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5/14 20:06:52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732568355
Subject [일반] <카우보이의 노래> - 기묘하디 기묘한 코엔의 세계.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전에 썼던 <파워 오브 도그>의 댓글에서 어느 분이 '카우보이의 노래' 좋다고 하신데에서 시작합니다. 저에게 '코엔 형제'의 영화는 매력적이지만 진입장벽이 조금은 느껴지는 영화들이긴 했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명작이죠. 하지만 저는 소설로 먼저 접했고, 영화와는 별개의 의미로 소설이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영화도 좋았지만요. <트루 그릿>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헤일, 시저!>는 헐리웃 황금기에 대한 러브레터긴 했습니다. 여튼, 저에게 코엔 형제는 매력적이지만, 조금은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카우보이의 노래>도 비슷합니다. 6개의 서부극 이야기를 모아놓은 앤솔러지(옴니버스, 라기 보단 앤솔로지가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표현하는게 맞더군요.)는 기묘한 블랙 코미디입니다. 6개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죽음'이라는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6개의 이야기 모두 직접적으로 죽음이라는 테마가 존재하고, 이 죽음이라는 테마 속에서 벌어지는 웃기는 좀 애매한, 기묘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습니다.


이 영화는 결국 '형언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서부극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일정 부분은 부조리한 영화기도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노리는 부분도 그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워 오브 도그>의 풍광이 누운 개를 본 자들의 유대감을 표현한다면, 이 영화의 풍광은 무심하고 무관심할 뿐입니다. 또한, 비슷하게,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폭력과 대화가 한바탕 놀이판 같은 분위기였다면, 이 영화의 폭력과 대화는 웃기엔 애매하고, 감정이입하긴 너무 멉니다.


그 기묘한 상황 속에서 이 영화는 아주 독특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저는 마지막 작품인 '시체'가 이 영화를 단축시킨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은 죽거나, 혹은 살아있을 뿐이고, 마차는 멈추지 않을 뿐입니다. 그 기묘함 속에서 코엔 형제는 눈 너머를 바라보며 무엇을 찾았는지 관객에게 물어봅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그렇듯, 본인들의 답은 조용히 숨겨놓는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5/14 21:13
수정 아이콘
헤일 시저까지 모든 연출작 다 봤는데 이건 아직 못봤네요. 찾아 봐야겠습니다.
aDayInTheLife
22/05/14 21:16
수정 아이콘
넷플릭스 영화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보셔야돼요
캡틴에이헙
22/05/24 16:44
수정 아이콘
전 이 중에서 그... 사지 없는 인물 나오는... 단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DayInTheLife
22/05/24 17:17
수정 아이콘
연기 참 좋았죠.. 의뭉스러운 엔딩도 저는 좋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641 [일반] 회사에서 전직원 연봉을 공개하겠다고 한다면? [100] 두부16535 22/05/17 16535 3
95640 [일반] 나른한 오후에는 드뷔시 음악을 들어봅시다 [18] Ellun10081 22/05/17 10081 19
95639 [일반] 마리우폴 함락 [40] 소믈리에13262 22/05/17 13262 6
95638 [일반] [15] 아버지 고마워요! [8] 사랑해 Ji6063 22/05/17 6063 31
95637 [일반] [15] 다음 [3] 쎌라비4166 22/05/17 4166 16
95636 [일반] 다이어트 도합 200Kg이상 경력의 다이어트 썰 -1 - [7] Lord Be Goja6807 22/05/17 6807 3
95635 [일반] 나스닥종합지수 맞추기 피자이벤트 2회차 [157] 기다리다6173 22/05/17 6173 4
95634 [일반] 달리고들 계신가요? [34] likepa12080 22/05/17 12080 14
95631 [일반] 대구 부동산) 범어동이 박살났습니다. [163] 버들소리21093 22/05/17 21093 4
95630 [일반] 한국에서 왠지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탈리아 노래 [36] 포졸작곡가11931 22/05/17 11931 11
95629 [일반] [15] 95626번 글을 보고 갑자기 삘받아서 쓰는 초...아니 국딩 시절 짧은 이야기 [20] giants6217 22/05/16 6217 4
95628 [일반] 자작러로서 현시점 데스크톱 컴퓨터 구매시기 관련 개인적 조언 [53] Nacht11220 22/05/16 11220 5
95627 [일반] 운동 무리하게 하지 마세요... [63] 우주전쟁13894 22/05/16 13894 12
95626 [일반] 늬들은 애낳지마라.....진심이다... [268] 런펭24259 22/05/16 24259 41
95625 [일반] 루머:RTX 4천 시리즈 3분기 초 출시 외 [45] SAS Tony Parker 8904 22/05/16 8904 2
95624 [일반] 단위계와 묘호에 대하여(알아도 쓸모없는 잡지식) [54] 삼겹살최고9878 22/05/15 9878 6
95623 [일반] 채굴판의 모순과 증강현실 게임으로서의 코인판 [26] 쥬라기재림교14108 22/05/15 14108 23
95622 [일반] 신흥 디지털 보석 시장의 개장 [61] 쥬라기재림교15577 22/05/15 15577 33
95621 [일반] 웹소설 추천 [23] wlsak11937 22/05/15 11937 3
95620 [일반] 쉬지 않고 30분 달리기에 성공했습니다... [57] 우주전쟁13750 22/05/14 13750 22
95619 [일반] <카우보이의 노래> - 기묘하디 기묘한 코엔의 세계. [4] aDayInTheLife5929 22/05/14 5929 4
95618 [일반] 신 울트라맨 감상 (스포일러 있음) [7] 서린언니5487 22/05/14 5487 3
95617 [일반] AMD 젠4, 젠3대비 최대 24% IPC 향상, 라이젠 7천 시리즈 출시일정 루머 [26] SAS Tony Parker 9064 22/05/14 906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