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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11 22:32:14
Name ROKZeaLoT
Subject 주관적인 호뱅록 리뷰.
지난번에 적은 '5팩진출과 리버캐리어'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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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글에서도 적었듯이, 리버캐리어의 파훼와 업테란의 등장이라는 주제에서 빼놓을수 없는 사건이 바로 송병구선수와 이영호선수의 대결, 바로 '호뱅록'입니다. 호뱅록 생각만 하면 웬지 눈가에 습기가 차....는것 같지만 무시하고 계속 쓰겠습니다.

- 우선 두선수의 첫번째 대결은 다음스타리그 3,4위전이었습니다. 결과부터 놓고 얘기하면 송병구선수의 3:0 완승이었죠.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때까지는 아직 송병구선수가 리버에 큰 비중을 두고있지 않았습니다. 그당시 그가 믿었던건 자신의 캐리어와, 그를 이용한 도망자토스 운영이었죠.

- 도망자토스는 프로토스의 대테란전 역전시나리오의 정석이라고 할수 있는데요, 간단히 설명하면 어떻게든 자원을 계속해서 확보하면서 병력은 메카닉을 피해다니며 테란의 자원줄과 팩토리를 공략하는 운영입니다. 테란은 상대의 자원줄을 파괴해야 됨과 동시에 자신의 자원줄을 지켜야 하는데, 테란의 병력들은 태생적으로 타 종족에 비해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도망자프로토스는 이점을 노린 운영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 송병구선수는 이 도망자 프로토스로 이영호선수를 잡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엔, 송병구선수는 애초에 캐리어를 이용한 도망자토스 운영에 상당히 능했던, 또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송병구선수가 캐리어를 적극 활용하게 된 계기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었다고 생각됩니다.

- 두번째 대결은 에버스타리그 2007 8강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때가 바로 송병구선수의 리버캐리어가 절정을 달리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신기에 가까웠던 리버컨트롤과 그에 이은 캐리어로의 스무스한 체제전환. 물론 대미를 장식한 것은 캐리어였지만, 이 리버캐리어 체제의 원동력은 송병구선수의 트리플S급 리버컨트롤이었다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몇몇 테란들은 캐리어조차 보지 못하고 리버에만 끝나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송병구선수가 자신의 리버컨트롤을 굳게 믿었고, 또한 그의 리버컨트롤이 그의 기대에 충분히 부합해주었기 때문에 캐리어로의 전환타이밍이 나올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송병구선수의 리즈시절 테란전이 성립할 수 있었습니다.

- 결과만 놓고 보면 에버스타리그 2007 8강전에서는 역시 송병구선수가 2:1로 이겼습니다. 비록 스코어는 2:1이었지만 3:0이라고 해도 될정도로 이영호선수는 송병구선수의 리버캐리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 이영호선수는 이 에버스타리그2007 8강 경기 이후, 무언가를 뼈저리게 깨달았고, 송병구선수를 이기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그러는동안 이영호선수는 프로리그에서 한번 송병구선수와 만났습니다만, 다시한번 패배하게 되죠. 하지만 그 경기는 이영호선수에게 있어서, 아니 테플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었습니다.

- 블루스톰에서 있었던 그 경기는, 비록 중앙교전에서의 실수로 이영호선수가 패배하긴 했지만, 이영호선수는 이 경기에서 리버캐리어를 무너뜨릴 한가지 획기적인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실험의 결과는 다음 호뱅록에서 여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 그뒤, 양선수는 곰TV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 즈음해서 이영호선수는 실험이 끝난 선아모리 빌드를 바탕으로 '안티캐리어'라는 빌드를 조립해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빌드를 이용해서 송병구선수의 리버캐리어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선아모리체제는 원팩더블 이후 아모리를 굉장히 빨리 올리는 체제입니다. 아모리를 빨리 올림으로 인해, 골리앗을 일찍 생산해서 리버를 원천봉쇄하는게 가능해지고, 업그레이드 또한 굉장히 빨리 돌릴수 있습니다. 그리고 2팩상태에서 탱크 몇기 찍어준뒤 제2멀티를 가져갑니다. 골리앗으로 셔틀리버를 봉쇄했기 때문에 가능한 플레이입니다. 이후엔 제2멀티의 자원력으로 무한 풀업 골리앗을 찍어내서 캐리어의 인터셉터만 말려주면 됩니다. 리버캐리어 체제의 두 축인 리버와 캐리어 모두를 제압했으니, 리버캐리어는 말 그대로 '부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경기 결과는 이영호선수의 3:2승리였습니다. 그리고 송병구선수에게는 이 3:2패배가 5:0패배보다 더한 충격으로 다가오게 되죠. 자신의 트리플S급 리버가 아무 힘도 쓰지 못합니다. 캐리어를 모아도 빈 깡통이 되어버립니다.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모든것-그동안 무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 펼쳐보였는데 아무 의미가 없어집니다. 리버캐리어가 부정된 순간에 가서 그의 패배는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리버캐리어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패배를 불렀다고도 볼수 있겠죠.

- 그리고 얼마후, 박카스 결승전에서 운명의 3연꼼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 3연꼼 사건으로 인해 호뱅록은 결국 이영호선수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한시대를 풍미했던 리버캐리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뱅호록의 승자 이영호선수는 선아모리 체제를 기반으로 한 업테란을 조립해내 드래곤 슬레이어로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

- 사족하나 달자면 3연꼼으로 인해 자기자신까지 제대로 부정당한 송병구선수는 그 뒤 재기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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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굉장히 주관적인 글입니다. 오류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ps2)지금까지 적은 'FD에 관하여 짧게' 글과 '5팩진출과 리버캐리어', 그리고 이 '호뱅록'을 포함한 테플전의 발전역사 비스무리한 글을 써볼까 생각중입니다만, 쉬운 일은 아닌것 같네요. 필력,지식 무엇하나 되는게 없어서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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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11 22:38
수정 아이콘
최고테란은 3연 시리즈에 능해야 하는군요. 3연벙. 3연콤;
추천합니다.
09/12/11 22:51
수정 아이콘
3....3연꼼!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09/12/11 22:57
수정 아이콘
글후반부에 호뱅록? 뱅호록? 왔다갔다 거리시네요.. 입에 착 달라붙는 거 찾고 계신건지 껄껄.. 여하튼 두 선수 다시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으니 이번 스타리그 기대하겠습니다//
임이최마율~
09/12/11 22:59
수정 아이콘
3연꼼..뱅구팬에게는 정말 울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아리아
09/12/11 23:0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박카스 4강 이영호vs김택용 경기가 기억에 남네요
다른방식으로 이영호를 상대했던 김택용인지라.....
09/12/11 23:54
수정 아이콘
아리아님// 최근에 와서 생각해보면 김택용 선수의 운영이 이영호선수의 업테란에 가장 최적화된 대적방법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것은 그 김택용선수조차도 제2멀티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까지는 맞았으나 이영호선수를 어떻게든 초반에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는 거죠. 더군다나 이영호선수가 방송에서 처음당한 다수 아비터 체제였음에도 그당시 대응이 너무 완벽했죠.
리콜에 대한 대비 하며, 맵을 이용한 반땅싸움과 땅따먹기를 너무 훌륭하게 한 이영호 선수였죠.
그리고 곰인비에서 나온 결과로 인해 이영호식 업테란은 캐리어로는 상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고요.
당시 토스의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결과일수도 있죠. 토스가 자원을 세군대 가져가면 테란과 싸워야 해. 라는 고정관념 말입니다.
결국 해답은 토스의 기본인 회전력이었죠. 옛날 저프전에서 저그가 다른 식으로 해답을 찾다가 결국엔 원래대로 돌아간 것처럼 말입니다.
09/12/12 04:01
수정 아이콘
이영호선수의 업테란이 제대로 나온건 허영무선수와의 블루스톰경기라고 생각되요... 물론 지긴했지만 한부대가량 되보이는 캐리어의 인터셉터가 전부다터지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ROKZeaLoT
09/12/12 11:19
수정 아이콘
private님// 여러모로 부족한 글인데, 감사합니다.
임이최마율~님// 3연꼼..뱅구팬에게는 정말 울고 싶은 날이었습니다.. (2)
Hateful님// 그 경기는 못보았는데; 한번 보고싶군요. 어떤리그 무슨경기인지 좀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Dislodge
09/12/12 11:43
수정 아이콘
ROKZeaLoT님// 아마 그경기가 2008년 7/7 프로리그 삼성대 ktf 1세트 일 거에요.
王天君
09/12/12 13:07
수정 아이콘
오, 좋은 글이 또!!! 짝짝짝

다음스타리그에서는 사실상 이영호 선수의 판짜기가 송병구 선수의 판짜기를 이겼다고 봅니다. 파이썬에서 300킬 캐리어가 뜨긴 했지만, 워낙 좋은 타이밍에 이영호 선수가 치고 들어와서 송병구 선수가 울며 겨자먹기로 섬멀티를 먹을 수 밖에 없었거든요. 이영호 선수가 골리앗 컨트롤을 좀 방만하게 해서 (소수 골리앗으로 찝쩍, 여기저기 골리앗 분배 등) 그렇지 사실 질 경기가 아니었거든요.
2경기도 히치하이커에서 타이밍 진짜 잘 찔렀는데 뜬금없는 스카우트에 탱크 두기인가 세기를 헌납하면서, 송병구 선수의 걸출한 리버컨까지 곁들여지면서 져버렸고...

송병구 선수의 리버 캐리어는 지상병력의 공백을 셔틀이랑 리버 하나로 때운다는 아주 날로 먹는 개념의 빌드였는데, 안티캐리어 빌드가 아예 이 빌드를 성립도 안되게 해버렸죠. 진짜 충격이었습니다. 송병구가 이기긴 했지만 블루스톰에서 사업 골리앗이 셔틀 씨도 안남기고 다 터트릴때 거의 절망감이 들더군요...그리고 이어지는 곰인비에서의 승리. 그리고 이어지는 3연꼼. 참 괴로웠지요.

그래도 송병구 선수가 캐리어를 정석의 하나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참 반갑습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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