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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6 12:35
전 일단 너무 좋았습니다. 연출, 시각, 음악 이것만으로도 만족이었고요. 13개의 돌의 의미를 저 나름대로 받아들였는데, 그부분이 전 기억에 많이 남네요.
23/11/06 12:48
혹시 13개의 돌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신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저도 본문처럼 좋게 보기는 했지만, 해명이 잘 안되는 떡밥들이 많기는 했습니다(이런게 저평가의 원인이 되기도 히겠죠). 13개를 별 생각 없이 넣은 걸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작품이야 해석자가 받아들이기 나름이니 그걸 어떤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다소 궁금합니다.
23/11/06 13:31
심플하게 미야자키가 단편이나 뮤직비디오 같은거 말고 감독으로 제작한 극장판이 13개라서(나무위키발) 본인이 늙어서 마지막 순간에 평생을 거쳐서 만든 13개의 작품을 (작 중 오랜세월을 거쳐서 찾은 13개의 돌)말하는 거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을 부탁하는 걸로 받아들였죠...
볼때는 숫자가 잘안맞을 수도 있는데, 외압없이 본인의 뜻대로 만든 작품만 센건가? 했는데 나와서 찾아보니 얼추 작품수가 맞더라고요.
23/11/06 14:06
13에 그런 의미가 담겼을 수도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앵무새 장군이 그 돌로 탑을 쌓아보려하지만 균형을 잃고 무너져버린다는 건, 자신의 작품이 단지 '별세계나 공상'을 구축하는데 머무르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달리 말하면, 현실의 모순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가 '오타쿠'를 비판하던 논조, 그리고 그가 작품활동 내내 드러내온 문제의식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지 않나 싶습니다.
23/11/06 12:50
리뷰 잘 봤습니다.
전 영화 보고나서 소년과 왜가리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개봉명 변경하신분 1따봉 드리고 싶었네요. (플라워 킬링문과 정반대..) 영화 자체는 괜찮게 보긴 했는데 확실히 아무것도 모르고 보면 불친절한 영화는 맞다고 봅니다. 영화 보기전에 킹무위키든 어디에서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생애에 대한 배경지식은 보고 가면 더 좋은 관람이 가능할것 같았고 중간중간에 이스터에그도 꽤 있어보였고 지브리 덕후면 덕후일수록 영화가 더 맘에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23/11/06 13:08
왜가리의 존재가 중요한만큼 '소년과 왜가리'라는 영어 제목도 말이 안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원제(그어살)가 더 좋은 제목이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스즈키 토시오의 내한 인터뷰나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 배경을 어느 정도 알고 봤기에(저는 <바람이 분다>도 괜찮게 봤었거든요) 더 무리 없이 작품을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브리의 덕후까지는 아니지만..무튼 그렇습니다. 동석했던 지인은 상징이나 이야기의 전개가 하나도 와닿지 않는다고 혹평했는데, 불친절한 영화라는 평가에도 타당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불친절이 꼭 작품성과 연결되느냐 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을테죠. 가령 저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다소 '불친절'하고 엉성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작품은 불친절했을지언정 엉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23/11/06 13:28
저도 소년과 왜가리 제목도 괜찮지만 영화가 큰 틀에서는 결국 인생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아서 저에겐 와닿았어요.
저 같은 경우는 아예 배경지식 없이 갔는데 (지브리 작품은 나우시카, 토토로, 붉은돼지, 월령공주, 하울, 센과치히로, 바람이분다 봤네요) 영화 보고나서 하야오 감독 생애를 보고 나니 그제서야 이해되는 메타포들이 있어 재밌었습니다. 감독님이 무얼 이야기 하고싶어 했는지도 더 분명해지고요. 엉성함과는 거리가 먼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들을 어색하지 않게 잘 담았다고 보는지라..
23/11/06 12:54
극장서봣는데 저같이 평범한사람은어렵더라구요
그치만 좋았습니다 음악이나 연출도 좋고 어려운건 리뷰찾아보면되고 거장의 마지막작품을 극장에서 봐서 의미있다생각중입니다
23/11/06 13:39
악역들이 새인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새는 많은 문화권에서 하늘과 땅을 잇는 고차원적이고 신성한 존재며 왜가리나 펠리컨 등은 물새여서 수중세계와도 연관짓기도 하죠.
그런데 저승세계와 현실의 순환을 긍정하면서도 저승에 안주하는 것을 부정해버리기 위해 새들을 악역으로 삼고 식인종에 멍청한 파시스트 장군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인상깊었습니다.
23/11/06 14:00
고찰력 문장력이 좋으시네요. 전 자서전적인 얘기인지도 모르고 지브리나 포뇨쿠스투디오면 걍 보고가자 성미라 타성으로 보고 아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같은건데 거기에 가족애와 전쟁상을 곁들인 이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추천드려요
23/11/06 14:04
정성스런 리뷰네요. 본문처럼 씹고 뜯고 즐길 매력이 많은 영화이기도 하나 저는 깊은 해석 없이도 그 자체로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올해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흥행으로 중소규모 일본 극장판 애니들이 많이 수입된 편인데 이 정도 퀄리티의 애니는 아무래도 흔치 않죠. 불만족 하신 분들은 아무래도 지브리 애니에 기대한 바와 달라서 그랬을 거고요. cgv에그지수도 초반엔 깨졌다가 지금은 복구가 되었더라구요. 아무래도 하야오 찐팬은 이제 한창 사회생활을 할 나이라 뒤늦게 영화를 관람한 분도 많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 템포가 좀 다르다고 느꼈는데 제 생각에 하야오는 작품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었지만 관객을 세 시간 동안 앉히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고요. 창작자라면 누구나 자전적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게 영화 전반부에 더 드러났다고 봅니다. 저는 올초 개봉한 스필버그 영화가 계속 생각났는데 거장이 흥행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든 자전적 이야기라는 점도 그랬지만 백발의 할아버지가 이야기하는 엄마는 세월의 무게 때문인지 또 다른 울림이 있어요. 하야오가 자신의 어머니를 추억하며 작품을 만들었을 거라 생각하면 숙연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23/11/06 16:32
https://www.youtube.com/watch?v=S57HCigXvUU
저도 나름 재미있게 관람하였고 후에 이 리뷰가 인상깊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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