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9/06 17:26:17
Name 크리스
Subject 너는 너의 동포의 머리위에 미사일을 쏠 수 있느냐?
**주의:매우;; 글이 혼잡합니다. 국어공부를 제대로 못한 탓이려니 배려를;;

후아~ 드디어 9월 4일이 지났습니다.
9월의 많고도 많은 날들 중에 왜 하필이면 4일이 지난 것만 갖고 그러느냐..하시면
9월 4일은 좀 의미가 많은 날이거든요.

그렇습니다.
그옛날 스포츠 서울 기사로부터 환생하시어
저를 지금의 피지알과 스갤과 기타 여러 스타 커뮤니티로 인도하시고
지금까지도 제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브루드워 바로가기를 지켜주시는
"그분"의 생일이거든요.

그분 생파에 가셨던 요갤분들은 많이들 우셨다는데...
임요환 선수 늦었지만 글로나마 생일 축하해요!

하하..
...그리고 자랑은 아니지만 이번 9월 4일은 제가 만 19세가 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성인 사이트에 제 주민번호로도 접속이..쿨럭;;
하하..뭐 이건아니지만;; 아무튼 이번 생일은 저에게 좀 특별하게 다가왔네요.
..제게도 군대 문제가 있거든요. 하핫.
저도 이제 곧 군대를 갑니다. (그분과 맞춘건 절대 아닙니다;; 그럴리도 없지만;;)
하지만 여러 많은 사람들이 떳떳하게 밝히는 것처럼
"자랑스런 대한건아"로 가는게 아니라 (부끄러울건 없지만서도)왠지 말하기가 조심스럽네요.

네. 저는 이번 11월 6일자로 미해군에 입대합니다.
현재 저는 미국 영주권자이구요,
해군에 입대함과 동시에 미국 시민권 취득을 신청합니다.

솔직히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한다는 것..
자신의 nationality 를 바꾼다는 건..큰 변화이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인 경제적 여건도 있었고, 학비 지원이라는 커다란 benefit,
그리고 군 출신이 미국 사회에서 얻게되는 여러 이점들 때문에 군대를 자원했습니다.

저는 12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및 고등학교까지 여기서 마친상태이고, 대학 역시도 여기서 갈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런 제가...이제 앞으로 남은 제 삶을 주로 한국이 아닌 미국 땅에서 살아갈 제가, "애국".."한민족"..이라는 것만으로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살아가기에는, 시민권이 주는 많은 benefit을 무시하고, 냉정히 얘기해서 미국 국내에서는 쓸모가 없는 한국 국적을 유지한다는건 개인적으로 좀 무리라는 생각이..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미국 시민권을 딴다고 해서 "American", "Yankee" 가 되는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도, 아니 죽어서도 "Korean American" "Yellow" 라고 불릴 겁니다.
다만..제 여권이 무궁화에서 독수리가 새겨진, "여권" 이 아닌 "PASSPORT" 로 바뀌겠지요.

음..솔직히 한국에 있는 몇몇 분들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별로 좋은 얘기는 안하시더군요.

뭐 매국노야 평범한 얘기였지만,
"양키 애널석커"...라는 건-_-;; 좀 웃기기도;;

하지만..가장 두렵고 무서웠던건 "질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대답하기 두려웠고, 대답하기 싫었던 건
"만약 미국과 한국 사이에 전쟁이 난다면, 넌 너의 뿌리를 상대로 싸울 수 있느냐?"
이 질문이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제 머리 속을 휘저어놓습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수호하기 위해서 너는 같은 동포의 머리 위로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를 수 있겠느냐"

...그래서 전 이 질문들에 대해서는 진실한 대답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제가 세상을 향해 입 밖으로 외칠 대답이야 뻔하죠.

"당연히 탈영해야죠! 그리고 한국으로 숨어들어가 한국을 위해 미제국을 쳐부수겠습니다!"
"미해군 정보를 탈취해 한국에 이득이 가는 스파이로써 활동을 해야죠."
"미국과 한국의 화해를 위한 다리의 역활을 짊어지겠습니다."

...하지만 속에서는 들려오는 말은 제 입을 막습니다.

"....구라치고 있네..쯧."

젊은 혈기 때문에 할 수있는 대답은 다분히 감정적이고 감상적이고 낭만적입니다.
하지만..정말 그 순간이 왔을때 저 혈기가 저를 이끌 수 있을까요?
저 감정적이고 감상적이고 낭만적이고..."애국적"인 대답이 과연 "나의 행동"이 될까요.

그때가 오면...오지 않을터이고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오면 미쳐버릴 것 같은
그런 "때"가 만에 하나 온다면.. 그때 저의 행동이 저의 대답이 될 것입니다.
하나 말할 수 있는건...
그때 저의 행동이 저의 가장 떳떳한..
아마 다시 피지알 자게의 write 버튼을 누르고 거침없이 한숨에 15줄을 채울 수 있는 만큼의 행동이겠지요.

그러니...부탁드립니다.
혹시라도..주변에 저처럼 미국, 혹은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사람의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지 말고..
그 사람의 "나라를 사랑하지 않음"을 욕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저런 잔인한 질문들은 좀 삼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비 어미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겠느냐"

라는 질문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하하;;



...제가 입대전에 할당받은 보직은 창고병입니다.
물건 쌓고, 물건 조달하고 뭐 그런 것이라고 대충은 들었습니다만...
그리 어려울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여러가지로 가슴이 두근대고 설레이는 느낌입니다.
하지만..훈련소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담배끊고 체력보강을 좀 해야겠네요;;

"DEP Recruit Lee, respectfully request permission to end this messed up writing."
...........permission granted? well, whatever;;



09062006 실내온도 화씨 85도
written by [크리스]


음..여담이지만..
미해군은 현재 전세계에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여러 곳에 기지가 있구요.
아마 4년 복무 중 2년은 미국 내에서 활동하겠지만
나머지 2년은 평소 가고싶었던 한국과 일본쪽에서 보낼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2년 후에 빡빡깎은 머리에 반짝이는 아저씨 구두를 신고
하얀 군복을 입은채 e-sports 경기장을 두리번 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서울 지하철 내에서 T-머니가 든 지갑을 엉덩이에 넣고 개촬구에다가 심히 부비적대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푸른 눈의 동료 서너명을 끌고 다니며 "Me GOSU" 라는 팻말을 들고 히어로 센터에 나타난다해도;;
"양키 고홈!" 혹은 "헤이, 양키 애널석커;;" 라고 외치지 말아주세요-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보노보노
06/09/06 17:39
수정 아이콘
"만약 미국과 한국 사이에 전쟁이 난다면, 넌 너의 뿌리를 상대로 싸울 수 있느냐?" --> 이 질문 "Yes"라고 답해야 시민권 주는 겁니까?
김우진
06/09/06 17:39
수정 아이콘
조회수가 늘어만 가는데 리플이 안달리는것은
그만큼 민감한 사항이란 건가요.....
머리속에 뭐라고 맴도는것 같은데
sylent님의 글처럼 침묵으로 일관 하겠습니다.
크리스
06/09/06 17:53
수정 아이콘
보노보노//글쎄요..아직 시민권 시험을 못 쳐봐서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애연가
06/09/06 17:54
수정 아이콘
여기서 뭐라고 하면 ... 정말 민감해 지죠 ... -난 왜 리플을 달고 있는 거지...-
06/09/06 18:15
수정 아이콘
저역시 이런 얘기에 상당히 민감해 하는 사람중 한사람이지만 크리스님의 경우는 아닙니다
국적은 미국인데 영리를 고국에서 얻어내는...이른바 책임은 회피한채 권리만 얻으려는 사람들의 문제이지 크리스님은 완전 이민이시잔아요 ^^

그리고 제목에 대한 의견이라면
크리스님께 그런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지만(미래는 모르니까) 반대로 우리나라와 생판 인연이 없는 누군가 쏘려는 미사일을 크리스님이 적극 나서서 막을(중재할) 수도 있는거 아닐까요? ^^?
글루미선데이
06/09/06 18:30
수정 아이콘
거기서 사시는 분이 하는 선택은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삶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살며(수익의 대부분일지도) 단순히 몇몇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잔머리 쓰는 인간들이 문제죠
그런 사람들 때문에 괜시리 글쓴님같은 분만 고생이시네요
06/09/06 19:05
수정 아이콘
아아.. 전 왜 전체적인 글 내용과는 크게 관련없는 부분에만 관심이 가는지...
『그리고 군 출신이 미국 사회에서 얻게되는 여러 이점들 때문에 군대를 자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징병제라 그런지 군대에서 2년동안 썩고나오는건 너무나 당연한거고,
그로인해 이점을 주려 하면 성차별이라고 박박 우기면서 못하게하죠... 대한민국은 반성하세요
크리스님//주변에서 뭐라고하던 마음속에서 자신의 뿌리가 대한민국임을 잊지만 않으시면 되는거죠 ^^
군생활 열심히 하시고, 앞으로 미국에서 살면서 한국인의 저력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세요~
진리탐구자
06/09/06 19:11
수정 아이콘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결국 국가와 국민이란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이익에 따라 이용할 뿐인데, 계약 조건이 훨씬 좋은 곳을 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jjangbono
06/09/06 19:21
수정 아이콘
내년 1월에 입대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문제에 상당히 민감하지만
크리스님 같은 경우야 별 문제 없지요.
완전 이민인데 말이죠.
저도 같은 상황이면 미국쪽으로 가겠네요..
사실 한국에서 군대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군][임]
06/09/06 19:38
수정 아이콘
자랑스런 머린 1기가 되는건가요-_-!
06/09/06 19:53
수정 아이콘
국적 선택은 크리스님이 갖고 계신 당연한 권리에요. 그렇게 자격지심을 갖지 마세요. 오히려 앞으로 미국에서 쭉 활동하실 크리스님 같은 분들에게 한국국적을 유지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더 부당하고 부끄러운 일이죠.
국적에 너무 구애되지 마세요. 중요한 것은 크리스님의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니까요.

그런 질문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괜히 심술부리는 질문이니까요.
벨로시렙터
06/09/06 21:14
수정 아이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는질문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세요,

좀 과격하긴 하지만... /먼산

암요, 국적선택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지금 이 글을 남기신 마음만 갖고 계세요. ^^ 그럼 자랑스런 대한건아인걸요.
06/09/06 22:18
수정 아이콘
인페스티드 scv가 옛기지로 달려가 폭발하는 안습상황
06/09/06 22:29
수정 아이콘
그 질문 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한다고 해도 그 대답에 굳이 대답하지 않으셔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sway with me
06/09/07 10:57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 사시면서, 미국이 주는 혜택을 누리시는 분이 미국 시민권을 택하시는 걸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습니까.
당연히 선택은 크리스님의 몫입니다.
마술사
06/09/07 11:13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 쓰셨는데요. 중고등학교를 외국에서 나왔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겠어요.
멋지십니다. 군대 잘 다녀오세요~
푸프란
06/09/07 15:59
수정 아이콘
이건.. 뭐.... 어린시절을 외국에서 사시는 분이 쓴 글로 보기에는 너무 잘 쓰셨는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480 [잡담] 2006. 09. 07 [8] kiss the tears4183 06/09/07 4183 0
25478 [뒷북 후기] 송병구vs박명수. 한 편의 영화같았던 프로토스의 로망. [5] 시퐁4993 06/09/07 4993 0
25477 황제의 관을 잠시 가벼이 만들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26] The xian6407 06/09/07 6407 0
25476 임요환 선수의 군입대 날짜 기사가 떳네요~ 헐~ [68] 고만하자6540 06/09/07 6540 0
25475 분통이 터져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솔로부대원 필독!!) [40] [NC]...TesTER5153 06/09/07 5153 0
25474 궁금하오이다 ~ 여자에게.. [19] 사랑은어렵다3970 06/09/07 3970 0
25473 개인적으로 본 괴물의 미스캐스팅? [37] Ace of Base5800 06/09/07 5800 0
25472 홍진호 선수를 추억하며... [23] 김주인4481 06/09/07 4481 0
25471 옛 친구를 만났습니다,,, [6] KimuraTakuya4302 06/09/07 4302 0
25470 완벽한 경기보다는... [20] Sohyeon4308 06/09/07 4308 0
25468 내일부터 MSL에서 탈락자가 가려집니다. [17] SKY924398 06/09/06 4398 0
25465 신한은행배 스타리그 24강 3회차 경기가 진행중입니다. [267] 부들부들5672 06/09/06 5672 0
25464 프로리그, 이 방식은 어떠한가 ? [10] 벨로시렙터4193 06/09/06 4193 0
25462 pgr21 평점. [5] 낙~4502 06/09/06 4502 0
25461 너는 너의 동포의 머리위에 미사일을 쏠 수 있느냐? [17] 크리스4081 06/09/06 4081 0
25460 [L.O.T.의 쉬어가기] 몇 해의 만남보다 소중한.. [6] Love.of.Tears.5252 06/09/06 5252 0
25459 동족전 문제. 이건 어떨까?(개인리그, 동족전용 맵 지정) [10] 가자3887 06/09/06 3887 0
25457 세계 기술력 순위와 대기업 브랜드가치 [16] 이현우7808 06/09/06 7808 0
25452 박경락VS이병민전 나름분석 [13] skynoa3928 06/09/06 3928 0
25451 [Book Review] "게임세대, 회사를 점령하다"를 읽고 - 5 [완결] [1] The xian4428 06/09/06 4428 0
25449 저니의 승리를 보며 생각난 단 한사람 [10] 헤어지지 말자!4180 06/09/06 4180 0
25448 [펌] 다행입니다! 꿀만먹는푸님 상태 호전! [32] 창해일성소4990 06/09/06 4990 0
25447 이번주 개인리그 최고 빅메치 - 신들의 전쟁 [11] 초보랜덤5404 06/09/06 540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