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만화나 특촬물(후레쉬맨이나 울트라맨 같은 종류를 가르키는 일본

식 표현)에서는 주인공이 변신을 참 많이 한다. 변신만큼 많은 게 합체인데 일단 스타크래

프트에서는 합체는 없으니 제외하고(아콘과 다크아콘이 있기는 하구나...--;;) 변신만 가

지고 이야기해보겠다.

예전에는 일본 만화의 주요 스토리 구조였는데 요새는 거의 모드 만화가 따르는 교과서적

인 스토리 라인이 있다.

적출현 -> 주인공 출동 -> 대결 -> 주인공 밀림 -> 주인공 변신 -> 적을 한방에 보냄

여기서 중요한 것이 주인공의 변신이다.

변신의 종류도 다양한데 새로운 부품이나 무기를 공급받고 변신하는 것은 나름대로 말이

되니 제껴두고, 그냥 열 받으면 변신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화나 TV를 보면서 변신을 소리 높여 외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난 언제나 생각한다.

"미리 변신하고... 출동하지 상대를 너무 우습게 본 거 아냐?"

변신이라는 게 보다 강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분명 업그레이드와 마찬가지이다.

만화의 변신과 스타크레프트의 업그레이드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황당'하다는 것이

다.

뭐가 황당한가?

생각해보자. 마린을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치자. 업그레이드 이전에 생산된 마린이나 이후

에 생산된 마린이나 다 같은 업그레이드가 적용된다. 업그레이드 이후에 생산된 마린들은

배럭에서 무슨 특수교육이라도 받았나보다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그 이전에 생산된 마린들

은 재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새로운 부품이 공급된 것도 아닌데 강해진다. 그렇다면 이

건 만화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마린들도 원래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결론이 나오

는 것이다.

그러니까 배럭에서 생산되는 순간 마린은 이미 공방33풀업에 사거리 업그레이드와 스팀팩

을 완비한 상태로 생산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능력을 한번에 쓰지는 못한다. 왜일까?

물론 이런 것은 마린뿐만이 아니라 모든 유닛들이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그들이 자신의 능

력을 처음부터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업그레이드를 하는 과정은 도대체

무엇일까?

대략 담배한대 피면서 고민한 결과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각 종족은 아시다시피 완전한 독재체재이다. 테란은 왕정, 프로토스는 종교, 저그는 본

능..--;; 이런 독재체재가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주로 쓰는 방법이 사탕발림과 눈속임이

다. 업그레이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업그레이드 개발시간은 사실상 결제를 받는 시간이

다.

마린을 예로 설명하겠다.

마린 : 대장님 적이 너무 많습니다! 이대로는 버틸 수 없습니다!

대장 : 잠시만 버텨라! 강화장갑(방1)과 장갑탄(공1)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마린 : 헉! 그 강력한 방어력과 공격력을 자랑하는 최신 무기들 말씀이십니까?

대장 : 그렇다. 조금만 버텨라...

마린 : 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업그레이드 완료 후

대장 : 됐다. 강화장갑과 장갑탄 사용을 허가한다!!!

마린 : --;; 원래 있던 거잖아...

대장 : 조금만 더있으면 초강화장갑(방2)와 초장갑탄(공2)도 쓰게해줄께...

마린 : --+


결제는 빨리빨리 해주는 게 부하를 사랑하는 법이다.




ps. 이런 내용을 만화로 그려보았으면 좋겠는데 혹시 만화 잘그리시는 분 없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