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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2/03 13:46:40 |
Name |
다크고스트 |
Subject |
신한은행 스타리그 16강 3주차 경기 리뷰. |
16강 B조 3경기 히치하이커 - 김준영(Z) : 이성은(T)
김준영 선수는 정말 이기기 어려운 상대입니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가 하고 싶은대로 그냥
내버려두게 되면 아무리 갖춰진 테란의 한방병력이라도 다수의 드론과 해처리를 바탕으로 폭발하는 수많은 저그의
물량을 당해내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자원 먹을만큼 먹고 해처리 늘려서 중후반 운영하는 김준영의 저그는 테란이
이기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이성은 선수는 이러한 김준영의 강점을 2경기 알카노이드에서의 학습효과로 인해 확실히 깨달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수요일 박명수가 보여준 극악의 뮤탈견제는 히치하이커가 얼마나 뮤탈견제가 용이한 맵임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앞마당 먹고 무난하게 플레이할 경우 김준영의 성가신 뮤탈견제에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그동안 축
적된 드론과 늘어난 해처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많은 김준영의 물량을 또 다시 감당해야만 합니다. 이성은 입장에서
는 매우 생각하기 싫은 경기양상입니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이성은은 본진 2배럭으로 출발합니다. 그러면서 빠르게 8번째 SCV로 배럭을 건설해 김
준영이 무난하게 출발하는 것을 적절히 견제하려고 했죠. 하지만 김준영의 대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성은의 배럭
타이밍을 간파하고 12시 지점에 확장을 먼저 가져가면서 빠른 마린압박에 인한 자원적인 손해를 최소화 했습니다.
그러자 이성은은 2차 견제를 시도합니다. 가운데 협곡 부근 왼쪽 언덕쪽에 팩토리를 짓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김준
영의 오버로드에 의해 정찰이 되어버립니다. 이성은 선수는 이에 개의치 않고 오른쪽 언덕으로 팩토리를 날립니다.
그리고 날린 팩토리에서 벌쳐를 생산하여 김준영의 12시 부근 멀티에 견제를 들어가 어느정도 이득을 보게 됩니다.
여기서 하나있는 성큰의 위치가 적절하지 못해 김준영은 미리 간파하고도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이 사이 스타포트가 완성되고 레이스를 생산한 이성은 선수는 드랍쉽이 나올때까지 오버로드 사냥을 시도합니다. 벌
쳐로 인한 피해 때문인지 히드라 생산 타이밍이 약간 늦어졌고 이때문에 레이스에 견제를 당하면서 김준영의 운영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드랍쉽이 나오자 이성은은 빠르게 바이오닉 병력들을 실어날라 12시를 타격했고 벌쳐와 레이스의
견제로 이렇다할 방어수단이 갖춰져있지 않던 김준영 선수는 결국 12시를 내주고 본진까지 테란 병력들의 입성을 허
용하며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이번 경기는 그동안 강한 면모를 보여준 김준영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중후반 운영은 마재윤의 그것
에 크게 뒤쳐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자신의 빈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상대방의 준비된 전략이나 변칙적인 운
영에 대한 대처능력과 융통성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마재윤과 김준영의 차이를 만
들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가 누군지 모르고 나오는 프로리그에서는 무난한 형태로 경기가 진행될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준영은 강할수밖에 없지만 스타리그에서 자신을 노리고 전략적인 승부를 걸어오는 상대에
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준영 선수가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큰 선수가 되기를 원한다면
이러한 약점들을 스스로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16강 C조 3경기 네오 알카노이드 - 이윤열(T) : 신희승(T)
경기에서 가장 관심되는 부분은 역시나 "신희승이 뭘 쓸까?" 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윤열 선수는 최근 알카노이드
에서 아주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 테테전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해온터라 통상적인 형태의 경기운영으로는
이윤열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신희승이라서 기대해볼수 있었던 요소는 신희승
을 부각시켜주고 있는 "전략성"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대로 신희승은 준비된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트리플 커맨드...이윤열이 초반 공격만 해오지
않는다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갈수 있는 체제였습니다. 이 맵에 대해서 얼마나 잘 연구하고 있는지, 이윤열의
알카노이드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을 충분히 연구하고 들고 나온 빌드임이 느껴지더군요. 반면 이윤열 선수는 평범한
더블커맨드로 출발합니다. 빌드상성에 있어서는 신희승 선수가 좋았죠.
하지만 이윤열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던듯 합니다. 본진과 멀티가 모두 타격이 가능한 본진 위 섬 형태의 빈 공간
을 점거하면 자신이 주도권을 잡을수 있다고 생각한듯 합니다. 투 스타포트에서 드랍쉽을 생산하여 아직 병력이 폭발
하기 전 시점에 본진 윗 부분의 빈 공간을 점거하여 신희승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움직입니다.
하지만 역시 신희승 선수는 훌륭한 선수였습니다. 이윤열의 그같은 움직임을 모두 예측하고 이윤열이 드랍쉽을 내릴
만한 공간 사거리 내에 모두 탱크를 배치하며 이윤열의 드랍쉽 견제를 무마시켰습니다. 그리고 한술 더 떠서 빠른 체
제 변환을 통해 배틀크루저 생산에 들어갑니다. 트리플 커맨드로 인해 자원 활성화 부분에서도 신희승이 앞서는데다가
빠른 체제변환까지 이루어 졌습니다. 게다가 이윤열은 이러한 신희승에게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신희승이 더욱 유리해지고 승기가 신희승에게 기우는 상황이었습니다.
배틀크루저가 일정수준 갖춰지자 그동안 방어만 하고 있던 신희승 선수가 진출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윤열은 신희승의 병력을 최대한 자신의 기지 근처까지 끌어들인후 그동안 다수 팩토리에서
생산된 골리앗, 탱크의 화력을 모두 집중해 좋은 지형에서 적절한 진형을 구사해 신희승이 가지고 있던 다수의 배틀과
탱크를 모두 제압했습니다. 다시한번 이윤열 선수의 저력이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이윤열 선수는 각 멀티지역에 다수에 커맨드를 건설하며 자원적인 면에서도 신희승을 압도하기 시작합니다. 그
리고 거기서 비롯되는 자원량을 바탕으로 자신이 역 배틀크루저 체제로 전환합니다. 많은 자원을 소모한 신희승은 늦
게나마 팩토리를 다수 늘리기 시작하며 오히려 두 선수의 체제가 서로 바뀌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경기가 지속될수록 두 선수의 자원차이는 심해졌고 결국 다수의 배틀과 탱크를 갖춘 이윤열의 병력에 신희승 선수는
병력을 모두 잃으며 GG를 선언하게 됩니다. 신희승 선수로서는 배틀크루저의 숫자를 좀더 늘려 병력을 진출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반면 이윤열 선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기가 막힌 병력운용과 놀라운 수준의 물량을
선보이며 다시한번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습니다.
16강 F조 3경기 히치하이커 - 마재윤(Z) : 전상욱(T)
두 선수 모두 이 경기에 대한 승리에 대한 열망은 상당했으리라 봅니다. 마재윤에게는 OSL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여
자신에 대한 본좌논쟁을 종결시키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전상욱 또한 승리에 대한 열망은 마재윤
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우승 타이틀을 하나만 획득한다면 높은 승률과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과소평가되는
세간의 평가는 크게 줄어들것이라 느끼고 있을것 같기 때문입니다.
먼저 칼자루를 꺼내 든것은 전상욱 선수였습니다. 생마린으로 마재윤의 기지 근처부근까지 가서 압박을 시도합니다만
성큰 1개에 의해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여기서 과감하게 한번 들어가봤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래도
안정성을 추구하는 전상욱 특유의 성향으로 인해 별로 내키지 않았던걸로 생각됩니다. 후방에서 메딕과 파벳이 추가된
유닛과 합류하여 이번에는 성큰이 4개가 건설되어있는 마재윤의 기지로 공격을 감행합니다. 처음부터 메딕의 숫자가
모자랐기 때문에 뚫는다기 보다는 파벳을 따로 컨트롤하여 일꾼을 줄여주겠다는 것이 전상욱의 의도였습니다만, 마재
윤 선수가 드론을 적절하게 움직이면서 손해를 보지 않는 바람에 이때부터 경기의 흐름은 마재윤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뮤탈이 나오자 본격적인 마재윤 선수의 진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히치하이커는 뮤탈이 테란 진영을 휘두르기에
최적화된 전장이었습니다. 마재윤은 박명수와는 달리 테란의 일꾼을 집요하게 노리지는 않았지만 대신 뮤탈을 적게
잃으면서 상당수의 뮤탈리스크를 모아 전상욱이 지휘하는 테란 병력들의 발목을 붙잡으며 가디언 체제를 준비했습니다.
전상욱 선수는 이러한 마재윤의 움직임을 모를리 없었지만 자신의 기지를 배회하는 뮤탈리스크의 숫자가 많았기에
베슬이 나오지 않은 타이밍에서 본진을 비울수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마재윤은 전상욱의 한방 진출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아 버렸고 전상욱은 궁여지책으로 레이스를 준비하며 저그 기지에 공격을 준비합니다.
전상욱 선수는 중립건물을 모두 부수며 저그 기지에 공격을 감행하여 마재윤이 가디언을 수비에 사용하도록 만들 생
각이었지만 마재윤 선수는 전상욱 선수가 생각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습니다. 뮤탈의 일부를 디바우러로 만들어 가
디언에 유일한 대항군이었던 레이스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렸고 다수의 저글링까지 생산하여 가디언+저글링으로 전
상욱의 본진을 초토화 시킵니다. 뒤늦게 전상욱 선수가 자신의 병력을 모두 본진으로 회군시키지만 마재윤이 보유한
다수의 가디언과 저글링의 병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렇게 16강 최고 빅매치 전상욱 대 마재윤 매치는
마재윤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전상욱 선수는 이제 스스로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평소 하던대로 계속 해온다면 지금
처럼 높은 승률은 보장되더라도 메이저 우승 타이틀 자리는 힘겨워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반면 마재윤 선수는 또 다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가장 어려운 고비 하나를 넘게 되었습니다.
16강 A조 3경기 신한 리버스 템플 - 한동욱(T) : 박성준(Z)
이 두선수의 경기가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스타일에 있습니다. "닥치고 3해처리,
닥치고 더블" 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나도는 현 시점에서 공격적이고 다이나믹한 스타일의 이 선수들은
현재 스타판에서 거의 국보급같은 존재입니다. 과거 임요환과 홍진호가 보여주었던 플레이의 로망을 잊
지 못하는 팬분들은 누구보다도 이 두선수의 경기가 크게 기대가 될것입니다.
초반 스타팅 위치가 12시, 2시가 아니었다는 점은 박성준 선수에게 많은 부담거리를 덜어주게 되었습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박성준 선수는 과감하게 초반 앞마당을 들어갔고 부유한 형태의 경기운영을 준비합
니다. 반면 한동욱 선수는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듯이 본진플레이로 출발합니다.
박성준 선수는 저글링을 상당수 생산하며 한동욱의 혹시 있을지 모르는 초반 압박에 대비하는 모습이었
으며 한동욱 선수는 유닛을 모아 메딕과 파벳이 추가되면 박성준의 기지로 압박을 들어갈 움직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후 한동욱 선수는 이때까지 경기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았던 형태의 심리전을 구사합니다.
박성준이 오버로드로 자신의 기지 부근을 관찰하고 있다는 점을 역이용하여 일꾼중 일부를 앞마당 확장
미네랄로 빼돌려 더블커맨드라고 페이크를 걸게 됩니다.
이 페이크를 더블커맨드로 인식한 박성준은 앞마당에 성큰도 짓지 않고 드론을 늘려 부유한 형태로 경기
를 진행합니다. 이것을 감지한 한동욱은 더 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메딕과 파벳이 갖춰지자
질풍같은 속도로 박성준의 기지로 달려갔고 이 광경을 본 박성준은 황급히 성큰을 2개 늘리고 저글링을
양쪽으로 펼쳐 방어태세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한동욱 선수는 병력의 재정비도 생략하고 바로 박성준의 앞마당으로 돌진했고 박성준 선수는
성큰 2개의 방어와 다수의 저글링으로 응수했지만 한동욱의 좋은 파이어뱃 컨트롤에 의해 저글링이 순식
간에 녹아내리고 마린, 메딕에 의해 성큰이 파괴, 방어선이 그대로 돌파되면서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박성준 선수의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워할만한 한판이었으며, 극한의 컨트롤과 공격성으로 무장된
한동욱 선수는 이제 전략적인 요소와 심리전까지 자유롭게 구사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어 저그 선수들
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프로토스가 박영민 외에 거의 살아남지 못하게
된 지금 한동욱에게는 다시한번 스타리그의 패권을 거머쥘 기회가 왔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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