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게의 프로포즈 관련 글을 보고 답글을 적으려고 하다가 아무래도 자게에 남기는게 좋아서 남깁니다.

이제 피지알 여러분들도 스타를 하던 10대~20대를 지나 30대에 접어드신 분들이 많고 결혼도 많이 생각하실텐데요.
저희 프로포즈 경험당을 한번 자세히 설명해드릴려고 합니다.

프로포즈의 핵심
1.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러나 서프라이즈
2. 비용은 많이 들지 않으나 뭔가 화려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수 있게
3. 남자의 정성이 듬뿍

-_-;; 저도 적다보니 뭔말인가 싶고, 사실 위의 세가지 포인트는 누구나 알고 있고요.
저도 질게의 크러쉬님처럼 영화관 대관이 가장 좋겠다 싶었습니다.
저희같은 경우는 결혼날짜까지 이미 다 잡혀있는 상황이라 조금만 부자연스러운 장소에 다가가도 여자측에서 바로 프로포즈를 예상해서 김이 빠질것 같아서요.
예를들면 요트에서 하는 프로포즈는... 갑자기 요트 타자고 하면 너무 뻔하게 프로포즈인게 들킬거 같아서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크러쉬님처럼 집 근처에서 자주 보던 작은 CGV 영화관을 대관할려고 했습니다만!
몇군데 동네 영화관을 연락해봤지만 이게 잘 안됩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그냥 잘 안해줍니다 -_-;
물론 어떻게 잘 샤바샤바 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영화관 대관 이벤트 업체가 있는데 이건 너무 인위적으로 보였고
CGV 씨네드&쉐프에 연락해보니 가능하더라고요!
다행히 예전에도 몇번 CGV 씨네드&쉐프에 갔던 경험이 있어서 이곳으로 결정했습니다.
영화관을 대관할 때 보통 영화를 다 보고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면 그때 프로포즈 영상을 트는 경우가 많던데.. 사실 저희는 영화 다 보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바로 빠져나오는 타입이라서 괜히 크레딧 올라갈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여자쪽에서 눈치 챌 것 같았습니다.
더군다나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프로프즈 영상이 시작되는데 다른 관객들이 아직 영화관을 빠져나가지 않는다면 엄청 민망할 것 같아서요.
프로포즈의 핵심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자연스러움입니다.
따라서 저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이 모든 작전을 진행할려고 했습니다.

자 이제 프로프즈에 가장 중요한 비용과 방식은 이랬습니다.
1. 적당한 영화를 고른다. 저는 당시에 마션을 골랐습니다.

2. 당시 CGV 씨네드에서는 바로 앞 영화가 8시45분에 끝나고, 영화관 청소가 끝나면 9시 40분쯤에 새 영화가 시작됩니다. 저는 이 8시45분에서 9시40분 사이의 시간에 영화관을 대관합니다. 하지만 다음 영화를 위한 청소가 또 필요하기 때문에 9시 25분안에는 프로포즈 행사가 끝나야 했습니다.

3.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포토샵으로 CGV 모바일 영화표를 하나 만듭니다.
표는 9시 20분 시작표로 제가 만들었습니다.

4. 9시까지 영화관에 와이프랑 같이 갑니다. 입장할때는 미리 포토샵으로 만든 표를 당당히 보여줍니다. (물론 미리 CGV 씨네드와 입을 맞췄기 때문에 CGV 직원은 사진파일로 된 모바일 표를 보더라도 절대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극장 안으로 안내합니다)
CGV 씨네드나 샤롯데 같은 프리미엄 영화관과 일반 영화관의 차이는 프리미엄 영화관을 직원이 직접 영화관까지 안내해줍니다.

5. 이때 CGV 직원이 저한테 전화를 겁니다.
저는 회사 거래처에서 전화온 것으로 연기를 하면서 약간 심각하게 얘기가 길어질 듯이 전화로 얘기를 합니다.

6. 직원분이 일단 와이프만 모시고 극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아직 전화를 끊지 않고 와이프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합니다.

7. 극장 안에 들어가면 미리 준비해둔 촛불로 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8. 촛불 길대로 가면 와이프가 앉을 자리 앞에 촛불하트가 있습니다.

9. 와이프가 자리에 앉으면 제가 미리 CGV에 보내줬던 프로포즈 영상을 틉니다.
대략 3분정도의 영상을 그냥 대충 연애시절의 사진만 넘기는 식으로 편집했습니다.
괜히 돈 들여서 다른 업체에 맡기는 것보다는 직접 만드는게 좋을 듯 합니다.

10. 저는 이때까지 극장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프로포즈 영상이 끝나면 프로포즈에 부를 노래의 MR이 나옵니다. 1절은 문 앞에서 혼자 무선 마이크들고 노래 부릅니다.
와이프는 제 노래 소리는 듣지만 아직 제가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11. 2절이 시작되면 노래를 부르면서 영화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노래의 하이라이트때 와이프 앞에서 노래 부릅니다.

12. 노래가 끝나면 꽃을 전달하면서 결혼하자고 말합니다. -_-

13. 노래가 끝나면 잠깐 자리에 앉아서 미리 준비한 와인과 음료 쿠키를 먹습니다.

14. 9시 25분쯤되면 밖으로 나옵니다. 뭐 영화를 계속 볼려면 봐도 괜찮지만 사실 다음 영화가 별로 맘에 안들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끝 -_-
비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영화관 대관비용 : 30만원 (씨네드는 영화도 볼수 있게 해줬지만 영화는 볼게 없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2. 와인&케익&음료 : 24,000원
3. 프로포즈 꽃 : 5만원
4. 촛불 : 2만원
최종 비용 : 39만 4천원

주의사항
1. 프로포즈 영상을 미리 CGV 매니에저에 메일로 보내서 영상이 나오는지, 화질은 괜찮은지 확인하는게 좋습니다. 제가 편집했던 영상은 포맷이 극장에서 지원이 안되어서 몇 번을 파일 포맷을 바꿨습니다.

2. 무선 마이크 사용이 가능한지 꼭 극장이랑 확인을 하셔야 합니다.

3. 촛불은 제가 개인적으로 구매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극장에는 촛불이 없습니다. 극장에 따라서는 촛불을 화재 위험 때문에 못쓰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미리 확인하셔야 합니다.
촛불 셋팅은 극장 직원분들에게 부탁합니다.

4. 영화관은 MR 오디오 파일 재생이 보통 안됩니다. 따라서 프로포즈 영상을 만들 때 만약 영상이 3분짜리면, 영상을 7분짜리로 만들어서 처음 3분은 프로포즈 영상, 뒷 4분은 검은색 배경에 노래 MR만 나오도록 편집하는게 좋습니다.

5. 직원분께 최대한사진 많이 찍어달라고 하세요~

이상입니다.
사진으로도 피지알에 올리는데.. 제가 첨부파일 잘 올릴지 몰라서 일단 첨부만 합니다.
혹시 궁금한게 있으시면 최대한 제가 알고 있는 정보는 알려드리겠습니다.
피지알 예비 유부남님들 파이팅!!

P.S 내일이 결혼 기념일입니다.
막상 내일 뭘 할지 아직 결정도 못해놓고 이렇게 피지알에 글 적고 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