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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21 17:28:49
Name 강가딘
Subject [일반] 당신이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피잘러분들에게 질문 한가지 드릴게요.
우선 전 뇌병변 1급 장애인이고 테어난지 얼마안돼서 장애를 입게 되어 34년을 장애인으로 살아왔습니다.
자, 그럼 질문 들어갑니다.
만약 당신이 장애인이고 당신앞에 이 약만 먹으면 무슨 장애든 부작용 전혀없이 한방에 싹 고처주는 약이 있다고 칩시다.
당신은 그 약을 먹겠습니까?. 안먹겠습니까?.
솔직히 저는 결정을 못 하겠더라구요. 34년을 장애인으로 살다 하루아침에 비장애인이 된다고 남은 인생이 행복할까?.
그리고 과연 비장애인으로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제 주위에 장애인분들에게 같은 질문을 물어봤을때 저처럼 선천/유아기때 장애를 입은 분들은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느데 유아기이후 중도에 장애인이 된 분들은 서슴없이 먹겠다고 하는 분들이 맣더라고요.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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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天君
11/08/21 17:30
수정 아이콘
저라면 당연히 먹을 것 같은데, 어째서 먹기 꺼리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네요. 이제까지의 인생을 부정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런건가요?
언데드네버다��
11/08/21 17:37
수정 아이콘
저도... 음 먹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비유가 적절한 지는 모르겠지만,

30년을 돈 없이 매일매일 한 끼나 제대로 먹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다가, 어떤 버튼을 누르면 가난을 싹 없애준다고 치면... 음... 잘못된 비유이려나요...
kogang2001
11/08/21 17:37
수정 아이콘
제가 그런 상황이면 주저없이 먹겠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걸 알기에...
코뿔소러쉬
11/08/21 17:38
수정 아이콘
먹죠. 망설이는 마음은 약간은 이해가 됩니다. 전부는 아닐지 몰라도.
하지만 행복을 위해서 먹기 보다는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내가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커지기에 먹을 것 같습니다.
망설임은 이해가 되지만 답은 이미 나와있는 문제 아닐까요. 다만 망설임을 떨쳐버리기 위한 의지나 각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11/08/21 17:38
수정 아이콘
부작용이 없다는 확신만 있다면 당연히 먹는게 맞는거 같은데요.
11/08/21 17:40
수정 아이콘
어렴풋히 나마 망설이는 것에 대해 공감이 가긴 하는데 아무래도 비장애인에게 의견을 물어보면 '당연히' 먹는다고 할 것같네요.
제시카갤러리
11/08/21 17:41
수정 아이콘
부작용이 있어도 먹어야죠
지니쏠
11/08/21 17:42
수정 아이콘
저라면 먹겠네요.
왕은아발론섬에..
11/08/21 17:42
수정 아이콘
맞는 비유인지 모르겠는데,
신지가 에바를 탈지 말지 고민하는 상황하고 비슷한 느낌이네요.

저라면 먹겠습니다.
릴리러쉬^^
11/08/21 17:47
수정 아이콘
먹습니다.
굽네시대
11/08/21 17:49
수정 아이콘
평생을 장애를 가지고 살았다는 점, 그리고 34세라는 점... 때문에 망설임이 있으신 거겠죠.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 비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뭐라고 말할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레지엔
11/08/21 17:52
수정 아이콘
해봐야겠죠. 못하게 되는 걸 음... 머리로는 이해합니다. 실제로 환자분들 중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는 경우 오히려 그 변화 자체가 큰 불안감이 되어서 치료에 방해가 되는 케이스가 많다... 라고 배우니까요(뭐 직접 본 건 아니고...). 이럴 때 무엇을 해주면 좋냐에 대해서, 아예 학문적으로 더 많은, 더 깊은 정보를 제공해서 환자 스스로가 불안감을 합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게 가장 좋다고 하지요...
저라면 그 치료법에 대해서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엔가 답을 내릴 수 있겠지요.
진리탐구자
11/08/21 17:52
수정 아이콘
음...장애하고 비교는 안 될, 사소한 거리들입니다만..

저는 오다리, 부정교합, 척추측만증, 근시 정도의 선후천적인 트러블이 있는데, 이거 다 제거할 수 있다고 하면 먹을 것 같습니다.
11/08/21 17:54
수정 아이콘
글 어딘가에
'대신 50% 확률로 목숨을 잃는다' 라는 내용이 있을거 같아서 찾아봤는데 없군요..;
개인적으로는 왜 고민이 되는지 이해가 안가긴 하네요. 자신의 identity가 부정되는 느낌때문일까요?
34살까지 못생긴 얼굴로 살았는데 갑자기 신이 뿅하고 나타나서 원빈얼굴로 바꿔준다고 하면 그건 정말 고민되겠는데..
그에 반해 과연 장애는 그 사람의 identity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할지 의문이 듭니다.
(글 약간 수정)
눈시BB
11/08/21 18:02
수정 아이콘
특별히 장애는 없습니다만 왠지 망설일 거 같네요;
Dear Again
11/08/21 18:03
수정 아이콘
특히 원래 장애를 가지고 있으셨던 분들의 생각이 그런게...
한국 사회에선 장애가 있으면 뭔가 도전을 하는 게 더 힘들어지니까, 움츠려들고,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에휴존슨이무슨죄
11/08/21 18:09
수정 아이콘
감히 그 입장이 되보지 않아서 유추하기 힘들지만,
만약 시력이 보이지 않던 장애인이라면 안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른 부분은 몰라도...

시력같은 경우 본인이 상상하던 세상과 너무 달라서 안좋은 결과를 가져온 사례도 어디선가 본것같은데...다른 부분은 선택하지 않을까싶고요
정지율
11/08/21 18:14
수정 아이콘
전 먹습니다. 부작용도 없다는데 왜 안 먹겠어요. 저는 선천과 후천의 모호한 경계라(어릴적에 치료할 수 있었다면 나았겠지만, 치료를 못받아서 장애가 됐으니.. 후천적인가요?) 그런지 몰라도 저라면 먹을 거 같네요. 어릴적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고, 커서는 수술을 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장애인지 잘 모르지만 그 때문에 받은 상처라던지, 수술이 잘못돼서 다시 티가 난다던지 그러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과 나는 왜 남들과 다를까.. 라는 등등의 생각을 하면 그런 약좀 개발되면 좋겠다 싶네요.
비상_날자구나
11/08/21 18:17
수정 아이콘
특별히 장애는 없지만, 망설일듯 싶어요.

장애로 불편한 것도 많겠지만, 예전부터 있어와서 의식을 못하고 내몸의 일부 처럼 받아 들인 상태에서
장애인 주차공간, 장애인이니까 조금 부족하지만 남의 배려심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막상 이제 완전히 장애인이 아니라 나아서 혼자 독립해야 되는 막막한 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부모님 밑에서 먹고, 자고 다 하다가
20살 넘어서 이제 나가서 내 할일을 스스로 하면서
내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 할려고 할때
그 20대의 방황, 정체성 뭐 그런 문제들 처럼

갑자기 장애가 사라진다고 하면
엄청난 두려움에 혼란이 올 듯 싶네요.

장애의 치료가 단순히 내 삶이 편해진다라고 생각 못하겠죠.
장애가 내 일부인 것 처럼 정상일때 삶을 못 느껴 본만큼
장애가 불편하다는 인식을 못하는 분들 일텐데
거기에 불편함은 못느끼면서 남의 배려, 자기 위안을 느꼈던 분들에게
난 장애인이니까 이정도면 잘한거야, 이 상태로 이정도면 훌륭한 거지
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에게는

정상인이 된다는 건 - 배려, 자기 위안만 사라지는 형태라고 느낄 수 밖에 없겠죠

여지껏 잘 살아 왔는데 , 이렇게 태어나서,
과연 정상인이 된다는건 뭐가 좋을까 ? 내 스스로 이젠 사회에서 살아가야 되겠지 ?
뭐 이런 생각들로
상당히 망설이게 될 꺼 같네요.
11/08/21 18:19
수정 아이콘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 보면 날개달린 소년(엔젤)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어렸을때 자신의 등에 돋아나던 날개를 뜯어버리려던 어린 소년은, 정작 돌연변이 치료제를 맞으려던 순간에는 치료(?)를 거부하고 하늘을 날아갑니다. 엑스맨의 내용자체가 소수집단을 바라보는 기득권의 시선을 많이 담고 있고, 영화속 일반인들의 시선에선 그들의 뮤턴트 능력또한 장애의 범주에서 이해되기도 하기에 본문에서 말씀하신 내용과 많이 겹쳐서 이해가 되네요.

또 비슷한 관점의 내용을 떠올려 보자면, 쇼생크탈출도 있군요.

감옥에서 이미 청춘을 다 보낸 흑인죄수(모건프리먼 분)는 이미 감옥안에서의 삶이 자신의 인생이 되어버렸고, 40년만의 출소 후에 결국 자살을 결심합니다. 물론 아시는것처럼 끝은 해피엔딩이 되었지만, 먼저 출소했던 동료와 같은 모습으로 의자에 올라 밧줄을 잡던 그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다수가 당연스레 생각하는 그 가치가 나에게 꼭 맞는 모습이 아닐 수 있는게 어쩜 당연하겠지요.

그 옛날 돈도 명예도 버리고 초야에 묻혀 살던 선비의 삶도, 오늘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살아가는 어느 아버지의 모습도, 누구나 부러워할 기업의 사장으로서의 삶도, 타인의 관점을 넘어 바라본다면 개개인의 만족여부의 따라 삶의 가치는 매우 주관적으로 존재하며 그것이 타인의 무엇과 비교하여 절대적 가치우위로서 존재하긴 어렵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옛날영화(특히 쇼생크 탈출)를 떠올리며 이런저런 생각에 좋은 기분이 드는 주말밤이네요.
Angel Di Maria
11/08/21 18:29
수정 아이콘
선천성 장애인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전혀 없어서 언급하기는 힘듭니다만,
우리 큰누나가 사고 후 하반신 마비 손가락 마비라서 매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50%확률로 목숨을 잃을수 있다고 하더라도,
100% 먹는다 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 조차도 받지못해서 안달이고,
스스로 죽지도 못해서 우는 누나를 본 것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치료를 받은 후 남은 인생이 얼마나 긴데..
안먹을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빼미
11/08/21 18:37
수정 아이콘
비장애인분들은 날개로 생각해보시면 어느정도 이해가 가실겁니다.
11/08/21 18:43
수정 아이콘
이건 장애를 입은 시기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보이는데요. 현재 나이와 관련되서 예스나 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약을 먹고 바로 타임슬림해서 청춘을 즐길 수 있는 20대초반으로 돌아간다면 누구나 다 먹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해서 약을 먹고 자신의 장애을 고칠 순 있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50대 나이로 늙어버린다면 아무도 안 먹겠다고 할 겁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1/08/21 19:38
수정 아이콘
-10디옵터의 고도근시 생활을 거의 20여년간 했습니다...

그리고 라식수술을 하고나서 다음날 아침의 감격은.....정말 신세경이었죠....

저라면 하겠습니다..
현금이 왕이다
11/08/21 20:13
수정 아이콘
어둠의 속도라는 소설속 상황이 위 예시와 비슷한 거 같습니다.
시간 되시면 일독을 권합니다. 정말 걸작이거든요~
아레스
11/08/21 20:20
수정 아이콘
당연히 먹겠죠..
그렇지만 안먹는다는 분들도 나름 이해는 갑니다..
감옥생활 오래하신분들은 사회에 나가기 두려워서 일부러 죄짓고 다시 감옥으로 온다던 느낌과 비슷할수도있겠군요..
11/08/21 20:25
수정 아이콘
좀 고민 되기는 하겠네요. 모르지만 그래도 장애인이면 사람들의 시선도 그 것을 감안하고 봐줬을테고 보조금(?) 같은 것도 받았을 테고(조금이나마 이런 류의 혜택은 있겠죠) 살기가 어려워도 불평할 구멍이라도 있었을텐데 하루 아침에 정상인이 된다면....

아무 것도 이루어 놓지 않은 30대 중반의 보통 사람이 되는 것도 쉬운일은 아닐 것 같네요.
드론찌개
11/08/21 20:37
수정 아이콘
저 상황을 그저 어떤 불편이 없어지는 것으로 대입하시는데, 그와 동시에 학벌, 돈, 능력 등의 모든 기반이 없어진다고 가정해야겠죠.
장애인으로서의 분명한 삶의 기반을 가지고 있다가 그게 모두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클레멘타인
11/08/21 20:57
수정 아이콘
드라마 하우스에서 장애와 천재성을 함께 가진 피아니스트 에피소드가 있는데, 치료하면 장애도 없어지지만 천재성도 같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환자의 아버지는 아들이 천재로 살고있는 것을 행복해 한다고 하지만, 아들은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대답 하지못하면서 결국 치료를 하는데, 제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싶긴 하더라구요. 전 치료 할 것같긴 합니다.
ARX08레바테인
11/08/21 21:26
수정 아이콘
사회복지학과 전공이라 저런 비슷한 내용은 많이 들어봤는데, 거의 다가 먹는쪽으로 결정내립니다.
승리의기쁨이
11/08/21 21:59
수정 아이콘
제동생은 정신지체라서 가족들이 결정을 해야할텐데 저는 먹일꺼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돈이 엄청 들어간다는 조건이 없네요
이런약이 개발되거나 있다면 죽을확률이 높다 또는 엄청난 돈이 든다가 꼭있을꺼 같습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자나요 ㅠㅠ
11/08/21 22:05
수정 아이콘
쇼생크 탈출에서
그 흑인죄수가 몇십년을 교도소에 있다 사회에 나오니 적응을 못하고 자살을 하죠.
음 그런거라고 할 수 있을려나요.
의외로 사람도 무언가 변하는것에 민감한 동물인건 사실이긴 합니다.
월산명박
11/08/21 22:46
수정 아이콘
저런 상황에서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게 사람은 더 힘듭니다. 지금 가진 게 값지다는 생각을 잘 못하거든요.
ArcanumToss
11/08/21 23:49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쇼생크 탈출을 떠올렸는데 같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많네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장애인으로 살아봤으니 비장애인으로 살아보는 것이 낫지 않나요?
물론 그 장애를 하나의 재능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장애인으로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낫죠.
열 손가락을 가지고 피아노를 치는 것과 네 손가락을 가지고 피아노를 치는 것의 감동의 차이는 굉장히 크니까요.
그것을 재능으로 본다면 '치료'라는 단어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세'에 가깝죠.
11/08/22 04:37
수정 아이콘
저도 두려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시각을 가진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을 갖지 못한 사람의 인생을 이해할 수 없지요. 비슷하지 않을까요. 태어날 때부터 살아온 인생과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것이 어쩌면 두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11/08/22 19:56
수정 아이콘
어떤 장애인이;; 일반인처럼 되는걸 두려워 하나요?
저라면 무조건 먹습니다. 20% 성공, 80% 죽음 이라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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