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의 글은 제목만 봐도 불편하실 겁니다. 왜 어제, 오늘, 내일 중에 한자어일까요?
이런 의문이 듭니다. 그런데 더 찾아보니까, 내일도 제대로 된 한자어가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어제, 오늘, 내일을 昨日, 今日, 明日로 쓰니까요(사실 昨天, 今天, 明天을 많이 쓰지만).
그러면 來日이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말일까요.
계림유사라는 책을 보면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송나라의 손목이 고려의 조제(朝制)·풍속·구선(口宣) 등과 함께 고려어 약 360어휘를 채록하여 편찬한 견문록. 어휘집입니다.
그 내용 중에 明日曰轄載(명일왈할재) 라는 구절이 있는데, 중국어의 '명일'을 고려에서는 '할재'라고 불렀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할재는 대체 무슨 뜻이냐를 놓고서는 의견이 갈리는데, [후제] (혹은 그 비슷한 단어) 쪽과 [올제] (혹은 그 비슷한 단어) 쪽으로 나뉩니다.
'제'는 ~적에 / 時의 예전 발음 설이 갈리지만 시간을 의미하는 의존 명사라는 점에선 일치합니다.
후제는 주로 동남방언에서 아직도 종종 쓰는 말이고, 순우리말로 훗날, 뒷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올제는 말그대로 앞으로 다가올 때라는 말이고요.
학자들이야 의견이 갈리겠지만서도, 인터넷 좀 써본 분들이면 슬슬 감이 오실 수도 있을 겁니다.
올제. 내일. 올 來 자에 날 日자.
야민정음, 아니 이두처럼 말을 만들어보면 너무나도 찰떡같이 달라붙지 않습니까.
후제라는 말은 사용빈도수가 계속 낮아지는 반면 '來日'은 원래 있던 고유어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파괴적인 단어인데,
이건 아무래도 올제 <-> 來日 <-> 내일이 너무나도 입에 착착 감겼기 때문은 아닐까. 뇌피셜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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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일에 관한 여러 가지 설을 접했는데, 여기서 그러면 올해 - 내년은 대체 무슨 관계냐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올해' 는 '올' 이 따로 의미를 가지고 쓰이는게 아니라 '올ㅎ' 이 그 자체로 今年이라는 의미를 갖고 쓰였습니다.
옳,올ㅎ + ㅐ,ㆎ -> 올해
아쉽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이 오피셜을 내버려서 따로 뇌피셜이 들어갈 자리가 없군요.
오늘 이 글을 안쓰면 來日이 아니라 來年이 되어야 글을 쓸 수 있을테니 잽싸게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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