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5/12 17:39:36
Name bifrost
Subject [일반] [12] PGR 덕분에 의료인. 은 아니고 의료기사가 된 이야기
PGR의 이름으로검색 기능을 활용하여
내가 쓴 글들을 읽어보면 마치 일기장을 되돌아보는 것 같은 힘이 있습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을 어쩌다가 우연히 들어가본 느낌이랄까요.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 그 자체가 아닐런지)

내가 이런 글도 썼었나 싶을 정도로 생경한 글도 있고

내가 PGR을 참 오래 활동했구나 느낄 정도로 00년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글이 있는가 하면

혹은 아앜 왜 내가 이따위 글을 썼지하며 이불킥을 차게 되는 글도 있지요.
저에게는 바로 이 글이 그렇습니다.

[일반] 자퇴를 생각 중입니다.
https://pgr21.net/freedom/57024?divpage=17&sn=on&keyword=bifrost

5년 전 글이라는 것에 한 번 놀라고
이렇게 중2병스럽게 힘들게 고민해왔던 시절이 지금과 불과 5년 밖에 시차를 두고 있지 않음에 다시 놀라게 되는.

그 당시 어쩌면 인생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에
이런 신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글까지 쓸 정도로 힘들었었냐 물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읽으면 읽을수록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ㅠㅠ크크)

그때를 생각해보면 부모님에게도 못 털어놓을 고민을 어디에도 할 곳이 없어서
인터넷에서라도 고민을 털고 싶기도 하고 답을 듣고 싶기도 해서
PGR에다 글을 올렸던 것 같습니다.

하필 왜 PGR이었냐 하면.
아마 PGR을 어린 시절부터 이용해서
그때부터 생긴 PGR에 대한 어른들의 사이트 같은 이미지 때문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0대는 PGR 사용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공지를 어기고 10대 때부터 활동했던;;;;;)

그때 써주신 댓글들을 다시 읽자니
참 어쩌면 한 어린놈의 치기어린 징징거림일 수도 있는 글을
마치 내 아는 사람의 고민인 것 마냥 같이 고민해주고 각자 나름대로의 해답을 내려주신 것을 보면서
비록 이 분들의 얼굴을 모르지만 제 나름대로의 큰 신세를 진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 난 후 어떻게 되었냐고요?

나름 싱거운 결말일 순 있겠지만
결론은 이 글에 써주신 댓글들을 읽어보고 있자니
이렇게 그냥 포기하기에는 상대 빌드만 보고도 지레 겁을 먹고 GG를 치는 꼴인 것만 같아
다시 심기일전하여 '그래 한 학기만 다녀보고 결정하자' 하던 것이 1년이 되고
그 1년이 다시 2년이 되고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버텨나갔던 것들이 모여
저는 지금 서울의 모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이렇게 '그때 그 고민상담(?) 글에 대한 결말이 이렇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중2병 같은 글이라 민망해서 못 올리다가
pgr 글쓰기 이벤트를 핑계로 삼아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네요.



PGR 덕분에 저 역시 사람 구실하며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테크닉션풍
20/05/12 17:41
수정 아이콘
해피엔딩!!
저격수
20/05/12 17:45
수정 아이콘
pgr21은 21세부터 이용하는 사이트였나요 크크
20/05/12 17:47
수정 아이콘
그거 맞다... 라고 해주고 싶네요. 저는 20대 후반부터 이용해서...
Friendshiping
20/05/12 20:39
수정 아이콘
저는 14살부터 했는데 벌써 서른둘.. 생각해보니 곧있음 20년이네요
20/05/12 17:47
수정 아이콘
아.. 이것은 기분이 좋아지는 글이다!!
모냥빠지는범생이
20/05/12 18:22
수정 아이콘
훈...훈훈하다....
20/05/12 18:24
수정 아이콘
반갑습니다. 전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답이 없으요...
제가 왜 물리치료사를 안하고 이걸 갔나 후회중입니다. 크크크..
정작 신입 물리치료사 들어오면 제가 교육 다하는데 말이죠.
군입대예정자
20/05/12 18: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지방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방사선사인데 같은 의료기사를 보니 반갑네요~
20/05/12 19:41
수정 아이콘
의료기사, 의료기사 등 모두들 화이팅 입니다!
하우두유두
20/05/12 21:31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행복하세요^^
20/05/12 22:01
수정 아이콘
우와 잘 됐네요!
자유형다람쥐
20/05/12 22:44
수정 아이콘
물치 작치 선생님들 자주 보는 입장에서 참 대단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일하고 살지요. 감사합니다.
-안군-
20/05/13 02:14
수정 아이콘
아니왜 해피엔딩인거죠? 크크크크... 어쨌거나 축하드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6212 [일반] 책을 냈어요? <김민아의 코림일기> [29] 별빛서가10745 20/05/13 10745 2
86211 [일반] [보건] 인천 확진자의 거짓말로 인해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60] Leeka13800 20/05/13 13800 3
86210 [정치] "돈 필요해서…" 윤미향 남편, 日 논리로 이용수 할머니 공격 [105] 미뉴잇14214 20/05/13 14214 0
86209 [정치] 이용수 할머니 입장문에 대한 개인적 해석과 약간의 보론 [74] mudblood11707 20/05/13 11707 0
86208 [일반] 웜비어 가족의 복수가 재밌어지네요 [23] 훈수둘팔자11775 20/05/13 11775 8
86207 [정치] 이낙연의 품격 [135] 목화씨내놔14180 20/05/13 14180 0
86206 [일반] (삼국지) 이엄, 가장 높은 곳에서 전락한 자 (1) [26] 글곰9024 20/05/13 9024 20
86203 [정치] 어제자 뉴스공장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인터뷰 요약 [131] 외계소년14608 20/05/13 14608 0
86200 [일반] 우려하던 일이 결국 벌어졌습니다(클럽->학원강사->중고등학생 등 8명) [214] 박근혜21363 20/05/13 21363 2
86199 [정치] 구리시 투표용지 유출사건 [70] 시린비11554 20/05/13 11554 0
86198 [일반] 피해자의 동선이 꼭 필요한 정보인가? [81] 국밥한그릇13373 20/05/13 13373 11
86197 [정치] 간단하지 않은 정의연 문제 [211] 불타는펭귄15270 20/05/13 15270 0
86196 [일반] (비전공자가 쓴)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에 대해 [3] 해바라기8246 20/05/13 8246 4
86195 [정치]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윤미향 당선인의 반박 [91] 맥스훼인13113 20/05/13 13113 0
86194 [일반] 뭔가 옛날같이 글쓰는게 어려워졌습니다. [30] Demanon7922 20/05/12 7922 8
86193 [정치] 김무성 국회의원과 김웅 당선자의 보수유튜버 이야기 [109] kurt15623 20/05/12 15623 0
86192 [일반] 봉사단체와 관련된 재미있는 사업이 하나 있습니다 [20] 목화씨내놔11471 20/05/12 11471 25
86191 [일반] 국세청 "시민단체 1만곳, 기부금 사용처 밝혀라" [154] 캬옹쉬바나17953 20/05/12 17953 43
86190 [일반] [12] PGR 덕분에 의료인. 은 아니고 의료기사가 된 이야기 [13] bifrost8287 20/05/12 8287 25
86189 [일반] 우린 모두 어딘 가에 속해있다 [12] 세종대왕7876 20/05/12 7876 11
86188 [일반] 이해 하기 어려운 구글 애드센스의 정책이야기 [13] homy6655 20/05/12 6655 5
86186 [정치] 김복동 장학금 이야기. [87] Love&Hate19812 20/05/12 19812 0
86184 [일반] [속보] 트럼프 “코로나19와 전쟁…승리의 순간” ... [84] 마르키아르15012 20/05/12 1501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