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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15 17:36:23
Name sonmal
Subject 대진 관련 룰이 정확해야하는 이유.
대진표와 관련된 룰은 사실 그 리그가 존속되는 한 바뀌지 않는것이 가장 좋으며,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수정되어야 할 경우 그것이 만인이 생각하기에 합당하며, 이치를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선수들이 실력으로 평가받을 때 그 중심을 찾고, 기준이 되도록 도와야 하는것이 대진표이기 때문입니다.

대진표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때는 EVER스타리그 2007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의 기억을 상기시키는데 도움을 드리기위해 16강 D조를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16강 D조는 마재윤, 이영호, 김동건, 안기효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모두들 김동건 선수와 안기효 선수의 조지명식을 기억하실지 모르시겠지만, 제가 기억하는 D조는 이영호와 마재윤 선수의 재경기 입니다.

당시 D조의 모든 선수는 안기효 선수를 제압하고, 2승1패의 성적으로 재경기가 맞물린 상태였고, 재경기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6강 D조 재경기 1경기  마재윤  Zerg  김동건  Terran  Persona
16강 D조 재경기 2경기  이영호1  Terran  김동건  Terran  Katrina  
16강 D조 재경기 3경기  마재윤  Zerg  이영호1  Terran  Blue Storm  

<자료제공 :  fomos>


  승자 연전식으로 재경기가 진행되는 현재의 방식과는 달리 과거에는 이미 정해진 경기 순서대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2경기가 종료되었을 때 이미 8강 진출자가 가려졌다는 것입니다.

2연전에서 2패를 쌓은 김동건 선수는 탈락이 확정되었고, 이미 8강 진출이 확정된 마재윤 선수와 이영호 선수는 단순히 조 1위와 2위를 가리기 위해 대전을 치렀습니다.

꽤 재미있는 경기였고, 경기후 후폭풍 또한 거셌으니 경기 결과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는 어처구니 없는 이영호 선수의 패배.

많은 팬들이 16강 본선 경기서 이미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마재윤 선수를 잡았던 이영호선수의 승리를 점쳤으나 이영호 선수의 엔지니어링 베이의 취소로 인한 빌드미스로 인해 경기는 마재윤 선수에게 넘어갑니다.

하지만 이미 8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고, 두 선수 모두 웃으며 악수를 건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결과는 웃으며 종료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기억하는 대진표의 재미는 그 다음에 있습니다.

우선 당시 대진을 설명드리기위해 약간의 설명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당시 프로토스는 2명의 대주주가 지분을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그 선수 둘은 택과 뱅. 당시에는 저그킬러와 테란 킬러로 각각 종족전의 달인으로 소문난 둘이었죠. 그리고 김택용 선수는 조 2위로, 송병구 선수는 조 1위로 진출해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기억하시는대로 마재윤 선수는 김택용 선수와, 송병구 선수는 이영호 선수와 만나는 드라마틱한 그림이 연출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최고의 대진은 스타리그 8강 사상 최대 흥행이라는 결과로 보답합니다.

하지만 이영호 선수와 마재윤 선수 입장에서 그 대진이 썩 좋은 추억으로 남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영호 선수는 송병구 선수와 만나 페르소나 ‘마인 꼼’을 보여주며 희대의 명승부를 연출하지만 패배했고, 마찬가지로 마재윤 선수는 김택용 선수를 만나 첫 경기를 따내며, ‘msl에선 매번 당했지만, 하지만 스타리그는 달라요!!’ 관광을 당하며, 역전패 당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선수 모두 세트스코어는 2:1

만약 이영호 선수가 마재윤 선수와 재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온힘을 쏟아 승리를 따냈다면*1

이영호 선수는 김택용 선수와, 마재윤 선수는 송병구 선수와 만나는 새로운 역사가 써졌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2

스타판에 수많은 가정이 존재하지만, 제가 웃으며 이야기 하는 If는 단 한가지입니다.

‘만약 ever스타리그 2007에서 재경기 승자 연전이 지켜졌다면, 스타판 역사는 어떻게 됐을지 몰라’



이영호 선수가 '마재윤 선수에게 일부러 져줬냐?' 혹은 '이미 진출이 확정된 상태여서 대충했냐?'

라는 질문이 들어온다면, 저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답은 이영호 선수만 알고 있겠지만요.

하지만 '이미 확정이 된 상태에서 분명히 자신의 100% 혹은 120% 의 기량을 발휘했을까?' 라고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못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이영호 선수는 (그 당시에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한경기를 내주는 그런 선수가 아닙니다. 이 또한 답은 이영호 선수만 알고 있겠지요.

이처럼 작은 룰상의 차이가 선수들의 대진과 경기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대진과 관련된 모든 룰은

1. 팬과 게이머에게 충분히 공지가 되어야 하며
2. 모든 추첨과정 또한 깨끗하게 공개 되어야 합니다.
3.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생기지 않을만큼 정확하며, 일목요연해야합니다.

최근 추첨과정을 공개하고, 뒷 이야기까지 공개하는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지는 추세라 점점 더 e-스포츠가 정착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해를 돕도록 리그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은 잘 치켜지지 않는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
*1 당시에도 꽤나 큰 이슈였던 걸로 기억하지만, 경기를 찾아보지 못해, 정확히 어떤 실수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저는 엔지니어링 베이 취소 실수로 기억합니다. 만약 틀렸다면 정정 바랍니다.

*2 이영호 선수를 비하하려는 의도나 마재윤 선수를 깎아내릴 어떠한 의도도 없습니다.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대진룰 상의 작은 차이로도 큰 차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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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리커풀
10/01/15 18:09
수정 아이콘
그당시 경기를 보고 굉장히 화가났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기억으로는 그때 이영호 선수가 8시 위치였는데, 입구를 막으려고 엔지니어링 베이를 짓다가 갑자기 취소했고, 그때 저글링들이

본진으로 난입해서 끝나는, 정말 허무한 내용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늘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 선수도 하지않을 실수였죠;;
信主SUNNY
10/01/15 18:12
수정 아이콘
옳은 예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본문은 승리가 확정된 상황에서 조1,2위를 가리는 재경기. -> 경기에 집중하지 못해 발생한 실수에 의한 승부결과 -> 승부결과에 따른 8강에서의 양대토스와 만남. 으로 구성됩니다.

본문의 결과는 8강진출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의 경기가 8강에서 두선수의 대진에 영향을 주어 역사가 바뀌었다... 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 논리에는 2가지의 헛점이 있습니다.

1. 송병구선수는 조1위, 김택용선수는 조2위가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즉, 본인들이 승패 결과에 따라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당시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는 각조의 2위인 김택용, 진영수, 이제동을 만나는 것이었고, 진 선수는 각조1위인 신희승, 이재호, 송병구를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마재윤선수는 져서 신희승-이재호-송병구선수를 만나는 것이 조금 더 반갑고, 이영호선수는 이겨서 김택용-진영수-이제동선수를 만나는 것이 더 반가웠습니다. 8강진출이 이미 결정되어 있어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타당합니다만, 그건 상대선수인 마재윤선수도 마찬가지고, 차라리 지는 편이 더 낫겠다 싶은 마재윤선수가 그러한 경우에 더 적합합니다. 그러니 이 예시는 반대로 이영호선수가 이겼을 때의 예시로 더 적합합니다.

2. 대진 이전에 풀어진 긴장감이 실수를 만들어냈다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입증할수는 없지만 차라리 긴장하는 쪽이 실수를 더 발생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제 의견이 아닐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찬가지로 풀어진 긴장감이 실수를 유도한다는 것도 입증하기 어렵지요.

본문은 대진순서가 실수를 유발했고, 그 실수가 8강대진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논지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대진순서가 실수를 유발한 것 같지도 않고, 그것이 8강대진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진출과 탈락이 확정된 경기보다는 아닌 쪽이 더 재미있기 때문에 3명중 2명이 올라가는 경우는 승자연전, 3명중 1명이 올라가는 경우는 패자연전하는 것이 더 옳다고 봅니다만...
귀얇기2mm
10/01/15 18:26
수정 아이콘
좀 지엽스러운 의견인데, 진출이 결정된 상태에서는 다소 편안하게 경기를 하겠지만, 편안함이나 중요도와 긴장/실수는 떨어뜨려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편안해서 실수를 할 수도 있고(예를 든 그 경기처럼) 비중이 큰 경기라서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어제 msl 4강에서 2경기 정찰 실수).
Ms. Anscombe
10/01/15 18:46
수정 아이콘
글에서 말하고 싶은 바는 상황에 따라서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예시는 적합하지 않아보입니다.
검은별
10/01/15 21:12
수정 아이콘
주장에는 동의하지만(사실 요즘은 잘 되고있죠.) 그 근거가 좀...
10/01/16 04:11
수정 아이콘
뭐 이러나 저러나 Ever 07 결승은 이제동 vs 송병구가 나왔을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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