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오네..?4등~8등 상품이 bbq황올쿠폰 이라는 글을 보고, 이거 치킨을 목표로 한 번 해볼까? 라는 생각으로 지원 할 까 말 까 조차 고민했었는데 이렇게 실물로 무언가를 받아보니 내가 뭔가 했구나(?) 라는 실감이 나네요.
연기 생활을 하고 많은 오디션을 준비하는 저는, 이런 우승이라는 경험이 많은 성취감과 자존감 상승을 불러일으켜 주어서, 대회 당일에도 아주 오랜만에 하루종일 행복하게 다녔던 것 같네요.
그리고 그 행복감이 선순환 작용하여 연습도 잘 되는 느낌도 있구요?!
아무튼 글을 이렇게 소감문으로 끝내버리긴 아쉬워서 나름대로 제가 연습하고 경험하고 피드백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보자 합니다.
1. 다 피하고 다 맞추면 이깁니다??
문도피구 대회를 참가했으니 그래도 연습을 했습니다. 총 3일동안 짬짬히 시간 내어 5~60게임 정도 한 것 같네요.
제 연습상대가 되어 준 세 명은
A. 여자친구 (롤 레벨 13, 문도박사를 모름)
B. 아는 동생 (골드 수준의 피지컬, 문도피구 종종 함)
C. 아는 형 (피지컬만큼은 다이아 상위구간, 논타겟스킬 잘 맞춤)
정도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을 상대로 여러 연습과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맨 처음 들었던 생각은 '보고 피할 정도로 연습하면 되는 거 아닌가?' 였습니다.
결과는 보고 피하는데에 집중을 하다보니 여자친구한테도 져서 아직도 놀림받는 중입니다.
( ??? : 나한테도 졌는데 우승했다고? )
그래서 보고 피할 생각은 하지 말아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상대의 패턴이나 심리를 먼저 파악하는게 승률을 높이는데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했죠.
따라서 이 게임의 핵심은 피지컬이 아니라 심리적 접근과 전략에 있다! 라고 생각하였죠!!
2. 왼쪽이 유리한가 오른쪽이 유리한가?
경기장인 바론둥지에서 현장 분석을 해본 결과,
좌/우측 진영에 따라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A(여자친구)와 상대할 때에는
좌 승률 : 80% 이상 / 우 승률 : 90% 이상
B(아는 동생)와는
좌 : 80% 이상 / 우 : 70%
C(아는 형)
좌 : 70% 이상 / 우 : 60%
정도로 승률이 형성되었는데, 하면서도 그냥 이거는 대회 당일에 더 잘 맞고 잘 피해지는 느낌이 드는 쪽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첫 판을 우측에서 하여 승리하게 되자 그냥 그 날은 우측을 고집하였는데 상대플레이어 분들께서 양보를 해주셔서 운 좋게 끝까지 우측으로 플레이 했습니다. 다음 기회엔 좌측으로 해보고 통계를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3. 패시브를 활용해야한다?!후후 이게 바로 제가 식칼을 못맞춰도 우승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리플레이를 돌려보며 피드백을 해 본 결과, 제 스킬 적중률은 처참했습니다.
만약 스킬 많이 맞추기 대회였다면 첫 판부터 떨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패시브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죠.
제가 알기로 문도 Q스킬은 자신의 체력을 50소모 하고, 상대방 체력의 20% 마법피해를 입히는 걸로 기억합니다. 당연히 최소데미지도 있고 마법피해다보니 마법저항력의 수치에 따라서 감소되기도 합니다.
근데 그런거 모르겠고, 그냥 제가 맞아보니 피 61이 넘으면 한방에 안죽습니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모든 감각을 집중하여 피하는데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죠.
그렇게 얍삽하게 피하기만 하다보면 패시브로 인하여 체력리젠이 정말 잘 됩니다. 2방에 죽여야 할 피가 3방에 죽여야 할 피가 됩니다.
그러면 그때 혼신의 힘을 다해 식칼을 날립니다!
a. 맞았다! -> 반복 -> 이긴다!
b. 안 맞았다! -> 다시 얍삽하게 피하기 -> 3방 체력이 되면 한 방 던지기
이렇게 문도의 체구와 맞지 않는 졸렬 플레이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상대와 저의 체력이 비슷해진 상황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 흐름이 제게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4로 넘어갑니다.
4. 실전은 기세야..기세..?!
제가 C(아는 형)와 연습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있다면, 저는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자만하게 되더라구요.
' 아, 이겼다. 쉽다. E-Z'
그리고 그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저는 지고 있는 자신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이길 게임도 너무 힘겹게 한 끗 차이로 이기게 되거나, 역전 당해 지곤 했었죠.
그때 상대 역을 해 준 C형이 제게 했던 말이
" 너는 이겼다 싶을 때 흥분하는 습관이 있다 " 고 했습니다. 스스로 복기를 해보았을 때에도 보이더군요.
그래서 대회를 할 때에는 매 판마다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이 판은 첫 판이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 경기를 이기는데에만 집중하자. 끝날 때 까지 절대 끝난 게 아니다.'
이기고 나서도 저 말을 다시 되짚었죠. 그리고 경기 중에도 한 번 기세를 잡게 되면 그 기세를 이어나가는데에 집중을 했고, 기세를 놓치면 상대방의 실수가 나올 때 까지 집중을 했던 것 같습니다.
패시브를 통해 피가 몇 이상일 경우 2방에 죽겠다 라는 것을 먼저 파악한 덕에,
상대방에게는 '한 방만 맞추면 잡는다!' 는 생각을 주고, 저 스스로는 지고 있지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죠.
5. 결국? 운이 좋아서 이겼습니다.
주절주절 적어놓긴 했는데, 사실 운이 좋아서 이긴겁니다. 다시 리플레이를 돌려보아도 운이 좋았다 라는 말 뿐이 안 나오네요.
3일 연습해서 얻은 성취가 이렇게 행복하니, 수상 소감을 말하는 배우들이 왜 앞에 나가서 우는지 어느 정도 이해는 됐습니다.
필력이 좋지 못해 다시 읽어봐도 정신없이 끄적였네요. 그러나 수정하진 않겠습니다! 가끔은 날 것 그대로가 주는 감동이 있으니까요.
대회를 함께 해준 분들과 기회를 주신 운영진분들께 감사하단 말씀 글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