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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4 00:32:12
Name 아반스트랏슈
Subject [서지훈 선수 응원글] 좋아한다, 안좋아한다
<GG선상의아리아>









1. 진술서(陳述書)









#0.
<이지헌 씨 살해 사건 파일>

이지헌 씨 살해 사건 진술 보고서
작성 년 월일 : 200X년 11월 3일
타이틀 : Ji Hun Lee murder case, 200X : Report
정리 번호 : PTYX - 765 -986547 - 38364 - NNW

이하는 살해 된 피해자의 아내인 김옥영 씨의 육성 진술이다. 녹음테이프 사용. 이 자료에 대한 청구 번호는  PTYX - 765 - ZQ - 114이다.
녹음 당시 현장에는 오진욱 경위와 정덕중 경장이 참여했다. 진술에 대한 모든 질문자는 오진욱 경위이다.


- 이름을 말씀해주세요.

“김옥영입니다.”

- 피해자와의 관계는 무엇입니까.

“아내입니다.”

- 피해자의 사망 소식을 들은 건 언제입니까?

“11월 4일 아침에 전화로 통보 받았습니다.”

- 피해자가 사망 전에 집을 나가서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남편은 10월 30일 밤에 집을 나가 연락이 없었습니다.”

- 피해자가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느 날부터 남편의 행동에 이상한 점이 많이 띄었는데…”

-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물론입니다.
10월 10일 아침이었습니다. 남편은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일찍 출근을 했고, 그 때까지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어보였습니다. 퇴근길에, 남편의 이름으로 배달된 비디오테이프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요.”

<GG선상의 아리아>


#1. 서두(序頭) - 작가의 말
귀신에 홀리다. 지금 이 부족한 작품의 첫머리를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 저 ‘귀신에 홀리다’라는 표현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난 확신한다. 내 마지막 작품이 될 이 글에서 ‘귀신에 홀리다’라는 표현은 읽는 여러분들이 지겨워 짜증이 날만큼 많이 나타날 것이다. 부족하지만 이미 여러 번의 출판 경험이 있고, 나름대로의 명성도 확보한 작가로서 그토록 진부하고 식상한 표현을 쓴다는 것에 미리 독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리는 바이다. 이 책을 내는데 앞서 그런 진부한 표현이 지나치게 많이 등장한다는 것에 대하여 나도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했고 담당 편집장님께서도 불만스러운 얼굴로 여러 번 지적하셨다. 하지만 나는 끝내 찾지 못했다, 아니 찾을 수 없었다. ‘귀신에 홀리다’라는 표현을 대체할 만한 다른 단어를.
그렇다. 이 작품 주인공의 모델이며, 이미 몇 년 전에 사망한 나의 남편은 귀신에 홀려있었다. 정말로.
‘귀신에 홀리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앞서 말했다. 다시 한 번 감히 생각건대, 그렇다고 하여 정말로 귀신에 홀려보았거나, 그러한 사람을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그 중에 70%는 모두가 허황된 이야기일 것일게 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다루어질 내용은 1년 전 나의 남편과 나에게 일어난 실화이다. 작품을 본격적으로 감상하기 전에 자신 있게 밝힌다. 난 소설작가이고 본 작품 역시 소설책이라 세간에 널리 선전되어 왔지만, 이 것은 기실 내 경험담이며 추호의 상상력도 가미 되지 않았다. 특히 이 작품의 1장인 ‘진술’의 내용은 나의 남편이 사망했을 당시 내가 경찰에게 진술했었던 내용과 완전히 일치한다.
아 그리고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더. (쓸데없이 작가의 변이 길어 독자분들께 죄송하지만, 꼭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한다.) 주인공의 모델이자, 혹은 주인공 그 자체이기도 한 내 남편에 대해 소개한다.
내 남편의 이름은 이지헌. 19XX년생이며 나와는 30살에 만나 33살에 결혼했다. 그는 상냥했지만, 우유부단한 남자였다. 얼굴도 그리 잘생기지 않은데다가 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다할 재주도 없는 사람이어서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여자였다고 한다. 아니 사실 사귀었다는 말도 어쩌면 잘못 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맞선 자리에서 만난 사이니까. 말을 더듬고, 얼굴을 붉히고, 덜덜거리는 손으로 물 잔도 제대로 잡지 못해 엎질러 버리던 그의 첫인상은 결코 좋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겐 왠지 그의 그런 점이 맘에 들었다. 그런데 그에겐 약간 특이한 점이 있었다. 바로 그의 직업이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을 ‘심판’이라고 밝혔는데 만난지 한참이 지나도 무슨 종목의 심판인지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결국 술에 진탕 취한 그를 붙잡고 한참동안 흔든 후에야 알 수 있었다.
그는 e-sports의 협회에 있는 심판이라고 했다. 그 중에서도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심판이라는 것이다. 나는 e-sports 같은 건 잘 모르고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대해서도 잘 몰랐기 때문에 그냥 내가 모르는 그런 직업도 있나보다 하고 넘어갔다. 내가 남편의 직업을 특이한 점이라고 밝힌 점은, 그의 우유부단한 성격에 심판이라는 이미지가 쉽게 매치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오랫동안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그와 연락이 끊기는 일이 발생했다. 무려 10개월가량이나. 그의 집에서 조차도 그의 행방을 몰랐고, 나는 초조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연락이 왔다. 화장도 하지 않고 뛰어나가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내게 말했다.
“그동안 좀 힘든 일이 있어서……. 나, 그 심판 일 그만 뒀어. 방금 말한대로 힘든 일도 좀 있었고. 또… 너랑 결혼하려면 좀 더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할 것 같아서. 나 새로 취직했어. 별로 크진 않지만 꽤 좋은 회사야. 그래서 말인데… 저… 나랑 결혼해 주지 않을래?”
그 때 나는 참 어리석은 일을 범하고 말았다. 그의 쑥스럽고 떠듬대는 프로포즈에 감격해서 물어볼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힘든 일”에 대해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가 심판 일을 그만둔 진짜 이유는 나와 결혼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아직까지도 알지 못한 그 “힘든 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결코 정상적이고 평안하지 못한 죽음을 맞게 된 것도 그 “힘든 일”이 원인일거라고 나는 추측한다.
잡설이 너무 길었던 것 같다. 이 이야기는 나와 남편이 결혼한지 5년 후 어느 날부터 시작된다. 그 발신인 불명의 녹화테이프가 우리 집에 배달되었던 그날.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 이야기를 믿을지 믿지 않을지는 독자 여러분들의 몫이다.


200X년,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며.
김옥영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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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14 00:34
수정 아이콘
장단을 모두 좋아하는 진정한 팬..여성분이시겠죠?
캐리어가야합
06/01/14 00:36
수정 아이콘
이루마 Shining Smile 과 함께 읽었더니 감동이...^^
아반스트랏슈
06/01/14 00:37
수정 아이콘
그분 님// 글쎄요^^ 여잘까요 남잘까요? 참고로 이건 친구 아이디랍니다;;
타르테소스
06/01/14 00:40
수정 아이콘
츄잉껌 안녕?
태양과눈사람
06/01/14 00:49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 골수팬인 저로썬 서지훈선수가 참 싫었습니다.
짐승같은 테테전 실력으로 임요환선수를 너무 자주 이겨서 -_-;;
근데 요즘은 서지훈선수가 참 좋아집니다.
비스폰팀에서 스폰팀으로 이적하는 상황 속에서 묵묵히 GO를 지키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한편으로 그냥 이적하지 하는 안타까운 맘도 있구요.

다음 리그에선 꼭 결승에 진출합시다.*^^*
임요환 VS 서지훈 결승.. 기대 (응?)
kiss the tears
06/01/14 01:05
수정 아이콘
이야...

너무 좋다!!
06/01/14 01:09
수정 아이콘
제가 보통 닭살이 돋는 듯한 응원글은 싫어하는데..
너무 잘 쓰신 것 같아요. 구성도 참신하고~ 정말 잘 봤습니다.
가입하셔서 글 자주 쓰시길^^
Soulchild
06/01/14 01:13
수정 아이콘
타르테소스님 최고!!!
06/01/14 01:21
수정 아이콘
오늘 참 힘들었는데 백만번 공감하며 힘냅니다.
울다가 웃다가 하하....좋은 글 감사해요-
성의준,
06/01/14 01:26
수정 아이콘
타르테소스//
너무 웃겨서 방바락을 대굴대굴 굴러다녔어요 -.-b
네버마인
06/01/14 01:35
수정 아이콘
좋아하는 선수가 스타리그에서 떨어지면 팬들이 왜 그렇게 재미없다고, 볼 맛 안난다고 툴툴거리는 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왠지...오늘 느낌이 좀 안좋았어요. 제로스가 플토전만 하면 전 정말 심장이 덜컹거려 제대로 볼 수가 없거든요.
누구보다 속 상한건 본인이겠지만...정말 못지않게 팬들도 가슴 무너집니다.
힘 내고....다음 리그엔 꼭 좀 우승합시다. 부디 결승전에서 봐요. 나의 제로스.
과자공장사장
06/01/14 01:45
수정 아이콘
이번에야말로...뭔가 보여줄 것 같았는데
너무 기다리게하네요...
뭐 쫌 더 기다리는 것 쯤이야;괜찮은데
경기를 볼 수가 없잖아......
김정규
06/01/14 02:14
수정 아이콘
잉껌이 대박-_-a
헤르세
06/01/14 02:22
수정 아이콘
가끔 차라리 전처럼 스타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전처럼 게이머들을 몰랐더라면,
차라리 GO팀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차라리 몰랐다면 내가 모르는 세상 어느 한 구석에서 누군가가 이기든 지든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이니까요. 응원하는 선수가 진다고 해도 속상한 일은 없으니까요. 제 친구들이 그런 것처럼.
그런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근데 그게 마음처럼 안 되잖아요. 아무리 속상해도 결국은 다시 응원하게 되고,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보게 되고.. 그래서 결국 이기면 소리지르고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하고.
서지훈 선수는 저에게 그런 감정의 기복을 참 많이 안겨다 준 선수입니다. 오늘도 많이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죠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는 수밖에. 언젠간 그 기대에 보답해주리라 믿습니다.
서지훈 화이팅!!!
뒷차기지존
06/01/14 03:02
수정 아이콘
헤르세// 님말에 백번동감....중요한경기에서 지오소속선수들이 지거나 지오가 지는 날에는 스타 보는걸 끊어버릴까하는 생각을 하지만... 참 그게 안되더군요... 언제나 스타할 시간이면 티비앞에 앉아있는 나... ㅜㅜ 오늘은 소리지르고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하는 날이 되었으면... 서지훈선수 겨울이랑 인연이 없는가봐여...
iloveoov
06/01/14 03:41
수정 아이콘
서지훈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강하기 때문입니다..그의 강력함은 정말 앞마당 먹고 쏟아지는 이윤열 선수의 물량처럼 단단하죠..웬만해선 질것 같지 않은 서지훈 선수 화이팅입니다...
아케미
06/01/14 07:25
수정 아이콘
서지훈 파이팅!!!
서지훈'카리스
06/01/14 08:00
수정 아이콘
서지훈 선수... 도박적인 플토의 전략에 약한거 같애요...
특히 대 놓고 더블 같은 전략에.... 플토전....상욱아 좀 더 갈켜주고 가지 그랬니..ㅠㅠ 지훈아..너땜에 형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겠다...
나 셤끝나면 꼭 우승해라
06/01/14 08:4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군요.. ^^*
EpikHigh-Kebee
06/01/14 09:31
수정 아이콘
설마 진짜 잉껌이는 아니죠? 좋은글이네요. 서지훈팬으로서 공감
세이시로
06/01/14 09:52
수정 아이콘
좋은 응원글이네요.
예전에는 많은 응원글들이 추게로 갔던 때도 있었는데 이런 글 쯤은 추게로 가도 좋을 거 같기도 하고요...^^
mylittleLoveR
06/01/14 11:54
수정 아이콘
제 마음을 표현해 놓은 듯이 표현해 놓으셨어요T_T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사견으로 저도 추게로 가자고 말하고 싶네요^^;
아반스트랏슈
06/01/14 13:45
수정 아이콘
저 츄잉껌 아닙니다^^;;
06/01/14 14:23
수정 아이콘
저의 심정을 어찌 그리 잘 대변하셨는지...
어제 경기는 참... 그 이후 다른 선수들의 경기는 보지 않았죠.
서지훈 선수 신한은행배 조지명식을 보고 많이 변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전에는 '이번 목표는 우승이다'라는 말을 꼭 했던 것 같은데
너무 달관한 인터뷰에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혹 침체기인가...

엠겜에선 마이너 강등됐고, 8강 테란의 오명도 벗었으니(?)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패기있는 모습으로
차기 스타리그에서는 우승을 바랍니다.
천사야
06/01/15 16:31
수정 아이콘
다시 지훈선수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정말 우승하는거 한번 보고싶습니다..서지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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