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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8/01/10 13:58:48 |
Name |
메카닉저그 혼 |
Subject |
이제동이 김택용을 동궁전에서 쫓아내다 |
"치칙... 제1커세어 전투비행단 전멸했습니다... 치칙... 외곽수비대 모두 붕괴...으악!!!"
삑삑하고 경보음이 미친듯이 울리는 속에 패전보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통신기를 통해 저글링, 히드라들의 살육에 굶주린 울음소리와 아군 병사들의 비참한 아우성이 전해져 오고 있다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동궁전은 너무나 고요하다
"세자 저하! 어서 피신하셔야 합니다. 곧 적 뮤탈부대의 공습이 있을 것입니다."
목석마냥 우두커니 앉아 있는 세자를 보다 못해 동궁전 내관이 피신을 권한다
두눈을 감고 한손을 턱에 괴고 소파에 깊숙이 앉아 있는 세자,
그는 바로 전 우주를 지배하는 새로운 오버마인드 마재윤에 맞서
형식적 대의명분에만 집착하여 사분오열된 프로토스 진영을 통일하고
콧대높은 테란 연방을 설득하여 반마재윤 PT(프로토스, 테란)동맹을 결성하여
마재윤을 대전에서 끌어내어 봉인한 어둠의 기사 김택용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저 비천한 저그따위에 내가...'
너무나 급작스런 상황변화에 머리가 혼란하다
'PT 동맹 붕괴와 고등기사단의 반란이 컸어...'
마재윤 봉인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PT 동맹은 점점 소원해졌다
그러다 동맹의 가장 비옥한 행성인 GOMTV행성을 수비하던 박성균 기갑사단장이 반란을 일으켰다
진압에 나섰던 김택용은 주력부대의 절반을 잃고 패퇴하고 말았다
PT 동맹 붕괴의 후과는 엄청났다
김택용의 카리스마에 눌려 꼼짝 못하던 고등기사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원래 고등기사들은 출신성분이 비천하다는 이유로 어둠의 기사들을 같은 프로토스로 대우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마재윤 압제가 광폭해지자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어둠의 기사인 김택용을 지도자로 추대한 것 뿐이었던 것이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야 하는 법
그들은 압제자가 사라진 마당에 비천한 출신의 어둠의 기사를 지도자로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동맹 붕괴로 지도력에 위기가 온 순간
고등기사단은 독단적으로 명문가의 후예인 고등기사 송병구를 지도자로 내세우고 김택용에 대한 충성을 거부했다
이로써 프로토스 진영은 다시 분열된 것이다
마재윤 봉인 후 웅크리고 있었던 저그는 새로운 오버마인드로 이제동을 추대하고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제동은 반격의 시작으로 가장 약한 분열된 프로토스 진영을 공격하였다
고등기사단이 추대한 새로운 지도자인 송병구는 처음에는 잘싸우는 듯 했지만
프로토스와 저그 주력군이 정면으로 맞붙은 에버 성운 대회전에서 전멸하고
송병구 자신도 청뢰계곡 전투를 마지막으로 실종되었다
입술을 잃으면 이가 시린 법...
프로토스 진영의 양대 산맥인 송병구를 잃은 김택용 또한 이제동의 대공세를 막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쾅쾅!!
드디어 시작된 뮤탈 부대의 공습이 상념을 깨운다
"세자 저하!! 더이상 시간이 없습니다.
동궁전 최후 수비대도 몰살했습니다. 적 선봉 저글링 부대가 5분내에 침공해올 것입니다. 어서 피신하셔야 합니다!
지금 드라군 두기가 몸으로 동궁전 정문을 틀어막고 있고, 질럿 8명이 각문을 맨몸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10분도 채 못버틸 것입니다.
어서!! 어서 피신하셔야 합니다!!"
후~
세자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난 이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미네랄을 베고 자고 히드라 쓸개의 쓴맛을 보며 이날을 잊지않으리라...'
김택용은 얼음장 같이 차가운 얼굴로 입술을 꼭 깨물고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천천히 걷는 그의 몸을 어둠이 커튼처럼 휘감는다
한때 전 우주의 피조물들이 모두 그를 두려워하고 숭배했지만
이제 그를 지켜줄 것이라곤 어둠의 망토 한 장 뿐이니 인생사 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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