 천천히하면서 합격하고 도로주행도 무난히 합격했습니다. (약 13일만에.)
면역결핍
11/08/05 18:33
수정 아이콘
과거에도 속성은 가능했습니다.건성으로(가라라고 하죠) 도장 면허번호 찍는게 아니더라도 실제 연수받고 일주일 내외면 충분했습니다.
학원이 아니라 좀 까다로운 면허시험장가서치면요.(도로쥬행은 경찰이 시험관이었죠.) 습득 소요시간의 변수는 기능, 도로주행 시험대기자수였죠.
방학 수능직후를 피해 가면 의외로 저같은 사람이 많더군요.
면허취소 풀린 아저씨들이 대부분릴줄 알았는데 전부 신규더군요...
저도 좋은 경관분 만나니 농담하면서 긴장 풀어주시더군요.
웃긴게 발급받으러 가보니 저의 감독관쪽은 3분의 2이상이 합격.
시험감독관이 까다롭고 고압적이었다고 튜덜대는 친구쪽은 합격자가 1명이었습니다.
제 친구도 4일뒤 저랑했던 분이랑 하면서 손쉽게 땄습니다.
긴장하면서 해야하는 시험이지만 외부요인에 결과가 쉽게 바뀌긴하더군요. 운전은 맘 맞는 사람에게 배워야 하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운행전 연수받으실때(필수가 아니라 보통 다들 받죠)
가족분은 비추천합니다. 서로 맘상하더라구요.
물여우
11/08/05 18:54
수정 아이콘
축하합니다. 앞뒤 사정은 잘 모르겠는데 상당히 힘들게 따신 것 같네요.
힘든만큼 값진 라이센스 취득이군요. ^^
한 가지 조언아닌 조언을 드리자면 장롱 면허로만 만들지는 마세요. 장롱 면허로 만들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제가 지금 그런 케이스인데 살* 면허라고 차키를 안 줍니다. ㅠ-ㅠ
나중에 따로 연수받거나 해야하는데, 차라리 지금 운전대 잡았을 때, 운전을 계속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11/08/05 18:58
수정 아이콘
축하드려요.
그 글 보면서 공감했던 저로서는 참 부럽네요.
저도 언젠간 면허를 딸 날이 오겠죠? ㅠ.ㅠ
피트리
11/08/05 19:21
수정 아이콘
저 도로주행을 앞두고 있는데 도로주행 6시간으로 충분하던가요??전 6시간 해보고 모자라면 시간추가하고싶은데 사람이 많으니 학원에서 미리 시간추가하라고 난리에요 비용도 비싼데..
ArcanumToss
11/08/05 19:31
수정 아이콘
나중에 차를 갖게 되신다면 건강 관리 잘 하세요.
차를 갖는 순간부터 운동량이 확 줄어듭니다.
11/08/05 20:39
수정 아이콘
합격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운전을 바로 하게되신다면 연수를 추천하지만 한동안 운전 할 일이 없다면 지금 연수받아봐야 몇년 후 도루묵이 될 확률이 높아요

운전면허학원에서는 운전을 가르친다기보다 운전면허에 합격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봅니다
스타로 비유하자면 빌드오더만 알려준다고 할까요
여튼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한번 긁으면 수십만원 우습게 날아가니까 강사, 가족들에게 연수 확실히 받으세요
그리고 돈도 돈이지만 인사사고 발생하면 곤란하니까 연습 확실히 하시고 펀드라이빙 하세요
NaChRhDa
11/08/06 10:08
수정 아이콘
합격 축하드립니다.
저도 8월 2일에 도로주행 시험 합격해서 기분이 이해가 가네요!! 저도 처음에는 기능교육 중에도 클러치 밟는 발이 덜덜덜 거리고 주행도
4시간째까지 너무 겁이 나고 한숨쉬게 되고 했었는데 주행 마지막 2시간 교육해주시는 강사님께서 굉장히 친절하고 실제 운전하는데 도움
많이 되는 팁들을 가르쳐주셔서 필기, 기능, 도로주행까지 다 한 번에 붙는 행운이 있었네요. 도로주행 4시간 가르쳐주신분은 굉장히 강압
적이고 짜증 많이 내시는 분이라 겁났던 걸 생각해보면 간소화 이후로 중요한 건 본인의 노력도 있지만 옆에 동승하는 강사가 얼마나 연습하는 사람들을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냐 인 것 같습니다.
Angel Di Maria
11/08/06 14:54
수정 아이콘
합격축하드립니다.
항상 초심 잃지말고 안전 운전 부탁드려요..
서울에서 대천찍고, 대천에서 대전찍고, 대전에서 서울 찍는 초장거리 운전을 하는데..
진짜 막되먹은 운전자들을 너무 많아 만났습니다.

그중 일부는 그냥 운전을 '못'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진짜 일부는 개념이 없더라구요...
경험을 많이 할 때 까지는 언제나 안전운전 !
비내리는숲
11/08/06 22:22
수정 아이콘
답변 달아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안전운전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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